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6화

나중에는 행운이었는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몇 번의 위기를 모면하고 나서 마침내 살아갈 자격이 생겼다. 하지만 그날부로 그녀는 자기의 삶을 잃었다.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이 아닌, 우해민이 아닌 우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 우해영의 그림자가 되어버렸다.

우해영이 필요할 때만 그녀의 그림자가 되어 그녀를 대신하고 그녀가 필요하지 않을 때는 영원히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 있어야만 했다.

한때 우해민은 이런 삶을 만족해했다. 그림자로 살면 적어도 죽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게다가 그때는 섬에 살았었고 활동 범위가 넓지않아 구속된 삶을 살아도 크게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점차 나이를 먹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많은 곳을 다니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점차 이런 생활을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많은 것을 원하게 되었다.

우해민은 다른 여자애들처럼 치마를 입고 거리에서 깡충깡충 뛰어보고 싶었고, 진정한 연애를 해보고 싶었고, 몸매 걱정 없이 케이크와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것조차 그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우해영이 하지 않는 일은 모두 할 수 없었다. 그녀를 우해민이 아닌 우해영이란 이름으로 살아가야 했다.

“그건 그냥 저주일 뿐이야. 그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잖아. 그 저주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그런 것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치려는 거야?”

우해영은 작은 목소리로 대꾸했다.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저주가 가짜였다면 이렇게 이야기가 전해질 리가 없잖아! 자기의 형제를 잃은 엄마의 삶을 보고도 모르겠어? 이건 우리 가문의 운명이야. 네가 지금껏 살아있고, 지금 내 앞에서 네 삶을 망쳤다고 한탄할 수 있는 건 다 내가 널 가엽게 여겨서 그럴 수 있는 거야. 네가 내 그림자가 되지 않았다면 진작에 이 세상에 없었어!”

우해영이 차가운 목소리도 쏘아붙였다.

두 자매에서 한 사람만 남을 수 있다면 분명 강한 우해영이 남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우해영은 이렇게 많은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