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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원철수의 성격으로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진작 소매를 뿌리치고 나갔거나 그 자리에서 욕을 하며 노발대발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눈앞의 어르신에게 감히 그러지 못했다.

원철수는 솟아오르는 분노를 한껏 참으며 노인에게 말했다.

“둘째 할아버지는 저희 할아버지와 친형제잖아요…….”

“그만! 우리 두 사람은 배다른 형제지 친형제는 아니야!”

원 어르신과 원철수의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같은 배다른 형제다. 부모님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으니 두 사람도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어렸을 적에 집안 사정이 원래부터 좋지 않았다. 원 어르신은 동생으로서 가족의 보살핌과 형의 양보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시절 집안을 장악한 사람은 원철수 할아버지의 어머니였다. 그렇기 때문에 원철수의 할아버지를 더 많이 아끼고 원 어르신은 그 집에서 고된 삶을 살수 밖에 없었다.

그 후 그들의 아버지가 가문을 물려줄 때 원철수 할아버지의 어머니가 손을 써 모든 가업을 원철수의 할아버지에게 물려주게 했다. 결국 원 어르신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었고 가문에서 쫓겨나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원 어르신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점점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세상에는 인과응보가 존재한다. 원래 자기의 것이 아닌 물건을 강제로 가지고 있어봤자 오래 간직하지 못한다. 원철수의 할아버지는 사업을 할 재목이 아니었다.

원철수 아버지의 세대에 이르러 가업은 진작에 탕진했고 원 어르신의 명성을 빌려서야 겨우 먹고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철수의 집안 어른들은 원 어르신을 만나 뵐 면목이 없다면서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다만, 명절이 되면 손자뻘이 되는 아이들을 보내 원 어르신을 찾아뵙게 했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원 어르신이 혈육인 아이들을 봐서라도 원씨 가문을 조금 보살펴 주길 바라는 것도 있고 이것으로 오래된 원한을 해소하고 다시 화목함을 되찾길 바라는 것도 있다.

원 어르신은 철석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살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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