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001 - 챕터 1010

2406 챕터

제1001화

어둠 속에서, 한소은은 자기를 향해 오는 강한 바람을 느꼈다.그녀는 빠른 속도로 뒤로 몸을 기대고 허리를 굽혀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장풍을 피했다. 그러고는 몸을 일으켜 이어서 공격해 오는 주먹을 받아쳤다.그 사람이 공격하는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빨랐고 공세도 매우 독했다. 절대 보통의 도둑이나 납치범이 아니다. 몇 번 상대하고 나서 한소은은 이 사람이 프랑스에서 자기를 납치했던 사람들보다 더욱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상대방은 분명 만단의 준비하고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녀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몇 년 동안 무술을 배우지 않았다면 벌써 상대방에게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펑! 쾅!두 사람의 손목이 서로 부딪치며 막상막하의 상황에 이르렀다.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는 순간 별장의 불이 확 켜졌다.“갑자기 전기가 나간 거 같아요. 지금은 비상 전원을 사용하고 사람을 불러 수리하면...”일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방안에서 대치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멈칫하더니 이윽고 비명을 질렀다.불이 켜지고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이 서서히 밝은 방 안에 익숙해지자, 한소은은 자기를 기습한 사람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이 사람은 검은 복장에 가면까지 쓰고 있어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공격하는 동작과 체형을 보았을 때 여자임이 분명했다.“당신 누구야?”당황함과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고용인과 달리 한소은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한소은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훑어볼 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도 한소은을 훑어보았다.“무술은 그럭저럭하네.”역시 이 사람은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한소은에 대한 혐오가 가득 묻어 있었다.그녀가 내뱉은 ‘그럭저럭’이라는 단어는 한소은의 무술 실력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한소은은 그녀의 말에 납득이 갔다. 김서진의 개인 별장인 데다가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을 아무렇지 않게 잠입한 것도 모자라 자기를 기습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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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도둑 아니에요. 괜찮아요.”한소은은 김서진이 걱정할까 봐 애써 괜찮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정말 괜찮아요? 아니다, 내가 바로 갈게요.”김서진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회사 일을 제쳐두고 바로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안 그래도 돼요!”한소은은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이렇게 당신과 말하고 있잖아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사람은 이미 갔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호들갑 떠는 것뿐이에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아마 살면서 오늘처럼 누가 몰래 잠입해 싸움까지 난 장면을 본 적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김서진이 항상 사모님이 어디 불편하면 바로 자기에게 연락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 사모님은 1순위였고 사모님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그렇기 때문에 한소은이 계단을 내려가도 고용인들은 손에 있던 일을 제쳐두고 와서 그녀를 부축하기 일쑤 였다. 오늘 ‘도둑’이 들어와 한소은과 싸움까지 일어난 장면을 보고 까무러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그 사람들이 정말 호들갑을 떠는 건가요? 아니면 당신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건가요?”전화기 너머에서 김서진이 한숨을 푹 쉬었다.한소은이 자기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것처럼 자기도 한소은의 마음을 잘 알았다. 한소은은 항상 자기가 걱정할까 봐 일을 마음속 깊이 숨겨두고 말해주지 않는다.“정말 괜찮아요.”한소은은 잠시 고민하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과 싸워봤어요. 그냥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찔러보려고 온 거 같아요. 내가 무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인 거 같은데 아마 다른 무술 가문의 사람일 거예요. 악의는 없어 보였어요.”“그 사람과 싸웠다고요?”김서진의 목소리가 순간 높아졌다.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귀에서 멀리 가져갔다.“나 정말 괜찮아요. 난...”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서진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쯧, 이럴 줄 알았어!’20분도 안 되어서 김서진이 집에 나타났다. 한껏 긴장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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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잠입한 사람이 누군지 얼굴 확인했나요?”김서진이 집에 도착하고 사람을 시켜 시시티비를 확인했지만 공교롭게도 그 시간대의 영상만 문제가 있었다. 그렇다는 건 상대방은 철저하게 준비하고 여기에 잠입했다는 말이다. 김서진은 마음이 무거웠다. 처음으로 위기를 느꼈다.그의 물음에 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여자였어요. 가면을 쓰고 있어 얼굴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어요.”그녀의 말을 듣고 김서진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정말 안 다친 거 맞죠?”“그만 좀 물어봐요! 정말 괜찮다니까!”한소은은 화가 난 척하며손가락으로 그의 머리를 쿡 찔렀다.“그 여자의 공격이 매우 빠르고 독했지만, 여지를 남겨둔 게 느껴졌어요. 아마 날 떠보려고 온 거 일거에요.”“짐작하는데 아마 어느 무술 가문의 사람일 거 같아요. 혹시...”한소은은 뒷말을 흐렸다. 그녀도 아직 확신이 가지 않았다.“우해영.”오히려 김서진이 담담하게 그 이름을 말했다.인제 와서 그녀에게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김서진은 그녀에게 모든 걸 말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차라리 그녀가 모든 걸 다 알고 두 사람이 함께 대책을 세우는 게 그녀를 위험에서부터 지키는 방법일 것으로 생각했다.“어디서 들어본 거 같기도 하네요.”차씨 가문에서 나온 몇 년 동안 한소은은 향수를 연구하는 데만 열중해 고대 무술 가문에 대한 일은 잘 몰랐다. 이 이름이 익숙하긴 했지만, 누군지 떠오르지 않았다.“우씨 가문의 아가씨. 지금은 우씨 가문의 가주예요.”김서진이 느릿하게 설명했다.“그리고, 곧 내 작은어머니가 될 사람이죠.”“작은어머니요?”한소은이 몸을 일으키며 되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렇다면...”“맞아요!”김서진도 몸을 일으켜 앉았다. 옆에 두었던 담요를 가져와 한소은의 어깨에 둘러주며 이어서 말했다.“김승엽과 약혼한 사이에요. 아마 결혼식 날짜도 우리 결혼식과 비슷한 시기 일거에요.”“...”“그러면 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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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맞아요. 하지만 이 여자는 야망이 너무 커요. 차씨 가문에 일어났던 일도 이 여자가 꾸민 일이에요.”“음양 듀오를 말하는 건가요?”한소은은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 그녀는 그날 발생했던 일들이 떠올랐다.차성호가 망상에 빠져 많은 일을 계획했지만, 뒤에서 그를 조종하는 사람이 있었다. 당초에 그녀는 차성재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었고 차성재도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지만, 나중에는 작업실 일과 여러 가지 일로 바빠 이 일은 잠시 내려놓았었다.‘우씨 가문의 아가씨가 음양 듀오의 주인이라고?’“그 여자가 차성호를 조종해 차씨 가문을 손에 넣으려 한 건가요 그러고 나서 차성호를 꼭두각시로 삼으려 한 거고?”김서진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계획한 건 맞아요. 하지만 그 여자는 차성호란 사람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할할 사람이 아니란 걸 예상하지 못한 거죠. 그 여자가 차성호를 이용해 차씨 가문을 손에 넣으려 한 동시 차성호도 그 여자를 이용해 권력을 손에 쥐려고 했어요. 결국엔 두 사람 모두 당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해서 모든 계획이 수포가 된 거죠.”그의 말을 듣던 한소은은 얼굴이 빨개졌다.“내가 한 것도 없는데요, 뭐.”한소은은 단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만 했다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모든 걸 바로잡은 사람은 차성재였다. 비즈니스에 있어서 차성재는 확실히 자기보다 뛰어났다. 그가 차씨 가문의 후계자가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김서진은 한소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당신의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다 내 눈에 보여요.”그가 이렇게 머리를 만져주니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어 한소은이 불편해하며 고개를 저었다.“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방금 말한 비적은 도대체 무슨 말이에요? 내가 일찍이 차씨 가문을 떠났지만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께 무슨 비적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어요.”‘이 비적이란 게 남자에게만 물려주는 그런 건가? 차성재에게만 물려준 건가?’“차씨 가문의 것이 아니라, 우리 김씨 가문의 비적이에요.”김서진의 말을 듣고 한소은은 놀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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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고 김서진은 단번에 알아차렸다.한소은은 이런 일로 그와 삐질 소심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그를 놀리고 싶어서 일부러 화가 난 척을 했다.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이자, 김서진은 그녀를 확 끌어안으며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긴 키스가 끝나자 두 사람 모두 숨을 헐떡였다. 그들은 온몸이 달아오른 듯 후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한소은이 임신하고 나서부처 김서진은 신경을 많이 썼다. 키스는 물론이고 더 이상 잠자리도 하지 않았다. 정말 그가 말했던 거처럼 한번 불을 지피면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아슬아슬하게 정신을 붙잡고 있었다.“서진 씨...”한소은이 갈라진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이 갈라진 목소리마저 김서진을 유혹하고 있었다.김서진은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그녀가 한마디라도 더 한다면 아마 자기도 이성을 잃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했다.그가 안간힘을 쓰며 참는 모습에 한소은은 우습기도 했고 안쓰럽기도 했다. 그녀는 눈을 한번 깜빡이고는 혀를 살짝 내밀어 혀끝으로 그의 손가락을 핥았다.갑작스러운 그녀의 반응에 김서진은 급히 손가락을 움츠렸고 두 눈은 화가 나 있었다.‘이 여자가 정말! 지금 이러는 거 얼마나 날 고문하는지 모르는 거야?’“정말 말 하나도 안 듣네요!”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한번 꾹 누르고 벌떡 일어서며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그가 이런 반응일 줄 예상하지 못한 한소은은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가 욕실로 들어가는 걸 멍하니 바라보다 곧이어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너무 심했나?’물소리가 한참 들렸는데 그는 아직 나올 생각이 없었다. 한소은은 침대에서 내려와 마른 수건을 들고 욕실 문을 열었다.김서진은 그녀를 등진 채 쏟아지는 물을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단단한 등 근육은 선명했고 그의 몸을 타고 흐르는 물은 그녀를 갈증 나게 했다누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김서진이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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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그가 손을 거두려 할 때 한소은이 갑자기 그의 손을 움켜쥐었다. 김서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녀에게 무슨 의미인지 물었다.“오늘...”한소은이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빨개진 얼굴로 이어 말했다.“오늘, 할까요?”“...”김서진의 두 눈에는 놀람이 가득했다. 그는 당연히 하고 싶었다. 그녀를 꼭 끌어안고 자고 싶었지만 솟구쳐 오르는 충동을 억눌러야만 했다. 그녀의 건강을 위해서, 배 속의 아기를 위해서 어떻게든 참아야만 했다.한소은은 직설적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김서진의 눈을 마주치자 부끄러움에 시선을 피해버렸다.그런 그녀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 김서진은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그러고는 얼굴, 다음은 입술에 키스했다.하지만 아주 잠깐의 키스였다. 그의 입술이 잠깐 닿았다 바로 떨어졌다.한소은은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우린 함께 할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잖아요. 지금은 당신 몸이 제일 중요해요.”“네.”한소은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잘 자요.”김서진은 그녀의 이마에 한 번 더 키스하고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그의 모습을 보던 한소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당신은 안 자요?”“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았어요. 먼저 자요.”그러고는 잠시 머뭇거리다 한마디 덧붙였다.“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는 당신에게 숨기는 일이 없을 거예요.”한소은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위해 영이 떠올랐다.“우해영은...”“오늘 당신을 떠보려고 왔으니, 당분간은 찾아오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최근은 오지 않을 거예요. 그 여자가 원하는 건 비적뿐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요.”김서진이 잠시 고민하다 이어서 말했다.“그 전에 그 여자와 맞서지 말아요. 당신이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런 미친 여자를 상대할 필요 없어요.”김서진의 눈에는 우해영이 그저 미친 사람으로 보였다. 고작 그런 책하나 때문에 자기의 평생을 바친다니. ‘김승엽과 결혼해도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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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우해민이 구석에서 숨죽이고 있어도 무술을 몇 년 동안 배운 우해영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숨지 말고 기어나와!”그녀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우해민의 가녀린 몸이 한번 흠칫하더니 빠르게 문 뒤에서 나갔다.“언, 언니...”우해민은 두려움에 쭈뼛거리며 우해영을 불렀다.그저 보기만 해도 우해영은 짜증이 났다. 이 세계에 자기와 똑같은 얼굴을 한 동생이 자기와는 달리 겁이 많고 쭈뼛거린다는 생각에 순간 창피함이 몰려왔다.“이리 와!”우해영은 숨을 두 번 깊게 들이마시고 화를 간신히 억누르며 그녀에게 명령했다.우해민은 그녀의 명령이 익숙한 듯 그녀의 앞에 가 멈추어 섰다. 고개를 푹 떨구고 어깨를 축 내리며 감히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자기 앞에 겁에 질린 모습으로 서 있는 우해민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던 우해영은 문득 거즈로 감싼 우해민의 귓불을 보더니 며칠 전 발생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 일은 왠지 모르게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귀는 좀 나았어?”조금 딱딱한 말투였지만 걱정이 되어 물어보는 것 맞았다. 우해민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관심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의 눈과 딱 마주쳤을 때 다시 겁에 질린 토끼 눈을 하고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거, 거의 다 나았어.”“나았으면 됐어. 앞으로는 그런 짓 할 생각 하지 마.”“응.”우해민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 뜻 없이 물었던 우해영의 머릿속에 문득 이후의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원래의 계획대로 라면을 우해민이 자기를 대신해 김승엽과 결혼을 하고 그 뒤의 일은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녀는 오직 무술 고서를 손에 넣으면 되었기에 남자에 대해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는 우해민이 자기를 대신해 자기의 신분으로 그 남자와 결혼하고 잠을 자게 된다면 앞으로 번거로운 일들이 많이 줄어들 거라는 생각도 했었다.이렇게 되면 자기는 무술 연습에 온 신경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되고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데에 신경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된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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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역시 믿을 만한 남자가 아니었어!’우해영은 조금 화가 났다. 김승엽 그 자식이 자기와 우해민을 구분해 내지 못한 것이 못마땅했다.‘얼굴 빼고 어디가 닮았다고! 성격이며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며 하나도 나보다 잘하는 게 없는데 어떻게 헷갈릴 수 있는 거지?’“악!”그렇게 생각하면서 우해민의 입술을 있는 힘껏 눌렀다. 그녀가 갑자기 힘을 줄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한 우해민은 입술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런 모습은 정말 누가 봐도 가여워할 모습이었다.“남다 들은 다 너같이 약해 빠진 여자를 좋아하지?”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던 우해영은 순간이 그 얼굴이 너무 싫어졌다. 분명 자기와 똑같은 얼굴인데 다른 느낌을 주는 얼굴이 싫어졌다.이윽고 우해민의 턱을 확 놓아주더니 몸을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내일 당장 우씨 고택으로 돌아가!”입술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기가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우해영에게 되물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언니!!”돌아가라니, 우씨 고택으로 돌아가라니!우해민은 가고 싶지 않았다.처음에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죽어도 오고 싶지 않았지만, 여기에 와서 지내다 보니 다시는 고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 감옥 같은 곳에, 고립된 섬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에는 아무도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지도 자리를 산 사람 취급해 주지도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여기서는 가끔이지만, 쇼핑도 할 수 있고 집 밖을 나가 바깥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도 있었다. 중요한 건 이곳에는 자기만의 것이 있었다.오로지... 자기만의 ‘엽이’가 있었다.우해민은 종종 마음속으로 그를 엽이라고 불렀다. 마치 언니가 모르는 그들만의 비밀이 생긴 듯한 느낌은 그녀를 여기서 버틸 수 있게 해 주었다.그와의 데이트가 얼마나 달콤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지금 언니가 고택으로 돌아가라고 하니 그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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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한참이나 우해민을 쳐다보던 우해영의 눈빛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래. 그럼...”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용인이 들어오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아가씨, 손님이 오셨는데 김씨 성을 가진 분이세요.”“김씨...”잠시 머뭇거리다 우해영은 옆에 서 있는 우해민을 슬쩍 흘겨 보았다. 김 씨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그녀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아주 잠깐이지만 절대 잘못 본 게 아니다.‘이 계집애, 역시 그 사람에게 빠졌구나.”아까까지만 해도 우해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우해영은 다시 마음을 바꾸었다.“넌 방에 들어가 있어. 내가 나오라고 하기 전에 절대 나오면 안 돼!”“...”이건 예상했던 상황이다. 우해민은 입술을 삐죽이다 대답했다.“알았어.”몸을 돌려 지하실로 빠르게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아서서 빠르게 걷던 걸음을 늦추었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혹시 그 사람일까?’“들어오라고 해.”우해영은 자기를 찾아온 사람이 김승엽인지 김서진인지 가늠하며 자리에 앉아 고용인을 시켜 테이블을 치우게 했다. 그러고는 차를 다시 내오라고 말했다.고용인이 차를 들고 올 때 김서진도 들어왔다.들어온 사람이 김서진인 것을 발견하고 우해영은 조금 실망했다.“당신이었군요.”말하면서 시선은 지하실로 통하는 길을 흘려 보았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우해민의 기운은 느낄 수 있었다.“우해영 씨.”김서진이 입을 열었다.모퉁이 뒤에서 숨죽이고 있던 우해민이 흠칫했다. 고개를 빼꼼 내밀어 우해영을 찾아온 김씨 성의 손님이 김승엽이 아닌 낯선 남자라는 걸 확인하고 실망한 얼굴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녀의 기운이 사라진 걸 느끼고 우해영은 입꼬리를 씩 올리고 김서진을 보며 말했다.“김서진 대표가 찾아오시다니. 무슨 일로 오셨나요?”“우해영 씨, 난 신혼 축하 선물을 주러 온 거예요.”김서진이 웃는 얼굴과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내밀었다.나무로 만들어진 네모반듯한 상자는 값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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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당신이 우리 집까지 찾아온 이유가 이거 때문에 아닌가요? 왜요, 내 아내를 떠볼 용기는 있으면서 상자를 열어 볼 용기는 없는 거예요?”김서진은 말을 돌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젯밤 한소은을 기습한 여자가 우해영이라는 걸 확신했다.그런데도 우해영은 이 사실을 인정할 생각이 없었다. 헛웃음을 한번 짓더니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물었다.“김서진 씨, 무슨 말을 하는지 난 잘 모르겠네요. 당신의 아내를 떠보다니요? 난 당신 집에 간 적도 없는걸요. 아, 혹시 김씨 고택을 말하는 거라면 당신 작은아버지와 곧 결혼할 사이라서 간 거예요. 그러고 보니 앞으로는 날 작은어머니라 불러야 하겠네요?”그녀가 인정하지 않자, 김서진은 더 이상 그녀를 밀어붙이지 않았다.“호칭은 결혼하고 바꾸어도 늦지 않아요. 우해영 씨, 내가 준 선물을 열어보지 못하는 건 내가 선물에 무슨 짓이라도 했을까 봐 걱정되는 건가요? 아니면 내가 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가?”우해영은 자기의 맞은편에 앉은 이 남자를 천천히 진지하게 바라보았다.사실 그녀는 김서진을 자기의 상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무술을 배우는 것만이 가장 중요한일이다. 어려서부터 무술에 푹 빠져 있었고 가업 같은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가 가업을 크게 만들지 않았더라면 우씨 가문도 지금의 큰 가문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우해영은 아버지가 사업을 위해 무술을 포기한 게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자기의 아버지는 무술을 배울 재능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고대 무술 가문에서 우씨 가문은 세 손가락에 꼽히는 가문이었는데 나중에는 가문을 이을 후계자들이 하나둘씩 무술을 포기하는 바람에 점차 몰락했다.우해영은 우씨 가문의 무술을 발전하고 고대 무술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워 온 세상 사람들이 우씨 가문의 무술을 인정하게 만드는 게 소원이었다. 다른 가문이 모두 우씨 가문 앞에서 무릎을 꿇게 만들고 싶었다.이렇게 생각하니 그 상자를 바라보던 눈빛이 달라졌다.김서진은 이 상자에 담긴 물건이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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