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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한소은의 볼록하게 올라온 배를 보았을 때, 노인은 욕이 나올 뻔했다.

김씨 가문이 몰락한 것도 아닌데 아이를 연이어 낳게 하는 김서진이 못내 얄미웠다.

하지만, 그는 결국 스승일 뿐이고 이런 일에 대해 뭐라 말할 권리가 없다. 만약 차 씨 어르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쯤 자기 앞에 와서 증손자가 생겼다고 자랑할 것이다.

‘차 영감…….’

옛 전우를 떠올리니 노인은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인생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은 끊임없이 만나고 헤어진다.

노인은 평생을 의학과 약초에 바쳤다. 마음이 맞는 여자도 없었다.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의학과 약초에 빠져있을 때 좋은 인연들이 다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산장 몇 개와 수도 없이 많은 신기한 약초를 제외하면 그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참, 제자도 있구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지내고 있는 제자 중에서 지금 그의 앞에 있는 한소은만이 그의 옆을 지키며 가끔 돌봐주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노인은 갑자기 슬퍼졌다.

노인이 어린아이 얘기를 꺼내자, 한소은은 문득 생각났다.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집에 온 바닥을 마구 기어다니는 영리한 녀석이 있다. 바로 호기심이 왕성한 나이이다. 만약에...

“그럼, 그 약초, 내게 주세요!”

한소은은 뇌공등을 가리키며 노인이 말하기도 전에 한마디 더 했다.

“대신 집으로 가져가지 않고 여기에 맡겨 둘게요. 필요할 때 와서 볼 수 있게만 해주세요!”

“그럼 나야 좋지!”

노인은 무릎을 '탁' 치며 찬성했다.

‘왜 진작에 이 생각을 못했을까?’

이 뇌공등이 있는 한 한소은은 자기에게로 자주 올 수밖에 없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기의 말동무도 되어주는 것이다.

‘에잇,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이런 좋은 방법도 생각해 내지 못하다니!’

“그럼 이렇게 하는 걸로 해요. 스승님은 이 천둥 신 등을 잘 보살펴 주세요. 만약 조금이라도 상처가 난다면 내가…….”

“네가 뭘 어쩌겠다는 거냐? 이 스승에게 손이라도 댈 생각이야?”

노인은 고개를 빳빳이 들며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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