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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만약 나도 안된다면 이 일을 맡길만한 사람이 더 없을 거 같네요.”

김승엽이 일어서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비적을 꼭 찾을 수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를 제외하고 김서진의 가까이에서 비적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더 없을 것이다. 사실 우해영이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이런 조건까지 내걸면서 자기에게 부탁을 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우씨 가문 30% 지분이 성에 차지 않았다. 그녀가 이렇게 쉽게 30%를 주겠다고 하는 건 그 비적이 결코 이 정도의 가격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한다. 하지만 김승엽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비적을 손에 넣은 후 다시 그녀와 협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가 되면 오늘 당한 부상, 그리고 그녀가 지금껏 자기에게 준 멸시와 모욕을 모두 돌려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얘기가 끝나고 자리를 뜨려던 김승엽이 문득 무엇이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우해영을 바라보았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 보더니 찻잔을 쥔 그녀의 손에 시선이 멈추었다.

김승엽이 말없이 자기를 바라보니 소름이 돋은 우해영이 조금 언짢은 말투로 물었다.

“또 왜 그러는데요?”

“내가 어제 준 프러포즈 반지는요?”

반지가 얼마나 비싼 건 아니었지만 그건 그가 나름대로 신경 써서 고른 반지였다. 지금 보니 그녀가 반지를 끼고 있지 않았다.

‘역시 이 여자의 마음을 알 수가 없네. 내가 손에 쥐고 주무를만한 여자가 아니야’

“아...”

우해영이 자기의 손을 한번 보더니 자기가 꾸겨버린 반지를 보물처럼 아끼던 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너무 싸구려라 잃어버렸나 봐요. 왜요, 쪼잔하게 반지 돌려달라는 건 아니죠? 똑같은 걸로 배상이라도 할까요?”

“......”

그녀의 말에 김승엽은 이를 악물더니 주먹을 꽉 쥐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확실히 비싼 반지는 아니었어요. 잃어버렸으면 어쩔 수 없는 거죠. 이제 얘기가 다 끝났으니, 잃어버린 것도 어쩌면 잘된 일일 수 있겠네요.”

그러고는 뒤도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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