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66화

경비원이 이렇게 나올 것을 이미 예상한 김승엽은 그를 힐긋 보더니 말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들여보내 줄 건데? 급한 일이 있다는데 이렇게 밖에 세워두기만 할 건가? 김서진이 들여보내고 좋다고 하면 들어가도 되는 거지?”

그의 말에 경비원은 잠시 멍해졌다. 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대답했다.

“만약 대표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당연히 들여보내 주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표님께서 집에 계시지 않으니...”

“어디서 이렇게 고지식한 경비원을 찾아서. 참 나, 내가 너희 대표님한테 전화하면 되잖아!”

김승엽은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꺼내 김서진에게 전화했다.

“아, 서진아. 어디 간 거야? 네 할머니는?”

전화기 너머에서 김서진이 옆에 앉은 할머니를 쓱 쳐다보았다.

“지금 옆에 있어요.”

“네 옆에 있다고? 어딜 간 거야?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잖아! 할머니 바꿔봐!”

김승엽은 그들이 자기를 기다리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며 중얼거렸다.

“......”

김서진이 자기를 바라보자, 노부인이 어리둥절해하며 그에게 물었다.

“왜 그러냐?”

“작은아버지 전화예요. 기다리기로 했다던데 할머니께서 기다린다고 하셨나요?”

김서진이 눈을 가늘게 한번 뜨고는 전화기를 노부인에게 건내며 물었다.

그러자 노부인이 아차 하며 대답했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너희 집에서 기다리다 같이 가겠다 해놓고 너희와 얘기하다 그걸 깜빡 잊고 먼저 나와버렸구나.”

노부인이 말하면서 자기의 이마를 '탁' 쳤다. 그러고는 전화기를 받아 들고 전화기 너머의 김승엽에게 말했다.

“승엽아, 엄마가 노망났나 보다. 애들과 얘기하다 널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깜빡 잊었지, 뭐니. 너 먼저 집에 가 있어라.”

“집에 가긴요. 어머니와 이따가 밥도 먹고 공연도 보러 가자고 했잖아요. 됐어요, 그냥 서진이 집에서 기다릴게요. 근데 경비원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니 서진이 보고 경비원한테 말 좀 해두라고 해요. 설마 내가 들어가서 물건이라도 훔칠까 봐 걱정인가 봐요.”

김승엽은 말하면서 옆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