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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0화

김승엽을 끌고 들어가는 내내 데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오토바이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 김승엽을 밧줄에 매달고 딱 그가 죽지 않을 만큼까지 끌고 오다 저택 앞에서 멈추었다. 저택 입구 계단에 서서 자기를 내려다보는 우해영을 보고 김승엽은 한마디 욕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진흙 덩어리처럼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입었던 고급 양복은 너덜너덜해져 곧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누군가 했더니, 그 유명한 김씨 가문의 아들이잖아. 왜, 더 욕하지, 그래?”

그의 이런 보습을 보고 우해영은 가볍게 웃어 보였다. 그녀는 지금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 누구도 그녀를 옥하고 도망칠 수 없었다. 누구나 다 그녀를 쉽게 욕할 수 있다면 그녀의 체면이 서지 않으니깐.

김승엽은 여전히 그녀를 욕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온몸의 뼈가 으스러진 듯 아파졌고 끌려오면서 피부도 바닥에 쓸려 피가 나고 있었다. 혹시 뼈가 부러진 것 일지도 모른다. 아픔보다 더욱 그를 미치게 만드는 건 눈앞의 이 여자가 자기에게 이런 모욕을 줬다는 사실이다.

김씨 가문의 막내아들로서, 아버지의 편애를 받지 못하고 가주의 자리까지 조카에게 뺏겨버렸지만 자기를 목숨보다 아껴주는 어머니 밑에서 상처 하나 없이 곱게 자랐다.

오랜 시간 동안 김서진이 본래 자신이 가졌어야 할 것들을 빼앗아 갔다고 불평했지만, 단 한 번도 이런 고난과 모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제아무리 김서진이 그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해도 작은아버지라는 신분을 고려해 최소한의 존중은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여자는 그를 개처럼 끌고 들어왔다. 게다가 높은 데에 서서 그를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다.

‘이 여자가 정말 어제 부끄러워하며 내 청혼을 받아들인 그 여자란 말인가?’

김승엽은 겨우 일어나 앉으며 팔과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는지 움직여 보았다. 다행도 부러지진 않았고 그저 피부가 땅에 스쳐 피가 나고 있었다.

우해영은 천천히 계단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우뚝 섰다. 그러고는 거만하게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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