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41 - 챕터 1050

2452 챕터

제1041화

거의 조건반사처럼 우해민는 사고도 거치지 않고 다리에 힘이 빠지며 무릎을 꿇었다.우해영은 일어서서 그녀의 앞으로 걸어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머리를 들지 않아도 그녀는 위에서 풍겨오는 뜨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우해민는 말없이 머리를 숙이고 입술을 꽉 다무는 채로 있었다.사실 그녀와 김승엽이 회사를 떠나 식사를 하러 갈 때부터 벌을 받을 준비를 이미 마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순간은 좀처럼 특별히 긴장되지 않았고 오히려 평온해졌다.“너도 인젠 다 컸구나!” 우해영은 차분하게 말하며 한 손을 그녀의 어깨에 가볍게 올려놓았다. “날개도 단단해졌구나!”어깨로부터 오는 통증은 완전히 힘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언니를 닮았다 하더라도 힘과 완전히 비교할 수 없다.자신 어릴 때 무술을 연습했지만 언니처럼 튼튼한 마법을 취할 수는 없었고 근력도 언니만큼 강하지 않았다. 얼마나 노력해도 선천적인 기반은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메꿀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런 재능이 없었고 언니처럼 강한 힘과 깨달음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그동안 지하실에 있었고 밤에만 잠시 나와서 바람을 쐬니까 더욱 약해져있었다.그 순간, 그녀는 어깨 뼈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고 느꼈다. 언니의 손은 점점 더 세게 조여오고 마치 그녀의 뼈를 깨뜨리고자 의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만약 진짜로 뼈를 깨뜨린다면 그래도 괜찮다. 그냥 죽어버리면 되고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도 괜찮다. 어차피 그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어차피 그녀는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쓸데없는 사람이고 어차피 이 세상에는 간직해야 할 가치가 별로 없으니까.근데…….왜 조금 섭섭하지? 그냥 아쉬울 뿐이다. 방금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고 아직 그와 함께 나아갈 기회가 없었을 뿐.우해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입술도 혈색이 전혀 없었다. 고통으로 얼굴 전체가 비틀린 채였으며 이를 꽉 깨물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아픔을 외치지 않고 구걸하지도 않았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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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2화

우해영의 얼굴빛도 순간 변했다.그녀는 무예를 익히 배운 사람으로서 역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방금 그녀의 한 방으로 놈의 뼈를 부러뜨린걸 본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원래 이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분노로 가득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이건 실상 그녀에게 있어서 좋은 일은 아니었다."아가씨." 이때 옆에 있던 데일이 입을 열었다.그는 평온하고 냉담한 얼굴을 한 채 서 있었다. 자신이 모시는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든지 죽든 말든 그와는 상관 없었다. 설령 누군가가 아가씨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그러다가 바닥에 누워 있는 소녀를 내려다보았는데, 그 얼굴이 자신과 정말 비슷했던 우해영은 좀 짜증이 났다. "얘를 들어내......"소녀를 방안으로 들어서 옮기라고 말하려던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번쩍이더니 마치 무엇에 눈이 부신 듯 했다.눈을 똑바로 뜨고 확인해보니 우해민의 손에는 뜻밖에도 다이아몬드 반지가 하나 있었다. 다이아몬드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 빛이 굴절되면서 그녀에게 번쩍였던 것이었다.그나마 조금 꺼져가던 마음 속 화는 다시 사르르 타올랐고 그녀는 곧이어 허리를 굽혀 반지를 슥 뽑으려 했다.우해민의 손가락은 가늘었다. 하지만 둥근 모양에, 관절로 인해 막혀버려 겨우 두번을 시도하고 나서야 뽑아냈다.그런데 이 계집애는 분명히 기절은 했지만, 뜻밖에도 무의식중에 손가락을 구부리는 등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우해영의 화를 더욱 돋구었다. 그녀는 말을 내뱉으려다가 다시 말을 바꿨다. "찬물로 얘를 깨워 !나 아직 얘한테 물어볼게 있어. 이렇게 기절하면 정말 허무한거 아니냐고!”"네!" 데일은 대답하며 몸을 돌려 나가더니 곧 찬물 한 통을 들고 들어왔다. 이어서 무표정한 얼굴로 우해민의 몸에 끼얹었다.그 물 한 통은 밖에서 들고온 것이라 매우 차가워서 갑자기 몸에 물을 끼얹힌 우해민은 격렬하게 몸서리를 치고는 바들바들 떨면서 깨어났다.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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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우해민의 한마디에 우해영은 정말 놀라 멍해졌다.자신의 손에 들어있는 물건을 우해민이 직접 이렇게 요구한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여태까지 언제든지 뭘 빼앗아도 감히 돌려달라고 말 못하던 그녀가, 뜻밖에도 자신에게 반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보아하니 이 반지, 아니, 이 남자, 정말 얘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인건가?한참을 생각하던 우해영의 눈빛은 깊어졌고, 반지를 보다가 우해민을 쳐다봤다. "뭐라고? 다시 말해봐. 제대로 못 들었어."그녀의 표정을 본 우해민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더이상 이렇게 나댈 수는 없었다. 언니는 이미 단단히 화가 났고, 어깨뼈에서 전해지는 통증도 그녀에게 이런 죽음을 차조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일깨워 주고 있었다.그러나 그 반지를 보던 그녀의 머릿속에는 김승엽의 얼굴과 그녀가 한 맹세가 떠올랐다. 일생동안 함께 있어주겠다고.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이렇게 누군가를 원하고 사랑했다. 어차피 이 지경이 된 이상 더이상 무서울 것도 없는데 뭘 더 바래? 우해민은 입술을 깨물고, 비록 연약하지만 확고하게 말했다. "언니, 화난 것도 알고 내가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도 알아. 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언니한테 부탁한 적도 없고, 말대꾸한 적도 없고, 언니의 뜻을 거스른 적도 없어. 지금도, 난 다른건 바라지도 않아. 하지만 그 반지는 내거야. 그 사람이 나한테 준거야. 그러니까 나한테 얼른 돌려줘. 더이상도 바라지 않을테니까 딱 그 반지만큼은 내가 가져야겠어. 그것만 있으면 난 만족해.”만족한다고? 그녀는 사실 더 많은 것을 원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애초에 알고있었다. 아예 이렇게 마음을 비우면 약간의 위안이라도 있어 좋지 않을가 싶었다.그리하여 그 반지가 더더욱 소중해진 우해민은 굳게 말했다.그러나 우해영은 차갑게 웃었다. "그래? 네거라고?"그녀의 얼굴은 차분한게 거의 얼굴색이 변하지도 않았지만, 반지를 쥐고 있는 손은 점점 더 움츠러들었다. 우해민은 전혀 몰랐다. 자신이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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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4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무언가가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지듯이 말하면서 통곡했다.그러나 눈물로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본 우해영의 분노는 최고조에 달했다.얘가 언제 이렇게 운적이 있었지? 전에 우해민을 때리고 꼬박 반년 동안 가둘때도 그녀는 종래로 울고 떠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림자인 주제에, 대역인 주제에 자신만의 사상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동생이 지금 뜻밖에도 이딴 낡은 반지를 위해 자신과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니.어깨 뼈가 찢어지고 팔도 못 드는 상황에 손까지 끌어안고 뺏으려고 하네, 이게 어디서 나온 힘이래?우해영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단걸 깨달았다. 그녀는 이 여동생이 김승엽에 대한 사랑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그녀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하나의 나쁜 남자일 뿐인데, 뜻밖에도 여동생이 몇 년 동안 이렇게 정성껏 내조를 하다니. 그로 인해 자신이 순종해오던 사람에게 이렇게 반항심을 품다니.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생각이 확실해진 우해영의 눈빛은 매섭게 변하여, 팔을 힘껏 휘두르더니 곧이어 우해민을 발로 걷어찼다. "꺼져!"강한 충격으로 인해 우해민의 몸은 공중으로 뛰여올라 뒤에 있던 의자에 세게 부딪쳤고 곧이어 땅에 떨어져 피를 토해냈다.오장육부는 마치 뒤틀어진 듯 했다. 숨을 쉬는 것 조차도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녀가 눈을 다시 떴을 때에는, 그녀의 마음은 더욱 애 탔다. 보물처럼 여기던 그 다이아몬드 반지는 어느새 손에서 이미 너덜너덜하게 변해있었기 때문이다.우해영은 이미 반지 전체의 모양을 바꾸어 작은 덩어리로 만들었고, 위의 다이아몬드는 이미 어디로 떨어졌는지도 모른 채 결국 이렇게 작은 덩어리가 우해민의 앞에 툭 던져졌다.우해영은 여동생을 흘겨보며 냉소하였다. "네 꺼라며? 돌려줄게!""너..." 우해민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노려보았다. 우해민은 난생 처음으로 이런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분노와 미움, 증오로 가득했다.그 매서운 눈빛은 우해영의 마음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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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부상을 입은데다 우해민 때문에 화가 나서 우해영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은은히 전해져 오는 두통과 가슴 통증으로 기분이 더더욱 언짢아졌다.우해영은 침대에서 일어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핸드폰을 찾으려 했지만, 어제 자기가 핸드폰을 박살 낸 것이 생각났다.‘하... 핸드폰하나 새로 사야겠네.’마침 이틀 동안 집에서 몸을 회복하느라 지루했던 우해영은 밖으로 나가 바람도 좀 쐬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김서진이 자기에 대한 경계심을 보여준 이상 무술 비적을 손에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비적은 아마 김씨 가문에 있을 리가 없기에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하지만 이토록 오랜 시간 비적만을 쫓아왔는데 지금 포기하라는 건 말이 안 되었다.‘아... 머리아파.’우해영은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진통제를 한 알 삼켰다. 그러고는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거울 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며칠 사이 살이 조금 빠진 것 같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자기보다 마른 체형인 우해민에게 맞춰주게 된 것이다.우해민을 생각하니 우해영은 기분이 더욱 언짢아졌다.“데일!”방문을 열고 나가며 우해영이 비서를 불렀다.곧, 데일이 그녀의 방문 앞에 나타났다.“네, 아가씨.”“그 계집애는 어떻게 되었어?”그녀가 헛웃음을 한번 삼키며 물었다.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데일은 단번에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상처들은 다 얕아서 금방 나을 겁니다. 다만 어깨뼈에 살짝 금이 가 고정하고 붕대를 감아 두었으니 별일 없을 겁니다.”그녀는 자신이 얼마만큼의 힘을 썼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우해민의 목숨은 걱정이 되지 않았다.“상처가 괜찮은지 물어본 게 아니고 감정적으로 괜찬은지 물어본 거잖아. 방에 가서 난리를 피우거나 하지 않았어?”우해영의 말에 데일은 놀랍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녀는 단 한 번도 우해민의 감정에 관해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녀가 물었기 때문에 데일은 곧이곧대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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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6화

“저기, 우해영씨 맞으시죠?”우해영이 직설적으로 묻자, 매장직원은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그녀에게 물었다.“맞아요.”우해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나 알아요?”“와!”두 여자의 반응은 우해영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 두 사람은 마치 연예인이라도 본 든 흥분에 겨워 함성을 질렀다.“정말 우해영씨군요! 아까 매장으로 들어오실 때 긴가민가했는데. 영상에 나오신 거보다 더 예쁘세요!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결혼 축하드려요!”“......”우해영은 어리둥절했다. 무슨 영상, 무슨 결혼인지 알아듣지 못했다.‘잠깐, 결혼?’순간 그녀는 어제 우해민 그 멍청이가 저지른 일이 떠올랐다. 우해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 두 여자에게 물었다.“어디서 날 봤다고요? 무슨 영상?”“맞아요, 영상!”그중 한 여자가 고개를 힘껏 끄덕이며 대답했다.“어제 김승엽 씨가 당신에게 청혼했잖아요. 청혼 영상이 인터넷에 쫙 깔렸던데. 너무 로맨틱했어요! 두 사람 정말 잘 어울려요!”‘어울리긴 뭐가 어울려!’그 여자의 말을 들은 우해영의 얼굴빛이 순간 흐려졌다. 눈빛도 점점 날카로워졌다.두 여자는 우해영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 자기의 청혼 영상이 세상에 알려진 게 기분이 나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두 여자는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무슨 말을 잘못해서 우씨 가문의 아가씨를 화나게 했을까 봐 겁이 났다.“허, 잘하는 짓이다!”우해영은 헛웃음을 한번 짓고는 핸드폰을 들고 성큼성큼 매장에서 나갔다.——매장에서 나가고 한참을 걷다, 우해영은 갑자기 무엇이 떠올랐다는 듯 두 여자가 말한 영상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 여자의 말대로 영상이 인터넷에 쫙 깔렸다.그녀는 닥치는 대로 아무 영상이나 재생시켰다. 영상 속에는 김승엽이 자기를 향해, 아니, 우해민을 향해 닭살 돋는 느끼한 사랑 고백을 하고 있었다.김승엽이 청혼을 한 일은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저 우해민을 감시하려 붙여 놓은 수하가 전해온 소식만 들었을 뿐 직접 그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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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7화

차가 오는 소리를 들은 김승엽이 깜짝 놀라 졸음에서 깨어났다.고개를 돌려 차 안에 앉아 있는 우해영을 보고 기쁜 표정으로 그녀의 차를 향해 달려갔다.달려오는 그를 보며 데일이 어떻게 해야 할지 우해영의 의견을 물었다.“아가씨?”“신경 쓰지 말고 운전해!”우해영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차가운 말투로 지시했다.그녀의 명령이 떨어지자 데일은 액셀을 힘껏 밟아 김승엽을 휙 스쳐 지나갔다.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김승엽이 조금만 느리게 피했으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김승엽은 당황함에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그의 눈앞에서 굳게 닫혔던 우해영 집의 대문이 활짝 열렸다. 그가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려 했을 때 대문은 다시 굳게 닫혔고 그는 멈춰 서지 못하고 대문에 쾅 하고 부딪쳤다. 그러고는 그녀를 태운 차가 점점 더 시야에서 멀어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철로 만들어진 대문에 세게 부딪히니 전해져 오는 아픔에 김승엽은 얼굴을 확 찡그렸다.문전박대를 당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번에야말로 몸소 느낀 것이다. 김승엽은 어리둥절했고, 이윽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전 같았으면 그녀와 어떻게 해도 참았겠지만, 오늘은 절대로 참을 수 없었다.다들 여자의 마음은 책장 넘기는 것보다도 쉽게 변한다더니, 이건 책장을 넘기는 수준이 아니라 눈 한번 깜짝한 사이에 변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김승엽은 너무 화가 나서 발로 대문을 쾅쾅 찼다. 철로 만들어진 대문이 발길질 몇 번으로 열릴 리가 없었다. 그의 발만 아플 뿐이다.문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자, 김승엽은 고개를 들어 대문을 올려다보았다. 언제 나타났는지 모를 검은 총자루 같은 것들이 자기를 겨냥하고 있었다.그는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저번에 왔을 때만 해도 이런 것은 없었다.‘새로 설치한 건가?’하지만 그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한 게 있다. 전에는 우해영이 그를 들여보내 줬었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막는 사람이 없었고 이런 방어시스템이 작동하지도 않았었다.잠시 당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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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만약 방금 그가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면 분명 화살을 빼곡히 맞고 개죽음을 당했을 것이다.‘이건 너무하잖아!’김승엽은 자리에서 일어서 빼곡히 박힌 화살을 한번 보더니 분노에 휩싸여 소리를 질렀다.“우해영! 너 지금 다 듣고 있는 거 알아.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우린 끝인 거로 알아!”아무리 우씨 가문의 재산이 욕심나고 아무리 김서진을 가주의 자리에서 쫓아버리고 싶어도 이 순간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김서진을 무너뜨리기도 전에 희로애락을 예측할 수 없는 아가씨에게 목숨을 내놓을 뻔했다.이전에는 그녀가 화를 내거나 심한 일을 벌여도 참아 줄 수 있었지만, 오늘은 정말 그를 죽이려는 속셈이다.어제까지만 해도 수줍은 얼굴로 자기의 청혼을 받아들였는데 오늘 갑자기 그에게 이런 짓을 하니 김승엽은 정말 그녀를 감당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사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사람이 하루아침에 극과 극으로 변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그래, 사이코패스! 우해영은 분명 사이코패스일 거야! 안 그러면 어느 여자가 이렇게 성격이 오락가락하냐고!”생각하다 보니 김승엽은 더욱 화가 났다. 그는 팔짱을 끼고 감시카메라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우해영, 나와! 이 미친 여자야! 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로 해, 매일 얼굴은 무표정인 데다가 이랬다저랬다. 어느 남자가 너 같은 여자를 감당하겠냐고! 내가 그렇게 잘해주니까 이젠 우스워? 내가 이 화살에 맞아 죽길 바라는 거야? 날 뭐로 보고! 당장 나와! 무슨 뜻인지 설명하란 말이야! 거북이처럼 숨어 있지만 말고!”“네가 그렇게 대단해? 숨어있으면 다야? 당장 기어나와!”그 시각 방안에서 우해영은 벌써 옷을 갈아입고 쉬고 있었다. 방안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김승엽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대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었다. 아까 넘어지는 바람에 먼지를 뒤집어써서 지금 그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우해영은 자기의 동생이 이런 남자가 어디다 좋아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작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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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굳게 닫혀 있던 커다란 철문이 눈앞에서 열리는 것을 보고 김승엽은 잠시 머뭇거렸다.‘이건 들어오라는 뜻인가?’문이 열리자, 아까까지만 해도 기세 좋게 욕하던 김승엽이 약간 주저했다. 그렇게 오래 그녀를 욕했는데 막상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니 그녀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겁이 났지만, 체면을 잃을 수 없어서 감시카메라를 보며 비웃었다.“뭐, 당신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내가 들어갈 줄 알고? 난 들어가지 않을 거야! 내가 말했잖아, 우해영. 난 충분히 참았다고! 당신이 우씨 가문의 아가씨니까 당신을 존경하고 잘해준 거지, 더 이상 날 농락하는 건 참아줄 수 없어! 이래 봬도 난 김씨 가문의 아들이라고. 당신 요즘 정말 너무했어! 더 이상 잘해줄 거란 기대하지도 마!”그렇게 말한 후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거실에서 그가 돌아서 자기의 차가 세워진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데일이 고개를 살짝 수그리며 우해영에게 물었다.“아가씨, 제가 가서 잡아 올까요?”우해영은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데일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김승엽을 잡으러 갔다.곧이어 오토바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일은 빠르게 김승엽의 차가 세워진 곳으로 갔다.그 시각, 김승엽은 정말 이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그가 대문 밖에서 우해영을 이렇게 오래 욕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갑자기 문을 열어준 것에 대해 그는 분명 좋은 뜻으로 문을 열어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항상 그가 먼저 사과하고 그녀를 달랬었기에 이번에야말로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들어가라고 문 열어줘도 안 들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갈 거야! 어떻게 나오는지 두고 보자고!’김승엽은 자기가 떠나면 우해영이 참지 못하고 주동적으로 자기를 찾아올 거로 생각했다. 한번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인다면 분명 두 번, 세 번이 더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조금 떨어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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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김승엽을 끌고 들어가는 내내 데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오토바이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 김승엽을 밧줄에 매달고 딱 그가 죽지 않을 만큼까지 끌고 오다 저택 앞에서 멈추었다. 저택 입구 계단에 서서 자기를 내려다보는 우해영을 보고 김승엽은 한마디 욕도 할 수 없었다.그는 진흙 덩어리처럼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입었던 고급 양복은 너덜너덜해져 곧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누군가 했더니, 그 유명한 김씨 가문의 아들이잖아. 왜, 더 욕하지, 그래?”그의 이런 보습을 보고 우해영은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녀는 지금 기분이 매우 좋았다.그 누구도 그녀를 옥하고 도망칠 수 없었다. 누구나 다 그녀를 쉽게 욕할 수 있다면 그녀의 체면이 서지 않으니깐.김승엽은 여전히 그녀를 욕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온몸의 뼈가 으스러진 듯 아파졌고 끌려오면서 피부도 바닥에 쓸려 피가 나고 있었다. 혹시 뼈가 부러진 것 일지도 모른다. 아픔보다 더욱 그를 미치게 만드는 건 눈앞의 이 여자가 자기에게 이런 모욕을 줬다는 사실이다.김씨 가문의 막내아들로서, 아버지의 편애를 받지 못하고 가주의 자리까지 조카에게 뺏겨버렸지만 자기를 목숨보다 아껴주는 어머니 밑에서 상처 하나 없이 곱게 자랐다.오랜 시간 동안 김서진이 본래 자신이 가졌어야 할 것들을 빼앗아 갔다고 불평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고난과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제아무리 김서진이 그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해도 작은아버지라는 신분을 고려해 최소한의 존중은 해주었다.하지만 지금, 눈앞의 여자는 그를 개처럼 끌고 들어왔다. 게다가 높은 데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다.‘이 여자가 정말 어제 부끄러워하며 내 청혼을 받아들인 그 여자란 말인가?’김승엽은 겨우 일어나 앉으며 팔과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는지 움직여 보았다. 다행도 부러지진 않았고 그저 피부가 땅에 스쳐 피가 나고 있었다.우해영은 천천히 계단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우뚝 섰다. 그러고는 거만하게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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