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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여봐라, 이 자를 처형하라!”

부진환은 위엄 넘치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시형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 “왕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적을 처리하는 게 급선무이니 소인이 공을 세워 속죄하겠습니다! 부디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그러나 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꿈쩍도 하지 않으며 서늘한 어투로 말했다: “소소, 시작하거라.”

소소는 시형 옆으로 다가가더니 사정없이 검을 뽑았다.

시형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사정하려 했다. 부진환이 이렇게나 악독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이때, 낙청연이 앞으로 다가와 부진환의 팔을 잡았다.

“목숨은 살려주십시오.”

부진환은 사정하는 낙청연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소인배를 남겨둬서 뭐 하느냐!”

낙청연은 부진환의 옷소매를 잡고 힘없이 흔들었다.

“쓸모가 있습니다.”

부진환은 낙청연의 응석을 부리는 듯한 행동에 마음이 약해져 승낙하고 말았다.

“그럼 오늘은 살려주겠다.” 부진환은 서늘한 눈빛으로 시형을 바라보았다.

시형은 손을 벌벌 떨며 이마의 땀을 닦더니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진환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왕비가 사정하지 않았으면 넌 오늘 죽을 목숨이었다.”

시형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예! 왕비, 정말 감사합니다!”

낙청연이 대답했다: “일어나시오.”

“만족 대군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니 평녕성의 방어는 시 장군께 맡기겠소.”

시형은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 “예! 왕비, 걱정하지 마십시오!”

곧바로 시형은 사람을 보내 성을 지켰다.

힘겹게 전투하며 억지로 십여 일을 버티던 병사들은 마침내 쉴 수 있었다. 어떤 병사는 아예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낙청연과 부진환은 성으로 돌아오자 바닥에 주저앉은 낙운희를 보았다.

“왜 그러느냐?”

낙운희는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낙청연은 허리를 숙여 낙운희의 맥을 짚더니 깜짝 놀랐다. 경맥이 손상되어 터질 것만 같았다.

낙운희는 손을 벌벌 떨며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러니 조금 전에도 목숨을 내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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