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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요즘 입맛도 별로 없던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김서진이 말했다.

“아니면 병원에 가지 마요. 병원에는 고모도 계속 있고 고용인들도 있으니까 충분해요. 이틀 후면 할머니도 퇴원하실 수 있어요.”

“할머니 몸으로 퇴원해도 될까요?”

“의사가 괜찮다고 했어요. 병이 생긴 게 아니라 그냥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예요.”

그날 이후, 김서진은 김씨 어르신의 건강을 언급해도 기분이 그렇게 충동적이지 않았다. 그가 감당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감정에 지배당할 수 없었다.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틀 동안은 가지 않을게요. 할머니께서 집에 돌아오시면 그때 보러 가요.”

몸이 피곤했는지 한소은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상의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뭔데요?”

김서진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 결혼식을 좀 연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요? 혹시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요?”

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한 손으로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이미 눈에 띄게 부풀어올라 임신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아니요. 그냥 최근에 너무 많은 일이 있었고, 할머니 건강도 별로 좋지 않잖아요. 게다가 지금... 웨딩드레스가 안 들어갈 것 같아서 좀 수정해야 해요.”

한소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최근에 오빠랑 통화했는데, 요즘 유럽 쪽이 워낙 바빠서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라리 결혼식을 미루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시다시피, 전 형식에 그리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잖아요. 차라리 아이가 태어난 후에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한소은은 결혼식을 올리든 올리지 않든 상관이 없었다. 그저 애초에 김서진의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결혼식을 올리는 것에 동의했을 뿐이다.

하지만 요즘, 곧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는데 김씨 어르신의 몸도 안 좋고 가문도 조금 안정되었다고는 해도 사람들 기분이 싱숭생숭한 것 같았다. 하긴, 그렇게 큰 일을 겪었는데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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