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61 - 챕터 1070

2452 챕터

제1061화

“그게 정말이야?”노부인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김승엽을 쳐다보며 반신반의했다.“정말이에요.”김승엽이 노부인에게 다가가기 우해영이 했던 말을 대충 설명했다. 당연히 그녀가 했던 위협은 노부인에게 말하지 않았다.“그러니까, 그 비적만 찾을 수 있다면 난 우씨 가문 30%의 지분을... 아니, 비적이 내 손에 들어온다면 이제 주도권은 내가 가진 것과 마찬가지예요. 더 많은 걸 요구할 수 있단 말이에요!”김승엽의 생각은 정말 이상적이었다. 비적을 자기 손에 넣고 우해영과 협상하면 자기가 요구하는 대로를 우해영이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노부인은 그의 말을 이해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그 여자가 한 말이 정말일까? 내가 네 아버지와 이렇게 오랜 시간 같이 살면서 무슨 비적이라고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 그 여자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야?”“그럴 리가 없어요!” 김승엽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우해영이 한 말이 진실이라고 확신했다.“생각해 보세요, 어머니. 우해영은 고대 무술 가문의 사람이에요. 무술을 연구하는데 환장한 사람이죠. 우리에게 있어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책이지만 그 여자에게는 보물이에요. 그런데 그 여자가 잘못 알고 있을 리가 없어요! 게다가 그 여자는 이 비적을 얻기 위해 계획까지 세웠을 정도라고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우씨 가문 지분의 30%를 준다고 한 거 보면 거짓일 리가 없어요!”“그 여자에게 있어서 그 비적은 우씨 그룹보다 중요한 것이란 말이에요!”김승엽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어서 말했다.“게다가 정말 그런 게 없었다면 김서진의 무술이 그렇게 대단할 리가 없어요. 분명 무술 비적 이런 게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무술 비적에는 정말 대단한 무술이 있을 거고요. 다만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뿐이에요 어머니께도 숨겼던 거죠.”그의 설명을 듣고 나니 노부인은 조금 설득되었다. 노부인은 아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믿게 되니 남편에 대한 원망이 더 커졌다.“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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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노부인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김승엽은 진작에 생각해 둔 게 있었다.“어머니, 내가 생각해 둔 방법이 있어요. 어머니가 해줄 일은 쉬운 일이에요. 내 생각에 이 무술 비적은 아마 김서진의 집에 있을 거예요. 해영 씨가 그 집에 가보았는데 그 집은 겉보기완 달리 보안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했어요. 만약 귀중한 물건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면 보통 가정집에 보안시스템을 이 정도까지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요?”김승엽은 고개를 들어 집안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지금 이곳, 우리 집에도 그렇게 엄격한 보안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저 보통 보안시스템을 설치하면 충분하죠. 게다가 김서진이 살고 있는 곳은 보안이 훌륭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에요. 그런데도 더욱 엄격한 보안시스템을 설치 했다는 건 분명 집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증거일 거예요.”김승엽은 김서진이 비적을 집에 숨겼다고 확신했다. 그래서 김서진이 보안 시스템에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김서진이 어려서부터 얼마나 많은 위험과 납치를 당했었는지 알지 못했다.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 그 정도의 보안 시스템은 과한 거겠지만 김씨 가문의 가주에게는 절대 과하지 않았다.물론, 김승엽은 이미 마음속으로 자기의 생각이 맞다고 확신했기에 그 외의 것들은 생각하지도 않았다.“네 말은 나보고 그 집에 들어가 비적인지 뭔지를 찾으라는 거야?”말은 이렇게 했지만, 자신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듯 노부인이 절레절레 손을 흔들었다.“안돼, 안돼. 난 못 가! 저번에 나와 지영이가 그 집에서 어떤 대우를 당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설령 내가 널 위해 뻔뻔스럽게 다시 그 집에 간다고 해도 김서진이 날 들여보내지 않을 거야. 이 나이 먹고 다시 그런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아. 가서 김서진 그 자식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고!”저번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노부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느 집의 할머니가 손자의 집에 가는 걸 허락받아야 하는가! 그것도 생판 모르는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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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노부인은 한숨을 푹 쉬고는 느릿하게 말했다.“내가 이 나이 먹고 수모나 억울함을 당하지 않겠다고 이러는 줄 알아? 다 너를 위해서, 네가 앞으로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는 거잖아!”“내 평생 아이를 많이 낳았지만, 손자가 내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 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아들들은 한둘씩 이 어미를 두고 저승으로 가지 않나. 지금 난 모든 희망을 네게 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네가 조금이라도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야.”살짝 들어 올린 노부인의 손등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그녀는 가볍게 김승엽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너는 내 유일하게 남은 내 핏줄이고 내 아이야. 네가 잘 지내기만 하면 엄마는 언제 죽어도 여한 없이 편히 갈 수 있어.”“어머니, 그런 말씀 하지 말아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죠! 앞으로 좋은 날만 남았잖아요! 꼭 건강하게 손자도 보셔야 하고 증손자도 보셔야죠!”김승엽은 항상 달콤한 말로 그의 어머니를 기쁘게 한다.이번에도 역시 노부인은 그의 말에 눈이 반달처럼 굽어지며 껄껄 웃었다.“넌 정말 입만 살아서! 됐어, 네 말, 무슨 말인지 알았다. 내일 당장 그 두 사람을 만나볼 테니, 내가 두 사람을 밖으로 불러낸 시간 동안 네가 어떻게 할 건지는 네가 알아서 해. 다른 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어!”김승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 걱정하지 말아요! 내게 다 계획이 있어요.”그러고는 뭔가 떠오른 듯 말을 이었다.“아참, 누나가 유전자 검사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결과 아직 안 나온 거예요?”“그렇게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했어. 네 형이 저세상 간 지 오래되어서 조부모와 혈연관계가 있는지만 확인할 수 있다고 그러더라. 하지만 김서진 그 자식이 얼마나 경계심이 높은지 너도 잘 알잖니. 시간이 오래 걸릴 거다. 조금만 더 기다려 봐!”노부인은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실 마음이 혼란스러웠다.노부인은 결과가 빨리 나오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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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지금 생각해 보면 우해영이 자기를 가지고 놀았던 것 같다. 김승엽은 줄곧 자기가 매력적인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가 자기에게 푹 빠져 하란 대로 다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가 자기에게 접근한 게 사실은 무술 비적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고 자기앞에서 했던 모든 행동이 다 거짓이었다는 걸 깨달았다.‘지금까지 내 앞에서 보여줬던 부끄러움, 풋풋함, 그리고 열정적이었던 키스, 이 모든 게 다 그 망할 책을 얻기 위해서였다고?’김승엽은 여태껏 이런 여자를 만나보지 못했다. 그녀가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녀를 앞에 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지금, 모든 걸 다 납득하고나니 아무렇지 않았다. 그녀를 가지겠다는 집념도 처음만큼 강하지 않았다. 김승엽은 세상에 여자가 그렇게 많은데 굳이 우해영 한 사람에게 목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씨 가문의 지분을 손에 넣고 김서진을 김씨 가문에서 쫓아내면 어떤 여자를 원해도 다 얻을 수 있다. 아무튼 우해영 그 미친 여자보다는 열배 백배 더 나은 여자를 가질 수 있게 된다.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김승엽의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지금 가장 급한 일은 그 무술 비적을 찾아 자기의 손에 넣어야만 한다.그는 느릿느릿하게 운전했다. 어머니가 그 두 사람을 불러내는 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 속도를 조금 더 늦추었다. 두 사람이 집에서 나가야만 그가 그 집으로 들어가 비적을 찾을 수 있다.    ——한편, 김서진의 집에서 노부인이 자애로운 얼굴을 하고 한소은을 바라보고 있다. "전에는 이 할미가 너무 엄격하게 굴었어. 지금은 너희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단다. 너와 서진이의 결혼이 코앞인데 할미가 돼서 손자며느리가 될 네게 줄 만한 건 없고 이 한 쌍 옥팔찌나 받으렴. 이건 내가 김씨 가문으로 시집올 때 가져온 혼수 중 하나야.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다들 옥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니까 네게 좋은 기운이 깃들도록 네가 가지고 있어."한소은은 자기 앞에 놓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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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그게 무슨 섭섭한 소리냐. 할미가 돼서 손자 결혼식에 필요한 물건을 준비해 주는 게 당연한 일인데. 신경 쓰고 말고 할 게 뭐가 있어. 신경 써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김서진이 거절 의사를 돌려 말하지 않았지만, 노부인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노부인은 김서진이 거절할 거라는 걸 진작에 예상했다.“게다가 너희 같은 젊은 사람들은 몰라. 임신했을 때 많이 쉬는 건 맞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누워 있어도 안 돼. 이건 임산부에게도 아기에게도 다 좋지 않아! 임산부는 가끔 나가서 걷기 운동도 하고 그래야지, 밖 안 공기도 좀 마시고!”“넌 어려서부터 네 할아버지 곁에서 자랐으니 이 할미와 지낸 시간이 적잖아. 다 커서는 바빠서 시간이 없다 그러고. 지금 마침 시간이 되니 그냥 이 할미 소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냐? 이 정도 요구도 들어줄 수 없는 거니? 나도 이제 늙어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남은 시간 동안 손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데 그것도 안 되는 거야?”노부인은 많이 상심한 듯 눈에 눈물을 머금으며 말했다.이에 김서진과 한소은 모두 말문이 막혔다.이 두 사람은 항상 약하게 나오는 사람에게 마음이 약했다. 만약 노부인이 강경하게 나왔다면 오히려 대처하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울며 호소하고, 할아버지 얘기까지 꺼내니 김서진도 거절하기 어려웠다.“할머니, 난 그런 뜻이 아니라...”김서진이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난 그저...”“서진씨는 할머니께서 힘드실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그가 난감해하자 한소은이 그의 말을 끊고 이어서 말했다.“우리가 할머니께서 좋은 마음으로 하신 말씀을 싫어서 거절하는 게 아니라 그저 할머니께서 힘드실까 봐 그래요. 하지만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가끔 집 밖을 나가 돌아다니기도 해야 할 것 같아요. 전에 서진 씨에게 나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계속 안 된다고만 하니... 내 생각엔 서진 씨가 너무 호들갑인 거 같아요.”“거 봐요. 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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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경비원이 이렇게 나올 것을 이미 예상한 김승엽은 그를 힐긋 보더니 말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들여보내 줄 건데? 급한 일이 있다는데 이렇게 밖에 세워두기만 할 건가? 김서진이 들여보내고 좋다고 하면 들어가도 되는 거지?”그의 말에 경비원은 잠시 멍해졌다.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대답했다.“만약 대표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당연히 들여보내 주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표님께서 집에 계시지 않으니...”“어디서 이렇게 고지식한 경비원을 찾아서. 참 나, 내가 너희 대표님한테 전화하면 되잖아!”김승엽은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꺼내 김서진에게 전화했다.“아, 서진아. 어디 간 거야? 네 할머니는?”전화기 너머에서 김서진이 옆에 앉은 할머니를 쓱 쳐다보았다.“지금 옆에 있어요.”“네 옆에 있다고? 어딜 간 거야?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잖아! 할머니 바꿔봐!”김승엽은 그들이 자기를 기다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며 중얼거렸다.“......”김서진이 자기를 바라보자, 노부인이 어리둥절해하며 그에게 물었다.“왜 그러냐?”“작은아버지 전화예요. 기다리기로 했다던데 할머니께서 기다린다고 하셨나요?”김서진이 눈을 가늘게 한번 뜨고는 전화기를 노부인에게 건내며 물었다.그러자 노부인이 아차 하며 대답했다.“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너희 집에서 기다리다 같이 가겠다 해놓고 너희와 얘기하다 그걸 깜빡 잊고 먼저 나와버렸구나.”노부인이 말하면서 자기의 이마를 '탁' 쳤다. 그러고는 전화기를 받아 들고 전화기 너머의 김승엽에게 말했다.“승엽아, 엄마가 노망났나 보다. 애들과 얘기하다 널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깜빡 잊었지, 뭐니. 너 먼저 집에 가 있어라.”“집에 가긴요. 어머니와 이따가 밥도 먹고 공연도 보러 가자고 했잖아요. 됐어요, 그냥 서진이 집에서 기다릴게요. 근데 경비원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니 서진이 보고 경비원한테 말 좀 해두라고 해요. 설마 내가 들어가서 물건이라도 훔칠까 봐 걱정인가 봐요.”김승엽은 말하면서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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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노부인은 매우 조급한 듯 말을 이었다.“반지! 네 아버지가 결혼할 때 준 반지가 없어졌어! 항상 끼고 있었는데!”그녀는 마음이 급해 시뻘게진 얼굴로 차 안에서 마구 뒤지며 반지를 찾기 시작했다.“어디에 떨어진 거지?”“혹시 오늘 오실 때 반지 안 끼고 오신 거 아닌가요?”한소은이 노부인에게 물었다.“집에 두고 오신 거 아니에요?”“그럴 리가 없어!”노부인은 단칼에 부정했다.“그 반지는 서진이 할아버지와 결혼할 때 받은 반지야. 몇십 년 동안 한 번도 뺀 적이 없단 말이다. 샤워하든, 잠을 자든, 난 한 번도 반지를 뺀 적이 없어. 안 끼고 나왔을 리가 없어. 분명 어디에 떨어진 거야. 너희 집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있었는데... 소파에 앉을 때도 끼고 있는 걸 봤는데, 어디서 잃어버린 게 분명해!”고개를 푹 수그리고 차 안에서 반지를 찾던 노부인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그 반지는 네 할아버지가 내게 남겨준 의미 있는 물건이란 말이야. 그걸 찾지 못하면 죽어서 네 할아버지 볼 면목도 없어! 내 목숨보다도 중요한 물건이야!”노부인이 조급해하며 반지를 찾는 모습을 보고 김서진은 잠시 침묵하다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차에서 잃어버린 거 같진 않고 혹시 우리 집에 두고 오신 거 아닐까요?”“그럴 수도 있어!”순간 노부인의 두 눈이 밝게 빛났다.“너희 집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분명 내 손에 끼워져 있었던 게 기억났어. 방금 차에서 없어진 걸 발견했고. 차에도 없는 거라면 너희 집에 두고 왔나 보다!”“차 돌려. 우리 같이 집으로 돌아가서 찾아봐요.”김서진이 기사에게 지시를 내리며 노부인을 진정시켰다.“안돼!”그러자 노부인이 급히 그를 말렸다.“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는데 물건부터 사고 가서 찾자꾸나. 더 시간을 지체했다간 아무것도 못 사겠어! 지금 돌아가서 찾는다 해도 금방 찾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잖니!”“하지만 중요한 물건이라면서요.”옆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한소은이 입을 열었다.“물건은 언제든지 살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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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김승엽은 일부러 경비원이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크게 키웠다."이제 됐지?"대표님이 들여보내라 하니  경비원도 더 이상 그를 막지 않고 들여보내 주었다.김승엽은 느릿느릿하게 차를 운전해 들어갔다. 그는 눈앞의 경비원에게 자기의 능력을 보여 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예전부터 김서진이 사는 곳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그가 집에 있으면 들여보내 주기라도 했지만, 그가 없는 날에는 개미 한 마리도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김승엽은 대놓고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거실로 들어가니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벌써 반지를 찾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김승엽은 목소리를 한번 가다듬고는 아주머니들에게 말했다.“내가 혼자 찾아볼 테니 가서 하던 일 해!”“하지만... 대표님께서 찾는걸 도와주라고...”일하는 아주머니가 난감한 표정으로 김승엽을 바라보았다.“됐다니까! 반지가 어떻게 생기는지도 모르면서면서 찾긴 뭘 찾는다고! 게다가 서진이가 당신들을 믿는지 몰라도 난 당신들을 믿지 못해! 그 반지는 내 어머니가 가장 아끼는 반지인데 당신들 중 누군가가 악한 마음을 품고 반지를 몰래 숨길지 누가 알아!”김승엽은 그들을 믿지 못한다며 톡 쏘아붙였다. 그러자 일하던 아주머니들이 불만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김승엽 씨, 우린 여기서 일하는 하인이지만 엄연히 인간의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에요. 대표님 집에서 일하면서 단 한 번도 주인댁의 물건에 손댄 적이 없어요. 방금 그 말은 너무 지나치신 거 같네요!”“지나치긴! 아까도 말했지만, 김서진이 당신들을 믿는다고 해서, 나도 당신들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우리 어머니의 물건이 여기서 없어졌는데 못 찾으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야?”말하면서 그가 거실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왔다.“지금 나 혼자 여기서 잘 찾아볼 건데, 못 찾으면 그건 내 문제고. 하지만 당신들이 여기서 같이 찾다가 못 찾으면 그건 누구 문제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그의 위협적인 말에 일하는 아주머니들은 난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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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김승엽은 곧장 2층으로 달려갔다. 어느 방이 그들의 침실인지 몰랐지만, 쓱 보았을 때 다른 방은 다 열려 있고 딱 한 개의 방만 굳게 잠겨져 있어 수상해 보였다.곧장 그 방을 향해 걸어가다가 입구에 도착한 김승엽은 손을 뻗다가 다시 멈추었다.만약 이 방이 그 두 사람의 침실이라면, 만약 그 비적이 정말 안에 숨겨져 있다면, 절대 이렇게 쉽게 그가 들어가서 비적을 찾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 김승엽은 방안에 분명 함정이 있다고 생각했다.김서진은 매사에 조심스러운 사람이다. 집안 곳곳에 함정이 설치되어 있으면서 정작 중요한 물건을 숨긴 곳에 함정이 없을 리가 없다.이렇게 생각하니 김승엽은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렸다. 놀랍게도 방문이 잠겨져 있지 않았다. 그러니 더욱 의심스러웠다.하지만 김승엽은 어렵게 들어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둔 나뭇가지를 꺼내 들어 문을 가볍게 밀어냈다.문이 조금 틈새가 열리자, 그는 틈새에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방안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중간에 큰 침대가 있는데 한눈에 봐도 이건 침실의 인테리어다. ‘역시 이 방이구나!’이렇게 생각했지만, 그는 섣불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문을 반쯤 열고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냈다.여기에 들어와 물건을 찾을 생각인데 어떻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들어왔겠는가! 김승엽은 비싼 값에 구입한 적외선 탐지 안경을 꺼냈다. 이 안경을 끼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을 볼 수 있다.김승엽은 안경을 쓰고 원래 텅 빈 방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과연 빽빽이 얽힌 붉은 선이 많이 나타났다. 거액을 주고 준비한 게 때마침 쓰이니 그의 입가에는 득의양양한 웃음이 걸렸다. 만약 그가 경솔하게 들어갔다면 분명 함정을 건드릴 것이다. 그때 가서 기적적으로 죽지 않더라도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김서진을 만났을 때 왜 침실까지 들어갔는지 설명하기 어렵다.하지만 지금은--그는 조심스럽게 그 붉은 선을 넘어 엉거주춤 기어들어 갔다. 때론 허리를 굽혀 포복하며 조금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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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이렇게 생각하니 김승엽은 이를 악물고 저번에 기억했던 비밀번호로 한번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천천히 숫자를 좌회전하고 또 우회전하면서 혹시라도 함정이나 암기를 건드릴까 봐 조마조마했다. 이때, “찰칵”하는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금고의 문이 분명히 느슨해진 느낌을 받았다. 이에 김승엽은 설레여 두근거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시켰다.금고의 문을 막 열려고 할 때, 흠칫하더니 문을 열던 손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몸을 옆으로 살짝 피하며 아까 사용했던 나무 막대기로 금고의 문을 살짝 열었다.그 순간, “휭휭”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차가운 바람이 정면으로 가로질러 갔다. 김승엽이 정신을 차리고 나서 눈을 똑바로 뜨고 보니 금고 바로 앞의 위치에 차가운 화살 두 발이 꽂혀 있었다. 으스스한 빛을 보자 그의 이마에 맺혔던 식은 땀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아, 죽을 뻔했네!’이 금고에는 역시 암기가 숨겨져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김서진의 스타일이다. 층층이 겹 싼 금고 속에 책 한 권이 누워있는 것을 보았을 때 김승엽은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했다. 너무 흥분되다 못해 심장이 곧 목구멍에서 뛰쳐나올 것 같았다.‘이거야, 바로 이거야!’침실에 깊숙한 곳에 금고에다 함정까지 설치되어 있고 암기도 있는데, 김서진이 이렇게 조심스럽게 보호하는 것은 비적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김승엽은 자기의 아버지가 이렇게 꼭꼭 숨기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역시 우해영의 말대로 이런 좋은 물건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친아들에게는 비적에 관해 입도 뻥끗하지 않고 몰래 김서진에게 이 비적을 물려줬다!‘아버지, 정말 너무하네요!”만약 우해영이 이런 소동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만약 그녀가 이 비적을 얻으려고 애쓰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평생 죽을 때까지 집에 이렇게 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김승엽은 마음속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조심스럽게 장갑을 끼고 금고 속에서 책을 꺼냈다.한눈에 봐도 책은 오래되어 보였다. 표지색은 낡은 남색에 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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