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51 - 챕터 1060

2406 챕터

제1051화

바닥에 나자빠져 있는 김승엽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우해영이 방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말했다.“들어와!”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잠시 머뭇거리던 김승엽은 그녀의 옆에 큰 얼음덩이처럼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말없이 따라 들어갔다.발을 들자, 온몸이 아파왔다. 김승엽은 이를 악물고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는 무표정으로 서 있는 데일의 옆을 지나갔다. 그는 마음속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오늘 겪은 수모를 갚겠다고 굳게 다짐했다.그가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우해영은 이미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타고 있었다.분노가 아직 가시지 않은 김승엽은 자기 옷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면서도 그대로 소파에 풀썩 앉았다.그런 그를 한번 보던 우해영이 입을 열었다.“데일, 김승엽 씨 데려가서 씻게 하고 깨끗한 옷 한 벌 내어줘.”데일이 그녀의 지시를 받고 한발 다가 가자 김승엽이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필요 없어요! 난 지금, 이 상태가 좋아요. 얼마나 특별해요. 다른 사람이 하고 싶어도 못 할 스타일인데! 당신 집 옷은 내가 감히 입지도 못하겠어요. 다른 건 다 집어치우고 본론부터 말해요!”김승엽은 한껏 비꼬듯 말했다. 이제 더 이상 그녀를 여생을 함께 할 결혼 상대가 아닌 그저 비즈니스 상대로만 생각하니 그녀 앞에서 잘 보이려 하고 싶지도 않았다.그의 무례한 태도에 데일은 못마땅했다. 하지만 우해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흔들며 말했다.“데일, 넌 나가있어.”“......”우해영의 말에도 데일은 여전히 눈앞의 남자가 못마땅했다. 하지만 아가씨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나가야만 했다.방에는 우해영과 김승엽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우해영은 느릿하게 차를 두 잔 따라 김승엽에게 한잔 건네주며 말했다.“차 한잔 마시면서 목부터 축여요.”그러자 김승엽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사양하지 않고 찻잔을 받아 들고는 벌컥벌컥 들이켰다.반면, 우해영은 찻잔을 들고 있기만 할 뿐, 차를 마시지 않고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당신네 김씨 가문에 무술 비적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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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하지만 어제...”김승엽은 어제 그녀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일을 말하려 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그녀가 뱉은 말을 번복하는 일을 한두 번 한 게 아니니 다시 말을 삼켰다.그러자 우해영이 그의 생각이라도 읽은듯 그가 예상했던 대답을 해주었다.“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에요. 어제 내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였지만, 오늘은 아니죠. 그리고 당신이 그런 쪽팔린 일을 하니 지금 온 세상 사람이 모두 내 얘기를 하고 있잖아요. 공개 프러포즈라니, 지금 난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고요.”다시 생각해도 우해영은 화가 났다. 어제의 그 장면, 제일 중요한 건 우해민 그 계집애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거지 자기가 받아들인 게 아니다.“???”김승엽은 그녀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기분 좋게 프러포즈를 받아들여 놓고 오늘 그 일 때문에 화가 나다니!“그래서 다른 사람이 구경한 게 화가 난 거예요?”김승엽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화날 이유가 이것밖에 없었다.“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중요한 건 김서진 손에서 그 비적을 뺏어 올 수 있는지 없는지예요!”우해영은 김승엽과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이 비적을 자기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지 없는지만 확실하게 대답해 주길 원했다.“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까 말했던 우씨 가문의 지분은...”만약 우해영이 정말 자기에게 우씨 가문의 지분을 준다면 실권을 가지지 못했어도 김서진과 맞설 밑천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매달 조금씩 받아먹는 김씨 가문의 배당금과는 달리 이건 오직 자기의 자산이 된다. 솔직히 자기가 얼마만큼의 배당금을 가질 수 있는지는 김서진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다.하지만 우씨 가문 30%의 지분을 가지게 되면 우씨 가문의 주주가 되는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우씨 가문에 가문을 이을 자식이 적어 우해영의 손에만 70%의 지분이 있다. 나머지 30% 중 15%는 가문 장로들의 손에 있고 남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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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만약 나도 안된다면 이 일을 맡길만한 사람이 더 없을 거 같네요.”김승엽이 일어서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비적을 꼭 찾을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를 제외하고 김서진의 가까이에서 비적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더 없을 것이다. 사실 우해영이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이런 조건까지 내걸면서 자기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확신했다.이렇게 생각하니 우씨 가문 30% 지분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녀가 이렇게 쉽게 30%를 주겠다고 하는 건 그 비적이 결코 이 정도의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하지만 김승엽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비적을 손에 넣은 후 다시 그녀와 협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그때가 되면 오늘 당한 부상, 그리고 그녀가 지금껏 자기에게 준 멸시와 모욕을 모두 돌려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얘기가 끝나고 자리를 뜨려던 김승엽이 문득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우해영을 바라보았다.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 보더니 찻잔을 쥔 그녀의 손에 시선이 멈추었다.김승엽이 말없이 자기를 바라보니 소름이 돋은 우해영이 조금 언짢은 말투로 물었다.“또 왜 그러는데요?”“내가 어제 준 프러포즈 반지는요?”반지가 얼마나 비싼 건 아니었지만 그건 그가 나름대로 신경 써서 고른 반지였다. 지금 보니 그녀가 반지를 끼고 있지 않았다.‘역시 이 여자의 마음을 알 수가 없네. 내가 손에 쥐고 주무를만한 여자가 아니야’“아...”우해영이 자기의 손을 한번 보더니 자기가 꾸겨버린 반지를 보물처럼 아끼던 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너무 싸구려라 잃어버렸나 봐요. 왜요, 쪼잔하게 반지 돌려달라는 건 아니죠? 똑같은 걸로 배상이라도 할까요?”“......”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이를 악물더니 주먹을 꽉 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확실히 비싼 반지는 아니었어요. 잃어버렸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이제 얘기가 다 끝났으니, 잃어버린 것도 어쩌면 잘된 일일 수 있겠네요.”그러고는 뒤도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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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왜, 아직도 불만이야?”우해영이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어제 그렇게 혼냈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단 말이지?’우해영은 줄곧 우해민이 지금껏 살아있는 건 모두 자기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자기의 그림자가 아닌 그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우씨 가문의 다른 아가씨로 살아갔다면 벌써 죽임을 당했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하지만 지금, 우해민은 고작 남자 하나 때문에 자기에게 대들고 심지어는 이런 모습까지 보이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우해영은 이런 그녀가 분명 김승엽 그 자식에게 현혹된 것이고 미친것이라고 확신했다.우해영의 물음에 우해민은 대답은커녕 말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넋 나간 사람처럼 바닥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그녀가 이럴수록 우해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젠 내 말도 들은 체 만 체한다. 이거지?’우해민의 말 없는 반항에 우해영은 더 이상 그녀가 자기의 그림자로서 자기의 대체품으로서 일을 잘 해내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네 꼴을 봐! 나를 위협하려고 이러는 거야? 너 없으면 내 안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웅크리고 있는 우해민의 앞에 서자, 우해영이 이룬 거대한 그림자는 우해민을 집어삼켰다.여전히 말 없는 그녀에 화가 치밀어 오른 우해영이 손을 뻗어 우해민을 힘껏 잡아당기며 지하실에서 그녀를 끌어냈다.몇 번 발버둥 치다 우해영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걸 느낀 우해민이 포기한 듯 발버둥을 멈추었다. 우해영의 손에 끌려서 환하게 불이 켜진 거실 바닥에 내팽개쳐졌다.우해영은 거울을 가져와 그녀를 비추었다.“네 꼴을 봐봐. 어떤 모습인지 잘 보란 말이야! 지금 네 모습이 이 모양인데 앞으로 어떻게 내 그림자 역할을 하려고 그래? 지금 네 모습이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지 보란 말이야!”“난, 원래부터 언니를 닮지 않았어.”우해영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녀는 거울에 비친 창백한 자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창백하다 못해 투명해질 것 같은 하얀 피부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은 흐린 두 눈, 게다가 날이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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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5화

우해민의 말에 놀란 우해영은 그 자리에서 멍해져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우해민이 방에 하루 꼬박 갇혀 있으면서 충분히 반성하고 후회하며 자기에게 사과할 줄 알았다. 방에서 나오면 울면서 자기에게 잘못했다고 빌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우해민이 더 이상 자기의 그림자가 아닌 우해민으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말한다.“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해? 미친 거야?”우해영은 놀라움이 가시지 않는지 그녀에게 되물었다.“미치지 않았어. 난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알아!”바닥에 내팽개쳐졌던 우해민이 천천히 일어서며 우해영 앞에 우뚝 섰다. 지금 보니 자기의 키가 우해영보다 조금 더 컸다.아주 조금이었지만 이것이 자기와 언니의 차이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해도 한 사람이 될 수 없다.“언니,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난 언니의 말만 들었어. 언니가 뭘 하라 하면 뭘 했었지.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 나 그냥 우해민으로 살면 안 돼? 언니, 난 단지 우씨 가문에 우해민이라는 딸이 하나 더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우린 한 사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잖아. 우린 친자매잖아.”이런 말을 하면서 우해민은 우해영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녀의 손이 닿기도 전에 우해영은 마치 뜨거운 무언가에 손이 닿은 듯 획 손을 뿌리쳤다.“너 정말 미쳤구나!”“난 미치지 않았어! 언니, 제발! 우린 친자매잖아, 그저 우해민으로서 살게 해줘. 언니의 동생으로도 언니를 도울 수 있잖아. 더 이상 언니인 척하고 싶지 않아. 제발...”우해민이 애원하듯 우해영에게 말했다.하루 꼬박 방에 갇혔던 우해민은 꾸겨진 반지를 꼭 쥐고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해민이라는 신분으로 김승엽에게 찾아가고 싶었다. 김승엽이 이런 자기를 받아주지 않아도 매번 그의 앞에서 진실을 말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그 입 닥쳐!”우해영은 있는 힘껏 우해민의 뺨을 내리쳤다. 그러자 우해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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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나중에는 행운이었는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몇 번의 위기를 모면하고 나서 마침내 살아갈 자격이 생겼다. 하지만 그날부로 그녀는 자기의 삶을 잃었다.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아닌, 우해민이 아닌 우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 우해영의 그림자가 되어버렸다.우해영이 필요할 때만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그녀를 대신하고 그녀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영원히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 있어야만 했다.한때 우해민은 이런 삶을 만족해했다. 그림자로 살면 적어도 죽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때는 섬에 살았었고 활동 범위가 넓지않아 구속된 삶을 살아도 크게 영향이 없었다.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많은 곳을 다니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점차 이런 생활을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다.우해민은 다른 여자애들처럼 치마를 입고 거리에서 깡충깡충 뛰어보고 싶었고, 진정한 연애를 해보고 싶었고, 몸매 걱정 없이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것조차 그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우해영이 하지 않는 일은 모두 할 수 없었다. 그녀를 우해민이 아닌 우해영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다.“그건 그냥 저주일 뿐이야. 그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잖아. 그 저주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그런 것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치려는 거야?”우해영은 작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저주가 가짜였다면 이렇게 이야기가 전해질 리가 없잖아! 자기의 형제를 잃은 엄마의 삶을 보고도 모르겠어? 이건 우리 가문의 운명이야. 네가 지금껏 살아있고, 지금 내 앞에서 네 삶을 망쳤다고 한탄할 수 있는 건 다 내가 널 가엽게 여겨서 그럴 수 있는 거야. 네가 내 그림자가 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 세상에 없었어!”우해영이 차가운 목소리도 쏘아붙였다.두 자매에서 한 사람만 남을 수 있다면 분명 강한 우해영이 남았을 것이다.어린 시절의 우해영은 이렇게 많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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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우해민의 태도가 갑자기 변하자, 우해영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우해민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곧게 폈던 허리를 조금 구부렸다. 고개를 조금 수그리니 우해영보다 키가 조금 작아 보였다.“전에는 내가 어리석었어, 되도 안 되는 욕심이 생겨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연해하고 결혼하고 싶었어. 지금 살아있는 것도 언니 덕분인 것도 잊고. 언니가 아니었다면 난 벌써 죽었을 건데 말이야. 내가 멍청했어.”말하면서 우해민은 손으로 자기의 뺨을 힘껏 쳤다.“미안해, 언니. 그런 말 해서 미안해. 화나게 해서 미안해.”“내가 잘못했어. 앞으론 승엽 씨 만나지 않을게. 다신 이렇게 언니 말 듣지 않은 일이 없게 할게. 난 살고 싶어, 난 아직 살고 싶어. 언니를 도울 수 있는 게 내 생애 최고 행운이었던 거야. 언니, 인제 그만 용서해 줘.”우해민은 눈물을 머금고 불쌍한 눈으로 우해영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두 눈에는 두려움과 긴장감이 가득했다. 우해영이 자기를 용서하지 않을까봐 걱정되는 눈이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야 우해영은 조금 마음이 놓였다. 인제야 우해민이 정말 정신을 차렸다고 믿었다.원래부터 자기가 아니었다면 우해민은 살아갈 자격조차 없었다. 그런데 무슨 연애에 결혼까지 할 생각을 한다니! 우해영은 요즘 그녀에게 과한 자유를 허락한 게 그녀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욕심을 가지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했다.“알면 됐어! 이렇게 생각하면 앞으로 살기 편해질 거야!”우해영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김승엽 그 사람은 잊는 게 맞아. 그런 남자에게 시간을 낭비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그 사람과의 결혼은... 조만간 파혼할 거니까, 당분간 넌 어디도 나가지 말고 집에서 제대로 반성해!”“응!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 언니.”우해민이 고분고분하게 대답했다.“그래! 앞으로는 사고 치지 말고!”우해영이 호되게 말했다. 그러고는 그녀의 부은 얼굴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이따가 사람 시켜서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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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8화

아들은 엄마를 닮는다고 했던가, 김서진은 정말 그의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 이것도 노부인이 김서진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몇 년 동안 아들을 위해 애를 쓰며 많은 계획을 세웠다. 이제 우씨 가문이라는 뒷배가 생기면 안심할 수 있게 된다.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져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낮잠을 청하려고 눈을 살짝 감았다. 그러나 잠이 들기도 전에 들려오는 발소리에 노부인은 졸린 눈을 겨우 뜨며 힐긋 주위를 살폈다.그러더니 노부인은 깜짝 놀라 잠이 확 깨었다.김승엽이 온몸에 먼지와 핏자국을 하고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처참한 모습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어이구!”노부인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급한 마음에 너무 빨리 일어선 나머지 피가 머리에 솟구쳐 눈앞이 까매지면서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어르신!”옆에 있던 일하는 아주머니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노부인을 부축했다. 그 소리에 김승엽도 빠르게 달려와 자기의 어머니를 부축했다.“어머니, 천천히 일어서야죠!”한숨 고른 노부인이 떨리는 눈으로 김승엽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그의 처참한 모습을 보니 다시 까무러칠 뻔했다.“너... 너 이게 무슨 꼴이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이게...”“아무것도 아니에요!”김승엽은 고개를 숙여 자기의 모습을 한번 보고는 대답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난 옷은 말할 것도 없고 먼지에 핏자국까지 있는 자기의 모습이 얼마나 처참한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원래는 몰래 집으로 들어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어머니를 뵈러 가려 했는데 때마침 정원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어머니와 딱 마주칠 줄은 몰랐다.“이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누가 그랬어? 누가 겁도 없이 네게 손을 댔냐는 말이야! 네가 김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 그놈들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노부인은 화가 많이 났다. 지팡이로 바닥을 탁탁 치면서 말 한마디 할 때마다 바닥이 울렸다.“누가 그랬어! 내가 절대로 가만 안 둬!”“정말 괜찮아요, 그저 조금 긁힌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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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9화

“어머니, 나 정말 괜찮아요!”지금 몸에 난 상처보다 비적의 행방을 찾는 게 급한 김승엽은 다급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온 신경이 아들 몸에 난 상처에 집중된 노부인은 그의 말을 들을 리가 없다. 김승엽은 마음이 급해 발을 동동 굴렀다.“어머니에게 물어볼 중요한 일이 있어요!”“너...”김승엽이 급한 마음에 버럭 소리를 지르자, 노부인은 말문이 막혀 멍해졌다. 그러다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래,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무슨 일을 물어보려는 건데!”김승엽은 주위를 쓱 둘러보고는 손을 흔들어 일하는 사람들을 물러나게 했다. 그러고는 노부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어머니, 우리 김씨 가문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보물 같은 게 있나요?”우해영이 말한 비적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하던 김승엽은 어머니를 본 순간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자기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몇십 년간 부부로 살아왔으니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노부인은 김승엽의 물음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일하는 아주머니도 물러서게 하나 싶었는데 결국 묻는 게 무슨 보물 얘기라니.“무슨 보물인데? 네가 갖고 싶은 게 뭔데 그래?”“내가 가지고 싶은 게 아니라, 우리 김씨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그런 보물 없냐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비적이라든지?”노부인이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김승엽은 너무 오래된 물건이라 어머니가 잠시 생각이 나지 않는 다고 생각해 살짝 귀띔해 주었다.“비적? 무슨 비적? 우리 집은 요리사 집안도 아닌데 무슨 요리 비적이라도 있을까 봐?”그의 말에 노부인은 더욱 어리둥절했다.“어머니! 요리 비적이 아니라 무술 비적이요!”김승엽은 마음이 급해 펄쩍 뛰었다.‘어머니는 모르는 일인가?’“저번에 김서진이 무술을 배웠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그 자식의 무술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예전에 아버지가 서진을 데리고 어디에 가서 무술을 배우게 했다던데 벌써 잊으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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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0화

그렇기 때문에 김서진의 손에 무술 비적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했다.“그럴 리가 없어!”노부인은 단호하게 말했다.“난 네 아버지와 반평생을 넘게 부부로 살아왔어. 네 아버지는 가끔 무뚝뚝하고 고집이 세고 김서진을 편애했지만 내게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을 리가 없다고! 도대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거야? 우리 김씨 가문에 무술 비적 같은 게 있을 리 없어!”“우해영이 있다고 했어요! 분명 김서진 손에 무술 비적이 있다고 확신하게 말했어요. 그것도 보통 무술 비적이 아니라 절세적인 무술 비적이란 말이에요!”이 말을 하면서 김승엽은 우해영의 단호한 눈빛이 떠올랐다. 문득, 우해영이 자기와 결혼하려고 했던 게 사실은 이 무술 비적을 손에 넣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절세적인 무술은 무슨! 내가 보기엔 그 여자가 무술이 미친 게 아니면 소설을 많이 봐서 정신이 이상해 진 게 분명해! 여자애가 조신하지 못하게 무술을 배우자니.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참.”노부인은 잠시 멈칫하다 말을 이어갔다.“맞다. 그 여자 이름을 꺼내니 하는 말인데, 너희 두 사람 결혼식이 바로 코앞인데 왜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거야? 준비할 건 다 준비했어? 나이 먹은 어미가 준비해 줄 거란 생각은 꿈도 꾸지 마!”아들이 곧 결혼하는데 집안에는 경사스러운 분위기는커녕 결혼식을 준비하는 움직임조차 없었다. "이 결혼... 아마... 안 할 거예요."김승엽은 머뭇거리다 결국 이 말을 내뱉었다.그는 노부인이 충격받을까 봐 머뭇머뭇하다 더듬거리며 말했다. 노부인에게 말하지 않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았다. 우씨 가문의 지분을 주겠다는 얘기까지 나왔으니 우해영이 자기와 결혼이 아닌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같았다.“뭐라고?!”김승엽이 아무리 둘러 말해도 노부인은 여전히 충격을 받고 두 눈이 뒤집혀 쓰러질 뻔했다.“어머니, 진정하세요. 그렇게 큰일이 아니에요!”김승엽은 노부인을 진정시키며 히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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