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981 - Chapter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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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그러나 이때, 군대를 거느리고 돌격해 온 랑심은, 낙청연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만족의 돌격 소리와 함께, 밧줄 하나가 날아와, 낙청연의 목을 휘감았다.그 순간, 낙청연은 목이 갑자기 조여와, 질식감을 느꼈다. 그러더니 강력한 힘에 의해 낙청연은 날아갔다.낙청연은 힘껏 목에 감긴 밧줄을 잡아당겼지만, 풀 수가 없었다.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낙청연은 반격할 틈이 없었다.“청연!” 낙운희가 그 장면을 보고 놀라서 소리치더니, 즉시 달려와 낙청연을 구하려고 했다.하지만 낙청연은 다급하게 소리쳤다: “성문을 닫거라! 어서 성문을 닫거라!”낙운희는 이를 악물더니, 즉시 성루에서 내려가 사람들을 데리고 성문을 닫으러 갔다.하지만 만족은 이미 성문 밖까지 돌격해왔다.낙운희는 죽을힘을 다해 성문을 막았고, 철추도 전력을 다했기 때문에 간신히 그 강력한 추력을 당해낼 수 있었다.그렇지만, 여전히 몹시 힘겨웠다.낙운희는 이를 악물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다.만일 성문이 열리면, 파성을 의미한다.더 이상 만족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아!!” 낙운희는 목이 찢어질 듯 소리쳤고, 이마의 파란 핏대가 불끈 솟아났다.낙운희의 주위에 짙은 검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지금, 이 순간, 모든 힘은 남김없이 발휘되었다.낙청연은 밧줄에 목이 감긴 채로 공중에서 날아갔다.말에 타고 있던 랑심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명령했다: “낙청연은 내가 필요한 사람이다. 누구도 건드리면 안 된다!”주위의 사람들은 커다란 공지를 비켜 주었다.낙청연은 그 공지에 호되게 떨어져, 입가에 피가 흘러내렸다.랑심은 말에서 훌쩍 뛰어내려 착지했다.그녀는 살기가 충만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결국 내 손에 잡히었군!”“그동안 너를 죽이지 못했는데, 네가 정말 죽지 않는지 내가 좀 봐야겠다!”랑심은 손목에 밧줄을 휘감고 있었다. 힘껏 밧줄을 잡아당기자, 낙청연의 몸은 앞으로 몇 걸음 끌려갔다.낙청연은 밧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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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그 순간, 낙청연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부진환?”부진환이 어떻게 이곳에 왔을까?살기 등등한 부진환은 장검을 손에 쥐고 랑심과 싸우기 시작했다.낙청연은 곧바로 밧줄을 풀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갑자기 통증이 느껴져 가슴을 움켜잡았다.낙청연이 고개를 들자, 현갑군들이 만족 대군 속으로 쳐들어가는 것이 보였다.성루 위에서 필사적으로 적군과 싸우고 있던 병사들은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원군이 도착했다! 우리 원군이 도착했다!”낙청연의 가슴을 누르던 큰 돌덩어리도 그제야 내려놓을 수 있었다.소소가 달려와, 즉시 랑심과 맞붙자, 부진환은 그제야 전투에서 물러났다.낙청연이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두 손이 그녀를 와락 품속으로 끌어당겼다.순간 낙청연은 부진환의 품속에 꼭 안겼다.낙청연은 순간 멍해 있더니, 손을 들어 그를 꼭 껴안았다.“상처는 괜찮습니까? 언제 오셨습니까?”낙청연은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역시 꿈과 현실은 반대였다. 부진환은 혼수상태에 빠져 침상에 누워있지 않았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았던 두 손을 내려놓고, 눈앞의 초라하기 그지없는 이 여인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온통 더러움과 핏자국으로 물들었지만, 그녀 미간의 영기를 감출 수 없었고, 청량한 기개와 온몸 가득한 오기를 감출 수 없었다.다만 낙청연 목에 난 붉은 자국과 핏자국을 보고, 부진환은 여전히 몹시 마음이 아팠다.“혼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날을 지켜냈느냐?” 부진환은 가슴 아파하며 손을 들어 그녀의 뺨에 닿은 머리카락을 스쳐주었다.낙청연의 창백한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더니, 등 뒤를 바라보았다.“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저의 등 뒤에는 천군만마가 있습니다.”그 순간, 부진환은 낙청연 눈동자 속의 뜨거운 열정을 보았다. 부진환은 가슴이 뜨끔했다.부진환은 마치 또 새로운 낙청연을 알게 된 것 같았다.……줄곧 성문을 막고 있던 낙운희는, 원군이 달려온 그 순간, 마침내 힘없이 주저앉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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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여봐라, 이 자를 처형하라!”부진환은 위엄 넘치게 명령을 내렸다.그러자 시형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왕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적을 처리하는 게 급선무이니 소인이 공을 세워 속죄하겠습니다! 부디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그러나 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꿈쩍도 하지 않으며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 “소소, 시작하거라.”소소는 시형 옆으로 다가가더니 사정없이 검을 뽑았다.시형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사정하려 했다. 부진환이 이렇게나 악독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이때, 낙청연이 앞으로 다가와 부진환의 팔을 잡았다.“목숨은 살려주십시오.”부진환은 사정하는 낙청연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소인배를 남겨둬서 뭐 하느냐!”낙청연은 부진환의 옷소매를 잡고 힘없이 흔들었다.“쓸모가 있습니다.”부진환은 낙청연의 응석을 부리는 듯한 행동에 마음이 약해져 승낙하고 말았다.“그럼 오늘은 살려주겠다.” 부진환은 서늘한 눈빛으로 시형을 바라보았다.시형은 손을 벌벌 떨며 이마의 땀을 닦더니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부진환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왕비가 사정하지 않았으면 넌 오늘 죽을 목숨이었다.”시형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예! 왕비, 정말 감사합니다!”낙청연이 대답했다: “일어나시오.”“만족 대군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니 평녕성의 방어는 시 장군께 맡기겠소.”시형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예! 왕비, 걱정하지 마십시오!”곧바로 시형은 사람을 보내 성을 지켰다.힘겹게 전투하며 억지로 십여 일을 버티던 병사들은 마침내 쉴 수 있었다. 어떤 병사는 아예 바닥에 쓰러져버렸다.낙청연과 부진환은 성으로 돌아오자 바닥에 주저앉은 낙운희를 보았다.“왜 그러느냐?”낙운희는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괜찮습니다.”낙청연은 허리를 숙여 낙운희의 맥을 짚더니 깜짝 놀랐다. 경맥이 손상되어 터질 것만 같았다.낙운희는 손을 벌벌 떨며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그러니 조금 전에도 목숨을 내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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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약을 발라야겠구나.”부진환은 약을 꺼내더니 손가락으로 약을 묻혀 낙청연의 목에 발라줬다.낙청연은 그제야 목의 통증을 느꼈다.그러나 고약은 아주 빨리 통증을 완화했으며, 차가운 느낌이 들어 아주 상쾌했다.낙청연은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준수한 얼굴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렸다.“왕야, 상처는 어떻습니까?” 낙청연은 무의식적으로 부진환의 손목을 잡았다.그러자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피하며 낙청연의 목에 약을 발라주었다.“괜찮다, 일단 네 몸부터 챙기거라.”부진환의 말을 듣자 낙청연은 더이상 의심하지 않았다.“저도 괜찮습니다. 껍질이 벗겨졌을 뿐입니다.”부진환은 행동을 멈추고 진지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껍질이 벗겨졌을 뿐이냐? 근데 왜 얼굴이 이렇게 창백한 것이냐?”“그게… 어쨌든 다치진 않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낙청연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러자 낙청연은 급히 몸을 일으키더니 지도를 훑어보기 시작했다.부진환은 어쩔 수 없이 약을 치우며 물었다: “시형이 엄가네 사람인 건 알고 있느냐?”낙청연이 대답했다: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왜 목숨을 살려두는 것이냐? 그리고, 어떻게 무진에서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냐?”낙청연은 품에서 엄 태사의 영패를 꺼내 부진환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엄내심이 준 것입니다.”부진환은 영패를 부더니 깜짝 놀랐다. 이 영패는 진짜였다.“엄내심?”부진환은 엄내심이라는 사람을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엄내심이 어떻게…”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엄내심은, 야망이 아주 큽니다.”“위로 올라가려고는 하는데 엄가의 바둑알이 되긴 싫어합니다. 그러니 엄가의 계획을 막아야 엄가에서 벗어날 기회가 생기는 겁니다.”“그러고 보면 부경한과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엄내심은 야망이 있으나 부경한은 야망이 없습니다. 만약 엄내심이 황후 자리에 앉게 된다면, 부경한을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하지만 엄내심은 부경한의 황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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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부진환은 생각에 잠기더니 무거운 어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청연, 섭정왕부가 널 너무 얽매는 게 아니냐?”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몸을 돌려보니 낙청연은 이미 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부진환은 미소를 지으며 낙청연을 안고 다른 방으로 데려가 신발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줬다.이 긴 시간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을 테니 마음 편히 자게 하고 싶었다.그렇게 부진환은 방에서 나왔다.정원에서 소소가 약을 들고 다가왔다.“왕야, 약을 드실 시간입니다.” 소소는 약이 식을 때까지 왕야를 쭉 기다리고 있었다.부진환은 약사발을 들고 꿀꺽꿀꺽 마시더니 말했다: “가져온 약을 다 마시면 그만 먹겠다. 성에 약재가 많지 않으니 부상당한 병사들에게 남겨주어라.”“예.”부진환이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가자 소소는 급히 앞으로 다가왔다: “왕야, 며칠을 길에서 보냈는데 쉬어야 하지 않습니까?”부진환은 앞으로 나아가며 덤덤하게 말했다: “시형은 병력을 쥐고 있으니 허튼수작을 부리지 않게 지켜야 한다.”“청연이 긴 시간동안 성을 지켰으니 이젠 본왕이 지킬 차례구나.”말을 마친 부진환은 성루로 향했다.-낙청연은 평녕성에 와서 처음으로 이렇게 깊은 잠을 잤다.다음 날 오후가 돼서야 깨어난 낙청연은 몸을 일으키자 눈앞이 캄캄해져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낙청연의 몸은 소령진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너무 허약한 상태였다.전에는 성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버텼지만, 지금은 마치 모든 게 반사되듯이 한없이 허약했다.낙청연은 낙운희를 보러 갔으나, 낙운희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낙청연은 다시 약재를 찾으러 떠났다.성에 중의관 약포가 많으니 창고에 약재가 있을지도 모른다.전에 전쟁을 피해 도망 온 난민들은 부진환이 모두 잘 안배했고, 성에도 순찰 인원을 늘려 만족의 침입을 감시했다.모든 게 질서정연하게 돌아가는 느낌이라 마음이 놓였다.낙청연은 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길 기도하는 마음뿐이었다.텅 빈 성을 한 바퀴 돌았지만 아무런 발견도 없어 낙청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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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그렇습니까?” 낙청연은 약재를 들고 재빨리 뒤를 따랐다.그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옆 골목으로 향했다.낙청연도 재빨리 따라갔다.그러다 마침 반대 방향으로 걸어오는 소소를 만났다.“왕비, 왜 여기 계신 겁니까?” 소소도 약재를 찾으러 나온 것이었다.성에 자원이 모자라 왕야께서 약을 안 드시겠다며 약재를 다친 병사들에게 남겨주라고 하셨다.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어찌 약을 안 쓸 수 있단 말인가!그래서 소소는 약재를 찾으러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낙청연은 약재가 든 주머니를 소소에게 건넸다: “자, 약재를 가져가거라.”“그리고 시형에게 어미 양 몇 마리를 구해오라고 하거라. 어떤 여인이 먹을 게 없어 아이도 굶고 있다고 하니 양젖이 필요하다. 꼭 빨리 좀 부탁하마!”소소는 멈칫하며 이 약재를 어디서 구해왔는지 물으려 했으나 낙청연은 곧바로 떠났다.그렇게 한참을 쫓아서야 그 남자가 다시 보였다.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남자는 기밀 요지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성을 마구 돌아다니고 있었다.순찰을 피하면서 말이다.낙청연은 만족인 뒤를 따르며 무슨 짓을 꾸미는 것인지 알아내려 했다.그러다 저도 모르게 저녁이 되었다.남자는 외진 골목에 들어섰다.낙청연은 조심스럽게 따라가며 골목을 빠져나와 정원에 도착했다. 이 집은 창고 같아 보였다.남자는 멈춰서더니 정원의 문을 보며 살짝 흥분한 모습이었다.달빛 아래에서 낙청연은 그제야 바닥에 뱀 한 마리가 정원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이 작은 뱀이 길을 알려주고 있던 것이었다.그래서 이 남자는 성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던 것이다.낙청연은 짙은 약재 냄새를 맡았다. 아마도 약재를 저장하는 창고 같았다.설마 약재를 찾고 있는 건가?남자는 방으로 들어갔고, 낙청연도 슬며시 정원으로 들어갔다.방을 헤집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라 예상했으나,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그러다 갑자기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해(沈海)!”“왕자님!”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랑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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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낙청연은 그제야 만족의 형세를 대충 알게 되었다.낙청연은 실눈을 뜬 채 랑목을 바라보며 말했다: “랑심과 사이가 돈독할 줄 알았더니, 이 기회에 당신을 처리해 버리려고 할 줄은 몰랐소.”랑목은 주먹을 꽉 쥐며 분노했다.“놓아줄 순 있지만, 조건이 있소.”낙청연은 진지하게 랑목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만왕이 되게 해주겠소. 그러나 만왕이 되는 순간, 즉시 퇴각하고 천궐국에 다시는 발을 내딛지 마시오!”만족의 실력은 확실히 강했다. 진천리는 부족의 습격을 받았을 뿐인데도 위협을 느껴 황상께 방어를 공고히 해달라고 간청했다.이제 이런 부족들이 모였으니 실력은 더 강해진 게 분명했다.그러니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야 했다.만왕의 자리도 절대 랑심 손에 들어가면 안 된다.랑심의 증오 섞인 눈빛을 보면 앞으로 시도 때도 없이 시비를 걸게 분명했다.제일 중요한 건, 진천리를 위해 복수해야 한다!랑목과 심해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그러다 랑목은 서늘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도와준다고? 대체 어떻게 도와준단 말이오? 평녕성을 내주겠단 말이오?”“아니면 어떻게 랑심과 경쟁할 수 있겠소?”사실 랑목은 랑심이 만왕이 되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래서 줄곧 랑심에게 잘 맞춰주었다.그러나 이번에 랑심은 랑목을 죽이려 했다.위급한 상황에서 랑목은 랑심이 병사를 이끌고 성으로 쳐들어와 자신을 구해주길 기다리고 있었으나, 랑심은 퇴각하며 랑목이 죽든 살든 신경 쓰지 않았다.여기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절대 랑목의 바람대로 되게 해선 안 된다!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랑심이 죽으면, 경쟁자가 없는 게 아니겠소.”랑목은 온몸에 소름이 끼쳐 깜짝 놀라 낙청연을 바라보았다.정말 예상 밖의 대답이었다.“좋소, 내가 만왕이 된다면 즉시 퇴각하겠소!” 랑목은 곧바로 승낙했다.“그럼 앞장서시오.”랑심을 죽이려면 만족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아예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곧바로 낙청연은 랑목과 심해를 데리고 성에서 가장 외진 성벽으로 향했다.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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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부왕!”랑목은 침상에 누운 만왕을 보더니 깜짝 놀라 재빨리 앞으로 다가갔다. 만왕의 몸에 바늘이 가득 꽂혀있자 랑목은 어쩔 바를 몰랐다.“부왕,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입니까! 랑심입니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랑목이 부왕이라 부르지 않았다면 낙청연은 하마터면 자신의 아버지라고 착각할 뻔했다!눈앞의 남자는, 낙해평의 얼굴과 똑같았기 때문이다!“부왕, 조금만 참으십시오. 제가 바늘을 뽑아버리겠습니다!” 말을 마친 랑목은 곧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이 모습에 낙청연은 깜짝 놀라 다급히 말렸다: “그만!”“이 바늘들은 모두 혈위에 꽂혀 함부로 뽑으면 안 되오!”낙청연은 몸을 숙이고 바늘을 살펴보았다. 만왕은 중독된 것이었으며, 이 몸에 꽂힌 바늘들은 독의 확산을 빠르게 하고 있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하오?” 랑목은 초조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피를 뽑아 독소를 배출하면 바늘을 제거할 수 있소.”랑목은 미간을 찌푸린 채 대답했다: “피를 뽑는단 말이오?”낙청연은 머뭇거리는 랑목을 보며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만왕은 중독이오. 이 바늘은 독을 더 빨리 퍼지게 하고 있소. 폐까지 퍼지면 정말 방법이 없소.”“피를 뽑을지 말지 결정하시오.”랑목은 생각에 잠기더니 결정을 내렸다: “피를 뽑으시오!”곧바로 랑목은 커다란 사발을 가져왔다. 낙청연은 비수로 만왕의 손바닥을 긋더니 독을 배출하려 했다.독에 물든 피가 한 방울씩 사발에 흐르자 보는 사람마저 긴장했다.바로 이때, 심해가 급히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큰일입니다! 랑심이 왔습니다! 어서 도망쳐야 합니다!”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그러나 밖에서 곧바로 랑심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딜 도망칩니까? 흥, 절대 못 갑니다!”랑심을 사람을 데리고 막사 안으로 쳐들어왔다.밖에 발소리가 들려오는 걸 보니 이곳은 완전히 포위된 것 같았다.조금 전의 그 노영이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게 틀림없었다. 그러니 랑심도 처음부터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낙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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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바로 이때, 허약한 만왕이 입을 열었다.“그만하거라…”이 말을 듣자 막사 안의 사람들은 모두 동작을 멈추었다.랑심은 미간을 찌푸린 채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다가가 손수건을 만왕의 손바닥을 감싸며 마음이 아프다는 듯 말했다: “부왕, 랑목을 걱정하는 건 알고 있지만 낙청연을 데리고 와서 부왕을 해치려는 건 정말 용서할 수 없습니다!”만왕은 미간을 찌푸렸다: “낙청연?”랑심이 답했다: “맞습니다! 천궐국 사람일 뿐만 아니라 평녕성의 수장이기도 합니다. 낙청연만 아니었다면 평녕성은 벌써 우리 손에 들어왔을 겁니다!”“수많은 만족인들도 낙청연 손에 죽었습니다!”“건곤도 이 여인 손에 죽은 것입니다!”랑심은 증오 섞인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낙청연은 만왕의 말이 꽤 위엄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곳의 병사들은 만왕의 명령에 복종하니 말이다.심지어 랑심도 만왕을 걱정하는 효녀인 것처럼 위장하니 말이다.“만왕, 저는 평녕성의 수장이 아니라 그저 의원일 뿐입니다.”“마침 평녕성에 갇혀 죽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해 성을 지키고 그저 무공을 조금 익히고 있을 뿐이지요.”“만족은 평녕성을 잘 알고 계실 텐데, 여장군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이 말을 들은 랑심은 분노하며 호통쳤다: “허튼소리 마십시오! 성을 지키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왜 랑목을 살려준 겁니까? 같이 만족의 영지로 온 것도 만왕께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닙니까?!”낙청연은 만왕을 보며 진지하게 설명했다: “저는 정말 그저 의원일 뿐입니다. 랑목 왕자를 구한 건 사실 만왕의 병을 치료하여 전쟁을 멈추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랑목 왕자가 정말 천궐국에 귀순하였다면 저 혼자 만왕을 해치려고 왔겠습니까?”“지금 만족 영지에 나타난 건, 천궐국의 정예 부대였을 겁니다!”낙청연이 침착하게 설명하자 랑심은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다.“거짓말 마십시오! 부왕, 절대 믿으시면 안 됩니다!”“부왕의 피도 뽑다니, 부왕을 해치려는 게 아니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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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피를 한 사발 가득 채웠다.만왕의 안색은 이미 몹시 창백했다.그러나 낙청연은 또 빈 그릇을 가져와 계속하여 피를 뽑았다.모든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랑목 왕자도 가슴을 졸였다.설마 낙청연이 사람을 속이는 건 아니겠지? 피를 뽑는 치료법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낙청연, 이건 분명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닙니다, 부왕은 더 허약해졌습니다!” 진노한 랑심은 바로 검을 뽑아 낙청연을 겨누었다.낙청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독이 거의 배출되자, 낙청연은 만왕의 몸에서 바늘을 뽑았다.그 순간, 만왕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었다.뭇사람은 깜짝 놀랐다.“부왕!” 랑목은 놀라서 외쳤다.랑심은 그 틈을 타 검을 들고 낙청연을 찌르려고 했다: “낙청연! 죽어라!”그런데 장검이 찌르려고 할 때, 어떤 목소리가 랑심을 제지했다.“멈춰라!”말을 한 사람은 바로 만왕이었다.그는 가슴을 움켜쥐고, 몸을 일으켰다.랑목은 다급히 그를 부축하며 몹시 놀라서 말했다: “부왕, 지금 몸을 움직였습니다.”만왕은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말했다: “몸이 매우 가볍게 느껴지는구나! 랑심, 그녀를 놔주거라.”랑심은 놀라서 멍 해있더니 말했다: “부왕!”만왕은 낙청연을 슬쩍 쳐다보더니, 곧 말했다: “괜찮으니, 모두 물러가거라. 이 여인에게 물어볼 게 있다.”“랑목만 남거라.”랑심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는 낙청연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화가 나서 나갔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물러갔다. 심해가 막사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막사 안에 그들 세 사람만 남았다.만왕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당신이 랑목을 죽이지 않는 건, 나에게 휴전을 권하기 위해서이요?”“그렇습니다. 지금 원군은 이미 도착했습니다. 당신들은 평녕성을 뚫을 수 없습니다. 계속 전쟁을 치르신다면 결국 쌍방이 모두 손상을 입게 될 뿐입니다.”“차라리 이대로 휴전하는 편이 낫습니다.”이 말을 하더니, 낙청연은 또 말했다: “당신 몸속에 독이 있습니다. 누군가 이미 당신이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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