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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부진환은 깜짝 놀랐다. 그는 미간을 구기며 그녀를 보았다.

“태상황의 창용새로 날 제압하려는 것이냐?”

부황이 창용새를 낙청연에게 주었다니.

낙청연은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그런 것으로 하겠습니다.”

“오직 이 방법만이 왕야를 떠나게 할 수 있다면 제가 창용새를 이용해 왕야를 짓눌렀다고 치겠습니다.”

“제 명령을 거역하는 것은 태상황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섭정왕, 잘 고려하세요.”

부진환은 주먹을 꽉 쥐었다. 낙청연의 싸늘한 눈빛을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대체 무슨 이유로 꼭 만족 진영에 남아있으려는 것이냐?”

낙청연의 확고한 태도를 보면 분명 그에게 얘기하지 않은 다른 일이 있을 것이다.

낙청연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너무 많았고 낙영에 관한 일도 얘기할 수 없었다.

“그런 건 없습니다!”

“전 그저 당장 휴전하고 싶을 뿐입니다. 전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만족 내부에 돌파구가 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그냥 버릴 수는 없습니다. 절 믿으세요!”

“전 평녕성에서 수십 일을 버텼습니다. 그러니 만족이 휴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낙청연은 결연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부진환은 속으로 약간 놀랐다.

눈앞의 결연한 눈빛의 여인은 아주 강대하고 또 비밀스러워 꿰뚫어 볼 수 없었다.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긴 채로 결국 이를 악물고 승낙했다.

“그래, 본왕이 협조하겠다.”

그 말에 낙청연은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웃어 보였다.

그녀는 곧바로 재촉하며 말했다.

“그러면 얼른 가세요. 여긴 너무 위험합니다!”

부진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몸을 돌려 떠났다.

그는 숲속의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서도 자꾸만 고개를 돌려 뒤를 봤다.

그의 그윽한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낙청연은 그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몸을 돌려 왕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랑목은 왕의 침상 옆을 지키면서 그에게 세심히 약을 먹이고 있었다.

낙청연이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등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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