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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피를 한 사발 가득 채웠다.

만왕의 안색은 이미 몹시 창백했다.

그러나 낙청연은 또 빈 그릇을 가져와 계속하여 피를 뽑았다.

모든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랑목 왕자도 가슴을 졸였다.

설마 낙청연이 사람을 속이는 건 아니겠지? 피를 뽑는 치료법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낙청연, 이건 분명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닙니다, 부왕은 더 허약해졌습니다!” 진노한 랑심은 바로 검을 뽑아 낙청연을 겨누었다.

낙청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독이 거의 배출되자, 낙청연은 만왕의 몸에서 바늘을 뽑았다.

그 순간, 만왕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었다.

뭇사람은 깜짝 놀랐다.

“부왕!” 랑목은 놀라서 외쳤다.

랑심은 그 틈을 타 검을 들고 낙청연을 찌르려고 했다: “낙청연! 죽어라!”

그런데 장검이 찌르려고 할 때, 어떤 목소리가 랑심을 제지했다.

“멈춰라!”

말을 한 사람은 바로 만왕이었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고, 몸을 일으켰다.

랑목은 다급히 그를 부축하며 몹시 놀라서 말했다: “부왕, 지금 몸을 움직였습니다.”

만왕은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말했다: “몸이 매우 가볍게 느껴지는구나! 랑심, 그녀를 놔주거라.”

랑심은 놀라서 멍 해있더니 말했다: “부왕!”

만왕은 낙청연을 슬쩍 쳐다보더니, 곧 말했다: “괜찮으니, 모두 물러가거라. 이 여인에게 물어볼 게 있다.”

“랑목만 남거라.”

랑심은 불만이 가득했다. 그는 낙청연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화가 나서 나갔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물러갔다. 심해가 막사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

막사 안에 그들 세 사람만 남았다.

만왕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당신이 랑목을 죽이지 않는 건, 나에게 휴전을 권하기 위해서이요?”

“그렇습니다. 지금 원군은 이미 도착했습니다. 당신들은 평녕성을 뚫을 수 없습니다. 계속 전쟁을 치르신다면 결국 쌍방이 모두 손상을 입게 될 뿐입니다.”

“차라리 이대로 휴전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말을 하더니, 낙청연은 또 말했다: “당신 몸속에 독이 있습니다. 누군가 이미 당신이 죽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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