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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한소은은 정원의 다른 한쪽으로 돌아서 나갔다. 석가산의 모퉁이에서 산장의 아주머니가 원 철수를 데리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 그는 저번에 봤던 것처럼 긴 셔츠를 입지 않고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었고 자태도 많이 낮아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소은은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며 밖으로 나갔다.

원철수는 노인의 산장 앞에서 아주 오랫동안 기다렸다. 한잠을 자고 또 깨어났는데도 들어오라는 말이 없었고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 앞에 세워진 빨간색의 스포츠카가 아직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말도 안 돼!’

노인의 성격을 놓고 보면 손님을 만난다 해도 반 시간을 넘지 않고 사람을 내보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을 내보내지 않는다니, 확실히 이상했다.

원철수가 오늘은 포기해야 할 거 같다고 생각하던 찰나, 일하는 아주머니가 와서 어르신이 마침내 그를 만나겠다고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원철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아주머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정원을 지날 때 등 뒤가 오싹하더니 마치 찬 바람이 흘기고 지나간 것 같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그 자리에 서서 몸을 부르르 한번 떨더니 석가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석가산 쪽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휙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정원 안에 화초가 너무 많아 시야를 가리니 한 귀퉁이만 힐끗 보았을 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응?’

원철수는 익숙한 그림자에 미간을 찌푸렸다.

“도련님?”

앞으로 걸어가던 아주머니가 뒤에서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 고개를 돌려 멍하니 서 있는 원철수를 불렀다.

아주머니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원철수가 대답했다.

“가요!”

그제야 발걸음을 재촉하여 아주머니를 따라갔지만, 여전히 참지 못하고 돌아보았다. 하지만 방금 봤던 그곳에는 그림자는커녕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의심이 가득한 그는 아주머니를 따라 거실로 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르신이 슬리퍼를 신고 뒷문에서 걸어들어오며 손에는 찻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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