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1201 - Chapter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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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당신은 지금 내 말을 얼버무리고 있어.”김승엽의 마음이 지금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걸 느낀 우해민은 실망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그럴 리가! 지금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잖아. 우리 둘 다 죽게 생겼어! 죽는 게 뭔지 알기나 해? 죽으면 모든 게 다 없어진단 말이야! 네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했는데, 인제 와서 순순히 죽어준다고? 우리 둘 다 죽으면 안 돼!” 김승엽은 짜증 섞인 말투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죽는 게 그렇게 두려워?” 우해민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김승엽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두렵지!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죽고 싶지 않다고. 난 살고 싶어, 아직 이 세상을 다 누려보지 못했단 말이야! 잘살고 있었는데 내가 왜 죽어야 해?” 그의 말에 우해민은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그녀의 말투가 조금 이상했지만, 김승엽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배가 너무 고파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몸도 피곤했고 물을 마시지 못해 목도 아파졌다.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눈을 꼭 감으며 체력을 조금이나마 아끼려 했다. 괴로움 속에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오전 10시, 한소은은 약속대로 제시간에 우씨 가문의 집 앞에 도착했다. 김서진은 그녀를 혼자 보내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 결국 따라나섰다. 다만, 차를 대문 밖에 세워두고 따라 들어가지 않았다. 김서진은 한소은의 귀에 미니 이어폰을 끼워 주며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신호를 보내면 당신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올 거고, 무슨 일이 있어도 무리하지 않고 절대로 그 여자와 정면충돌하지 않으며 결정짓지 못할 일이라면 돌아가서 상의해 보고 결정한다고 말해야 하는 거 잘 기억했어요!” 김서진은 어제부터 이 말들을 계속 반복했다. 하도 여러 번 말했기 때문에 한소은이 다 외울 지경이였다. 그녀의 말에 김서진은 말문이 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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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정문에 도착하자 데일이 벌써 한소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와 차 문을 열어 정중한 모습으로 한소은을 모셨다. “큰 아가씨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한소은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제일을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데일.” 한소은을 우해영이 줄곧 그를 이렇게 부르는 걸 기억했다. 그녀가 이렇게 부르자, 데일은 눈에 띄게 놀란 모습이었다. 그의 당황한 모습에 한소은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불렀다. “데일, 주인을 항상 큰 아가씨로 부른다는 건 작은 아가씨도 있다는 뜻인가?” “…….” 데인 아무런 말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에 스쳐 간 놀람은 한소은에게 모두 붙잡혔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 거와 다르지 않아. 우해영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거야.’ 거실에 들어섰을 때 한소은은 멈칫했다. 그녀를 우해영이 거실 소파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때, 뒤따라온 데일이 그녀에게 말했다. “김씨 사모님, 저를 따라오세요.” 한소은은 그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도착한 곳은 뜻밖에도 우해영의 침실이었다. 그녀의 침실에는 한약 냄새가 가득했다. ‘우해영이 한약을 먹고 있는 건가?’ “한소은 씨.” 우해영이 어디 있는지 발견하기도 전에 그녀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한소은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니 침실 소파에 기대며 앉아 있는 우해영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편한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완전히 한소은을 손님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우해영 씨.” 한소은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는 우해영을 찬찬히 훑어보았다. 한쪽으로 길게 늘여진 다리, 발목……. 한소은은 멈칫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지, 우씨 가문의 큰 아가씨라고 불러야 하나?” 한소은은 ‘큰’이라는 글자를 일부러 힘주어 말했다. 그러자 우해영이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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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그리 오래되진 않았어요.” 한소은이 대답했다. “두 사람은 정말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았거든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발견한 거요?” 우해영은 궁금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기와 우해민을 구분해 낸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소은이 어느 부분에서 발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물음에 한소은은 머리를 긁적이며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음…… 사실 당신도 알다시피 무술을 배우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거는 숨길 수 없는 거잖아요. 당신의 그 쌍둥이 동생은 무술을 할 줄 모르죠?” “맞아요.” 우해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내 동생은 무술을 할 줄 몰라요. 무술에 대한 재능이 조금도 없죠. 몸도 약해서 오랜 시간 동안 몸조리해서야 겨우 나와 비슷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구분하기 쉬웠어요. 다만,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죠. 당신과 당신 동생은 정말 똑같이 생겼으니까. 표정과 말투, 행동, 습관 모두 똑같았어요!” 한소은은 두 사람을 보았던 장면들을 떠올렸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누가 우해영인지, 누가를 우해민이었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한소은과 김서진이 확신했었던 때는 바로 호텔에서 그녀를 만났던 때였다. 그녀가 김승엽과 함께 있을 때면 두 사람을 구분하기 쉬웠다. “사실, 서진 씨의 작은아버지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거죠?” 한소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우해영이 작게 기침하며 대답했다. “감정이 조금도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에요. 그 사람은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내게 접근한 남자였거든요.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남자는 그저 우리 우씨 가문의 대를 잇게 해주는 도구일 뿐, 그 이상의 쓸모가 없어요. 내가 무술을 연구하는 데에 걸림돌만 될 뿐이죠.” 우해영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눈을 가늘게 뜨고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궁금했어요. 당신 같은 사람이 왜 김서진의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지. 만약 당신이 임신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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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인생은 한 번뿐인 여행이에요. 이전에 나도 사업에 빠져들어 모든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았어요. 나중에 발견한 건데 인생에는 사업만큼 중요하고 심지어는 사업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아요.” “난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리면서 주위의 풍경을 보는 걸 완전히 잊고 살았어요. 때로는 적당히 발걸음을 느리면서 인생을 느끼고 아름다운 것들을 눈에 담으면 내 사업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죠.” 금방 임신했을 때,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한가해지니 자기도 모르게 초조해졌다. 배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모든 신경이 아기에게 쏠리고 나서 그런 초조함이 점차 사라졌다. 또한 태교하기 시작한 후부터, 다른 임산부도 만나보고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아기 분유 냄새를 맡게 되었다. 바쁜 일상에 땀에 흠뻑 젖어 시큼한 땀 냄새를 풍기는 임산부도 있었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한소은은 임산부도 사용할 수 있는 향수를 만들어 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임신하기 전에 향수를 즐겨 뿌리던 사람이 임신했다고 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 하고 싶었다. 물론, 새로운 향수 개발은 아기를 낳고 나서 해야 하겠지만 임신 중에 느낀 모든 것은 그녀에게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가져다주었다. 우해영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소은의 행복한 웃음은 그녀로 하여금 더욱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했다. 그녀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보며 우해영은 자기가 이렇게 행복하게 웃어본 때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도 않았다. 심지어 오랜 시간 동안 거울 속 자기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우해민을 마주하고 있으면서 그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기의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이 얼굴은 정말 지겹도록 봐왔다. 우해영은 멍하니 손을 들의 자기 얼굴을 쓰다듬어 보았다. 그러고는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우해영 씨, 오늘날 여기로 부른 건 임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 건 아니겠죠?” 그녀의 멍한 모습을 보며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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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사실 그녀가 이 비적이 가짜라는 확신을 들게 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비적을 훔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김서진이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비적을 우해영이 힘들게 훔쳐 온 비적이다. 이렇게 중요한 물건이라면 잃어버린 순간 온 세상을 뒤져서라도 찾아내야 정상이다. 김서진이 자기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만약 자기가 이렇게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제 성을 뒤집어서라도 꼭 찾아내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비적을 훔쳐 오고부터 김서진 쪽은 조용하다 못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았다. 전에 김승엽도 김서진이 그에게 따지지 않았다고 했었다. 그렇다는 건 비적이 잃어버리건 말건 김 서지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건 무슨 뜻일까? 결론은 하나다. 바로, 이 비적은 처음부터 가짜였다는 것이다. 김서진이 김승엽에게 두 개, 세 개의 함정을 준비했다면, 분명 자기에게도 함정을 준비했을 것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이 다 납득이 갔다. “그렇다는 건 진짜 비적은 아직 당신들 손에 있다는 말이군요.” 우해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가다듬고 계속 물었다. 반면, 한소은은 그녀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한소은의 반응은 우해영의 예상을 벗어났다. 그녀는 멈칫하더니 믿지 못한다는 듯이 따져 물었다. “당신들 손에 없다고? 이건 말도 안 돼요! 그럼, 어디에 있다는 거예요? 비적을 태워 없앴다거나 누군가 보관하도록 맡겨두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죠?” “아니요.” 한소은은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부터 비적은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우해영의 말은 한소은의 말과 동시에 입에서 튀어 나갔다. 그녀는 조금도 한소은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거짓말을 해가면서 날 속이는 이유가 뭐예요? 오늘 난 성의를 가지고 당신과 얘기하려고 부른 거예요. 내게 쌍둥이 동생이 있다는 것도 다 밝혔는데 지금 비적을 내놓으라는 것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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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6화

“몇 년 동안 무술을 배우고 나서 스승님께서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다고 해서 할아버지가 날 데리고 하산했어요. 절을 떠나면서 스승님께서 내게 불경을 한 박스나 전해주면서 시간 날 때 자주 보라고 당부했고요.” 이렇게 말하면서 김서진은 잠시 침묵하다 다시 이어서 말했다. “나중에 스승님이 주신 불경을 여러 번 보고 나서야 모든 무술은 다 심법을 먼저 잘 배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심법은 모든 무술의 근본이에요. 사실 아무리 대단한 수법이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에요. 게다가 무술뿐만 아니라 사업에서 닥친 어려움도 불경에서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의 말을 듣고 한소은은 반쯤 농담으로 말했다. “그 말은 당신이 자칫하면 스님이 될 뻔했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하마터면 그녀의 남편은 불자가 되어 그녀와 만나지 못할 뻔 했다. 그녀의 말에 김서진은 사뭇 진지한 말투로 대답했다. “맞아요.” 김서진의 진지한 대답에 한소은은 웃으며 그의 가슴팍을 두드렸다. 지금 이 말들을 우해영에게 알려주자, 처음에는 흠칫 놀라더니 이윽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며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소은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기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우해영에게는 큰 충격이 되었을 것이다. 그녀가 항상 믿으며 쫓아왔던 것이 결국에는 거짓이었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물건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수 있다. “당신이 이 말들을 믿기 힘들다는 거 알지만…….” 한소은이 잠시 멈칫하다 느릿하게 이어서 말했다. “서진 씨가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당신의 무술이 이미 충분히 대단하다는 거예요. 사업에서든 무술에서든 자기보다 대단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에요. 이렇게 발전한 사회에서 살면서 왜 이토록 최고의 자리를 집착하는 거죠?” “사실, 이 세상에서 사는 사람에 비해 당신은 이미 성공적인 사람이에요. 우씨 가문을 더욱 빛내어 가문의 사람들이 편하게 살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천하제일의 자리를 쫓는 거보다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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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독에 중독된 거예요?” 우해영이 기침하는 모습을 보며 한껏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한소은이 물었다. 그녀의 말에 우해영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자기가 독에 중독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사실이 소문이 나게 되면 자기에게 원수를 가진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이는 그녀에게 있어서 매우 위험한 일이다. 데일은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우해영이 이 시기에 이 사실을 한소은에게 알려줄 거라는 걸 생각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놀랐다. 한소은은 잠시 머뭇거리다 앞선 모든 일들을 연결하고는 결론을 내렸다. “당신에게 독을 탄 사람은 바로 당신의 쌍둥이 동생인 거죠?” 이번을 우해영이 흠칫 놀랐다. 그녀는 고개를 획 들며 의아한 표정으로 한소은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 우해민이 자기에게 독을 탄 사실은 그녀와 김승엽, 그리고 옆에 있는 데일 만 알고 있는 일이다. 데일이 한소은에게 말했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한소은은 어떻게 알았을까? 우해영의 반응에 한소은은 한숨을 푹 쉬더니 말했다. “사실 알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당신처럼 신중한 사람에게 독을 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이렇게 쉽게 성공했고 또 당신이 눈치채지 못했다면 분명 당신이 가장 신뢰하고 쉽게 경계하지 않는 사람이 했을 거예요.” “며칠 동안 사람들 눈앞에 나타난 사람이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동생이었으니, 이 모든 일들을 같이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수밖에 없죠.” 우해영은 잠시 침묵했다. 느릿하게 한숨을 쉬더니 한소은에게 말했다. “당신은 정말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요.” “너무 방심한 탓이죠? 당신처럼 예민한 사람이 쉽게 독에 중독될 리가 없는데. 다만, 당신의 쌍둥이 동생은 왜 당신에게 독을 탄 거예요? 친자매잖아요.” 한소은이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우해영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남자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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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8화

우해영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한번 보고는 한심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난 해민이가 당신이 어디가 좋아서 이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 당신 같은 남자가 왜 끌리는 거지?” “그래, 맞아. 난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더더욱 당신을 해칠 능력이 없어. 그러니까 제발, 날 놔줘!” 김승엽은 잠시 머뭇거리다 한소은을 바라보며 이어서 말했다. “조카며느리, 아니 사모님, 한소은 씨! 당신은 날 구하러 온 거지? 김씨 가문으로 날 데려가려고 온갖? 어떻게 되었든 어머니가 날 이렇게 버리지 않을 거야. 맞지?” 죽음 앞에서 겁에 질려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려놓은 김승엽을 보면서 한소은은 그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김서진이 죽음을 직면했을 때는 겁에 질린 모습이 조금도 없었다. 그는 항상 어떤 일이 닥쳐와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침착하게 일을 헤쳐 나간다. 마치 모든 일이 그의 손에 잡혀있는 것처럼 항상 그녀를 안심하게 해주었다. ‘김승엽은 역시 김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야. 서진 씨와 조금도 닮은 구석이 없어.” 목숨을 살려달라 구걸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한소은이 담담하게 말했다. “할머니 지금 많이 아프세요.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더 이상 충격을 받아선 안 된대요.” 그의 일로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은 노부인의 심장은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조금의 충격도 받아선 안 된다. “그래, 내가 죽으면 어머니에게 큰 충격을 가져다줄 거야. 그러니까 난 죽으면 안 돼. 빨리 날 데려가 줘! 김씨 가문으로 돌아갈게!” 김승엽이 황급히 말했다. 그의 말에 한소은은 어이가 없었다. “…….” “이 사람 데려가도 될까요?” 잠시 고민하다 한소은이 다시 입을 열었다. 노부인이 그를 보고 싶어 하겠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김씨 가문에 데려가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김씨 가문에서 쫓아낸 사람일지라도 다른 가문이 나서서 처리한다면 이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 우해영은 작게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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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9화

“지금 너희 둘을 놔줄게. 네게 자유를 줄 테니 이 사람과 멀리 떠나. 어때?” 우해영이 느릿하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우해민은 그 말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야? 뭘 원하는지 말해. 이렇게 돌아서 말할 필요 없어!” 한소은을 우해영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해영이 이런 말을 하는 건 분명 다른 뜻이 있을 거라는걸 알았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 앉아 있기만 했다. “정말이야. 너희 두 사람에게 기회를 줄게. 넌 이 사람을 죽을 만큼 사랑하잖아? 함께 떠나고 싶지 않아?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지 않아?” 이 말은 우해민에게 있어서 너무도 유혹적이었다. 설령 이것이 함정이라 해도 우해민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 것이다. 그녀는 마음이 흔들렸다. 고개를 들어 김승엽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고는 자기의 언니를 바라보며 물었다. “조건이 뭔데?” 한 어머니의 배 속에서 태어난 쌍둥이 안 데다 어려서부터 같이 자란 두 사람이었기에 우해민은 우해영을 너무도 잘 알았다. 그녀가 이렇게 좋은 마음으로 자기와 김승엽을 놓아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은 분명 조건이 있다는 뜻이다. 우해민은 웃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조건은 아주 간단해. 첫째, 앞으로 우씨 가문과 연을 끊고 살아야 해. 네가 어떤 일을 하든 우씨 가문과 상관이 없는 거야. 넌 이제 우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니 다신 우씨 가문으로 돌아갈 수 없어. 우리의 눈에 띄지 않게 멀리 도망가서 네 삶을 살아!” “…….” 우해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이런 조건은 그녀에게 있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씨 가문은 그녀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집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그곳에서의 기억은 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실이었고 악몽과도 같았다. 이제 드디어 그곳에서 벗어나 자기의 삶을 살 수 있으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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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해민씨, 이건 충동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야!” 김승엽이 황급히 그녀를 말렸다. 그러자 우해민은 고개를 저으며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손이 없다 해도 난 아직 발이 있고 눈도 있고 입도 있어. 우리가 함께라면 어떻게서든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내가 말했었지? 당신과 함께라면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하지만…….” “네가 이렇게 순정적인 사람인지 몰랐네!” 우해영이 피식 웃더니 한심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잘 생각해. 우씨 가문에서 쫓겨난 것도 모자라 손까지 없고, 네가 사랑하는 이 남자도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 신세야. 앞으로 정말 서로의 사랑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언니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은 내 마음을 절대 알 수 없을 거야!” 우해민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그러자 우해영이 데일에게 눈짓했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 앞에 퍼런빛이 서려 있는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렇다면 네 뜻을 따르지. 칼이 닿는 순간, 더 이상 후회할 수 없는 거 알지?” 한소은은 미간을 한껏 찡그렸다. 바닥에 떨어진 칼은 머리카락이 떨어져도 두 동강 날 정도로 날카로워 보였다. 그러고는 옆에 있는 우해민을 한번 쳐다보았다. 우해민은 여전히 굳건히 결심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조금도 이것이 장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내가 직접 자를게!” 이렇게 말하면서 우해민은 바닥에 떨어진 칼을 집어 들려 허리를 숙으렷다. 손이 칼에 닿으려던 순간 데일이 발로 칼을 콱 밟았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제일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우해영이 다시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뭐가 그렇게 급해! 내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세 번째 조건이 아직 남았단 말이야!” 우해영이 잠시 멈칫하다 김승엽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 번째, 김승엽의 다리 하나도 잘라야 해!” 이 말을 듣자, 김승엽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우해민도 충격을 받고 소리를 질렀다. “뭐? 안돼!” “안돼!” 김승엽과 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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