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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작가: 금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난 언니를 너무 잘 알아. 승엽 씨의 다리를 자르고도 다른 조건을 더 걸 거잖아. 언니는 우리에게 자유를 줄 생각이 조금도 없던 거야. 난 떠나지 않을게. 날 죽여줘!”

우해민은 한껏 의로운 모습으로 우해영에게 말했다.

우해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김승엽만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자기의 태도를 표명할 뜻도 없었다.

“두 사람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서로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기회를 주겠다는데 다리 하나 아쉬운 거야?”

우해영은 비웃으며 한 글자 한 글자 김승엽을 향해 말했다.

“작은아버지.”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김승엽을 불렀다.

“우해민 씨가 이렇게 많은 걸 포기한다는데 작은아버지는…… 할 말이 없는 건가요?”

“무슨 말을 하라는 거야?”

김승엽이 고개를 들어 한소은을 바라보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말을 내뱉었다. 그의 말투에는 조금의 분노가 섞여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했으면 좋겠어? 내 다리를 자르라고? 미안한데, 난 싫어!”

“너희들은 이 전쟁에서 승리한 사람이잖아. 높은 곳에서 쥐새끼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나를 가지고 놀고 있었잖아. 난 이제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내 다리까지 빼앗아 가겠다고? 누구 마음대로? 다리가 없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라고? 김씨 가문이 날 먹여 살려 준대? 평생 먹여 살려 줄 거냐고? 해민 씨는 어떻고?”

김승엽을 우해민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이어서 말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받아주지 않을 거잖아! 당신들은 그저 사람을 가지고 놀 줄만 알지!”

“난 그저 살아가고 싶을 뿐이야.”

김승엽은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이게…….”

우해영이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내 마지막 조건이라고 장담하지. 해민이의 두 손과 당신의 다리 한쪽만 내놓는다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있어. 앞으로 다시는 너희를 찾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심지어 여기를 떠날 돈도 준비해 줄게. 어디에 가서 뭘 하든 다 나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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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민아!” 우해영은 깜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그녀를 막으려 했다. 옆에 있던 한소은도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조금 늦어졌다. 아무도 우해민이 자결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우해영이 우해민에게로 몸을 날리자, 데일은 우해민이 자기의 주인에게 해를 가할까 봐 몸으로 우해영을 막아 나섰다. 뾰족한 칼끝이 살을 뚫고 들어오자, 우해민은 고통으로 인해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윽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한껏 찡그렸던 미간을 피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러고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해민아!” 우해영은 빠르게 그녀 앞으로 달려가 그녀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우해영도 버틸 힘이 없어 두 사람 모두 쓰러져 내렸다. 마침 데일이 달여와 두 사람을 지탱했다. “해민아! 이 계집애야! 미친 거야? 이딴 남자 때문에 죽으려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우해영은 있는 힘껏 소리쳤다. 놀라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우해민은 어느 때보다 더 활짝 웃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칼을 부여잡고 피범벅이 된 다른 한 손을 들어 보였다. “기분 정말 좋아. 이제 난 드디어 자유야. 더 이상 언니의 그림자가 아니란 말이야.” “승엽 씨…….” 우해민은 고개를 돌려 김승엽을 바라보았다. 미약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돼. 사실 난 당신이 날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난…… 난 당신을 좋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내가 당신을 좋아한 거면 됐어. 당신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아!” “됐어! 그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해!” 우해영이 그녀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의사 불러. 빨리 의사 부르란 말이야!” 그러자 우해민이 손을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필요 없어.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둬!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언니, 나 너무 힘들어…….” 우해민의 시선이 서서히 우해영에게로 가며 점점 작아지는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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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3화

    김승엽이 잠시 멈칫했다. 한소은은 그가 대답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우해영을 따라갔다. 데일이 운전하고 우해영은 뒤의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 듯 가늘어진 우해민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아직 미약하게나마 숨이 붙어있었지만, 당장이라도 끊어질 거 같아 보였다. “나쁜 계집애. 죽으면 안 돼! 내가 죽으라고 하지 않은 이상, 넌 죽으면 안 된단 말이야! 들었어?!” 우해영이 작은 목소리로 독한 말을 입에 담았다. “만약 네가 죽는다면 편히 죽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들었어? 죽지 마!” 하지만 이번을 우해민은 순종적이든 반항적이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데일은 말없이 침착하게 운전했다. 백미러를 확인하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침착하고 태연하며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울지 않고 아프다 소리 지르지 않던 큰 아가씨가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다니. 우해영의 눈물이 우해민의 얼굴에 뚝뚝 떨어졌다. 한소은이 우씨 가문에서 나왔을 때 김서진이 급하게 앞으로 다가가 한소은을 맞이했다. 그녀가 나오기 전에 우해영과 데일이 먼저 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우해영의 차가 방금 밖으로 나가던데. 무슨 일인데 당신 혼자 두고 급히 나가는 거예요?” 한소은이 한발 늦게 나왔다면 김서진이 우씨 가문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 다행히 우해영의 차가 나가자마자 한소은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가 다치지 않았는지 자세히 살펴 보고여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해민이 자살했어요.” 한소은이 김서진을 바라보며 멍한 얼굴로 말했다. 사실 한소은을 우해민이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두 눈으로 한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는 모습을 보았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해민은 아마 살지 못할 것이다. “누가 자살을 했다고요?” 김서진은 멍해져서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도 빨리 병원으로 가요.”———— 한소은과 김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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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4화

    우해영이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 그녀가 눈을 뜨고 처음으로 본 광경은 온통 흰색인 병실이었다. 손에는 링거를 맞고 있었고 고개를 돌리니 한소은이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느릿느릿하게 오렌지를 까고 있었다. 오렌지의 향기는 금세 병실 속에 퍼졌다. 한소은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으며 우해영에게 말했다. “깼어요?”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우해영이 한껏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혼자 두고 갈 순 없으니까요.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여기서 당신이 깨어날 때까지 지키고 있었어요.” 한소은이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어서 했다. “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그녀의 말에 우해영이 멈칫하다 위해 국민이 죽었다는 일이 생각났다. 한참 멍하니 있다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슬퍼하다니? 내가 왜 슬퍼야 하는데요? 어려서부터 언젠가는 동생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내가 살면 그 애가 죽어야 하고 그 애가 살면 내가 죽어야 해요. 이젠 정말 저주대로 되었으니, 앞으로…… 더는 전전긍긍하며 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더 좋은걸요.” 말로는 이렇게 했지만, 그녀의 얼굴에 비친 슬픔은 감춰지지 않았다. 한소은이 잠시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 “사실 그건 저주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요? 다만 사람들이 그런 허무한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인간성과 이익 때문에 저주가 현실이 된 거죠.” “?” 우해영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모두 저주를 신경 쓰지 않았다면 당신과 당신 동생은 보통 가정의 자매처럼 행복하게 자랐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저주는 스스로 없어지게 되는 거죠. 아무도 죽지 않고 다 살면 더 행복한 게 아닌가요?” 한소은은 이 두 자매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함께했고 나중에는 죽기 살기로 싸웠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정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우해민은 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 배웠다. 그러니 우해영도 동생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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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5화

    김씨 가문의 고택은 100년이란 세월을 거친 오래된 고택이다. 언뜻 보기에는 예전과 다름이 없었지만, 또 조금 낡아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김승엽은 노부인의 방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며칠 사이에 홀쭉해진 건 둘째 치고 양쪽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물들기까지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노부인은 마음이 복잡했다. 눈을 감고 말을 하지 않았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머니, 죄송해요! 마지막으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게 허락해 줘요! 내가 …… 잘못했어요.” 김승엽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잘 생각해 보았는데 이 일은 네 탓이 아니야. 내가, 전부 내가 잘못 가르친 탓에 네가 지금 이렇게 자란 거야.” 눈은 꼭 감고 있었지만, 눈물을 머금었는지 노부인의 목소리에 콧소리가 가득했다. “만약 나보고 너의 이름을 김씨 가문의 족보에 다시 올려달라고 청할 거면 입을 열지도 마라. 앞으로 김씨 가문에 관한 일은 난 일제히 손대지 않고 모두 서진이가 결정짓기로 했다.” 김승엽은 고개를 푹 숙이고 두 손을 바닥에 짚으며 절을 했다. “오늘 온건 어머니에게 사죄하기 위해서예요.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그 무엇도 사지려 하지 않을게요. 다만 어머니의 곁에서 절 키워주신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허락해 주세요.” 그의 말을 듣고 노부인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게 정말이냐?” “내 이름으로 된 부동산과 산업들 모두 김씨 가문에 반환한다고 사인했어요. 원래부터 내 것이 아닌 물건인데 내가 가지는 건 도리에 맞지 않아요. 고아였던 나를 지금까지 키워준 어머니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원한을 품어서는 안 됐어요. 나로 인해 해민 씨가 목숨까지 바쳤는데 난…… 너무 많은 사람에게 빚지고 있어요. 내가 죽일 놈이에요!” 김승엽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대성통곡했다. “해민? 그게 누구냐?” 노부인은 아직 해만의 존재를 모르니 어리둥절했다. “내가…… 이번 생에 갚지 못할 빚을 진 여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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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6화

    한소은의 말에 오이연이 김준을 안으며 말했다. “저번에도 누가 이런 말을 했던 거 같은데? 결국은 어떻게 되었어? 혼자 집에 두기 싫어서 다시 데려온 거잖아? 우리 준비가 얼마나 말 잘 듣는 아이인데. 아참, 김서진 씨가 직접 가르친다더니 어디 간 거야?” “말도마. 저번에 회사로 데려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분쇄기에 기어들어 가 서진 씨가 깜짝 놀랐어. 그 후론 다신 회사에 데려가지 않았고. 조금 더 크면 그때 가서.” 한소은이 말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김서진과 한소은 부부는 아이가 조금 천천히 세상을 둘러보며 인생을 즐기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들처럼 쫓기는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멈추지 못하고 한시도 쉬지 않고 여기저기 소란을 피웠다. 어쩌면 이름을 잘못 지었는지도 모르겠다. 작업실의 물건들을 정리하고 오이연은 밖을 한번 바라보았다.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이 보이자, 한소은에게 말했다. “난 이만 갈게. 오늘 김서진 씨가 많이 늦네. 24시간 언니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달려오던 사람인데 오늘은 왜 아직 안 왔대?” 한소은이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일이 있어서 조금 늦는대. 먼저가.” “언니 혼자서 괜찮겠어?” 오이연은 그녀의 손에 안긴 말썽꾸러기 아이를 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지, 그럼!” 한소은은 OK 손짓을 하며 대답했다. “오늘 너희 결혼기념일인 거 알아. 나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오이연을 보내고 품에 안겨 있던 아이를 정원의 그네에 올려놓았다. 이제 방금 가을이 되어서 시원한 바람과 정원의 꽃향기가 풍겨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김서진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들어왔다. “아빠, 아빠…….” 김준이 두 팔을 벌리며 아장아장 김서진에게로 걸어갔다. 배시시 웃는 모습은 심장마저 녹일 지경이였다. 김서진은 단번에 김준을 안아 들고 높이 올렸다. 그러자 김준은 기분이 좋은지 깔깔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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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7화

    집에 도착하니 문 앞에 검은색의 차가 세워져 있는 걸 발견했다. 손님이 벌써 도착한 모양이다. “임상언씨, 시간 딱 맞춰서 오셨네요.” 한소은이 차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김서진은 차에서 아들을 안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한소은을 부축했다. “바라는 게 있으니, 그쪽에서 굽신거릴 수밖에.” “그렇게 말하지 마요. 비즈니스는 서로에게 이들이 되는 일이잖아요.” 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반년, 임상언은 확실히 그들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원래 해외에서 활동했었는데 점차 국내로 전이하는 것 같았다. 아직 많은 사업이 해외에 있지만, 주요 사업은 여전히 국내에 있었다. 다만, 임상언은 해외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비교적 길었다. 김서진의 그가 점차 사업을 국내로 전이하려 한다고 의심했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조금의 움직임도 없다는 걸 발견했다. 그저 한소은의 작업실과 많은 주문을 했고 장기적이고도 안정적인 합작 서류를 체결하고 나서야 점차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았다. 게다가 김준이 태어나서부터 임상언의 아들인 임환과 인연이 있는지 두 아이가 서로의 친고가 되어 주며 항상 재미있게 잘 놀았다. 그 덕분에 두 집안은 사이가 많이 친밀해졌다. 김서진의 서신이 한소은의 불러오는 배에 고정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게 아닌 거 잘 알잖아요.” 한소은은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손을 들어 배를 살살 어루만지며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서진의 뒤에서 임상언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아이가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딸바보의 면모를 보이다니, 너무 이른 거 아니에요?” “당신도 아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거 잘 알고 있네요. 근데 벌써 눈독을 들이다니!” 김서진은 몸을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 두 사람이 이렇게 투덕거리는 이유는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사돈을 맺자는 임상언의 말 때 문 이었다. 그 당시, 김서진은 두 집안의 자식이 모두 아들이니 임상언이 취해서 막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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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1218화

    원래 담담한 표정을 짓던 김서진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를 냈다. “기회는 무슨!” “…….” 임상언과 한소은 모두 어이가 없었다. 한소은은 한 손으로 배를 살짝 어루만지며 생각했다. 만약 이번에 정말 딸이 태어난다면 김서진은 아마 딸을 공주처럼 키울 것이다. 김준이 태어나기 전에 김서진은 딸이 태어나면 좋겠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간호사가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리를 듣고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고 말했었다. 다행히 첫아이였고 김준의 귀엽고 활기찬 모습에 김서진은 점점 더 인자한 아버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금 한소은이 쌍둥이를 임신하게 되었으니, 김서진은 이제 하늘이 자기에게 예쁜 딸을 주시는 거라고 매일매일 설레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딸이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임상언 이 자식이 자기의 딸을 며느리로 삼겠다고 말하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사돈을 맺자는 말이 있고부터 김서진은 임상언이 사돈의 사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다. “그만 해요. 유치하게 이게 뭐예요.” 한소은이 나서서 두 사람을 말렸다. 그녀는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다음 시즌 주문량이 또 늘었던데 정말 이렇게 많이 필요한 거 맞아요?” “제시간에 물량을 맞추기 어려운가요?” 임상언이 한소은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물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다만 이렇게 많이 주문해서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인 거지.” 최근 유럽 쪽의 금융추세를 보면 다른 회사의 주문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임상언은 주문량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배로 증가하고 있었다. 주문량이 많아진 것은 한소은에게는 좋은 일이다. 주문이 증가하고 계약에 문제가 없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 마다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임상언이 정말 그 많은 물량을 다 판매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팔리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설마 내가 팔리지 않았다고 돈 떼먹지 않을 테니까. 돈 많이 벌어서 아들 장가갈 때 보태야죠.” 임상언이 장난삼아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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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2화

    소은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어요.”“무슨 일이에요?” 임남을 달래던 임상언이 무심히 되물었다.“로사 왕자는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날 Y국으로 송환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왜 그동안 로사 왕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걸까요?” 소은의 말에 임상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겠죠. 신호가 나쁘거나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로사 왕자가 저희 연락을 거부하고 있을 수도...”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말은 없었지만, 둘 다 이미 답을 얻은 듯했다. 로사 왕자가 그토록 연락을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건가?...3일 후. 소은은 마지막 침을 놓고 손을 거두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여왕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시술로 폐하의 다리에 감각이 돌아오실 겁니다. 하지만 일어서는 건 천천히 시도하셔야 합니다. 너무 서두르시면 안 돼요.”소은은 말을 마치고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무엇 때문에 웃는 거지?” 여왕은 여전히 자신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물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약간의 감각이 돌아왔음을 느낀 터라, 소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사실 R10 실험을 고집하신다면 결국 폐하께서는 이 몸을 떠나게 되실 텐데, 제가 이 몸에 애쓰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여왕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한 거지?”“어쩌면, 폐하께서 마음을 바꾸실 지도 모르니까요.” 소은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어쩌면 자신의 몸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우리 모두 이 세상에 올 때 두 손은 비어있지만, 이 몸만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것이죠. 몸마저 버리신다면, 그 영혼은 여전히 진짜 자신일 수 있을까요?”“그렇구나.” 여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1화

    소은은 조용히 몸을 일으키며 여왕을 쳐다보았다. “물론이죠.” 소은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 대답에는 원망이나 비난의 기색은 전혀 없었다.“그렇다면... 조금 아쉽네.” 여왕은 생각에 잠긴 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균형을 맞추려 하죠. R10이 폐하께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면, 저는 그것을 막을 수 없어요. 다만, 그때가 되어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테니 부디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소은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 밖으로 나갔다.릭은 여전히 문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녀와 여왕의 대화가 거의 다 들렸던 듯, 둘의 시선이 잠시 교차했다. 소은이 그를 지나쳐 나가자, 릭은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여왕 폐하.” 릭은 여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녀의 다리에 꽂힌 은침을 보자 릭의 눈빛이 굳어졌다. “이건...”“괜찮아. 곧 소은이가 와서 침을 빼줄 거야.” 여왕은 무심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릭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너무 방심하시는 것 아닙니까? 만약 한소은이 폐하께...”“그럴 리 없다.” 여왕은 단호히 그의 말을 잘랐다.릭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그 여자를 믿으시는 겁니까?”여왕은 대답 대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녀도 릭의 질문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소은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오랜 세월 누구도 쉽게 믿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녀는 소은을 의심하지 않았다. 심지어 은침에 독이 묻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제가 가서 잡아오도록 하죠.”여왕이 생각에 잠기자 릭은 바로 뒤돌아섰다.“거기 서!”여왕은 결연히 말했다. “난 믿어.”릭은 한참을 침묵하며 여왕의 결정을 받아들였다....임상언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아들을 구하려는 결심을 굳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50화

    소은은 허리춤에서 허리띠처럼 생긴 물건을 꺼내더니 조심스럽게 풀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가느다란 은침을 꺼냈다.“이건...” 여왕은 깜짝 놀라며 소은을 쳐다봤다. 소은이가 은침을 항상 가지고 다닐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말해봐, 네 요구가 뭐지?” 여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 거절하면 그만이다. 여왕은 절대 소은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소은은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여기서 나올 수 있었던 건 로사 왕자님 덕분입니다. 그러니, 왕자님을 책망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그게 다야?” 여왕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소은이 여기까지 와서 자신과 조건을 따지는데, 결국 요구한 게 단지 로사를 처벌하지 말라는 거라니.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로사는 내 아들이다. 내가 정말 내 아들에게 손을 댈 리는 없지. 괜히 기회를 헛되게 쓴 건 아닌가?”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전 폐하께서 정말 로사 왕자님께 처벌을 내리시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왕자 폐하께서 저를 구해준 건 사실이기에 저도 왕자 폐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소은은 조용히 말했다. “게다가 지금 왕자 폐하를 감금하시고 자유를 제한하고 계시지 않나요?”여왕은 의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야. 난 단지 로사를 Y국으로 돌려보냈을 뿐이야.”“로사가 여기서 내 일을 여러모로 방해하긴 했지만, 우리 모자 사이가 더 악화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로사가 필요하니 Y국으로 돌려보낸 것뿐이다.” 여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데 왜 왕자 폐하의 전화가 연결되지 않죠?” 소은은 잠시 멈칫했다. 단지 귀국했다면 국제전화를 받을 수 있을 텐데, 연락이 닿지 않았기에 여왕이 로사를 가둬놓았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여왕은 깊은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날 내가 화가 났던 건 사실이지만, 곧바로 Y국으로 돌아가도록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9화

    “삼일이면 됩니다.” 소은은 여왕을 쳐다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삼일? 고작 삼일?” 여왕의 눈에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서렸다. 그녀는 적어도 몇 달, 아니 최소한 몇 년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러나 고작 삼일이라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못 한 시간이었다.삼일쯤이야. 십 수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삼일쯤 더 기다린다고 달라질 게 뭐 있겠는가?“삼일 안에 정말 나아질 수 있는 건가? 내가 정말 다시 일어서서 걸을 수 있는 건가?” 여왕은 두 손으로 자신의 다리를 힘껏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그녀는 소은의 말을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다리가 감각을 잃은지 너무 오래되어 치료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왕은 여러 나라의 명의를 찾아 다녔지만, 그들은 단지 병의 악화를 늦출 수 있을 뿐 다리를 완전히 회복시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소은은 그녀 앞에 서서 확신에 찬 얼굴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그 말을 믿고 싶어졌다.“이전처럼 완벽하게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 근육이 많이 위축됐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일어나서 조금씩 회복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은은 진지한 어조로 답했다.여왕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정도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젊었을 때처럼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휠체어와 지팡이 없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그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희망이었다.“좋아. 삼일, 기다리겠네. 필요한 게 있나?” 여왕은 기분이 좋아져 말을 한층 부드럽게 했다.“임남...” 소은이 말을 꺼내자마자 여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녀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건 안 돼. 그런 요구는 하지 마라.”“제가 말한 건 임남을 바로 풀어달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그 아이가 괜찮은지 알고 싶고, 가능하다면 아버지와 한 번 만날 기회를 주시면 좋겠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8화

    “이 실험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저와 프레드 뿐이기 때문입니다.” 소은은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주효정을 믿으실 건가요?”“나는... 아무도 믿지 않아.” 여왕은 얼굴을 차갑게 굳히며 휠체어를 돌렸다.“여왕 폐하께서 이 실험에 집착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인가요? 세상을 둘러보고 싶다거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신가요? 수십 년간 왕좌에 오르셨지만, 정말로 아직도 그 삶이 좋으신가요? 언제나 긴장하며 위태로운 자리를 견디는 고단한 나날, 정말 아직도 벗어나고 싶지 않으신가요?” 소은은 여왕의 등을 쳐다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여왕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살짝 떨구었다. 그녀는 시선을 다리로 내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을 둘러본다? 나는... 걷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잊어버렸어.”여왕은 오랜 세월 동안 다리를 쓰지 않았고,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일어설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는 악화되었고 이제는 아예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휠체어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소은이 ‘세상을 둘러보라’는 말을 꺼내자 가슴이 아팠다.“만약... 폐하께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요? 제가 다시 걷게 해드린다면요?” 소은은 조용히 여왕의 뒤에 서서 말했다.여왕은 잠시 멈칫하더니,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며 휠체어를 돌려 소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여왕의 눈에는 억누를 수 없는 희망과 깊은 의심이 뒤섞여 있었다.소은은 대답 대신 그녀의 시선을 천천히 여왕의 다리로 내리고, 천천히 다가가서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여왕의 무릎 위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여왕은 살짝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의 다리는 거의 완전히 감각을 잃은 상태라서 소은의 손길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아마도 너무나 간절히 다시 일어서고 싶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소은은 아무 말 없이 여왕의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7화

    “맞아요, 임남 때문이기도 하지만, 폐하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은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제가 정말로 떠나버렸다면, 가장 초조해지는 사람은 사실 여왕 폐하 아닐까요?”여왕은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내가 초조해질 이유가 뭐지? 어차피 내 손엔 네 약점이 있잖아. 너를 다시 잡아오는 것도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약점이요? 임남 말씀이신가요?” 소은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마세요, 임남이는 제 아들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제 친자식이 셋이나 있어요. 만약 제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임남을 포기해 제 아이들을 지키려 한다면, 그 약점이 과연 제게 약점이 맞을까요?”여왕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은은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그 아이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구하려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만약 임상언이 폐하께 끝까지 맞서기로 결심한다면...” “폐하께서야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런 평범한 상인을 하찮게 여기실 수 있지만, 임상언 씨가 단순한 상인이 아니라는 걸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임상언 씨의 사업은 세계 곳곳에 뻗어 있어요. 임상언 씨가 목숨을 걸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 어떤 일도 할 수 있겠죠. 혹시라도 바깥에 소문이 퍼져 폐하와 Y국의 명망이 손상된다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너...” 여왕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반박할 말이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여왕이 화가 난 것을 보고, 소은은 한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세요. 제가 돌아온 건 폐하를 자극하려는 게 아닙니다. 함께 최선의 방향을 찾고자 돌아온 거예요. 사실 폐하께서 H국에 오신 일이 밝혀진 건 아니지만, 꽤 오랜 시간 H국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정말로 H국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여왕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폐하의 체면을 살려드린 겁니다. 그러나 폐하께서 이곳에서 계속 머무르시며 혹여 무리수를 두신다면, 얼마나 더 체류하실 수 있을까요? Y국도 계속해서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6화

    릭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여왕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 “소은을 데려와. 어디 한번 무슨 변명을 할지 들어보자. 또 어떤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네.” 여왕은 휠체어를 살짝 돌려 더 이상 모니터를 보지 않았다.“여왕 폐하?” 릭은 망설이다가 말했다. “한소은이 거짓말을 할 걸 아시면서도 굳이 왜...” 그러나 여왕은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 “듣고 싶어!” 이 한마디에 릭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는 곧장 소은이 있는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소은이 정말로 잠이 들려고 하던 순간, 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눈을 뜨는 순간, 문이 열리면서 릭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왕께서 한소은 씨를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소은은 차분한 표정으로 릭을 쳐다보았다. 마치 모든 상황을 예견한 듯 고요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상언은 소은보다 먼저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가 문에 도착하자마자 릭이 손을 들어 그의 앞을 막았다. “그쪽은 남아 계시죠.” “뭐? 우리 둘은 같이 온 거야!” 임상언은 소은을 돌아보며 그녀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릭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왕 폐하께서 그쪽을 부르지 않았으니 여기 남으시죠.” 릭은 더 이상 임상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소은은 임상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절 기다리고 있어요.” 임상언은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억지로 마음을 다스리며 그녀가 릭과 함께 방을 나서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조심해요.” 임상언은 소은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은 미소를 지어 그에게 답했고, 릭을 따라 여왕의 방으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따라 걷는 그녀는 곧 여왕의 방에 도착했다. 릭이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여왕 폐하, 데려왔습니다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5화

    소은이 임상언을 데리고 대사관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한 사람이 서둘러 소식을 알리러 가더니, 이내 주변 구석구석에서 누군가가 몰래 그들을 엿보는 기척이 느껴졌다. 곧이어, 소은이 잘 알고 있는 여왕의 측근 몇 명이 경계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그들을 안으로 안내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들은 소은과 임상언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위험 물품을 소지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철저한 검사가 끝난 후에야 비로소 경계가 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여왕을 만나지 못했고, 한적하고 깊숙한 방에 대기하도록 배정받았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곳은 소은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졌다. 익숙한 것은 이 장소였지만, 낯선 것은 지금의 마음가짐이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싫고 불쾌하기만 했으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장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무와 사명을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의 목표는 단순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일을 완수하고 무사히 돌아가는 것이었다.반면, 임상언은 눈에 띄게 불안해 보였다. 그는 두 손을 맞잡고 무릎 위에 놓은 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리를 가볍게 떨고 있었다. 소은은 그의 초조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임남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불안하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여기까지 왔으니 임남을 반드시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긴장 좀 풀어요.” 소은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임상언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땅에 꾹 눌러 다리를 멈췄다. 겉으로는 조금 안정된 듯 보였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긴장감이 가득했고 미세하게 떨리는 얼굴 근육이 그의 불안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소은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왕을 만나러 오라는 사람은커녕 상황을 확인하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 긴장했던 임상언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대체 무슨 의도인 거죠? 왜 아직

  •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제2444화

    “제발 부탁이에요. 안에서는 소은 씨 말만 따를게요. 소은 씨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절 데려가 주시면 안 돼요?” 임상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은에게 간청했다. 자존심은 이미 버린 지 오래였다. 아들을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소은이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결심한 순간, 임상언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가면 의심을 받거나 제지를 당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임상언은 계속 설득을 이어갔다. “임남이 그 안에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잖아요. 제가 아들을 만나고 구하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리고 아들을 위해서 제 목숨을 바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일이죠. 그러니 제가 가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은이 입을 열었다. “임상언 씨 말이 맞아요. 전 동의합니다.” 소은은 말을 마치고 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서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원청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지.” 잠시 침묵하던 진정기 역시 마침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의합니다.” 마지막으로 원철수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고 손을 펼쳤다. “모두 동의했는데 내가 뭐라고 반대하겠어. 나도 찬성이야.” 사실 원철수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임상언에게 지지를 표현하는 의미였다. 임상언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두들 고마워요.” “이게 뭔 감사할 일이라고.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절대 신중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네 입으로 한 말 반드시 지켜!” 원철수는 그의 결심을 칭찬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원철수는 속으로 임상언의 결단에 감탄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분명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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