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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난투 속에서 랑심이 귀 한쪽을 잃었다.

선혈이 삽시에 랑심의 반쪽 얼굴을 물들였다.

랑심은 놀란 눈으로 사내를 보았다. 그는 온몸이 상처투성인데도 막강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매서운 눈빛은 황홀하면서도 두려웠다.

“공주님!”

수많은 사람이 랑심을 에워싸며 무기를 들어 진천리를 공격했다.

“그만. 목숨은 남겨두거라. 저자를 데려갈 것이다!”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랑심이 다급히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미처 손을 멈추지 못한 자의 날카로운 칼날이 진천리의 등을 찔렀고 선혈이 튀었다.

낙청연은 흐릿한 시야 속에서 진천리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렇게 인파에 파묻혔다.

낙청연은 흠칫했고 이내 비통함을 느꼈다.

그녀는 결국 진천리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랑심은 중상을 입었고 만족은 즉시 퇴각했다.

성루 위의 사람들은 다들 피투성이에 상처투성이라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만족이 철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

그들은 진 장군을 잃었다.

낙운희는 성으로 돌아와 성루에 올랐다. 잠긴 목소리를 들어 보니 목이 메는 듯했다.

“죄송합니다. 또 임무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낙청연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전장에서 죽는 것이 어쩌면 그의 귀착점일지도 모른다.”

낙운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가 랑심에게 조종당한 것이 맞습니까?”

낙청연이 대답했다.

“고(蠱)일 것이다.”

그 호루라기 소리는 고충을 통제하는 것이다.

진천리는 랑심의 손아귀에 들어간 뒤 갖은 고충을 겪었을 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고에 당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그는 정신을 차렸는데 왜 저와 함께 돌아오는 걸 원치 않은 겁니까?”

낙운희는 곤혹스러웠다.

분명히 살 기회가 있었는데 왜 죽으려고 한 것일까?

낙청연은 그녀의 질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녀는 천천히 대답했다.

“그런 종류의 고는 웬만하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잠깐이라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그는 모든 힘을 다 썼을 것이다.”

“그는 마지막 남은 힘을 적을 죽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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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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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인
챕터가 너무 짧아요. 구독료가 너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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