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1181 - Chapter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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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그래, 내 집을 내가 불태우는데 뭐가 문제야?”김승엽도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지금도 그 부동산들은 내 명의로 되어 있어. 너희가 아무리 몰수하려고 해도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해.”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김서진은 가볍게 웃었다. “자기가 자기 명의로 된 집에 불을 질렀다고 해도 고의 방화는 불법인 거 아시죠?”“무슨 증거로 그가 고의로 불을 질렀는지 증명할 수 있죠? 집에 우연히 불이 나는 바람에 그의 재산마저 몽땅 불타버려서 이 사람도 지금 마음이 아프다고요.”어찌된 일인지 우해민은 오늘 유달리 말주변이 뛰어났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말주변이 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압박감을 주지는 못했다.“우해민 씨, 기어코 저희 가문 일에 끼어드려는 겁니까?”김서진은 얼굴의 미소를 거두었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주 위험해 보였다.우해민은 살짝 몸을 떨었다.“당신들의 집안 싸움에는 관심없지만, 제 약혼자에 관한 일이라면 제가 직접 나서야겠는데요?”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온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느낄 때, 우해민은 확고하게 그의 곁에 서서 이렇게 그를 지켜주고 있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그는 살아갈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느꼈다.“아까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하셨죠?”김서진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정말 법적 절차를 밟고 싶으신 겁니까? 정식으로 법적 절차를 밟게 되면 삼촌이 직면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그는 김승엽을 쳐다보며 말했다.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김승엽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나를 꼭 궁지로 몰아가야만 속이 시원해?”“아무도 삼촌을 궁지로 몰지 않았어요. 길은 삼촌 스스로 선택한 거예요. 삼촌이 어떻게 가느냐에 달려 있어요.”오랫동안 우씨 가문에 있으면서 할 말은 다 한 김서진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저랑 같이 가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여기에서 평생 숨어 살 수는 없어요. 삼촌은 아직도 제 삼촌이에요. 만약 삼촌이 계속 제 삼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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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그는 앞으로의 나날을 상상할 수 없었다.김서진이 떠나기 전에 한 말을 김승엽은 확실히 이해했다. 삼촌으로 남고 싶냐던 그 말… 김씨 가문에 가서 직접 상의하라는 건가? 혹시, 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란 말인가? 김승엽은 믿기지 않았지만 한 번 실험해보고 싶었다. “본가에 좀 다녀올게.”김승엽은 우해민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한창 기쁨에 겨워 행복해하던 우해민은 그의 말에 두 눈을 부릅떴다.“미쳤어? 그들은 너를 집에서 쫓아냈다고. 심지어 어머니조차 너를 원하지 않는데 왜 돌아가려고 하는 거야?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려고 그래?”“아니.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그는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대체 뭘 확인하겠다는 거야? 어머니가 직접 당신을 낳은 게 맞는지 확인하려는 거야? 아니면 어머니가 당신을 배신하고 지금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맞는지 확인하려는 거야?”우해민은 뒤에서 김승엽을 꼭 껴안았다.“난 당신 이해해. 가족의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도 이해하고. 하지만, 이익 앞에서 가족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익을 위해서라면 친딸도 죽일 수 있고,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 바로 사람이야. 그러니까 가지마. 당신한텐 내가 있잖아. 나 하나만으로 부족해? 오직 나만이 영원히 당신 곁에 있을 거야. 나만이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그녀는 김승엽을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놓으려 하지 않았다.김승엽은 그녀의 압박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우해민의 손을 살며시 풀며 그녀를 달래주려고 했지만 헛수고였다.그는 어쩔 수 없이 우해민이 자신을 안고 있도록 내버려두었다. “나도 잘 알아.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나를 관심하고, 나한테 잘해준다는 거… 당신은 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잘 알아.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 둘만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왜 안 되는데?”우해민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언니가 죽으면 우리 부모님한테는 딸이 나 하나밖에 없어. 두 분도 그렇게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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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김승엽은 그녀와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그저 그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설득하기에는 더 이상 무리였다.그도 그럴것이 우해민의 성장환경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뒤틀려진 환경에서 자란 탓에 친구나 동창도 없었고 가족애와 우정마저 얻지 못했기 때문에 결핍이란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오랜 시간이 흘러, 김승엽을 만나 그에게서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맛 본 그녀는 김승엽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다.김승엽은 요 몇 년 동안 그녀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놓치면 안되는 존재였다. 마치 작은 배 위에 엎드려 떠내려가는 파도에 몸을 맡긴 사람처럼, 가진것도 없어 그저 배가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다가 누군가 필사적으로 배가 가라앉지 못하게, 파도에 쓸려가지 못하게 배를 꽉 잡았다. 김승엽이 그녀에게 그런 존재였다.하지만 이런 우해민의 집착에 김승엽은 숨이 콱콱 막혀왔다.——한편, 김씨 어르신은 병원에 입원했다. 연세가 연세인지라 계속해서 외부에서 오는 이러저러한 자극에 몸이 견디기 힘들어서 그런지 결국 입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녀는 다른 친지들의 방문도 사양한 채 전담 간호사를 제외하고 가문의 몇 몇 고용인들과 김지영의 간호하에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김서진은 일이 워낙 바쁜 탓에 병원에 가끔씩 들르기만 할 뿐이었다. 한소은은 임신 중이라 김씨 어르신이 일부러 외출을 자제하라고 했지만 그녀는 시간 날때마다 틈틈이 병원에 찾아와 김씨 어르신을 뵙곤 한다.오후, 따사롭게 내리쬐는 해볕에 김씨 어르신은 잠시 눈을 붙였다. 잠시 후,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누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어렴풋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김씨 어르신은 겨우 눈을 뜨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강한 햇빛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김씨 어르신은 체형만으로 누군지 대략 알 수 있었다.“승엽아.”김씨 어르신이 애절하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몇 초 동안 문 앞에 서 있다가 천천히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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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그의 말에 김씨 어르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김승엽의 말이 맞았다. 자신이 그 손을 놓아버린 것이였다. 하지만… 그 선택 말고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만약 처음부터 제때에 조직했다면, 그를 부추겨 싸우고, 빼앗으려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오늘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김씨 어르신은 후회했다. 애초에 김씨 가문을 김서진에게 넘겨줄 거라는 남편의 말을 들었더라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을까? 당시 김씨 어르신은 그녀의 남편 말을 따를 수 없어 반항하고 김승엽에게 싸움을 붙였었다. 만약 김승엽을 편애하고 총애하지 않았다면…하지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이건 그녀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벌이다.막 밖에서 돌아온 김지영은 두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 김승엽을 밀치면서 소리쳤다.“너 여긴 왜 왔어? 아직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난거야?”“내가 엄마를 괴롭혔다고? 말은 똑바로 해. 내가 아니라 엄마가 날 괴롭힌 거야. 그리고, 누나도 무슨 좋은 사람인 척 코스프레하고 있어? 애초에 DNA를 찾으라고 부추긴 거 누나 아니었어? 누나가 마음대로 우리의 DNA를 가지고 가서 조사한 거잖아. 누나가 아니었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도 않았어.”김승엽의 말에 김지영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못마땅해하며 입을 열었다.“난 너한테 서진이를 반드시 우리 가문에서 쫓아내라고 한 적 없어. 네가 멍청해서 자기 살 길도 알아보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한 거잖아. 다른 사람 탓할 거 없어.”“하하, 그래. 위험은 다 나한테 떠넘기고 누나랑 엄마는 하나같이 다 좋은 사람 코스프레를 하네?”김승엽은 고개를 들고 눈가에 눈물을 살짝 흘렸다.“승엽아…”김씨 어르신은 한껏 흥분했는지 심장 박동이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지영은 버럭 화를 냈다.“빨리 여기서 나가. 엄마가 너 때문에 화난 거 안 보여?”“…”김승엽은 가만히 서 있다가 김씨 어르신이 자신을 향해 손을 휘젓는 것을 보고 이를 꽉 악문 채 주먹을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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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한소은은 조금 전 그말이 조금도 힘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더 좋은 위로의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김서진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할머니가 많이 늙으셨네요.”그의 말에 한소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저한테 할머니는 항상 의기양양하고 당당하고 씩씩하고 저랑 맞서는 분이셨어요. 삼촌을 편애하고, 잔꾀를 부리고… 근데 이런 건 다 참을 수 있어요.”김서진은 마치 지난 일을 떠올리는 듯 추억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천천히 말했다.한소은은 그의 말을 그저 묵묵히 들어주었다. 모처럼 김서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마음은 없었다. “예전에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할아버지는 항상 할머니에겐 이런저런 결점이 많다고 하셨죠. 하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할머니의 마음과, 가문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라고 하셨어요. 이 말은 제가 확실히 기억했거든요. 그래서 할머니가 아무리 잔꾀를 부려도 전 우리 가문이 절대 흩어지지 않을 거란 걸 잘 알아요.”김서진은 한숨을 푹 쉬었다.김서진과 그의 할아버지는 평소 사이가 각별했다. 때문에 그의 할아버지가 김서진을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다. 김서진도 그런 할아버지의 뜻대로 항상 그의 말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김씨 어르신에게 포용을 베풀었었다.이런 생각을 하자, 그는 새삼스럽게 그가 그동안 왜 그렇게 김씨 어르신의 잔꾀를 너그럽게 포용했는지 이해가 갔다.김서진의 권력으로 그는 분명히 여러 일들을 복잡하게 할 필요 없이 바로 깔끔하게 처리하면 되었었다. 예를 들어 김승엽의 일도 원래 김씨 어르신이 가족 회의를 열지 못하게 하면 될 일인데 그는 김씨 어르신을 염려하여 사건의 진상을 폭로하지 않았다.하지만 사건의 발전 방향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할머니께서 이번에 많이 속상해하셨겠네요.”김승엽에 대한 편애가 워낙 깊었던 김씨 어르신이었던지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 김승엽의 출신을 발설했으니 가장 마음이 아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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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6화

“그들이 어떤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우씨 가문에 있는 우해영은 진짜 우해영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해요.”그는 우씨 가문에 다시 한 번 가본 후에 생각을 굳혔다.김서진은 우씨 가문에 두 번이나 찾아갔는데 한 번은 김승엽을 마지막으로 설득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한 번은 그의 마음속의 추측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그러니까 당신 말은 지금 우씨 가문에 있는 우해영이 지난번 우리가 호텔에서 만났던 그 사람이라는 거예요?”한소은의 말에 김서진은 피식 웃었다. 역시 그의 아내답게 똑똑했다.“어쩐지. 풍기는 분위기가 전이랑 너무 달라서 놀랐다니까요? 아무리 똑닮은 사람이라고 해도 허점은 분명히 있어요. 근데 왜 굳이 자신과 닮은 사람을 만들어낸 걸까요? 뭘 하고 싶은 걸까요, 대체?”한소은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과 닮은 사람을 만들어 낸 걸까? 만약 지금 우씨 가문에 있는 우해영이 가짜 우해영이라면 진짜 우해영은 또 어디로 간 것일까?“아니면 혹시 저희가 전부 잘못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사실 지금 우해영이 진짜고 전에 봤던 카리스마 있던 우해영은 오히려 가짜일 수도 있어요.”한소은은 눈살을 찌푸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진짜 우해영이 무술을 전혀 못 해 무술 실력이 뛰어난 보디가드를 찾아 그 보디가드가 자신이라고 소식을 흘려보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아니요.”김서진은 단호하게 부정했다.“만약 그렇다면 보디가드일 뿐인 사람이 각종 무학 서적에 집착하지 않있을 거예요. 만약 그저 보디가드 신분이라면, 어느 보디가드가 상사의 지시없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겠어요?”“그것도 맞는 말이예요.”김서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한소은은 이 일이 토론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럼 지금 이 가짜는 대체 누구고, 진짜 우해영은 어디로 갔단 말이예요?”“그건 잘 모르겠어요.”김서진은 고개를 저었다.“하지만 전 가짜가 진짜로 변할 수 없다고 믿어요. 곧 진짜 우해영이 자취를 드러낼 거예요.”우해영을 떠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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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김승엽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김씨 어르신이 생사를 넘나드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이런저런 생각에 술을 잔뜩 마시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돌아왔다.안으로 들어서자, 우해민은 자지않고 굳은 표정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해서 돌아온 것을 보고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왜 이제야 온 거야? 전화를 그렇게 많이 걸었는데 받지도 않고…”“못 들었어.”술집이 워낙 시끄럽고, 안에서 술만 마셨는지라 휴대폰을 꺼내 볼 틈이 없었다.“어디 갔었어? 설마 또 그 여자를 보러 간 거 아니야? 그녀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데, 당신은 무슨 볼 일이 있다고 자꾸 거길 가는 거야?”우해민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사실 그의 행적은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오늘 그가 병원에 갔다고 들었을 때, 그녀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이렇게 취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니 우해민은 말문이 막혔다. 김씨 가문이 가족 회의를 한 이후로 그녀는 사실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이전의 김승엽은 그녀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느낌이 들었었다. 비록 그를 좋아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분명했다.우해민은 부모님에게 홀대를 받고, 줄곧 그늘진 구석에서 혼자 살고 있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 비해 김승엽은 어머니의 품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근심 걱정 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우해민은 두 사람간의 격차가 없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귀한 신분인 줄 알았던 김승엽은 사실 출신도 불분명한,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줄곧 그를 총애하는 것처럼 보였던 어머니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버렸다.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였던 건 전부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제 김승엽도 오직 우해민뿐이고, 우해민도 오직 김승엽뿐이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가장 적합한 커플이다.하지만 우해민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김승엽의 마음이 여전히 흔들린다는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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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난…”한순간에 말이 막히더니 김승엽은 조용해졌다.“알아. 당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 다 알아. 힘들면 울어, 내 앞에서 참지 말고 뭐든지 다 해도 괜찮아.”우해민은 가볍게 그를 껴안았다. ——다음날 아침.김승엽이 일어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제법 큰 인기척이 들려왔다. 잠을 깬 김승엽이 베란다로 나가보니 고용인들이 급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다급히 옷을 걸치고 황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두세 명의 본채 고용인들이 소파와 탁자 등에 헝겊을 씌우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한 사람을 불러 세워 물었다.“뭐하는 거예요?”“아가씨가 분부하신 건데, 여기는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물건을 모두 정리하라고 하셨어요.”“오랫동안…”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왔다. 하지만 어렴풋이 어제 우해민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내일 떠나자고 했는데 괜히 해본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던 것이다.“그 사람은 지금 어디있어요?”김승엽은 무의식적으로 묻더니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지하실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아니나 다를까, 그 어두운 지하실 문은 정말 열려 있었다. 그가 채 들어가기도 전에 안에서 우해민의 목소리가 들렸다.“언니, 나는 언니를 이렇게 빨리 놓아줄 생각은 없었어. 언니는 아직 내 고통을 제대로 맛보지도 못했거든… 하지만 나한테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언니를 배웅하러 온 거야.”그녀의 섬뜩한 말이 들려왔다.“…”김승엽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늦추었다. 잠시 후, 우해영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도 들려왔다.“하하, 너 정말 참을성이 없는 아이구나.”“난 당연히 언니보다 인내심이 없지. 언니처럼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난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해. 밖은 너무 위험하거든. 어쨌든 언니를 노리고 있는 원수는 너무나 많으니까, 안 그래?”이 점은 우해민이 김승엽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의 또다른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그녀가 이렇게 급히 돌아가려고 하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김승엽이 결국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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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인기척에 우해민이 고개를 돌리자 가만히 서 있는 김승엽을 발견했다.“깼어?”그는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좋아, 당신도 와서 언니의 마지막 길을 봐.”우해영은 잠시 숨을 헐떡이다가, 고개를 들고 쓴 웃음을 지으며 조롱하듯 우해민을 바라보았다.그 웃음은 우해민을 불쾌하게 만들었다.“왜 웃어?”“이 바보같은 게.”우해영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넌 저 사람이 진심으로 너를 좋아하는 줄 알아?”“물론이지.”우해민은 자신 있게 말했다.그녀는 이미 그에게 여러 번 반복해서 물었고, 그는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했었다. 우해민은 김승엽이 틀림없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다.“웃겨 죽겠네. 너 거울도 제대로 안 봐?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를 사랑해 줄 점은 단 한개도 없어. 나를 닮은 얼굴 빼고는 자랑할 만한게 아무것도 없잖아.”우해영은 한껏 비아냥거렸다. 그녀는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우해민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넌 공부도 못하고 무술도 못하고, 그저 나를 대신해서 몇 가지 간단한 일을 완성했을 뿐인데, 정말 나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그야 당연하지.”우해영의 조롱에 우해민은 화가 단단히 났다.“언니가 죽기만 하면 우씨 가문의 모든 것은 다 내꺼야. 그러니까 당연히 언니를 대신할 수 있고 말고.”“순진하긴.”우해영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크게 숨을 헐떡이는 것을 보니, 확실히 몸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내가 오늘 이 자리에 앉게 된 게 단지 내가 우씨 가문의 자제여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 이건 전부 내가 노력해서 만든거야. 네가 내 무술 실력이 퇴화했다고 대외에 말할 거라고? 그게 뭘 의미하는 지 알아? 바로 우리 우씨 가문이 몰락했다는 뜻이야. 수백 년 동안 우리 가문이 왜 점점 더 몰락하는지 알아? 바로 우리 윗세대, 윗윗세대 조상님들의 무력이 남보다 못하기 때문이야. 이제 네가 내 무공이 없어졌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널 가만히 내버려둘 줄 알았어? 천만에, 남들은 더 힘껏 우리 가문을 짓밟으려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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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우해민은 계획이 있었다.그녀는 우해영에게 천성적으로 두려움이 있었다. 어쨌든 어릴 때부터 그녀의 그늘에서 살았기 때문에 만성 독극물을 조금 넣어서 그녀의 몸을 망가뜨리는 것은 괜찮지만, 직접 그녀를 죽이는 건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리고 그녀는 김승엽이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했다. 때문에 만약 자신이 김승엽의 약점을 잡고 있다면 그는 영원히 자신을 떠나지 못할 거라고 우해민은 확신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김승엽은 잠시 주저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못할 것 같았다.“왜? 못하겠어?”우해민은 일부러 화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아니라 우리 언니를 사랑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차마 언니한테 손을 대지 못하는 거지? 맞지?”“아니. 무슨 소리야?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 당연히 너지. 근데...”약은 따뜻하지만, 왠지 너무 뜨겁게만 느껴졌다. 너무 뜨거워서 그는 당장이라도 버리고 싶었다.머뭇거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우해민은 다시 부드럽게 그를 설득했다.“알아. 당신 마음. 하지만 나도 일정을 이미 다 준비해놨어. 언니만 해결하면 우린 이제 아무런 걱정이 없어. 우린 곧 비행기를 타고 본가로 돌아갈 거야. 우리 집은 넓고 엄청 예뻐. 당신도 틀림없이 좋아할 거야. 돌아가면 바로 결혼식부터 올리고 앞으로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거야.”이건 그녀가 전부터 계획한 아름다운 미래였다. 그녀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하지만 이런 미래는 김승엽이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당장 눈 앞에 있는 난제가 그의 애간장을 태웠다.“지금 언니 꼴을 봐. 버티는 것도 고통이야. 당신이 언니의 고통을 끝내주는 건 언니를 돕는 일이야.”우해민은 김승엽을 조용히 구슬렸다. 그녀는 김승엽의 안색을 살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잘 생각해 봐. 언니가 전에 당신한테 어떻게 대했어? 당신을 때리기도 하고 언제 당신을 사람으로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해 봐. 심지어 당신을 이용하기까지 했어.”그녀는 일부러 지난 일을 하나하나 들먹이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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