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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난…”

한순간에 말이 막히더니 김승엽은 조용해졌다.

“알아. 당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 다 알아. 힘들면 울어, 내 앞에서 참지 말고 뭐든지 다 해도 괜찮아.”

우해민은 가볍게 그를 껴안았다.

——

다음날 아침.

김승엽이 일어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제법 큰 인기척이 들려왔다. 잠을 깬 김승엽이 베란다로 나가보니 고용인들이 급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다급히 옷을 걸치고 황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두세 명의 본채 고용인들이 소파와 탁자 등에 헝겊을 씌우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한 사람을 불러 세워 물었다.

“뭐하는 거예요?”

“아가씨가 분부하신 건데, 여기는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을 거니까 물건을 모두 정리하라고 하셨어요.”

“오랫동안…”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왔다. 하지만 어렴풋이 어제 우해민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내일 떠나자고 했는데 괜히 해본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있어요?”

김승엽은 무의식적으로 묻더니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지하실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 어두운 지하실 문은 정말 열려 있었다. 그가 채 들어가기도 전에 안에서 우해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언니, 나는 언니를 이렇게 빨리 놓아줄 생각은 없었어. 언니는 아직 내 고통을 제대로 맛보지도 못했거든… 하지만 나한테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언니를 배웅하러 온 거야.”

그녀의 섬뜩한 말이 들려왔다.

“…”

김승엽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늦추었다.

잠시 후, 우해영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도 들려왔다.

“하하, 너 정말 참을성이 없는 아이구나.”

“난 당연히 언니보다 인내심이 없지. 언니처럼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서 말이야. 난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해. 밖은 너무 위험하거든. 어쨌든 언니를 노리고 있는 원수는 너무나 많으니까, 안 그래?”

이 점은 우해민이 김승엽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의 또다른 걱정거리이기도 했다.

그녀가 이렇게 급히 돌아가려고 하는 이유는 한편으로는 김승엽이 결국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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