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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그래, 내 집을 내가 불태우는데 뭐가 문제야?”

김승엽도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지금도 그 부동산들은 내 명의로 되어 있어. 너희가 아무리 몰수하려고 해도 정상적인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해.”

버럭 화를 내는 모습에 김서진은 가볍게 웃었다.

“자기가 자기 명의로 된 집에 불을 질렀다고 해도 고의 방화는 불법인 거 아시죠?”

“무슨 증거로 그가 고의로 불을 질렀는지 증명할 수 있죠? 집에 우연히 불이 나는 바람에 그의 재산마저 몽땅 불타버려서 이 사람도 지금 마음이 아프다고요.”

어찌된 일인지 우해민은 오늘 유달리 말주변이 뛰어났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말주변이 좋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압박감을 주지는 못했다.

“우해민 씨, 기어코 저희 가문 일에 끼어드려는 겁니까?”

김서진은 얼굴의 미소를 거두었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주 위험해 보였다.

우해민은 살짝 몸을 떨었다.

“당신들의 집안 싸움에는 관심없지만, 제 약혼자에 관한 일이라면 제가 직접 나서야겠는데요?”

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온 세상이 자신을 버렸다고 느낄 때, 우해민은 확고하게 그의 곁에 서서 이렇게 그를 지켜주고 있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그는 살아갈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느꼈다.

“아까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하셨죠?”

김서진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정말 법적 절차를 밟고 싶으신 겁니까? 정식으로 법적 절차를 밟게 되면 삼촌이 직면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

그는 김승엽을 쳐다보며 말했다.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김승엽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나를 꼭 궁지로 몰아가야만 속이 시원해?”

“아무도 삼촌을 궁지로 몰지 않았어요. 길은 삼촌 스스로 선택한 거예요. 삼촌이 어떻게 가느냐에 달려 있어요.”

오랫동안 우씨 가문에 있으면서 할 말은 다 한 김서진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

“저랑 같이 가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여기에서 평생 숨어 살 수는 없어요. 삼촌은 아직도 제 삼촌이에요. 만약 삼촌이 계속 제 삼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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