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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1화

어둠 속에서, 한소은은 자기를 향해 오는 강한 바람을 느꼈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뒤로 몸을 기대고 허리를 굽혀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장풍을 피했다. 그러고는 몸을 일으켜 이어서 공격해 오는 주먹을 받아쳤다.

그 사람이 공격하는 속도는 놀라울 만큼 빨랐고 공세도 매우 독했다. 절대 보통의 도둑이나 납치범이 아니다. 몇 번 상대하고 나서 한소은은 이 사람이 프랑스에서 자기를 납치했던 사람들보다 더욱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상대방은 분명 만단의 준비하고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녀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몇 년 동안 무술을 배우지 않았다면 벌써 상대방에게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펑! 쾅!

두 사람의 손목이 서로 부딪치며 막상막하의 상황에 이르렀다.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는 순간 별장의 불이 확 켜졌다.

“갑자기 전기가 나간 거 같아요. 지금은 비상 전원을 사용하고 사람을 불러 수리하면...”

일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방안에서 대치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멈칫하더니 이윽고 비명을 질렀다.

불이 켜지고 어둠에 익숙해졌던 눈이 서서히 밝은 방 안에 익숙해지자, 한소은은 자기를 기습한 사람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 사람은 검은 복장에 가면까지 쓰고 있어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공격하는 동작과 체형을 보았을 때 여자임이 분명했다.

“당신 누구야?”

당황함과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고용인과 달리 한소은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한소은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을 훑어볼 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도 한소은을 훑어보았다.

“무술은 그럭저럭하네.”

역시 이 사람은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한소은에 대한 혐오가 가득 묻어 있었다.

그녀가 내뱉은 ‘그럭저럭’이라는 단어는 한소은의 무술 실력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소은은 그녀의 말에 납득이 갔다. 김서진의 개인 별장인 데다가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을 아무렇지 않게 잠입한 것도 모자라 자기를 기습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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