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971 - Chapter 980

3111 Chapters

제971화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퇴각한다고?누군가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랑목 왕자가 아직 안에 있습니다.”그러나 랑심은 신경 쓰지 않고 사람들을 데리고 퇴각했다.랑심이 퇴각하면서 성안에 여유가 생겨 신속히 모든 적을 섬멸했다.“낙 낭자, 낭자의 거짓 투항은 정말 훌륭합니다!”“이번에 또 많은 무기를 수확할 수 있겠습니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만족이 철수한 방향을 바라봤다. 불안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만족이 이리 쉽게 퇴각할 리 없다. 이렇게 그들을 함정에 빠뜨렸으니 분통을 참고 있을 것이다.”“명령을 내리겠다. 당장 무기들을 수집한 뒤 성루에 올라가 수비하라.”“알겠습니다.”곧이어 낙운희가 몸을 날려 성루에 올랐다.“랑목을 찾지 못했습니다.”“안에서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시체가 너무 많습니다.”낙청연은 덤덤히 말했다.“괜찮다. 잠시 뒤에 검사해도 늦지 않다.”“그것보다 랑심은... 일부러 랑목을 보내 죽게 만든 것 같구나.”돌격할 때 랑목이 병사들을 데리고 제일 먼저 성안으로 돌진했지만 랑심은 들어오지 않았다.분명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함정일까 걱정되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그녀는 랑목을 말리지 않았다.게다가 랑목이 성안에 갇혔을 때 병사들을 데리고 철수했다.사실 조금 전은 그들이 성을 공격하기에 좋은 시기였다.낙청연은 한바탕 싸울 준비를 했는데 랑심이 철수했다.“랑심과 랑목이 이복형제일 수도 있습니다.”낙운희가 사색에 잠겨 대답했다.“제가 진천리를 구하는 동안 만족은 비록 통일된 듯 보였지만 완벽히 같은 마음은 아닌 듯했습니다.”“한 부족의 왕이었던 자들이 랑씨 일족에 귀속되었으니 불만이 많고 각자 마음도 다를 것입니다.”낙청연은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가늘게 떴다.“만족 내부에도 싸움이 많은 듯하구나. 그것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겠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에서 만족 대군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역시나 다시 왔군요.”낙운희는 긴장한 얼굴로 재빨리 검을 움켜쥐었다.모두가 경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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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진천리!진천리였다!진천리가 얼마나 오래 끌려다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몸이 위로 붕 떴다가 바닥에 심하게 부딪히기를 반복했다.그는 마치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깜짝 놀랐다.“저건 진 장군이 아닙니까?”말을 채찍질하며 달리던 사람은 랑심의 앞에 멈춰 섰고 말에서 내려 바닥에 있는 진천리를 잡아 일으키더니 그들을 도발했다.“보았소? 당신들의 통솔자요!”“당장 성문을 열어 투항하시오. 우리가 쳐들어가 성을 무너뜨린다면 당신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오!”랑심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낙청연을 보았다.“어떻소? 투항하겠소?”낙청연은 속으로 분개하며 이를 악물었다.랑심이 진천리를 남겨둔 건 이 순간을 위해서일 것이다.랑심은 낙청연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말에서 내려와 진천리의 등을 걷어차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그의 어깨를 짓밟았다.그녀는 장검을 들어 진천리의 손가락을 겨누면서 가볍게 웃었다.“당신은 저자들의 통솔이오. 이럴 때 그들이 덜 고생하도록 날 도와 그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소?”진천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그의 냉담한 눈빛을 보니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은 듯했다.랑심은 살짝 화가 났는지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 투항할 것이오?’“투항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통솔자를 평녕성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오!”그 말에 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안절부절못했다.“진 장군!”낙청연은 몰래 낙운희가 건네준 활을 손에 꽉 쥐었고 낙운희와 시선을 주고받았다.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진 장군은 굳센 기개를 가진 사람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투항할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때문에 투항하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투항한다면 그는 자신이 천궐국의 죄인이 되었다고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진천리는 성루 위에 서 있는 낙청연을 쳐다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다행히 왕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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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진천리에게 목이 졸린 채로 끌려가게 되자 두 사람의 몸이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이런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낙운희는 필시 죽을 것이다.낙청연은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철추!”낙운희가 막 땅에 떨어지려 할 때, 철추가 황급히 땅을 쳤다. 매우 강한 바람이 일면서 먼지가 엄청나게 휘몰아쳤다.그 힘으로 낙운희는 몸을 돌리며 바닥을 굴렀고 땅을 짚은 뒤 피를 토했다.낙운희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진천리를 보았다. 진천리는 팔과 목에 아주 굵은 붉은 핏줄이 솟아 있었고 두 눈도 붉게 물들어 괴물처럼 변했다.“성을 공격하라!”랑심이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만족인은 우르르 몰려왔고 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낙청연은 긴장한 얼굴로 성루를 지키고 있었고 아래에 있는 낙운희를 살필 겨를이 없었다.진천리는 실력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향상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는데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지 흉악한 얼굴로 낙운희를 향해 걸어갔다.철추가 손을 쓰려고 했지만 낙운희가 그를 말렸다.“그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그래서 그들은 피해야 했다.“진천리, 정신을 차리세요!”“당신은 평녕성 수비군의 통솔자입니다. 당신이 죽여야 할 사람은 적입니다. 아군에게 무기를 겨누지 마세요! 얼른 정신 차리세요!”낙운희는 진천리를 깨우려 했다.진천리가 다시 한번 공격하려 할 때, 그의 손이 멈췄고 잠깐 눈동자가 맑아졌다.진천리는 괴로운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보았다.“이럴 수가, 내가 왜 이러는...”“깨어나셨군요. 다행입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낙청연에게 당신을 치료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낙운희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낙운희가 다가가 그를 데려가려 하자 진천리는 긴장한 얼굴로 뒤로 한 발 물러섰다.그는 경계하며 말했다.“아니, 오지 마시오.”조금 전 완전히 통제를 잃은 감각 때문에 그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적의 손아귀에 들어가 고문당하는 것도, 죽임당하는 것도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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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난투 속에서 랑심이 귀 한쪽을 잃었다.선혈이 삽시에 랑심의 반쪽 얼굴을 물들였다.랑심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보았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인데도 막강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매서운 눈빛은 황홀하면서도 두려웠다.“공주님!”수많은 사람이 랑심을 에워싸며 무기를 들어 진천리를 공격했다.“그만. 목숨은 남겨두거라. 저자를 데려갈 것이다!”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랑심이 다급히 명령을 내렸다.하지만 미처 손을 멈추지 못한 자의 날카로운 칼날이 진천리의 등을 찔렀고 선혈이 튀었다.낙청연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 진천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다.그는 그렇게 인파에 파묻혔다.낙청연은 흠칫했고 이내 비통함을 느꼈다.그녀는 결국 진천리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랑심은 중상을 입었고 만족은 즉시 퇴각했다.성루 위의 사람들은 다들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라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만족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그들은 진 장군을 잃었다.낙운희는 성으로 돌아와 성루에 올랐다. 잠긴 목소리를 들어 보니 목이 메는 듯했다.“죄송합니다. 또 임무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낙청연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전장에서 죽는 것이 어쩌면 그의 귀착점일지도 모른다.”낙운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그가 랑심에게 조종당한 것이 맞습니까?”낙청연이 대답했다.“고(蠱)일 것이다.”그 호루라기 소리는 고충을 통제하는 것이다.진천리는 랑심의 손아귀에 들어간 뒤 갖은 고충을 겪었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고에 당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그는 정신을 차렸는데 왜 저와 함께 돌아오는 걸 원치 않은 겁니까?”낙운희는 곤혹스러웠다.분명히 살 기회가 있었는데 왜 죽으려고 한 것일까?낙청연은 그녀의 질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그런 종류의 고는 웬만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잠깐이라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그는 모든 힘을 다 썼을 것이다.”“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적을 죽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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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같은 시각, 대다수 사람은 성을 지키고 있었고 낙운희는 자주적으로 성을 나가 약재와 식량을 찾았다.밤이 되고 불어오는 찬 바람에 낙청연은 잠이 깼다.낙운희가 면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다 먹으면 쉬세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저희가 번갈아 보초를 선다면 체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당신이 쓰러진다면 전 지휘 못 합니다.”낙청연은 그릇을 건네받은 뒤 바닥에 앉아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배불리 먹은 뒤 그녀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했다.환경이 이렇다 보니 깊게 잠들 수 없었고 얕은 잠을 자면 보통 꿈을 꾸지 않았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꿈에서 부진환을 보았다.꿈속에서 그는 중상을 입고 침상 위에 누워있었고 태의들이 끊임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그를 치료하려 했으나 다들 속수무책이었다.꿈속에서 낙청연은 조바심이 났다. 그녀는 직접 부진환을 진맥하고 싶었지만 누군가 그녀를 막고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꿈에서 깬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웠다.확실히 들어갈 수 없었다. 천 리 밖에 있는 그녀가 어떻게 경도에 제때 도착할 수 있겠는가?“악몽을 꾸셨습니까?”낙운희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이마를 닦은 낙청연은 그제야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은 것을 발견했다.낙청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했었지.”낙운희는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평소에는 이렇게 감상적인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요.”“고민거리가 있습니까? 괜찮다면 저에게 얘기하시지요.”낙청연은 복잡한 눈빛이었다. 감옥에서 낙월영이 고문당할 때 부진환의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이런 처지에 고민거리를 안고 있을 자격은 없지.”“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다.”그래서 낙청연도 한가할 때 틈틈이 그를 떠올렸다.부디 하늘이 그를 굽어살펴 부진환이 목숨을 부지하길 바랐다.“만족의 각 부족은 분열되고 있습니다. 랑심을 잡는다면 어쩌면 전환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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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아니나 다를까 이날 만족은 또 공격했다.그들은 다시 공세를 취하여, 파죽지세의 기세로 성을 무너뜨리려고 했다.낙청연이 사람들과 만든 암기가 이때 작용을 발휘하여 적의 상당 부분을 막았다.그러나 만족인은 너무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각종 방법으로 성안으로 쳐들어오려고 시도하니, 사람들은 쉴 틈이 없었다.또 결사적인 투쟁을 마친 하루였다. 만족인도 많은 사상자를 내고 다시 퇴군하였다.하지만 밤에 그들은 또다시 들이닥쳤다.게다가 이번에 들이닥친 적군들은 힘이 넘쳤고, 전투력 또한 매우 강했기 때문에 낙청연과 그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성벽 위에서 암벽을 등반하고 벽을 달리며, 마치 도마뱀처럼 민첩하고 신속하게 성루로 돌진했다.성을 지키던 병사들은 하나둘 줄줄이 쓰러졌다.낙운희와 철추의 강력한 실력으로도 적군을 모두 상대할 수 없었다.낙청연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밤에 공격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마 몇 개 부족 사람들을 거느리고 돌아가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매개 부락의 강점도 제각각이고, 실력도 다소 차이가 있어 보였다. 지금, 이 암벽등반 하는 적들은 정말 당해 내기 어려웠다.성벽 전체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기어오르고 있었다.어쩔 수 없이 낙청연은 다시 나침반을 꺼냈다.피를 제물로 삼아, 소령진을 사용했다.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혼령들이 공중에서 응집되어, 천군만마의 대오를 형성한다.밤하늘의 기운마저 음산하고 몹시 매섭게 변했다.밤바람은 마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칼처럼 날카로웠다.낙운희는 이 강력한 힘을 느꼈다.만족인들이 하나둘씩 연이어 성벽에서 날려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콩을 바닥에 뿌리듯, 촘촘하게 땅에 떨어졌다.아군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었다. 그들은 하늘까지 자신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낙운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마침 만족인이 낙청연을 기습하려고 하자, 낙운희는 즉시 달려갔다. 장검으로 그의 몸을 꿰뚫고, 한 발로 걷어차서 성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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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약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닭장은 하나 찾았습니다. 그래서 달걀 열 몇 개를 꺼내 왔으니, 일단 드세요. 만약 부족하면 내가 가서 두 개 더 삶아오겠습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너는 먹었느냐?”낙운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먹었습니다.”낙청연은 그제야 먹기 시작했다.다 먹고 나니, 달빛이 마침 딱 좋았다. 낙청연은 바로 나침반을 꺼내더니, 달빛 아래 앉아, 천지의 힘을 흡수하였다.낙청연은 이런 방법으로라도 최대한 힘을 회복해야 했다.--천계하.“보고! 만족이 퇴각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시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퇴각하였느냐? 그들 몇 사람이 어떻게 만족의 수만에 달하는 대군을 막아냈단 말이냐?”병사는 대답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만족은 확실히 이기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싸웠지만 성안으로 쳐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게다가 오늘 밤 성을 공격한 만족 부락은 암벽등반에 가장 능한 부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공략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시형은 듣더니 저도 몰래 웃으며 말했다: “낙청연은 과연 재주가 뛰어나구나, 그러니 엄 태사의 영패까지 위조할 수 있지.”옆에 있던 교위가 물었다: “장군, 평녕 성은 우리에게 지원 요청을 보냈습니다. 가능한 빨리 돌아오라고 하는데, 장군께서 돌아갈 계획이 있습니까?”시형은 실눈을 뜨더니 말했다: “일단 기다려보자꾸나. 낙청연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엄가도 이미 변경 쪽의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그는 이미 군대를 이동하여 무진을 떠났으니,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만일 낙청연이 만족을 이기면, 그는 낙청연을 지원한 적이 있으므로바로 공신이 되는 것이다.그러나 낙청연이 실패하면, 그가 낙청연을 지원했기 때문에 엄가는 필히 그의 죄를 물을 것이다.지금 모든 결정은 온전히 낙청연의 능력에 달려있다.--날이 밝자, 만족은 또 공격하기 시작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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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부진환은 몸을 옆으로 비켜 공격을 피하고, 손바닥에 몸속의 힘을 응집시켰다. 그리고 이를 악물자 온몸이 흠칫 떨렸다.순간 체내의 쇄골정 한 개가 발사됐다.쇄골정은 강한 힘에 의해 튀어나와, 바로 낙정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에 낙정은 피할 겨를이 없었다.비명과 함께 사람은 날려 가버렸다.쇄골정은 바로 가슴 한가운데를 맞췄다. 낙정은 세게 땅에 넘어지더니, 피를 마구 토했다.낙정은 언젠가 자신의 쇄골정에 상처를 입을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부진환은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짙은 눈동자 속에 한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그 음침한 눈빛은, 사람이 마치 빙고 속에 몸을 담근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낙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거짓이었습니까?”부진환은 어깨의 통증을 참으며, 천천히 낙정에게 걸어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너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었겠느냐?”부진환의 눈가에 한줄기 한기가 감돌더니, 허리를 굽혀 낙정의 검을 주었다.상황을 보고 당황한 낙정은 갑자기 수중에서 표장 한 줄을 내던졌다.부진환은 몸을 옆으로 피했다.낙정은 이 틈을 타 벌떡 일어나 도망가 버렸다.부진환이 고개를 돌렸을 때, 낙정은 이미 멀리 도망간 뒤였다. 그는 뒤쫓아 가지 않았다.낙정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그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갑자기 뒷걸음치더니 힘없이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었다. 순간 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입가의 피를 닦았다.소소가 다급히 돌아왔다. “왕야!”피범벅이 된 왕야의 모습을 본 소소는 몹시 걱정됐다: “왕야, 왜 이렇게 험악한 방법을 쓰십니까?”부진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이 골칫덩어리들을 떨쳐내겠느냐?”그들은 가는 길 내내 추격당했다. 자객들을 피하느라, 그들은 이미 많은 시간을 지체했다.하루를 더 지체하면, 낙청연에 대한 걱정도 더 커진다.그래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소소는 즉시 부진환을 업고 숲속에서 달려 나왔다.부진환은 의식이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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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만족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요 몇 년 동안 만족은 줄곧 전투력을 비축하여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실력을 감추고 있었다.비록 그들은 만족의 병력을 많이 소모했지만, 만족에게는 그저 조족지혈에 불과했다.연이어 성을 공격하는 부락은 하나같이 강했다.그들은 이미 무기도 다 떨어지고 양식도 고갈될 지경에 이르러,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하지만 만족은, 사상자는 있지만 총체적으로 그다지 큰 편이 아니었다. 파성(破城)은 시간문제이다.--천계하.방금 만족이 또 퇴각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형의 마음은 복잡했다.낙청연이란 이 여인은 정말 놀랍다. 생각밖에 이렇게 많은 날을 버티고 있디.바로 이때, 병사가 보고했다: “시 장군, 어떤 여인이 장군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시형은 깜짝 놀라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병사가 데리고 온 여인을 보고 그는 경계하며 주위를 살펴보았다.상대방을 맞이하여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랑심 공주, 어찌 친히 오셨소?”랑심은 검은색 두봉을 두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하얀 천으로 싸맨 귀가 훤히 보였다. 그녀의 안색은 몹시 창백했지만,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오?”“낙청연이 이렇게 오랫동안 성을 지켜냈소,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우리는 이 평녕성을 함락시키지 못할 것이고, 아무리 멀리 있던 지원군도 도착할 수 있단 말이오.”“그때 되면, 당신이 제멋대로 평녕성을 지원했으니, 당신 주인은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요.”랑심의 어투는 날카로웠으며, 다소 협박이 섞이었다.이 말과, 어투에 시형은 몹시 불쾌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랑심 공주, 혼자 힘으로는 평녕성을 함락시키지 못하겠으니, 나더러 평녕성을 공격하라는 뜻이오?”“당신이 지금 제정신이오? 아니면 내가 미쳤소?”“나는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소. 하지만 당신을 도와 아군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오.”시형의 어투는 몹시 날카로웠으며,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랑심은 불만이 가득한 어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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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이 말을 들은 교위는 잠깐 멍해 있더니 투덜거렸다: “누가 장군님을 아들로 받아준 답니까!”“꺼져!” 시형은 몹시 화가 나서 그를 한발로 걷어차 버렸다.--부진환은 이틀을 누워있더니, 마침내 깨어났다.깨어난 뒤, 그는 자신이 무진이 아니라 어떤 마을에 있는 것을 보더니, 몹시 분개했다.“소소, 감히 나의 명령을 어겼느냐!” 부진환은 진노했다.소소는 털썩 무릎을 꿇더니 말했다: “제가 왕야의 명을 어겼으니,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부진환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노기등등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만약 낙청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본왕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당장 무진으로 가자!”두 사람은 밤낮 쉬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마침내, 무진에 도착했다.검은 갑옷을 입은 군대가 황량한 광야에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3만 대군은 이미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달려와, 이곳에 집결되었다.위풍당당했고, 살기 등등했다.부진환이 말을 타고 바위 언덕 위에 나타났을 때였다.몇 명 부장들이 신속하게 앞으로 달려왔다.“사람은 이미 모두 도착했으니, 왕야의 지시를 기다립니다!”“왕야, 성안에 있는 무진군의 말로는, 무진군은 이미 전부 평녕성을 지원하러 갔다고 합니다.”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장검을 잡더니 말했다: “출발, 평녕성으로 간다!”--저녁 무렵.노을이 온통 하늘을 물들였다. 낙청연은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갑자기 누군가 소리쳤다: “사람이 오고 있습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성 밖을 쳐다보았다.낙청연도 일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낙청연은 약간 놀랐다.한 무리의 백성들이었다.보아하니 도망쳐 온 것 같았는데, 족히 200명은 되었다.그중에 노약자와 부녀들이 많았다.“멈춰라! 누구냐!” 성루 위에서 경계하기 시작했다.병사들은 활을 들었다. 그러자 겁에 질린 백성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말했다: “관야(官爺), 제발 살려주시오! 우리는 마경촌(馬慶村)과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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