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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우해영이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 그녀가 눈을 뜨고 처음으로 본 광경은 온통 흰색인 병실이었다. 손에는 링거를 맞고 있었고 고개를 돌리니 한소은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느릿느릿하게 오렌지를 까고 있었다.

오렌지의 향기는 금세 병실 속에 퍼졌다. 한소은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우해영에게 말했다.

“깼어요?”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우해영이 한껏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혼자 두고 갈 순 없으니까요.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여기서 당신이 깨어날 때까지 지키고 있었어요.”

한소은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어서 했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그녀의 말에 우해영이 멈칫하다 위해 국민이 죽었다는 일이 생각났다. 한참 멍하니 있다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슬퍼하다니? 내가 왜 슬퍼야 하는데요? 어려서부터 언젠가는 동생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내가 살면 그 애가 죽어야 하고 그 애가 살면 내가 죽어야 해요. 이젠 정말 저주대로 되었으니, 앞으로…… 더는 전전긍긍하며 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더 좋은걸요.”

말로는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 비친 슬픔은 감춰지지 않았다.

한소은이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사실 그건 저주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다만 사람들이 그런 허무한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간성과 이익 때문에 저주가 현실이 된 거죠.”

“?”

우해영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모두 저주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당신과 당신 동생은 보통 가정의 자매처럼 행복하게 자랐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저주는 스스로 없어지게 되는 거죠. 아무도 죽지 않고 다 살면 더 행복한 게 아닌가요?”

한소은은 이 두 자매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함께했고 나중에는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정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우해민은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배웠다. 그러니 우해영도 동생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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