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61 - 챕터 1270

2452 챕터

제1261화

“이럴 수가! 그 사람들, 대체 뭘 하려는 거지?!”노인은 매우 놀랐고 또 화가 나기도 했다.이 나이 먹고 또 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었으니 웬만한 일에 놀라지 않을 만도 했다. 하지만 연구의 진짜 목적을 추측하니 한편으로는 매우 놀라면서 화가 났다.“저도 그들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인류를 위한 것이라거나 한의약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목적은 아니에요!”한소은은 말하면서 찻잔의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향긋한 차향은 금세 입안에 퍼졌다.노인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찻잎들은 모두 값이 싸지 않은 좋은 차들이다. 약초든 찻잎이든 모두 대자연이 준 선물이다. 선조들은 지혜로웠다. 오래전부터 각종 약초를 분별하여 사람을 살리고 병을 치료하는 데에 사영했다.하지만, 이것으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약과 독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이 두 가지는 항상 서로를 의지하고 조화를 이루어 간다.어떤 약초는 잘 사용하면 병을 치료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독이 된다.한소은은 이것을 잘 알기에 약초를 사용함에 있어서 신중하고 또 신중했다. 다만, 연구소의 사람들은 그리 좋은 마음을 가지고 그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때론, 독보다 더 독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네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닐까?”노인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는 손가락을 서로 비비며 멈칫하다 한소은에게 물었다.하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노인은 자기의 생각을 부정했다.“아니지, 오랜 시간 내 밑에서 배우던 너인데 이런 문제에서 잘못 생각했을 리가 없구나. 그렇다는 건, 그 사람들이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건데…….”“그들이 이 연구를 왜 하는지는 모르는 거야?”노인은 몸을 한소은 쪽으로 살짝 기울며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중요한 것은 애당초 노인이 한소은을 이 연구에 끌어들인 것이다.연구소의 그 노땅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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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네, 안 그래도 손 떼기로 했어요. 서진 씨 쪽에서도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했고요. 다만, 이 연구가 오랫동안 진행된 만큼 그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 같아요. 내가 손을 떼면 아마 다른 사람을 찾아 날 대신하겠죠.”한소은은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다.“다른 사람을 찾건 말건 그건 그 사람들 일이야. 너와 상관이 없으면 다른 건 신경 쓰이지 않아!”노인은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으로서 많은 일들에 대해 그렇게 꼬치꼬치 따지지 않게 되었다.아무리 의술이 뛰어나도 세상 사람 모두를 살릴 수는 없으니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겠다고 노인은 항상 생각했다.말을 마치고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가 심혈을 들여 가꾼 약 밭으로 향했다.“이 세상에는 의술을 배우는 사람이 있고 독술을 배우는 사람이 있단다. 사람의 마음은 천백 가지여서 쉽게 알아차릴 수 없지. 이 약초보다 훨씬 복잡하게 사람 마음이야!”한소은 몸을 움직여 노인의 흔들의자에 가서 누웠다.‘역시 눕는 건 언제나 편한 자세야!’그녀는 의자를 가볍게 흔들며 느릿느릿하게 노인에게 말했다.“그러게요! 사람의 마음은 천백 가지예요. 누구는 알려지기 싫어서 이런 외진 곳에 살면서 잘 나가려 하지 않는데 누구는 떠벌리다 못해 사부님의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사기를 치고 있어요.”그녀의 말을 들은 노인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한소은을 바라보았다.“누가 그런단 말이야?”“모르셨어요?”그녀의 스승님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 바깥의 일은 항상 그가 심어둔 눈과 귀가 전해준다.“스승님 본가의 어떤 젊은 사람이 스승님의 마지막 제자라 자칭하면서 여기저기 사기를 치고 있던데…….”“내 본가의…… 젊은 사람?”노인은 잠시 생각하다 다시 입을 열었다.“설마 철수 그놈 말하는 거야?”그의 말에 한소은은 눈을 살짝 뜨면서 노인을 바라보았다.‘역시 알고 계셨어!’“에잇!”한소은의 반응을 보고 알아차린 노인은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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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허허…….”노인은 헛웃음을 두 번 삼켰다.그는 자기의 이 제자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넌 이런 헛된 명성에 관심 없었잖아?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낸 이유가 뭐야? 철수 그 자식이 네 성질을 긁은 거야?”한소은에게 묻던 노인의 얼굴에는 흥미가 가득했다. 마치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 빨리 말하라고 재촉하는 거 같았다.“그 정도는 아니에요.”흥미 가득한 노인에게 찬물을 끼얹듯이 한소은은 극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 연구소에 들어갔어요.”“뭐?”노인은 한소은의 말에 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입을 떡 벌렸다.“그놈이 거길 왜 갔대? 그 어중이떠중이 실력으로 연구하겠다고? 내가 다 창피스러워서 못 봐주겠네.”매정한 스승님의 말에 한소은은 침묵했다.“그럼, 너희 둘 만난 거야? 네가 내 제자라는 사실은…….”“아직 몰라요.”한소은이 빠르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몸을 반쯤 일으키며 경고하듯 한마디 덧붙였다.“알릴 생각하지도 마요!”“알았어, 알았어!”노인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의 제자가 누구인지 해명하는 일에 대해 노인은 항상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노인이 제자를 받을 때는 항상 제자가 마음에 들고 자기의 기분이 좋을 때 제자를 받는다. 가르쳐 줘야 하는 것을 모두 가르쳐 주고 나서 제자가 계속 의학의 길을 걸을지, 자기의 신분을 밝힐지는 모두 제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이에 대해 노인은 언제나 담담했다.한평생 동안 그가 살린 사람은 부지기수였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나쁜 일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만, 세상의 생사에 익숙해져서 기괴한 병증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이 봐왔다.어떤 사람은 성심성의껏 치려고 해 줘서 고맙다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살려줘도 자기의 예상만큼 회복이 되지 않았다고 뒤통수를 쳤다.젊은 시절, 패기가 넘쳤을 때 불의를 당하면 화나갔었는데 나이가 들고나서 점점 그런 것들을 내려놓게 되었다. 매 사람의 생과 사는 다 정해져 있다. 의술로 몇 년 더 살게 해주는 게 좋은 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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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한소은의 볼록하게 올라온 배를 보았을 때, 노인은 욕이 나올 뻔했다.김씨 가문이 몰락한 것도 아닌데 아이를 연이어 낳게 하는 김서진이 못내 얄미웠다.하지만, 그는 결국 스승일 뿐이고 이런 일에 대해 뭐라 말할 권리가 없다. 만약 차 씨 어르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쯤 자기 앞에 와서 증손자가 생겼다고 자랑할 것이다.‘차 영감…….’옛 전우를 떠올리니 노인은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인생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진다.노인은 평생을 의학과 약초에 바쳤다. 마음이 맞는 여자도 없었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의학과 약초에 빠져있을 때 좋은 인연들이 다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산장 몇 개와 수도 없이 많은 신기한 약초를 제외하면 그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아참, 제자도 있구나!’세계 각지에 흩어져 지내고 있는 제자 중에서 지금 그의 앞에 있는 한소은만이 그의 옆을 지키며 가끔 돌봐주었다.이렇게 생각하니 노인은 갑자기 슬퍼졌다.노인이 어린아이 얘기를 꺼내자, 한소은은 문득 생각났다.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집에 온 바닥을 마구 기어다니는 영리한 녀석이 있다. 바로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이다. 만약에...“그럼, 그 약초, 내게 주세요!”한소은은 뇌공등을 가리키며 노인이 말하기도 전에 한마디 더 했다.“대신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여기에 맡겨 둘게요. 필요할 때 와서 볼 수 있게만 해주세요!”“그럼 나야 좋지!”노인은 무릎을 '탁' 치며 찬성했다.‘왜 진작에 이 생각을 못했을까?’이 뇌공등이 있는 한 한소은은 자기에게로 자주 올 수밖에 없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기의 말동무도 되어주는 것이다.‘에잇,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이런 좋은 방법도 생각해 내지 못하다니!’“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해요. 스승님은 이 천둥 신 등을 잘 보살펴 주세요. 만약 조금이라도 상처가 난다면 내가…….”“네가 뭘 어쩌겠다는 거냐? 이 스승에게 손이라도 댈 생각이야?”노인은 고개를 빳빳이 들며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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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한소은은 정원의 다른 한쪽으로 돌아서 나갔다. 석가산의 모퉁이에서 산장의 아주머니가 원 철수를 데리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오늘 그는 저번에 봤던 것처럼 긴 셔츠를 입지 않고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었고 자태도 많이 낮아졌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소은은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며 밖으로 나갔다.원철수는 노인의 산장 앞에서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다. 한잠을 자고 또 깨어났는데도 들어오라는 말이 없었고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 앞에 세워진 빨간색의 스포츠카가 아직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말도 안 돼!’노인의 성격을 놓고 보면 손님을 만난다 해도 반 시간을 넘지 않고 사람을 내보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을 내보내지 않는다니, 확실히 이상했다.원철수가 오늘은 포기해야 할 거 같다고 생각하던 찰나, 일하는 아주머니가 와서 어르신이 마침내 그를 만나겠다고 전했다.그 말을 들은 원철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아주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정원을 지날 때 등 뒤가 오싹하더니 마치 찬 바람이 흘기고 지나간 것 같았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그 자리에 서서 몸을 부르르 한번 떨더니 석가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순간, 석가산 쪽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휙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정원 안에 화초가 너무 많아 시야를 가리니 한 귀퉁이만 힐끗 보았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응?’원철수는 익숙한 그림자에 미간을 찌푸렸다.“도련님?”앞으로 걸어가던 아주머니가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 고개를 돌려 멍하니 서 있는 원철수를 불렀다.아주머니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원철수가 대답했다.“가요!”그제야 발걸음을 재촉하여 아주머니를 따라갔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돌아보았다. 하지만 방금 봤던 그곳에는 그림자는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의심이 가득한 그는 아주머니를 따라 거실로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르신이 슬리퍼를 신고 뒷문에서 걸어들어오며 손에는 찻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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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원철수의 성격으로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진작 소매를 뿌리치고 나갔거나 그 자리에서 욕을 하며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눈앞의 어르신에게 감히 그러지 못했다.원철수는 솟아오르는 분노를 한껏 참으며 노인에게 말했다.“둘째 할아버지는 저희 할아버지와 친형제잖아요…….”“그만! 우리 두 사람은 배다른 형제지 친형제는 아니야!”원 어르신과 원철수의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같은 배다른 형제다. 부모님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으니 두 사람도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다.두 사람이 어렸을 적에 집안 사정이 원래부터 좋지 않았다. 원 어르신은 동생으로서 가족의 보살핌과 형의 양보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시절 집안을 장악한 사람은 원철수 할아버지의 어머니였다. 그렇기 때문에 원철수의 할아버지를 더 많이 아끼고 원 어르신은 그 집에서 고된 삶을 살수 밖에 없었다.그 후 그들의 아버지가 가문을 물려줄 때 원철수 할아버지의 어머니가 손을 써 모든 가업을 원철수의 할아버지에게 물려주게 했다. 결국 원 어르신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었고 가문에서 쫓겨나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나중에 원 어르신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점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세상에는 인과응보가 존재한다. 원래 자기의 것이 아닌 물건을 강제로 가지고 있어봤자 오래 간직하지 못한다. 원철수의 할아버지는 사업을 할 재목이 아니었다.원철수 아버지의 세대에 이르러 가업은 진작에 탕진했고 원 어르신의 명성을 빌려서야 겨우 먹고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철수의 집안 어른들은 원 어르신을 만나 뵐 면목이 없다면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다만, 명절이 되면 손자뻘이 되는 아이들을 보내 원 어르신을 찾아뵙게 했다.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원 어르신이 혈육인 아이들을 봐서라도 원씨 가문을 조금 보살펴 주길 바라는 것도 있고 이것으로 오래된 원한을 해소하고 다시 화목함을 되찾길 바라는 것도 있다.원 어르신은 철석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살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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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원철수는 자기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건 정말 제가 소문낸 게 아니에요! 밖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 제가 뭘 어쩔 수 있겠어요!”“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둘째 할아버지의 마지막 제자가 아니라고 설명할 수는 없잖아요!”그의 말에 노인은 화가 나서 흥 하는 소리를 내었다.“이건 다 변명이야!”변명이긴 했지만 원철수가 완전히 틀리게 말한 것은 아니다.확실히 바깥의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원철수가 원 어르신의 마지막 제자라고 말한다. 물론, 그중에는 그가 고의로 그렇게 말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다만, 원철수는 명확히 말한 적이 없었다.정말 진지하게 따지자면 그가 간판을 걸고 사기를 쳤다고 말하기 어렵다.“너 이 자식은 네 할아버지와 똑같아. 좋은 일을 할 능력은 없으면서 그릇된 생각만 하고!”원 어르신은 몇 마디 꾸짖기만 했지 더 말하지 않았다.한소은도 그가 지나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했으니 원 어르신도 크게 꾸짖을 만한 이유가 없었다.몇 마디 욕을 먹어도 원철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런 일은 그에게 있어서 흔한 일이다.그가 얼굴을 원 어르신에게 내밀면서 헤헤 웃었다.“둘째 할아버지, 바깥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게다가 저는 할아버지와 혈연관계가 있는 가족이잖아요. 둘째 할아버지도 저에게 가르치신 적이 있으니, 이참에 절 제자로 들이시는 건 어때요?”“할아버지의 명성을 망칠까 걱정하지는 마세요. 저를 제자로 들이신다면 할아버지의 명성을 더욱 빛낼 수 있을 거예요! 벌써 여러 제자를 받았는데 저 누구 하나 큰일을 해낸 제자는 없잖아요. 나머지는 세계 각지에서 돌아다니는 건 말할 것도 없죠. 게다가 할아버지의 마지막 제자라는 사람도 지금까지 신분을 밝히기는커녕 무엇하나 해낸 게 없잖아요. 할아버지께 그렇게 많은 걸 배웠으면서 낭비만 했지. 차라리 저를 제자로 들이셔서…….”“꿈 깨!”원 어르신은 원철수의 말을 끊었다. 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내 제자가 되는 건 꿈도 꾸지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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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어르신은 이런 사람이 어디를 봐서 만난 거지?’원철수는 시계를 한번 보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이런 사람이 나보다 더 오래 있었다니!’————한소은이 집에 도착해 차를 세웠을 때 정원에 어떤 상자가 하나 놓인 것을 발견했다.크지 않지만, 포장이 정교하게 잘된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선물로 보내는 것 같았다. 한소은이 상자 가까이에 가기도 전에 상자에서 흘러나온 진한 한약 냄새를 맡았다.“이건…….”한소은은 선물 상자를 가리키며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사모님, 이건 진씨 아가씨께서 보낸 거예요. 사모님께 드리는…… 선물이라고 했어요!”옆에서 바삐 일하던 아주머니가 그녀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진씨 아가씨? 어느 진씨 아가씨?”한소은은 진씨 아가씨가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상자 앞까지 다가갔지만 쉽게 상자를 열어보지는 않았다.누가 보낸 것인지 알아내기 전에 그녀는 함부로 물건을 열어보는 게 위험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보내온 사람이 말 한마디만 남기고 갔어요.”사실 김서진 지금의 신분이 신분인 만큼 집으로 선물을 보내오는 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김서진이 거절했었다. 나중에 그 사람들은 말을 바꾸어 한소은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물론, 한소은도 그들이 보내온 선물을 일절 거절했다.오랜 시간이 지나니 이런 선물을 보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었다.오늘처럼 말 한마디에 선물만 떡하니 보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일하는 아주머니들도 감히 거절하지 못해 상자를 정원에 가져다 두고 한소은이 돌아와서 처리하길 바랐다.“무슨 말을 남겼는데요?”한소은이 잠시 고민하다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그러자 아주머니가 급히 말했다.“진씨 아가씨께서 사모님이 선물해 주신 치마가 고마워 선물을 보내는 것이라며 꼭 받으시길 바란다고 했어요.”이렇게 말하니 한소은은 단번에 누가 선물을 보냈는지 알아차렸다.‘진가연씨가 보낸 거구나!’한소은은 그녀가 이렇게 빨리 선물을 보내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녀가 보낸 것이 확인되자 한소은은 바로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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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이건…….”한소은이 항상 김서진에게 약초에 관한 내용을 말하다 보니 어느새 그도 일부 식물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눈앞의 이 식물은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그러자 한소은이 한껏 들뜬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이건 백목향이예요!”“백목향?”김서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말을 반복했다.식물의 이름이 하도 많다 보니 그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다만, 한소은이 이 식물을 얻고 기뻐하는 건 눈에 보인다.“산 거예요?”김서진은 손을 들어 그녀의 귓가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세심하게 정리해 주고 귓가에 입을 한번 맞추며 물었다.한소은은 이제 김서진의 자잘한 스킨쉽에 익숙해진 듯 했다. 그의 손과 입맞춤을 피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그에게 몸을 기대며 대답했다.“아니요, 선물 받은 거예요.”이 말을 하면서까지도 손에 든 식물을 보고 있는 한소은의 두 눈은 기쁨에 반짝거렸다.그녀가 정말 많이 기뻐한다는 게 김서진의 눈에 보였다.“선물 받았다고요?”김서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생각했다.‘어느 눈치 없는 자식이 보낸 거지? 은이가 이렇게 기뻐할 선물을 보낸다고 해!’한소은은 항상 물질적인 욕망이 높지 않았다. 이전에 김서진이 그녀에게 보석이 달린 액세서리들을 많이 선물해 주었지만 실험할 때 걸리적거린다며 모두 액세서리 함에 넣어두고 끼지 않았다.그녀가 자주 입는 옷도 편한 복장이었기에 옷을 선물해 줄 수도 없었고 집이나 차도 그녀에게 있어선 그녀를 기쁘게 할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었다.김서진은 향로에 대해 잘 몰랐기에 함부로 선물해 줄 수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녀에게 한도가 없는 카드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걸로 그녀가 사고 싶은 거 마음껏 사라는 속셈이었다.그녀와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했으면서 김서진은 처음으로 그녀가 선물을 받고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진가연씨가 보낸 거예요!”한소은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진가연씨?”김서진은 진가연이 누군지 바로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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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뭐 하는 거예요!”한소은은 떨어진 잎사귀를 보며 김서진을 원망하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떨어진 잎사귀가 아까워 차마 버리지 못하고 손에 꼭 쥐었다.“그저 백…… 백목향일 뿐이잖아요? 얼마나 기뻤으면 눈에 내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김서진은 이렇게 말하면서 한소은 앞으로 자기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행여나 그녀가 보지 못했을까 봐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그러자 한소은이 “피식”하며 웃었다.‘이 남자도 참! 어린애같이!”전에 김서진은 한소은에게 가까이 다가간 남자를 질투하고 여자를 질투하고 아이까지 질투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 심각해져서 한낱 식물에까지 질투하다니!‘정말 질 투쟁이야!’“내가 언제 당신을 안 봤다고 그래요? 당신이 정원으로 들어온 순간 당신을 불렀잖아요!”한소은은 자랑하듯 뜯겨나간 잎사귀를 김서진 앞에 흔들며 말했다.“맡아봐요, 정말 향기롭죠?”김서진은 잎사귀에 대고 킁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날 봤다면 오늘 어디 달라졌는지도 알아봤겠네요?”그가 이렇게 말하자, 한소은은 약간 거리를 두고 그를 위아래 훑어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생각했다.솔직히 말해서 한소은은 김서진이 어디가 달라졌는지 알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실망하는 게 싫어서 한소은은 아무 말이 다 막 했다.“당신 머리카락 잘랐어요?”그녀의 답에 김서진은 어이가 없었다.‘머리카락은 무슨!’요즘 김서진은 너무 바빠서 머리카락을 관리하기는커녕 자를 시간조차 없었다. 뒤쪽의 머리카락이 벌써 귀를 덮을 정도의 길이가 되었는데 한소은은 그가 머리카락을 잘랐냐고 물어보았다.‘이 정도면 머리카락이 길어진 게 아닌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아니에요!”김서진의 얼굴에는 실망이 가득했다.“그럼, 넥타이를 바꾸었나요?”한소은이 다시 생각하고 말했다.“그것도 아니에요!”김서진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그녀가 계속 멋대로 추측하게 두지 않았다.“이것 봐요!”그러고는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여 늘씬한 목을 드러냈다.그의 몸매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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