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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김승엽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김씨 어르신이 생사를 넘나드는 장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이런저런 생각에 술을 잔뜩 마시고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돌아왔다.

안으로 들어서자, 우해민은 자지않고 굳은 표정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해서 돌아온 것을 보고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

“왜 이제야 온 거야? 전화를 그렇게 많이 걸었는데 받지도 않고…”

“못 들었어.”

술집이 워낙 시끄럽고, 안에서 술만 마셨는지라 휴대폰을 꺼내 볼 틈이 없었다.

“어디 갔었어? 설마 또 그 여자를 보러 간 거 아니야? 그녀는 당신을 원하지 않는데, 당신은 무슨 볼 일이 있다고 자꾸 거길 가는 거야?”

우해민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사실 그의 행적은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오늘 그가 병원에 갔다고 들었을 때, 그녀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이렇게 취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오니 우해민은 말문이 막혔다.

김씨 가문이 가족 회의를 한 이후로 그녀는 사실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이전의 김승엽은 그녀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느낌이 들었었다. 비록 그를 좋아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차이가 분명했다.

우해민은 부모님에게 홀대를 받고, 줄곧 그늘진 구석에서 혼자 살고 있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런 그녀에 비해 김승엽은 어머니의 품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근심 걱정 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우해민은 두 사람간의 격차가 없어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고귀한 신분인 줄 알았던 김승엽은 사실 출신도 불분명한,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줄곧 그를 총애하는 것처럼 보였던 어머니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를 버렸다. 사랑을 받는 것처럼 보였던 건 전부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제 김승엽도 오직 우해민뿐이고, 우해민도 오직 김승엽뿐이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가장 적합한 커플이다.

하지만 우해민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김승엽의 마음이 여전히 흔들린다는 것을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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