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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9화

한소은은 발신 번호를 한번 확인했다. 다름 아닌 이 교수님의 전화였다.

‘허, 타이밍 한번 죽이는구나!’

“이 교수님.”

한소은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이 교수 측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전해왔다.

“소은 씨, 요즘 많이 바빠요?”

“아니요. 이 교수님,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한소은은 고개를 들어 옆에서 열심히 사과를 먹고 있는 오이연을 한번 보았다.

“무슨 일은요, 부탁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하게 되었네요.”

이 교수는 한숨을 푹 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우리 함께 이 프로젝트를 열심히 진행했잖아요. 처음에 이 프로젝트를 허락받을 때도 함께 했고, 소은 씨와 우리 모두의 심혈이 다 실험에 녹아 있어요. 하지만 지금…… 말 한마디로 인해 멈춘다는 게 조금 애들 장난 같지 않나 싶어서요.”

“이 교수님, 실험의 목적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계속 진행한다는 것이 더욱 애들 장난 같지 않을까요?”

한소은은 눈을 낮게 뜨며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전에 이미 분명하게 말씀드린 거 같은데. 이 교수님께서 오늘 전화를 건 게 나를 설득하려던 거였다면 그럴 필요 없어요.”

‘내가 돌아가는 것 보다 서진 씨가 투자를 철회해서 실험을 진행할 수 없는 게 문제겠지.’

“그게…….”

이 교수가 머뭇거리며 말을 흐렸다.

“그 얘기는 그만하죠. 그럼…… 혹시 밥 한 끼라도 같이 하실래요?”

그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한소은은 흠칫 놀랐다. 이 교수가 주동적으로 함께 밥을 먹자는 것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가 머뭇거리는 게 느껴지자, 이 교수가 황급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도 짧지 않은데 함께 식사한 적도 없잖아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니 아직 인수인계도 못 했고. 차라리…… 밥이나 한 끼 하면서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어때요? 그냥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네?”

그동안 이 교수는 실험실에서 리더 같은 존재였다. 그녀에게 공손하게 해도 지금처럼 비천한 적은 없었다.

순간 한소은은 침묵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나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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