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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한소은의 말에 오이연이 김준을 안으며 말했다.

“저번에도 누가 이런 말을 했던 거 같은데? 결국은 어떻게 되었어? 혼자 집에 두기 싫어서 다시 데려온 거잖아? 우리 준비가 얼마나 말 잘 듣는 아이인데. 아참, 김서진 씨가 직접 가르친다더니 어디 간 거야?”

“말도마. 저번에 회사로 데려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분쇄기에 기어들어 가 서진 씨가 깜짝 놀랐어. 그 후론 다신 회사에 데려가지 않았고. 조금 더 크면 그때 가서.”

한소은이 말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서진과 한소은 부부는 아이가 조금 천천히 세상을 둘러보며 인생을 즐기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들처럼 쫓기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멈추지 못하고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 소란을 피웠다. 어쩌면 이름을 잘못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업실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오이연은 밖을 한번 바라보았다.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이 보이자, 한소은에게 말했다.

“난 이만 갈게. 오늘 김서진 씨가 많이 늦네. 24시간 언니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오던 사람인데 오늘은 왜 아직 안 왔대?”

한소은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일이 있어서 조금 늦는대. 먼저가.”

“언니 혼자서 괜찮겠어?”

오이연은 그녀의 손에 안긴 말썽꾸러기 아이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지, 그럼!”

한소은은 OK 손짓을 하며 대답했다.

“오늘 너희 결혼기념일인 거 알아.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오이연을 보내고 품에 안겨 있던 아이를 정원의 그네에 올려놓았다. 이제 방금 가을이 되어서 시원한 바람과 정원의 꽃향기가 풍겨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김서진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들어왔다.

“아빠, 아빠…….”

김준이 두 팔을 벌리며 아장아장 김서진에게로 걸어갔다. 배시시 웃는 모습은 심장마저 녹일 지경이였다.

김서진은 단번에 김준을 안아 들고 높이 올렸다. 그러자 김준은 기분이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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