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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수프는 무슨 수프, 난 그런 거 마시지 않아!”

우해영은 단칼에 그녀를 거절했다. 하찮다는 눈빛으로 수프를 한번 훑어보았다.

짙고 하얀빛을 띠는 수프 위에 한약 재료 같은 게 떠 있었다. 하지만 수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우해영의 식욕을 돋웠다.

“무슨 수프인데?”

그녀의 말에 우해민은 매우 기뻐하며 대답했다.

“황기를 두고 끓인 닭 수프. 기를 보충하는 거야. 요즘 언니가 다친 거 같길래. 몸보신하라고...”

“몸보신?”

우해영은 옆에 서 있는 우해민을 한번 보더니 핸드폰을 꺼내 황기의 효능을 검색했다. 확실히 몸에 좋은 한약재료였다.

“근데 넌 어떻게 이게 몸에 좋은지 알아?”

“텔레비전에서 봤어.”

우해민이 황급히 대답했다.

“집에 있길래 조금만 썼어. 내가 주방에 있을 때 아무도 없었으니 걱정하지 마. 아무도 날 보지 못했을 거야.”

우해영은 누가를 우해민을 볼까 봐 걱정되지는 않았다.

최측근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들은 모두 섬에서 데려온 사람들이기에 우해민의 존재를 알았고 나머지 일하는 사람들은 일제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기에 이 집에 우 씨 아가씨가 둘이나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밖 안 사람들이 우씨 가문에 아가씨가 둘이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그만큼 철저한 보안 조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뜨거울까 봐서 그러는 거면 여기 두고 조금 식힌 다음 마셔. 아까 살짝 먹어 보았는데 언니가 좋아할 만한 맛이야.”

우해민은 조심스럽고 간절한 눈빛으로 그녀가 맛이라도 보길 원하듯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수프 그릇을 들고 맛을 보려던 우해영이 갑자기 입꼬리를 치켜올리더니 우해민에게 말했다.

“뜨거울까 봐 그러는 건 아니고. 네가 독이라도 탔을까 봐.”

“그럴 리가! “

우해영의 말에 놀랐는지 우해민이 풀썩 바닥에 꿇으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늘에 맹세코 독을 타지 않았어! 내가 감히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잖아! 게다가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는데 무슨 수로 독을 사겠어. 절대 그런 짓 하지 않았어! 언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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