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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9화

굳게 닫혀 있던 커다란 철문이 눈앞에서 열리는 것을 보고 김승엽은 잠시 머뭇거렸다.

‘이건 들어오라는 뜻인가?’

문이 열리자, 아까까지만 해도 기세 좋게 욕하던 김승엽이 약간 주저했다. 그렇게 오래 그녀를 욕했는데 막상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니 그녀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겁이 났지만, 체면을 잃을 수 없어서 감시카메라를 보며 비웃었다.

“뭐, 당신이 문을 열었다고 해서 내가 들어갈 줄 알고? 난 들어가지 않을 거야! 내가 말했잖아, 우해영. 난 충분히 참았다고! 당신이 우씨 가문의 아가씨니까 당신을 존경하고 잘해준 거지, 더 이상 날 농락하는 건 참아줄 수 없어! 이래 봬도 난 김씨 가문의 아들이라고. 당신 요즘 정말 너무했어! 더 이상 잘해줄 거란 기대하지도 마!”

그렇게 말한 후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거실에서 그가 돌아서 자기의 차가 세워진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데일이 고개를 살짝 수그리며 우해영에게 물었다.

“아가씨, 제가 가서 잡아 올까요?”

우해영은 아무 말 없이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데일은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김승엽을 잡으러 갔다.

곧이어 오토바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데일은 빠르게 김승엽의 차가 세워진 곳으로 갔다.

그 시각, 김승엽은 정말 이대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가 대문 밖에서 우해영을 이렇게 오래 욕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갑자기 문을 열어준 것에 대해 그는 분명 좋은 뜻으로 문을 열어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항상 그가 먼저 사과하고 그녀를 달랬었기에 이번에야말로 무슨 일이 있어도 먼저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들어가라고 문 열어줘도 안 들어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갈 거야! 어떻게 나오는지 두고 보자고!’

김승엽은 자기가 떠나면 우해영이 참지 못하고 주동적으로 자기를 찾아올 거로 생각했다. 한번 그녀가 먼저 고개를 숙인다면 분명 두 번, 세 번이 더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몸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고 조금 떨어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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