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대다수 사람은 성을 지키고 있었고 낙운희는 자주적으로 성을 나가 약재와 식량을 찾았다.밤이 되고 불어오는 찬 바람에 낙청연은 잠이 깼다.낙운희가 면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다 먹으면 쉬세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저희가 번갈아 보초를 선다면 체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당신이 쓰러진다면 전 지휘 못 합니다.”낙청연은 그릇을 건네받은 뒤 바닥에 앉아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배불리 먹은 뒤 그녀는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휴식했다.환경이 이렇다 보니 깊게 잠들 수 없었고 얕은 잠을 자면 보통 꿈을 꾸지 않았다.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꿈에서 부진환을 보았다.꿈속에서 그는 중상을 입고 침상 위에 누워있었고 태의들이 끊임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그를 치료하려 했으나 다들 속수무책이었다.꿈속에서 낙청연은 조바심이 났다. 그녀는 직접 부진환을 진맥하고 싶었지만 누군가 그녀를 막고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꿈에서 깬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웠다.확실히 들어갈 수 없었다. 천 리 밖에 있는 그녀가 어떻게 경도에 제때 도착할 수 있겠는가?“악몽을 꾸셨습니까?”낙운희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이마를 닦은 낙청연은 그제야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은 것을 발견했다.낙청연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시선을 내리뜨리며 말했다.“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했었지.”낙운희는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평소에는 이렇게 감상적인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요.”“고민거리가 있습니까? 괜찮다면 저에게 얘기하시지요.”낙청연은 복잡한 눈빛이었다. 감옥에서 낙월영이 고문당할 때 부진환의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이런 처지에 고민거리를 안고 있을 자격은 없지.”“지금 가장 중요한 건 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걸 신경 쓸 새가 없다.”그래서 낙청연도 한가할 때 틈틈이 그를 떠올렸다.부디 하늘이 그를 굽어살펴 부진환이 목숨을 부지하길 바랐다.“만족의 각 부족은 분열되고 있습니다. 랑심을 잡는다면 어쩌면 전환점이
아니나 다를까 이날 만족은 또 공격했다.그들은 다시 공세를 취하여, 파죽지세의 기세로 성을 무너뜨리려고 했다.낙청연이 사람들과 만든 암기가 이때 작용을 발휘하여 적의 상당 부분을 막았다.그러나 만족인은 너무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각종 방법으로 성안으로 쳐들어오려고 시도하니, 사람들은 쉴 틈이 없었다.또 결사적인 투쟁을 마친 하루였다. 만족인도 많은 사상자를 내고 다시 퇴군하였다.하지만 밤에 그들은 또다시 들이닥쳤다.게다가 이번에 들이닥친 적군들은 힘이 넘쳤고, 전투력 또한 매우 강했기 때문에 낙청연과 그들에게 큰 위협이 됐다.성벽 위에서 암벽을 등반하고 벽을 달리며, 마치 도마뱀처럼 민첩하고 신속하게 성루로 돌진했다.성을 지키던 병사들은 하나둘 줄줄이 쓰러졌다.낙운희와 철추의 강력한 실력으로도 적군을 모두 상대할 수 없었다.낙청연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밤에 공격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아마 몇 개 부족 사람들을 거느리고 돌아가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매개 부락의 강점도 제각각이고, 실력도 다소 차이가 있어 보였다. 지금, 이 암벽등반 하는 적들은 정말 당해 내기 어려웠다.성벽 전체에 사람들이 빼곡하게 기어오르고 있었다.어쩔 수 없이 낙청연은 다시 나침반을 꺼냈다.피를 제물로 삼아, 소령진을 사용했다.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혼령들이 공중에서 응집되어, 천군만마의 대오를 형성한다.밤하늘의 기운마저 음산하고 몹시 매섭게 변했다.밤바람은 마치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칼처럼 날카로웠다.낙운희는 이 강력한 힘을 느꼈다.만족인들이 하나둘씩 연이어 성벽에서 날려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콩을 바닥에 뿌리듯, 촘촘하게 땅에 떨어졌다.아군의 사기가 크게 진작되었다. 그들은 하늘까지 자신들을 돕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낙운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마침 만족인이 낙청연을 기습하려고 하자, 낙운희는 즉시 달려갔다. 장검으로 그의 몸을 꿰뚫고, 한 발로 걷어차서 성루
”약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닭장은 하나 찾았습니다. 그래서 달걀 열 몇 개를 꺼내 왔으니, 일단 드세요. 만약 부족하면 내가 가서 두 개 더 삶아오겠습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너는 먹었느냐?”낙운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먹었습니다.”낙청연은 그제야 먹기 시작했다.다 먹고 나니, 달빛이 마침 딱 좋았다. 낙청연은 바로 나침반을 꺼내더니, 달빛 아래 앉아, 천지의 힘을 흡수하였다.낙청연은 이런 방법으로라도 최대한 힘을 회복해야 했다.--천계하.“보고! 만족이 퇴각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시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 퇴각하였느냐? 그들 몇 사람이 어떻게 만족의 수만에 달하는 대군을 막아냈단 말이냐?”병사는 대답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만족은 확실히 이기지 못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싸웠지만 성안으로 쳐들어가지 못했다고 합니다.”“게다가 오늘 밤 성을 공격한 만족 부락은 암벽등반에 가장 능한 부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공략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시형은 듣더니 저도 몰래 웃으며 말했다: “낙청연은 과연 재주가 뛰어나구나, 그러니 엄 태사의 영패까지 위조할 수 있지.”옆에 있던 교위가 물었다: “장군, 평녕 성은 우리에게 지원 요청을 보냈습니다. 가능한 빨리 돌아오라고 하는데, 장군께서 돌아갈 계획이 있습니까?”시형은 실눈을 뜨더니 말했다: “일단 기다려보자꾸나. 낙청연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두고 보자.”엄가도 이미 변경 쪽의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 그는 이미 군대를 이동하여 무진을 떠났으니,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만일 낙청연이 만족을 이기면, 그는 낙청연을 지원한 적이 있으므로바로 공신이 되는 것이다.그러나 낙청연이 실패하면, 그가 낙청연을 지원했기 때문에 엄가는 필히 그의 죄를 물을 것이다.지금 모든 결정은 온전히 낙청연의 능력에 달려있다.--날이 밝자, 만족은 또 공격하기 시작했다.낙청연은 어쩔 수 없이
부진환은 몸을 옆으로 비켜 공격을 피하고, 손바닥에 몸속의 힘을 응집시켰다. 그리고 이를 악물자 온몸이 흠칫 떨렸다.순간 체내의 쇄골정 한 개가 발사됐다.쇄골정은 강한 힘에 의해 튀어나와, 바로 낙정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거리가 너무 가까웠던 탓에 낙정은 피할 겨를이 없었다.비명과 함께 사람은 날려 가버렸다.쇄골정은 바로 가슴 한가운데를 맞췄다. 낙정은 세게 땅에 넘어지더니, 피를 마구 토했다.낙정은 언젠가 자신의 쇄골정에 상처를 입을 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부진환은 천천히 일어났다. 그의 짙은 눈동자 속에 한기가 가득 서려 있었다.그 음침한 눈빛은, 사람이 마치 빙고 속에 몸을 담근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낙정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거짓이었습니까?”부진환은 어깨의 통증을 참으며, 천천히 낙정에게 걸어갔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너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었겠느냐?”부진환의 눈가에 한줄기 한기가 감돌더니, 허리를 굽혀 낙정의 검을 주었다.상황을 보고 당황한 낙정은 갑자기 수중에서 표장 한 줄을 내던졌다.부진환은 몸을 옆으로 피했다.낙정은 이 틈을 타 벌떡 일어나 도망가 버렸다.부진환이 고개를 돌렸을 때, 낙정은 이미 멀리 도망간 뒤였다. 그는 뒤쫓아 가지 않았다.낙정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자, 그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갑자기 뒷걸음치더니 힘없이 나뭇가지에 몸을 기대었다. 순간 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그는 입가의 피를 닦았다.소소가 다급히 돌아왔다. “왕야!”피범벅이 된 왕야의 모습을 본 소소는 몹시 걱정됐다: “왕야, 왜 이렇게 험악한 방법을 쓰십니까?”부진환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이 골칫덩어리들을 떨쳐내겠느냐?”그들은 가는 길 내내 추격당했다. 자객들을 피하느라, 그들은 이미 많은 시간을 지체했다.하루를 더 지체하면, 낙청연에 대한 걱정도 더 커진다.그래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소소는 즉시 부진환을 업고 숲속에서 달려 나왔다.부진환은 의식이 혼
만족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했다. 요 몇 년 동안 만족은 줄곧 전투력을 비축하여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실력을 감추고 있었다.비록 그들은 만족의 병력을 많이 소모했지만, 만족에게는 그저 조족지혈에 불과했다.연이어 성을 공격하는 부락은 하나같이 강했다.그들은 이미 무기도 다 떨어지고 양식도 고갈될 지경에 이르러,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하지만 만족은, 사상자는 있지만 총체적으로 그다지 큰 편이 아니었다. 파성(破城)은 시간문제이다.--천계하.방금 만족이 또 퇴각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형의 마음은 복잡했다.낙청연이란 이 여인은 정말 놀랍다. 생각밖에 이렇게 많은 날을 버티고 있디.바로 이때, 병사가 보고했다: “시 장군, 어떤 여인이 장군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시형은 깜짝 놀라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병사가 데리고 온 여인을 보고 그는 경계하며 주위를 살펴보았다.상대방을 맞이하여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랑심 공주, 어찌 친히 오셨소?”랑심은 검은색 두봉을 두르고 있었지만, 여전히 하얀 천으로 싸맨 귀가 훤히 보였다. 그녀의 안색은 몹시 창백했지만,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오?”“낙청연이 이렇게 오랫동안 성을 지켜냈소,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손을 쓰지 않으면, 우리는 이 평녕성을 함락시키지 못할 것이고, 아무리 멀리 있던 지원군도 도착할 수 있단 말이오.”“그때 되면, 당신이 제멋대로 평녕성을 지원했으니, 당신 주인은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요.”랑심의 어투는 날카로웠으며, 다소 협박이 섞이었다.이 말과, 어투에 시형은 몹시 불쾌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랑심 공주, 혼자 힘으로는 평녕성을 함락시키지 못하겠으니, 나더러 평녕성을 공격하라는 뜻이오?”“당신이 지금 제정신이오? 아니면 내가 미쳤소?”“나는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소. 하지만 당신을 도와 아군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오.”시형의 어투는 몹시 날카로웠으며, 그는 단칼에 거절했다.랑심은 불만이 가득한 어투로
이 말을 들은 교위는 잠깐 멍해 있더니 투덜거렸다: “누가 장군님을 아들로 받아준 답니까!”“꺼져!” 시형은 몹시 화가 나서 그를 한발로 걷어차 버렸다.--부진환은 이틀을 누워있더니, 마침내 깨어났다.깨어난 뒤, 그는 자신이 무진이 아니라 어떤 마을에 있는 것을 보더니, 몹시 분개했다.“소소, 감히 나의 명령을 어겼느냐!” 부진환은 진노했다.소소는 털썩 무릎을 꿇더니 말했다: “제가 왕야의 명을 어겼으니, 달게 벌을 받겠습니다!”부진환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더니, 노기등등해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만약 낙청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본왕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당장 무진으로 가자!”두 사람은 밤낮 쉬지 않고 길을 재촉했다.마침내, 무진에 도착했다.검은 갑옷을 입은 군대가 황량한 광야에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이 시선에 들어왔다.3만 대군은 이미 여러 갈래로 나뉘어 달려와, 이곳에 집결되었다.위풍당당했고, 살기 등등했다.부진환이 말을 타고 바위 언덕 위에 나타났을 때였다.몇 명 부장들이 신속하게 앞으로 달려왔다.“사람은 이미 모두 도착했으니, 왕야의 지시를 기다립니다!”“왕야, 성안에 있는 무진군의 말로는, 무진군은 이미 전부 평녕성을 지원하러 갔다고 합니다.”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장검을 잡더니 말했다: “출발, 평녕성으로 간다!”--저녁 무렵.노을이 온통 하늘을 물들였다. 낙청연은 담벼락에 기대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갑자기 누군가 소리쳤다: “사람이 오고 있습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성 밖을 쳐다보았다.낙청연도 일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낙청연은 약간 놀랐다.한 무리의 백성들이었다.보아하니 도망쳐 온 것 같았는데, 족히 200명은 되었다.그중에 노약자와 부녀들이 많았다.“멈춰라! 누구냐!” 성루 위에서 경계하기 시작했다.병사들은 활을 들었다. 그러자 겁에 질린 백성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말했다: “관야(官爺), 제발 살려주시오! 우리는 마경촌(馬慶村)과 부근
그러나 이때, 군대를 거느리고 돌격해 온 랑심은, 낙청연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만족의 돌격 소리와 함께, 밧줄 하나가 날아와, 낙청연의 목을 휘감았다.그 순간, 낙청연은 목이 갑자기 조여와, 질식감을 느꼈다. 그러더니 강력한 힘에 의해 낙청연은 날아갔다.낙청연은 힘껏 목에 감긴 밧줄을 잡아당겼지만, 풀 수가 없었다.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낙청연은 반격할 틈이 없었다.“청연!” 낙운희가 그 장면을 보고 놀라서 소리치더니, 즉시 달려와 낙청연을 구하려고 했다.하지만 낙청연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성문을 닫거라! 어서 성문을 닫거라!”낙운희는 이를 악물더니, 즉시 성루에서 내려가 사람들을 데리고 성문을 닫으러 갔다.하지만 만족은 이미 성문 밖까지 돌격해왔다.낙운희는 죽을힘을 다해 성문을 막았고, 철추도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간신히 그 강력한 추력을 당해낼 수 있었다.그렇지만, 여전히 몹시 힘겨웠다.낙운희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다.만일 성문이 열리면, 파성을 의미한다.더 이상 만족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아!!” 낙운희는 목이 찢어질 듯 소리쳤고, 이마의 파란 핏대가 불끈 솟아났다.낙운희의 주위에 짙은 검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지금, 이 순간, 모든 힘은 남김없이 발휘되었다.낙청연은 밧줄에 목이 감긴 채로 공중에서 날아갔다.말에 타고 있던 랑심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명령했다: “낙청연은 내가 필요한 사람이다. 누구도 건드리면 안 된다!”주위의 사람들은 커다란 공지를 비켜 주었다.낙청연은 그 공지에 호되게 떨어져, 입가에 피가 흘러내렸다.랑심은 말에서 훌쩍 뛰어내려 착지했다.그녀는 살기가 충만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결국 내 손에 잡히었군!”“그동안 너를 죽이지 못했는데, 네가 정말 죽지 않는지 내가 좀 봐야겠다!”랑심은 손목에 밧줄을 휘감고 있었다. 힘껏 밧줄을 잡아당기자, 낙청연의 몸은 앞으로 몇 걸음 끌려갔다.낙청연은 밧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그 순간, 낙청연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부진환?”부진환이 어떻게 이곳에 왔을까?살기 등등한 부진환은 장검을 손에 쥐고 랑심과 싸우기 시작했다.낙청연은 곧바로 밧줄을 풀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통증이 느껴져 가슴을 움켜잡았다.낙청연이 고개를 들자, 현갑군들이 만족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는 것이 보였다.성루 위에서 필사적으로 적군과 싸우고 있던 병사들은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원군이 도착했다! 우리 원군이 도착했다!”낙청연의 가슴을 누르던 큰 돌덩어리도 그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소소가 달려와, 즉시 랑심과 맞붙자, 부진환은 그제야 전투에서 물러났다.낙청연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두 손이 그녀를 와락 품속으로 끌어당겼다.순간 낙청연은 부진환의 품속에 꼭 안겼다.낙청연은 순간 멍해 있더니, 손을 들어 그를 꼭 껴안았다.“상처는 괜찮습니까? 언제 오셨습니까?”낙청연은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역시 꿈과 현실은 반대였다. 부진환은 혼수상태에 빠져 침상에 누워있지 않았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았던 두 손을 내려놓고, 눈앞의 초라하기 그지없는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온통 더러움과 핏자국으로 물들었지만, 그녀 미간의 영기를 감출 수 없었고, 청량한 기개와 온몸 가득한 오기를 감출 수 없었다.다만 낙청연 목에 난 붉은 자국과 핏자국을 보고, 부진환은 여전히 몹시 마음이 아팠다.“혼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날을 지켜냈느냐?” 부진환은 가슴 아파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뺨에 닿은 머리카락을 스쳐주었다.낙청연의 창백한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더니, 등 뒤를 바라보았다.“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저의 등 뒤에는 천군만마가 있습니다.”그 순간, 부진환은 낙청연 눈동자 속의 뜨거운 열정을 보았다. 부진환은 가슴이 뜨끔했다.부진환은 마치 또 새로운 낙청연을 알게 된 것 같았다.……줄곧 성문을 막고 있던 낙운희는, 원군이 달려온 그 순간, 마침내 힘없이 주저앉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