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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우해민은 고개를 저으며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중독된 게 아니라면 내가 언니 뺨을 때렸을 때 왜 저항하지 않았겠어? 언니 성격에 어떻게 참고 있을 수 있겠냐고. 중독된 건 확실한데 그냥 연기하고 있는 거야. 확실해.”

“하지만 아까도…”

침대 머리맡에 부서진 나무쪼각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를 부러뜨릴 만한 힘이 있는데 어떻게 독에 중독된 것이란 말인가?

“연기한거지. 전에 나를 속여 같이 협력하자고 하고서는 혼자 몰라 비책을 찾으러 갔던 사람이야. 그만큼 신중한 사람이라고. 그런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독살하려는 걸 못 알아챘겠어? 분명 짐작했을 거야. 그녀에게도 무슨 다른 생각이 있겠지.”

“그게 뭔데?”

우해민이 되물었다.

“그건…”

그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진작에 알았다면 상황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김승엽은 우해영의 속셈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원래 자신이 바둑기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남의 손에 쥐어진 바둑돌에 불과했다.

“아니, 인정 못 해. 난 지지 않았어, 난 지지 않았어...”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겼다. 김승엽은 지금 우해민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그녀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았다.

‘결국… 완전히 망해버렸네.’

——

한 가지, 우해민 예측이 맞은 건 바로 우해영이 독에 중독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말이다.

지하실에서 나온 후, 그녀는 몇 발자국도 채 걷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한 손으로 벽을 짚고 우뚝 멈추섰다.

잠시 후, 데일이 문을 잠그고 따라왔을 때,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우해영을 보고 어리둥절해했다.

“아가씨?”

데일의 목소리에 우해영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몸을 움찔거리더니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혈색이 매우 어두운 것이 확실히 독에 중독 된 것 같았다.

“아가씨.”

“쉿. 소리 지르지 마.”

우해영은 목소리를 낮추었다.

“당황할 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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