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211 - 챕터 1220

2452 챕터

제1211화

“난 언니를 너무 잘 알아. 승엽 씨의 다리를 자르고도 다른 조건을 더 걸 거잖아. 언니는 우리에게 자유를 줄 생각이 조금도 없던 거야. 난 떠나지 않을게. 날 죽여줘!” 우해민은 한껏 의로운 모습으로 우해영에게 말했다. 우해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김승엽만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자기의 태도를 표명할 뜻도 없었다. “두 사람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서로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기회를 주겠다는데 다리 하나 아쉬운 거야?” 우해영은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김승엽을 향해 말했다. “작은아버지.”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김승엽을 불렀다. “우해민 씨가 이렇게 많은 걸 포기한다는데 작은아버지는…… 할 말이 없는 건가요?”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김승엽이 고개를 들어 한소은을 바라보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말을 내뱉었다. 그의 말투에는 조금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으면 좋겠어? 내 다리를 자르라고? 미안한데, 난 싫어!” “너희들은 이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이잖아. 높은 곳에서 쥐새끼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나를 가지고 놀고 있었잖아.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내 다리까지 빼앗아 가겠다고? 누구 마음대로? 다리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라고? 김씨 가문이 날 먹여 살려 준대? 평생 먹여 살려 줄 거냐고? 해민 씨는 어떻고?” 김승엽을 우해민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이어서 말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받아주지 않을 거잖아! 당신들은 그저 사람을 가지고 놀 줄만 알지!” “난 그저 살아가고 싶을 뿐이야.” 김승엽은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이게…….” 우해영이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내 마지막 조건이라고 장담하지. 해민이의 두 손과 당신의 다리 한쪽만 내놓는다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있어. 앞으로 다시는 너희를 찾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심지어 여기를 떠날 돈도 준비해 줄게. 어디에 가서 뭘 하든 다 나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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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해민아!” 우해영은 깜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막으려 했다. 옆에 있던 한소은도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조금 늦어졌다. 아무도 우해민이 자결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우해영이 우해민에게로 몸을 날리자, 데일은 우해민이 자기의 주인에게 해를 가할까 봐 몸으로 우해영을 막아 나섰다. 뾰족한 칼끝이 살을 뚫고 들어오자, 우해민은 고통으로 인해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윽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한껏 찡그렸던 미간을 피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해민아!” 우해영은 빠르게 그녀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우해영도 버틸 힘이 없어 두 사람 모두 쓰러져 내렸다. 마침 데일이 달여와 두 사람을 지탱했다. “해민아! 이 계집애야! 미친 거야? 이딴 남자 때문에 죽으려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우해영은 있는 힘껏 소리쳤다.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우해민은 어느 때보다 더 활짝 웃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칼을 부여잡고 피범벅이 된 다른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기분 정말 좋아. 이제 난 드디어 자유야. 더 이상 언니의 그림자가 아니란 말이야.” “승엽 씨…….” 우해민은 고개를 돌려 김승엽을 바라보았다. 미약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돼. 사실 난 당신이 날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난…… 난 당신을 좋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내가 당신을 좋아한 거면 됐어.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됐어! 그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우해영이 그녀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의사 불러. 빨리 의사 부르란 말이야!” 그러자 우해민이 손을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필요 없어.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둬!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언니, 나 너무 힘들어…….” 우해민의 시선이 서서히 우해영에게로 가며 점점 작아지는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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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김승엽이 잠시 멈칫했다. 한소은은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우해영을 따라갔다. 데일이 운전하고 우해영은 뒤의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 듯 가늘어진 우해민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아직 미약하게나마 숨이 붙어있었지만, 당장이라도 끊어질 거 같아 보였다. “나쁜 계집애. 죽으면 안 돼! 내가 죽으라고 하지 않은 이상, 넌 죽으면 안 된단 말이야! 들었어?!” 우해영이 작은 목소리로 독한 말을 입에 담았다. “만약 네가 죽는다면 편히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들었어? 죽지 마!” 하지만 이번을 우해민은 순종적이든 반항적이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데일은 말없이 침착하게 운전했다. 백미러를 확인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침착하고 태연하며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울지 않고 아프다 소리 지르지 않던 큰 아가씨가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다니. 우해영의 눈물이 우해민의 얼굴에 뚝뚝 떨어졌다. 한소은이 우씨 가문에서 나왔을 때 김서진이 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한소은을 맞이했다. 그녀가 나오기 전에 우해영과 데일이 먼저 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우해영의 차가 방금 밖으로 나가던데. 무슨 일인데 당신 혼자 두고 급히 나가는 거예요?” 한소은이 한발 늦게 나왔다면 김서진이 우씨 가문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 다행히 우해영의 차가 나가자마자 한소은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다치지 않았는지 자세히 살펴 보고여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해민이 자살했어요.” 한소은이 김서진을 바라보며 멍한 얼굴로 말했다. 사실 한소은을 우해민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두 눈으로 한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보았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해민은 아마 살지 못할 것이다. “누가 자살을 했다고요?” 김서진은 멍해져서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도 빨리 병원으로 가요.”———— 한소은과 김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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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우해영이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 그녀가 눈을 뜨고 처음으로 본 광경은 온통 흰색인 병실이었다. 손에는 링거를 맞고 있었고 고개를 돌리니 한소은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느릿느릿하게 오렌지를 까고 있었다. 오렌지의 향기는 금세 병실 속에 퍼졌다. 한소은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우해영에게 말했다. “깼어요?”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우해영이 한껏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혼자 두고 갈 순 없으니까요.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여기서 당신이 깨어날 때까지 지키고 있었어요.” 한소은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어서 했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그녀의 말에 우해영이 멈칫하다 위해 국민이 죽었다는 일이 생각났다. 한참 멍하니 있다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슬퍼하다니? 내가 왜 슬퍼야 하는데요? 어려서부터 언젠가는 동생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내가 살면 그 애가 죽어야 하고 그 애가 살면 내가 죽어야 해요. 이젠 정말 저주대로 되었으니, 앞으로…… 더는 전전긍긍하며 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더 좋은걸요.” 말로는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 비친 슬픔은 감춰지지 않았다. 한소은이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사실 그건 저주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다만 사람들이 그런 허무한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간성과 이익 때문에 저주가 현실이 된 거죠.” “?” 우해영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모두 저주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당신과 당신 동생은 보통 가정의 자매처럼 행복하게 자랐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저주는 스스로 없어지게 되는 거죠. 아무도 죽지 않고 다 살면 더 행복한 게 아닌가요?” 한소은은 이 두 자매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함께했고 나중에는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정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우해민은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배웠다. 그러니 우해영도 동생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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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김씨 가문의 고택은 100년이란 세월을 거친 오래된 고택이다. 언뜻 보기에는 예전과 다름이 없었지만, 또 조금 낡아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김승엽은 노부인의 방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며칠 사이에 홀쭉해진 건 둘째 치고 양쪽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물들기까지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노부인은 마음이 복잡했다. 눈을 감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마지막으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게 허락해 줘요! 내가 …… 잘못했어요.” 김승엽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잘 생각해 보았는데 이 일은 네 탓이 아니야. 내가, 전부 내가 잘못 가르친 탓에 네가 지금 이렇게 자란 거야.” 눈은 꼭 감고 있었지만, 눈물을 머금었는지 노부인의 목소리에 콧소리가 가득했다. “만약 나보고 너의 이름을 김씨 가문의 족보에 다시 올려달라고 청할 거면 입을 열지도 마라. 앞으로 김씨 가문에 관한 일은 난 일제히 손대지 않고 모두 서진이가 결정짓기로 했다.” 김승엽은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바닥에 짚으며 절을 했다. “오늘 온건 어머니에게 사죄하기 위해서예요.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그 무엇도 사지려 하지 않을게요. 다만 어머니의 곁에서 절 키워주신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그의 말을 듣고 노부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게 정말이냐?” “내 이름으로 된 부동산과 산업들 모두 김씨 가문에 반환한다고 사인했어요.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닌 물건인데 내가 가지는 건 도리에 맞지 않아요. 고아였던 나를 지금까지 키워준 어머니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됐어요. 나로 인해 해민 씨가 목숨까지 바쳤는데 난…… 너무 많은 사람에게 빚지고 있어요. 내가 죽일 놈이에요!” 김승엽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대성통곡했다. “해민? 그게 누구냐?” 노부인은 아직 해만의 존재를 모르니 어리둥절했다. “내가…… 이번 생에 갚지 못할 빚을 진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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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한소은의 말에 오이연이 김준을 안으며 말했다. “저번에도 누가 이런 말을 했던 거 같은데? 결국은 어떻게 되었어? 혼자 집에 두기 싫어서 다시 데려온 거잖아? 우리 준비가 얼마나 말 잘 듣는 아이인데. 아참, 김서진 씨가 직접 가르친다더니 어디 간 거야?” “말도마. 저번에 회사로 데려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분쇄기에 기어들어 가 서진 씨가 깜짝 놀랐어. 그 후론 다신 회사에 데려가지 않았고. 조금 더 크면 그때 가서.” 한소은이 말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서진과 한소은 부부는 아이가 조금 천천히 세상을 둘러보며 인생을 즐기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들처럼 쫓기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멈추지 못하고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 소란을 피웠다. 어쩌면 이름을 잘못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업실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오이연은 밖을 한번 바라보았다.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이 보이자, 한소은에게 말했다. “난 이만 갈게. 오늘 김서진 씨가 많이 늦네. 24시간 언니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오던 사람인데 오늘은 왜 아직 안 왔대?” 한소은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일이 있어서 조금 늦는대. 먼저가.” “언니 혼자서 괜찮겠어?” 오이연은 그녀의 손에 안긴 말썽꾸러기 아이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지, 그럼!” 한소은은 OK 손짓을 하며 대답했다. “오늘 너희 결혼기념일인 거 알아.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오이연을 보내고 품에 안겨 있던 아이를 정원의 그네에 올려놓았다. 이제 방금 가을이 되어서 시원한 바람과 정원의 꽃향기가 풍겨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김서진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들어왔다. “아빠, 아빠…….” 김준이 두 팔을 벌리며 아장아장 김서진에게로 걸어갔다. 배시시 웃는 모습은 심장마저 녹일 지경이였다. 김서진은 단번에 김준을 안아 들고 높이 올렸다. 그러자 김준은 기분이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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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집에 도착하니 문 앞에 검은색의 차가 세워져 있는 걸 발견했다. 손님이 벌써 도착한 모양이다. “임상언씨, 시간 딱 맞춰서 오셨네요.” 한소은이 차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김서진은 차에서 아들을 안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한소은을 부축했다. “바라는 게 있으니, 그쪽에서 굽신거릴 수밖에.” “그렇게 말하지 마요. 비즈니스는 서로에게 이들이 되는 일이잖아요.”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반년, 임상언은 확실히 그들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원래 해외에서 활동했었는데 점차 국내로 전이하는 것 같았다. 아직 많은 사업이 해외에 있지만, 주요 사업은 여전히 국내에 있었다. 다만, 임상언은 해외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비교적 길었다. 김서진의 그가 점차 사업을 국내로 전이하려 한다고 의심했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조금의 움직임도 없다는 걸 발견했다. 그저 한소은의 작업실과 많은 주문을 했고 장기적이고도 안정적인 합작 서류를 체결하고 나서야 점차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았다. 게다가 김준이 태어나서부터 임상언의 아들인 임환과 인연이 있는지 두 아이가 서로의 친고가 되어 주며 항상 재미있게 잘 놀았다. 그 덕분에 두 집안은 사이가 많이 친밀해졌다. 김서진의 서신이 한소은의 불러오는 배에 고정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게 아닌 거 잘 알잖아요.” 한소은은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손을 들어 배를 살살 어루만지며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서진의 뒤에서 임상언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아이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딸바보의 면모를 보이다니, 너무 이른 거 아니에요?” “당신도 아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거 잘 알고 있네요. 근데 벌써 눈독을 들이다니!” 김서진은 몸을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투덕거리는 이유는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사돈을 맺자는 임상언의 말 때 문 이었다. 그 당시, 김서진은 두 집안의 자식이 모두 아들이니 임상언이 취해서 막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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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원래 담담한 표정을 짓던 김서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를 냈다. “기회는 무슨!” “…….” 임상언과 한소은 모두 어이가 없었다. 한소은은 한 손으로 배를 살짝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만약 이번에 정말 딸이 태어난다면 김서진은 아마 딸을 공주처럼 키울 것이다. 김준이 태어나기 전에 김서진은 딸이 태어나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간호사가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리를 듣고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고 말했었다. 다행히 첫아이였고 김준의 귀엽고 활기찬 모습에 김서진은 점점 더 인자한 아버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 한소은이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으니, 김서진은 이제 하늘이 자기에게 예쁜 딸을 주시는 거라고 매일매일 설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딸이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임상언 이 자식이 자기의 딸을 며느리로 삼겠다고 말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사돈을 맺자는 말이 있고부터 김서진은 임상언이 사돈의 사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그만 해요. 유치하게 이게 뭐예요.” 한소은이 나서서 두 사람을 말렸다. 그녀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다음 시즌 주문량이 또 늘었던데 정말 이렇게 많이 필요한 거 맞아요?” “제시간에 물량을 맞추기 어려운가요?” 임상언이 한소은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물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이렇게 많이 주문해서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인 거지.” 최근 유럽 쪽의 금융추세를 보면 다른 회사의 주문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임상언은 주문량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배로 증가하고 있었다. 주문량이 많아진 것은 한소은에게는 좋은 일이다. 주문이 증가하고 계약에 문제가 없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마다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임상언이 정말 그 많은 물량을 다 판매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팔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설마 내가 팔리지 않았다고 돈 떼먹지 않을 테니까. 돈 많이 벌어서 아들 장가갈 때 보태야죠.” 임상언이 장난삼아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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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임상언은 오래 머물지 않고 바로 집으로 갔다. 그가 다녀간 후 한소은은 방으로 돌아가 샤워하고 깊이 잠든 아들을 한번 보고서야 안방으로 돌아갔다.김서진도 금방 샤워를 마치고 허리춤에 타올을 두르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타올 사이로 보이는 복근은 탄탄했다.그저 보기만 했을 뿐인데 한소은은 얼굴이 확 붉어졌다.두 사람은 부부가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들이 태어났고 지금 둘째도 임신 중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의 알몸을 보면 한소은은 여전히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몸에 시선을 오래 머물 수 없었다. 부끄러움에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일쑤였다.한소은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자, 김서진의 눈에는 장난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느릿느릿하게 한소은에게로 다가갔다.그가 다가오는 걸 발견하고 구릿빛 피부가 점점 다가오는 걸 느끼며 한소은의 심장이 요동쳤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침대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겨우 한 걸음 내디뎠는데, 그에게 팔을 잡혔고, 곧이어 그의 품속으로 말려들었다.“부끄러워하는 거예요?”김서진이 머리를 한소은의 정수리 위에 기댔다.한소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김서진의 말에 대답했다.“누가 부끄러워한다고 그래요? 몇백 번이고 봤던 모습인데 부끄럽기는!”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자기에게 말하는 것이기도 했다.‘그래, 이미 몇백 번이고 봤는데 뭐가 부끄럽다고! 심잖아 나대지마!’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더욱 크게 쿵쾅거렸다.그녀의 눈에는 김서진의 완벽한 복근이 들어왔다. 한소은이 한가할 때 보디빌딩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향수 전시회에서 향수 모델도 본 적 있었다.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는 사람의 근육은 탄탄하지만 보기 좋지 않고 과장돼 보인다. 그녀는 그런 근육을 좋아하지 않는다.하지만 김서진의 근육은 매끈하고도 보기 좋게 잘 자리 잡았다.그의 근육을 만져보면 조금 딱딱하지만, 긴장을 풀 때 아름다운 윤곽선이 있고 딱딱한 질감이 아니다. 평소에는 셔츠와 양복을 입은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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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씁…….”한소은은 손가락을 빼려 했지만 빼지 못했다. 살짝 응석이 섞인 목소리로 김서진을 한번 노려보고는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김서진은 그녀의 손가락을 입에 물고 혀끝으로 이리저리 휘저었다. 짜릿한 느낌은 마치 고양이가 가슴을 살짝 긁는것 것과 같았다. 한소은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소녀가 아니다. 김서진이 계속 이렇게 불을 지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그를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장난 그만 쳐요.”김서진은 그녀의 말을 곧잘 들었다. 그녀의 손가락을 놓아주고 바로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켰다.며칠 동안 육아에 회사 일에 바쁘게 지낸 탓에 두 사람은 오랫동안 이렇게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 게다가 한소은이 임신한 것을 알고부터 더욱 조심했다. 오늘 밤의 키스는 도화선이 되어 누르고 눌렀던 사랑에 불을 지폈다.마른 가지가 타들어 가듯이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한번 임신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두 사람은 지나치지 않게 알맞은 선을 지키고 있었다. 한소은은 가볍게 두어 번 그를 거절하다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키스에 집중했다.침대는 푹신했고 벽에 비친 두 사람의 그림자는 겹치고 또 겹쳤다.너무 오랜 시간 참았던 탓인지 오늘의 분위기가 알맞았던 탓인지 두 사람은 오래도록 서로를 놓아주지 않았다.김서진은 극도로 자제하며 부드럽게 움직였다.한소은이 다치지 않게 느릿느릿하게 하다 보디 시간이 길어졌다. 나중에는 한소은이 잠을 이기지 못하고 거의 잠이 들어서야 서로를 놓아주었다.김서진은 뒤에서 그녀를 꽉 그러안고 은은한 그녀의 체향을 마음껏 코에 담았다. 제향을 하면서 여러 향기에 장시간 노출되다 보니 그녀만의 독특한 체향이 생겼다. 김서진은 지금, 이 순간이 너무도 만족스러웠다.하지만 한소은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임신한 후부터 잠이 많아진 탓에 지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피곤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거절할걸. 피곤해 죽겠어. 이전에도 이렇게 시간이 길었었나? 아닌 거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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