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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진천리에게 목이 졸린 채로 끌려가게 되자 두 사람의 몸이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 이런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낙운희는 필시 죽을 것이다.

낙청연은 다급히 소리를 질렀다.

“철추!”

낙운희가 막 땅에 떨어지려 할 때, 철추가 황급히 땅을 쳤다. 매우 강한 바람이 일면서 먼지가 엄청나게 휘몰아쳤다.

그 힘으로 낙운희는 몸을 돌리며 바닥을 굴렀고 땅을 짚은 뒤 피를 토했다.

낙운희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진천리를 보았다. 진천리는 팔과 목에 아주 굵은 붉은 핏줄이 솟아 있었고 두 눈도 붉게 물들어 괴물처럼 변했다.

“성을 공격하라!”

랑심이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만족인은 우르르 몰려왔고 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

낙청연은 긴장한 얼굴로 성루를 지키고 있었고 아래에 있는 낙운희를 살필 겨를이 없었다.

진천리는 실력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향상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는데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지 흉악한 얼굴로 낙운희를 향해 걸어갔다.

철추가 손을 쓰려고 했지만 낙운희가 그를 말렸다.

“그를 죽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피해야 했다.

“진천리, 정신을 차리세요!”

“당신은 평녕성 수비군의 통솔자입니다. 당신이 죽여야 할 사람은 적입니다. 아군에게 무기를 겨누지 마세요! 얼른 정신 차리세요!”

낙운희는 진천리를 깨우려 했다.

진천리가 다시 한번 공격하려 할 때, 그의 손이 멈췄고 잠깐 눈동자가 맑아졌다.

진천리는 괴로운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보았다.

“이럴 수가, 내가 왜 이러는...”

“깨어나셨군요. 다행입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낙청연에게 당신을 치료할 방법이 있을 겁니다.”

낙운희는 기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낙운희가 다가가 그를 데려가려 하자 진천리는 긴장한 얼굴로 뒤로 한 발 물러섰다.

그는 경계하며 말했다.

“아니, 오지 마시오.”

조금 전 완전히 통제를 잃은 감각 때문에 그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 고문당하는 것도, 죽임당하는 것도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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