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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당신은 지금 내 말을 얼버무리고 있어.”

김승엽의 마음이 지금 자기에게 있지 않다는 걸 느낀 우해민은 실망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그럴 리가! 지금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잖아. 우리 둘 다 죽게 생겼어! 죽는 게 뭔지 알기나 해? 죽으면 모든 게 다 없어진단 말이야! 네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노력했는데, 인제 와서 순순히 죽어준다고? 우리 둘 다 죽으면 안 돼!”

김승엽은 짜증 섞인 말투로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죽는 게 그렇게 두려워?”

우해민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러자 김승엽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두렵지! 당연한 거 아니야? 난 죽고 싶지 않다고. 난 살고 싶어, 아직 이 세상을 다 누려보지 못했단 말이야! 잘살고 있었는데 내가 왜 죽어야 해?”

그의 말에 우해민은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그녀의 말투가 조금 이상했지만, 김승엽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배가 너무 고파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몸도 피곤했고 물을 마시지 못해 목도 아파졌다.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눈을 꼭 감으며 체력을 조금이나마 아끼려 했다.

괴로움 속에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다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

————

오전 10시, 한소은은 약속대로 제시간에 우씨 가문의 집 앞에 도착했다.

김서진은 그녀를 혼자 보내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 결국 따라나섰다. 다만, 차를 대문 밖에 세워두고 따라 들어가지 않았다. 김서진은 한소은의 귀에 미니 이어폰을 끼워 주며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신호를 보내면 당신이 사람들을 데리고 들어올 거고, 무슨 일이 있어도 무리하지 않고 절대로 그 여자와 정면충돌하지 않으며 결정짓지 못할 일이라면 돌아가서 상의해 보고 결정한다고 말해야 하는 거 잘 기억했어요!”

김서진은 어제부터 이 말들을 계속 반복했다. 하도 여러 번 말했기 때문에 한소은이 다 외울 지경이였다.

그녀의 말에 김서진은 말문이 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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