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02화

“도둑 아니에요. 괜찮아요.”

한소은은 김서진이 걱정할까 봐 애써 괜찮다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말 괜찮아요? 아니다, 내가 바로 갈게요.”

김서진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회사 일을 제쳐두고 바로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돼요!”

한소은은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이렇게 당신과 말하고 있잖아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사람은 이미 갔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호들갑 떠는 것뿐이에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아마 살면서 오늘처럼 누가 몰래 잠입해 싸움까지 난 장면을 본 적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김서진이 항상 사모님이 어디 불편하면 바로 자기에게 연락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기에 그들에게 있어서 사모님은 1순위였고 사모님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소은이 계단을 내려가도 고용인들은 손에 있던 일을 제쳐두고 와서 그녀를 부축하기 일쑤 였다. 오늘 ‘도둑’이 들어와 한소은과 싸움까지 일어난 장면을 보고 까무러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 사람들이 정말 호들갑을 떠는 건가요? 아니면 당신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건가요?”

전화기 너머에서 김서진이 한숨을 푹 쉬었다.

한소은이 자기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것처럼 자기도 한소은의 마음을 잘 알았다. 한소은은 항상 자기가 걱정할까 봐 일을 마음속 깊이 숨겨두고 말해주지 않는다.

“정말 괜찮아요.”

한소은은 잠시 고민하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과 싸워봤어요. 그냥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찔러보려고 온 거 같아요. 내가 무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인 거 같은데 아마 다른 무술 가문의 사람일 거예요. 악의는 없어 보였어요.”

“그 사람과 싸웠다고요?”

김서진의 목소리가 순간 높아졌다.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전화를 귀에서 멀리 가져갔다.

“나 정말 괜찮아요. 난...”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서진이 전화를 끊어 버렸다.

‘쯧, 이럴 줄 알았어!’

20분도 안 되어서 김서진이 집에 나타났다. 한껏 긴장한 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