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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진천리!

진천리였다!

진천리가 얼마나 오래 끌려다녔는지는 알 수 없었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몸이 위로 붕 떴다가 바닥에 심하게 부딪히기를 반복했다.

그는 마치 나뭇잎처럼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아팠다.

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깜짝 놀랐다.

“저건 진 장군이 아닙니까?”

말을 채찍질하며 달리던 사람은 랑심의 앞에 멈춰 섰고 말에서 내려 바닥에 있는 진천리를 잡아 일으키더니 그들을 도발했다.

“보았소? 당신들의 통솔자요!”

“당장 성문을 열어 투항하시오. 우리가 쳐들어가 성을 무너뜨린다면 당신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오!”

랑심은 득의양양한 얼굴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낙청연을 보았다.

“어떻소? 투항하겠소?”

낙청연은 속으로 분개하며 이를 악물었다.

랑심이 진천리를 남겨둔 건 이 순간을 위해서일 것이다.

랑심은 낙청연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말에서 내려와 진천리의 등을 걷어차서 그를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그의 어깨를 짓밟았다.

그녀는 장검을 들어 진천리의 손가락을 겨누면서 가볍게 웃었다.

“당신은 저자들의 통솔이오. 이럴 때 그들이 덜 고생하도록 날 도와 그들을 설득해야 하지 않겠소?”

진천리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의 냉담한 눈빛을 보니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은 듯했다.

랑심은 살짝 화가 났는지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낙청연, 투항할 것이오?’

“투항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통솔자를 평녕성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오!”

그 말에 성루에 있던 병사들은 안절부절못했다.

“진 장군!”

낙청연은 몰래 낙운희가 건네준 활을 손에 꽉 쥐었고 낙운희와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진 장군은 굳센 기개를 가진 사람이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투항할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 때문에 투항하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투항한다면 그는 자신이 천궐국의 죄인이 되었다고 미안함을 느낄 것이다.”

진천리는 성루 위에 서 있는 낙청연을 쳐다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다행히 왕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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