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두 부족 사람들을 데리고 곧장 평녕성으로 향했다.방어 병력 배치도에 그녀는 계획을 적었다. 부진환은 그녀의 뜻을 이해했을 것이다.전방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말발굽 소리가 소란스레 들렸고 그들은 쉼 없이 달려 평녕성 밖에 도착했다.성루 위에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다. 만족의 습격에 그들은 바로 북을 치며 경고했고 불을 붙여 주위를 환히 비추었다.“역시 이때 평녕성의 방어가 약하군요. 이 기회를 틈타서 평녕성을 무너뜨립시다!”낙청연은 소리 내어 그들을 멈춰 세웠다.“잠시만! 함정이 있을 수도 있소!”랑심이 옆에서 비웃었다.“그들이 우리 부족을 습격하는 기회를 틈타 평녕성을 공격하자고 한 사람은 당신 아니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난 성을 지키는 병사들이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지 완전히 무방비하다는 말은 한 적이 없소.”“저번에 한 번 함정에 당했으면서 교훈을 얻지 못한 모양이오?”랑심은 울컥했다.“당신!”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성루를 바라보며 외쳤다.“성문을 지키는 장수는 어디 있소?”곧 성루 위에 위엄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상대를 확인한 순간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부진환!왜 그일까?그는 시형을 이곳에 남겨둬야 했다.그런데 왜 그가 성을 지키고 있는 것일까?낙청연은 부진환과 싸우고 싶지 않았다.차가운 목소리가 밤바람을 타고 귓속으로 파고들어 왔다. 마치 얼음처럼 살을 엘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본왕은 사람을 보내 널 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네가 적에 투항할 줄은 몰랐다. 본왕을 배신한 자에게는 죽음뿐이다!”“죽을 각오는 돼 있느냐?”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낙청연이 입을 열려는 순간 랑심이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섭정왕, 오랜만이오.”“섭정왕비가 만족에게 투항할 줄은 몰랐나 보오? 그렇다면 왕비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도 상상하지 못하겠군.”랑심은 말하면서 손뼉을 쳤다.낙청연은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바로 다음 순간 노영이 사람을 가둔 마차
“어떻습니까?”부진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낙청연은 말을 이어갔다.“전 누구보다도 평녕성의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서로 쓸데없이 희생을 늘리지 맙시다.”그 말에 부진환은 몸을 날렸고 경공을 이용해 성루 위에서 내려왔다.“그래. 너와 공평하게 한 번 싸우겠다!”낙청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러나 랑심은 분노했다.“낙청연, 당신은 이 기회를 틈타 평녕성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소!”“지금 뭐 하는 것이오?”바로 그때, 옆에 있던 청회가 증오에 가득 찬 눈빛으로 랑심을 노려보았다.“우리의 최종 목적은 피해를 최소화해서 화담하는 것이오! 이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됐는데 또 전쟁을 선동하려 하다니, 무슨 속셈이오?”“우리 부족의 뛰어난 사람들을 일망타진하여 당신의 부귀영화를 이룩할 셈이오?”청회는 당연히 자기 친척과 친구가 전쟁터에서 죽길 원하지 않았다.낙청연과 섭정왕이 단독으로 싸우는 것은 그들에게 최고의 결과였다.랑심은 화가 나고 또 억울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낙청연은 말을 채찍질하여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성루 앞의 그를 바라보는 데 마음이 복잡했다.이번 전투에서 부진환은 반드시 질 것이다.부진환은 왜 자신이 성을 지키려 한 것일까? 분명 시형에게 성을 지키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그렇게 한다면 시형을 다치게 해도 낙청연은 전혀 미안하지 않을 것이다.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살기가 날뛰었다.낙청연은 몸을 날리며 장검을 뽑아 들었고 부진환을 향해 검을 힘껏 휘둘렀다.전투는 일촉즉발이었다.전쟁터와 성루 위의 병사들은 긴장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양쪽 병사들 앞에서 서로 여지를 남겨둘 수는 없었다.맞붙는 순간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그들의 모든 공격은 치명적이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찰떡궁합이라 아주 격렬하고 위험하게 싸웠지만 전혀 다치지 않았다.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왜 시형이 아닙니까?”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쓸데없
부진환은 갑자기 피를 울컥 토하고, 몸을 비틀거리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깜짝 놀란 낙청연은 앞으로 달려가 급히 그를 부축하려 했다.하지만 부진환은 붉어진 두 눈으로 차갑게 낙청연을 쳐다보더니, 다가오려는 그녀를 제지했다.“본왕이 졌다. 진심으로 패배를 인정한다.”낙청연은 검을 꼭 움켜쥐고, 자신을 억제했다.“그렇다면, 지금 담판해도 됩니까?” 낙청연은 눈짓했다.담판하는 틈을 타 부진환을 따라 성으로 들어가 그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싶었다.하지만 부진환은 냉랭하게 말했다: “본왕이 중상을 입었는데, 이때 나와 담판 지으려는 건, 나를 강요하는 것이다.”“사람들은 당신이 이 기회를 틈타 나의 목숨을 노린다고 생각할 것이다.”“3일 후에 담판 짓자꾸나.”부진환은 속에서 올라오는 그 피비린내를 억지로 눌렀다.지금 부진환의 안색은 온통 창백했다. 이를 본 낙청연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부진환은 왜 거절하는 걸까?청회가 이때 입을 열었다: “3일 후 담판 짓는 것도 좋습니다. 철수하거라!”이럴 때 성안으로 들어가 담판 짓는 것은 확실히 타당하지 않다.분명 사람들은 만족이 남의 위험한 상황을 틈타 성을 빼앗으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낙청연이 부진환에게 중상을 입혔으니, 이미 담판을 위해 매우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만족 군대는 철수했다.낙청연도 어쩔 수 없이 떠나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부지환을 뒤돌아보았다.성문이 열리더니, 성안의 사람들은 급히 부진환을 데려갔다.고개를 돌려보니, 랑심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눈빛은 온통 적의와 의심으로 가득했다.“역시 섭섭합니까? 지금 연기하고 있는 거 맞죠?”낙청연의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말했다: “연기를 하든 아니든, 너의 좋은 날은 곧 끝날 것 같구먼!”“우리 쌓이고 쌓인 원한을 한꺼번에 갚자꾸나!”말을 끝내고 낙청연은 말에 훌쩍 뛰어올라, 말을 채찍질하여 떠나갔다.랑심은 멀어지는 낙청연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이를 뿌드득 갈았다.--“왕야! 왕야!” 소소가 급히 달려와 부
열여섯 개의 쇄골정 중에 이미 두 개가 튀어나왔다.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그렇지 않으면, 왕야는 정말 얼마 살지 못할 것이다.--낙청연과 만족 각 부락 사람이 막사로 돌아가는 길에, 그 독수리가 또 날아왔다.하늘에서 빙빙 날아다니는 것을 모두가 보았다.“응익신(鷹翼神).”뭇사람들은 모두 팔을 들어 예를 행했다.매우 경건했다.그런데 그 독수리는 맴돌더니, 낙청연의 어깨 위에 날아가 앉았다.뭇사람은 깜짝 놀랐다.“응익신도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러 왔소.”사람들은 더욱 신나서 환호하며 막사로 돌아왔다.낙청연도 의아했다. 이 독수리는 그녀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낙청연은 속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원응이 아니라, 낙요라는 것을.만족의 응익신으로 추앙받는 이 독수리는 왜 자신을 선택했을까?막사에 도착하니, 만왕은 이미 막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기뻐하는 사람들을 보고, 만왕은 결과를 알았다.만왕은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드러냈다.“원응, 나의 아이, 역시 부왕을 실망하게 하지 않았구나.”다른 부락의 수장들도 모두 몰려왔다.보아하니 그들을 기습했던 대오들도 모두 철수한 것 같았다.낙청연은 말에서 내렸다. 어깨 위에는 위풍당당한 독수리가 서 있었다. 기세등등했으며, 왕이 강림하는 것 같았다.주위 사람들은 모두 저도 몰래 길을 비켜 주었다.낙청연을 맞이하여 가운데로 걸어갔다.“손실이 있느냐?” 만왕이 물었다.낙청연이 대답했다: “일병일졸(壹兵壹卒)도 다치지 않았습니다.”이 말이 나오자, 다른 부락의 수장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일병일졸도 다치지 않았다고?”“어떻게 사상자가 없을 수 있소?”낙청연이 대답했다: “나는 부진환과 단둘이 싸웠소. 그는 나에게 중상을 입어, 3일 뒤에 담판 짓기로 약속했소.”“우리의 목적이 화담이니, 지금은 불필요한 사상자를 최소화해야 합니다.”만왕과 수장들은 모두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이었다.“맞는 말이오. 휴전을 결정했으니, 당연히 불필요한
”말 1만 필, 소와 양 6천 마리, 그리고 우리가 언제든지 성안으로 들어가 필요한 약재와 음식을 살 할 수 있게 평녕성의 문은 늘 우리를 위해 열려 있어야 합니다.”“이것이야말로, 우리 담판의 의미 아니겠습니까!”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랑심은 그야말로 뻔뻔스러웠다.분명 그들이 먼저 전쟁을 시작하였고, 진천리도 납치하였으며, 또 군향(軍餉), 식량과 무기, 심지어 성안의 물자까지 모두 빼앗아 갔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렇게 많은 물자까지 요구하다니! 그건 그렇다 쳐도, 어찌 뻔뻔스럽게 자신들에게 평녕성의 대문까지 활짝 열어 달라는 요구까지 한단 말인가?그럼, 백성들은 감히 평녕성에서 거주하지 못할 것이고, 결국 만족인들의 지역이 되어버릴 것이다.양국의 지역구분이 분명치 않으면, 언젠가는 큰 문제가 벌어지고 말 것이다.하지만 다른 부락의 수장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었다.“이 조건은 좀 어렵긴 하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담판의 목적이 아니겠는가!”“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풀이 죽어 돌아갈 수는 없지 않소?”만왕은 낙청연의 어깨를 다독여 주며 말했다 “그렇다면, 네가 무엇을 쟁취할 수 있는지 노력해 보아라.”다들 지금 자신들이 우세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랑심은 도발하듯 낙청연을 힐끔 쳐다보았다.“이건 당신에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그렇지요?”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랑심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만약 당신이 완성하지 못한다면, 그럼, 당신의 마음은 아직도 천궐국에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오늘은 뭐 일병일족도 손해 없이 이겼다고요? 사실은 당신과 부진환이 연기했을 수도 있습니다.”“당신은 천궐국에 손실을 입힐 마음이 없었습니다.”랑심은 모든 걸 알아맞혔다.랑심도 문을 활짝 열어 달라는 조건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뭇사람은 랑심의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낙청연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부진환에게 중
만왕은 흐뭇하게 웃었다. 이 기세는 젊은 시절 자신과 다소 닮았다.“됐소. 각자 막사로 돌아가, 3일 뒤 담판 결과를 기다리시오.”만왕이 명령을 내리자,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낙청연은 만왕의 막사로 들어가, 그에게 침을 놓아 독을 제거했다.그런데 만왕이 계속 웃고 있었다. 마치 그 어떤 좋은 일이라도 있는 것 같았다.“어찌 이렇게 기뻐하십니까?”만왕은 흐뭇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내 곁으로 돌아와서 너무 기쁘구나.”“그리고 네가 용기와 지혜로 랑심을 제압할 수 있어 더욱 기쁘구나!”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의아했다.“랑심을 제압한다고요? 당신의 뜻은, 당신의 자녀 중에 랑심을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까?”“랑목도 못 합니까?”만왕은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랑심은 어릴 적부터 승벽심이 매우 강하여 어려서부터 랑목을 누르고 있었다. 랑목을 고분고분하게 길들인 셈이지. 그래서 랑목은 남들 앞에서는 독하지만, 랑심의 말은 남달리 잘 듣는단다.”“비록 지금은 과묵하게 변했지만, 내심은 여전히 랑심에게 그다지 반항하지 않는다.”“그러나 랑심은 천성이 무정하고, 승부욕이 강하며 너무 냉혹하다.”“랑심은 왕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다.”낙청연은 듣고 약간 놀랐다: “당신은 그들 중에 누구에게도 왕위를 물려줄 생각이 없었는데, 만약 제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습니까?”“랑심은 이미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당신은 결국 핍박에 못 이겨 왕위를 랑심에게 물려줄 것입니다.”하지만 만왕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만왕은 말머리를 돌려 물었다: “방금 네가 사람들 앞에서 자신 있게 랑심의 요구를 얻어낼 수 있다고 했는데, 정녕 할 수 있느냐?”“천궐국은 절대로 평녕성이 우리에게 대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설마 섭정왕과 협조하여 거짓으로 승낙하게 하려는 것이냐? 그렇다면, 너는 만족 각 부락에게 믿음을 잃게 될 것이다.”낙청연은
그 창백한 모습은 마치 곧 부서질 것 같았다.낙청연은 부진환이 이렇게 병든 모습을 종래로 본 적이 없다.그렇지만, 그의 위엄은 여전했다.낙청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보아하니 섭정왕의 상처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너와 상관없다.” 부진환은 차가운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연기인 줄 알고 있었지만, 낙청연의 마음은 여전히 찢어지는 듯 아팠다.“왕야, 지금 약재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이번 담판 조건에 추가해도 됩니다.”“나의 의술은 왕야도 알고 계시니, 저는 왕야의 상처를 치료해드릴 수 있습니다.”부진환은 냉랭하게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조건을 말하거라.”낙청연은 조건을 말했다.조건을 듣고 부진환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감히 이런 조건을 요구해?”낙청연이 계속해서 말했다 “만약 기산 송무와 맞바꾼다면요?”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표정이 무거워졌다.낙청연은 지금 그에게 암시하고 있었다.“기산 송무와 다른 약재를 조합하여 치료하면, 왕야의 상처는 반드시 치유될 것입니다. 게다가 무공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부지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망설이었다.“너에게 있느냐?”“예! 있습니다.”부진환은 분명히 동요했다 “본왕에게 생각할 시간을 좀 주거라.”“내일 아침에 답을 주겠다.”이 말을 하더니, 부진환은 돌아서 가버렸다.두 부락의 수장들도 속으로 깜짝 놀랐다 “섭정왕의 표정을 보니 승낙할 것 같지 않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아마 승낙할 겁니다.”“필경 기산 송무 같은 보물은 아무데나 있는 게 아니니까요.”“제가 부진환의 상처가 어떠한지 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두 분은 저를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말을 마치고, 낙청연은 곧 일어나, 뒤쫓아갔다.’부진환의 모습은 보기에 너무 심각해 보여서 그녀는 가서 알아봐야 한다.낙청연은 아주 빠르게 부진환을 따라잡았다.주위에 사람이 없자, 낙청연은 부진환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맥을 짚어보고 싶어서였다.그러나 부진환은 냉랭하
갑자기 밖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뭔가 무너진 것 같았다.곧이어,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보고! 만족이 군사를 거느리고 기습했습니다!”“그들은 진 장군을 방패로, 이미 북쪽 성벽의 파손된 곳으로부터, 평녕성까지 쳐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들은, 방 안 사람들의 안색은 확 바뀌었다.“뭐라고? 성을 공격했다고?”“어떻게 이럴 수가……”두 수장이 아직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부진환의 날카로운 눈빛은 그들 세 사람의 몸에 떨어졌다.“화담은 거짓이었소, 이 기회를 틈타 기습하는 게 진짜 목표였군!”“여봐라, 이 세 사람을 가두고, 엄하게 간수해라!”바로 뒤에, 병사들이 들어와, 세 사람을 경계가 삼엄한 암실 안에 가두었다.“누가 명령을 어기고 함부로 행동한 것이오! 화담이 곧 성공했을 텐데!” 홍소(鴻霄)는 노발대발하여 주먹으로 담벼락을 세게 내리쳤다.“랑심이 아니면 또 누구겠소!” 도금(屠金)은 씩씩거리며 몹시 화를 냈다.“랑심은 왕위를 노리고 있으니, 원응이 담판에 성공하지 못하게 방해할 것이오.”홍소는 깜짝 놀라더니, 몹시 괴로워했다 “방심했소!”“랑심은 지금 우리 만족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요!”낙청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것은 모두 그녀가 예상했던 일이다.랑심은 절대로 낙청연이 담판에 성공하여, 돌아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사람이 아니다.그래서 반드시 담판을 파괴할 것이며, 당연히 이 틈을 타, 성을 공격할 것이다.어젯밤에 행동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경계를 늦추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성을 공격한 것이다.“안 돼, 우리는 이 틈을 타 도망쳐야 하오. 아니면 전투가 끝나면 우리를 죽일 것이오.”두 사람은 바로 결정했다.도금은 낙청연에게 말했다: “원응, 우리 함께 뛰쳐나가시오. 당신은 성안의 환경에 익숙하니 먼저 도망가오. 도망갈 수 없으면 일단 숨소.”“우리 둘은 상관하지 마시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함께 도망가는 게 아닙니까?”도금은
“모든 것이 예전처럼 회복될 것입니다.”차강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그는 황량한 이한도의 모습을 바라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다 잘될 것이다.”그는 이한도를 예전의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라 믿는다.마음만 먹으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다.-저녁이 되자 바닷가의 막사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전쟁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이 깨끗이 청소되었다.옥에 갇힌 고옥서는 아직도 동하국의 병사들이 매복을 당해 전쟁에서 지고 도망친 것을 모르고 있다.그녀는 옥에 끌려간 후 동생의 모습을 보고 싶어 두리번거렸지만 계속 그를 찾지 못했다.지하 감옥의 가장 깊은 곳에는 철문이 하나 있었다.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보아 중요한 죄수를 수감하는 곳 같았다.그녀는 철문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옥에 갇혀 있었다.위치가 적합하니, 기회만 생기면 동생을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늦게까지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다.하지만 감옥에 온 사람은 부진환이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다.“부 태사?”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동하국의 공주구나.”“몇 번 교전할 때, 네가 지휘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기에 비해 계략이 부족하더구나.”“홀로 청주성에 들어오다니. 정말 청주군의 눈이 멀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옥서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 문 앞까지 걸어가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는 역시 대단하구먼.”“중독된 사람들과 달리 아직도 멀쩡하게 기운이 남아도는구먼.”“바깥 상황은 어떠하냐? 부 태사의 막사는 지켜낸 것이냐?”고옥서는 일부러 그를 비웃으려 득의양양하게 비꼬았다.하지만 부진환은 표정 변화 없이 그냥 싸늘하게 그녀를 보고 있었다.하지만 고옥서는 그의 뜻을 지키지 못했다고 이해했다.하지만 청주성은 아직 뚫리지 않은듯하다.“이름이 무엇이냐? 동하국에 내세울 사람이 없는 것이냐? 어찌 여인을 보내 전쟁을 지휘하게 하는 것이냐?”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고옥서는 입꼬리를 올렸
늦은 밤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소식을 누설한 지 3일이 지나자 동하국에서 다시 대거 공격을 퍼부었다.그들은 배를 타고 해안가로 접근해 막사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소식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단숨에 청주를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명을 따르라. 청주군의 주의를 끌면, 내가 작은 배를 타고 사람을 구하러 갈 것이다!”고옥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막사를 바라보았다.“예!”얼마 지나지 않아 동하국의 배는 점점 해안가에 가까워졌고 청주를 단번에 공격하려는 기세로 다가왔다.적군이 가까이 오자 몰래 숨어있는 청주군은 저도 몰래 손에 든 무기를 꽉 틀어잡고 장군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부진환은 조급해 하지 않고 암암리에서 관찰하고 있었다.이내 적군이 폭발을 일으켰고 막사에 이따금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막사는 공격을 받아 폭파되었고 허공에는 날아가는 돌멩이와 먼지가 자욱했다.막사에 남아 있던 일부 병사들이 황급히 도망쳤다. 그들은 적군의 배가 해안가에 곧 도착한 것을 보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돌려 도망쳤다.청주군이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치는 것을 보고 고옥서는 싸늘하게 웃었다. 그녀는 줄곧 이 독이 여국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말했었다.곧 막사는 텅 비었고 동하국 사람도 배를 세운 후 잇달아 배에서 내렸다.고옥서는 작은 배를 타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로 향해 조용히 뭍으로 올라갔다.그녀의 계획에 따라 7일 후 누군가 이곳에 데리러 올 것이다. 오늘 청주를 공격하지 못하더라도 먼저 사람을 구해야 한다.그녀는 배도 암초 뒤에 숨기고 조심스레 육지로 올라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감시되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고옥서는 육지로 올라온 뒤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일반 백성 차림으로 가장해 청주성으로 들어갔다.청주성에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잡히고 말았다.많은 동하국 사람이 배에서 내리자,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청주군은 부진환의 명에 따라 어두운 곳에서 뛰쳐나와 살기를 내뿜으며 적을 찔렀다.이미 7~8척의
“청주로 가는 동안 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으니, 급해하지 마시오.”“어쩌다 여국으로 왔는데 여국의 여제로서 잘 챙겨줘야지 않겠소? 어찌 오자부터 전쟁터로 내민다는 말이오?”“일단 궁에 며칠 묵으시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저희도 오랜만에 얘기를 나누어야지 않겠습니까? 하고 싶은 재밌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습니다.”-청주.병사들은 모두 해독하였지만 동하국은 또 바다에 새로운 독을 넣기 시작했다.바다에 갑작스레 떠다니는 시체가 늘어났고 해안가로 떠밀려와 악취를 풍겼다.시체 주위의 바닷물은 검은색을 띠고 있었고 끈적끈적한 액체도 묻어 있었다.그 냄새만 맡아도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바다 위의 참혹한 광경에 다들 마음이 무겁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들은 바로 동하국을 없애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태사, 공격합시다! 저 자식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더 비열한 짓을 할 것입니다!”부진환은 사색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칠 동안 맑던 하늘에도 이날 밤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쳤다.방 안의 촛불이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부진환은 문과 창문을 굳게 닫고 다시 촛불을 켜서 탁자 위에 놓인 지도를 비추었다.“하늘이 노하고 백성들이 노하니, 동하국은 분명 죽음을 자초할 것이오.”부진환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번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계속 독을 쓰는 것으로 보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오.”“이미 해독한 일을 오랫동안 숨겼으니, 이젠 이 점을 이용해야 할 때오.”“다시 독을 썼으니, 중독으로 인해 전투력을 잃었다고 상대를 속여 전력을 다해 공격하도록 유도해야 하오.”“박가는 기관선을 이끌고 인근 해역에 기관을 설치하시오. 일단 그들이 오기만 하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해야 하오.”“그와 동시에 부소는 천궁도와 제사장족 제자를 데리고 여국 대진을 찾아 대진을 복구할수 있는지 확인하시오.”“부 대인은 향 장군과 함께 사람을 데리고 지도의 길에 따라 동하국의 구체적인 위치를 찾으십시오.”“주로 적
또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서월 일행은 독약과 해독약을 만들어 바닷가 막사에 있던 청주군이 먼저 복용하게 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바로 궁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중요한 일이니, 절대 누설될 수 없기에 낙요에게만 편지를 전했다.겨울이 추워지자, 낙요는 푹신푹신한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편지를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우유가 상황을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부 태사의 편지냐?”“청주에서 좋은 소식이 온 것이냐?”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다의 독을 억제할 법을 찾았다.”“다만 동하국에서 알게 되면 대응을 할 수도 있으니, 일단 이 소식은 발설하지 않았다.”그 말을 듣고 우유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정말 다행이구나.”“지난번 동하국에서 전쟁에서 패한 후, 여태껏 잠잠한 것으로 보아 제사장족의 술법을 두려워하는 것 같구나. 보아하니 동하국은 겨울이 지난 후 다시 공격하려는 것 같구나.”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겨울에 전쟁하는 것은 본디 우리의 열세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세가 되었다.”우유가 웃으며 말했다.“그 아이들이 이번에 큰 공을 세웠구나.”낙요가 웃으며 답했다.“아이들이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나 의외였다.”“그들이 돌아오면 상을 줘야겠구나.”-시간이 흘러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더니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날씨가 따뜻해지자, 낙요도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옛 벗을 만났다.송천초와 초경이 여국에 찾아왔다.게다가 특별히 많은 약재를 갖고 왔다.“동하국과 싸운다고 들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산장의 일로 바빠 줄곧 올 수 없었습니다.”“요즘 한가해지자마자 이렇게 약재를 주러 왔습니다. 이 약재는 제가 오랫동안 모은 약재로, 전부 해독에 좋고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재들입니다. 아주 넉넉히 준비했습니다!”송천초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낙요가 관심 어리게 물었다.“아버지의 건강은 어떻소? 무슨 병인 것이오? 심각하오?”송천초가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오래된 병입니다.”
책자에는 이미 그녀가 복용한 수백 가지가 넘는 해독 약재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부진환은 못내 그 내용을 보고 감탄했다.“백여 종의 독이 있는 것이냐?”서월이 설명했다.“짧은 시일 내에 만들어낸 독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독인 듯하옵니다.”“독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들을 모아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독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증을 동반하고 있고 치명적이지 않지만, 전투력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게다가 해독에 필요한 시일도 오래 걸려 완쾌하기 어렵습니다. 보아하니 동하국에 독을 쓰는 고수가 있는 듯합니다.”“하지만 독에 강한 고수가 있는 데에 불과하고 왜 치명적인 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독을 섞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부진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이 일은 동하국을 공격한 후에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정신을 차린 후 부진환이 물었다.“그러면 지금 얼마나 걸려야 해독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냐?”서월은 대답할 수 없었다.“이미 수백 가지가 되는 해독약을 복용했지만, 여전히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독법으로는 해독약을 만들어낼 가망이 없을 것입니다.”“저에게 위험한 생각이 있습니다.”“바로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것입니다.”“저는 항상 독을 만들며 독을 다루기 때문에 이미 저에게 효능을 잃은 독도 많습니다. 그런 독은 저에게 영향을 그다지 미치지 않고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만약 더 강한 독을 복용한 후 일정량의 해독약으로 통제한다면 동하국의 독을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서월이 자세히 설명했다.담 신의는 옆에서 그 말을 듣고 다소 의아했다.“그렇습니다.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방법은 저도 생각한 적 있지만 독에 정통하지 않으니,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아가씨의 방법은 아마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담 신의도 그 말에 동의하는 것을 듣고 부진환이 답했다.“좋다. 일단 네가 말한 대로 작은 범위에서 시도해 보거라.”서월은
앞으로 며칠 동안 동하국은 아주 잠잠했다.차강남은 의관에서 거의 한 달을 머물렀다. 이한도 제자 박소의 상처도 이미 대부분 회복되었다. 지금 사람도 깨어났고 통증도 많이 감소하여 부상 회복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차강남은 그동안 고통을 겪으며 많이 초췌해졌다.강여는 특별히 그를 위해 삼계탕을 끓여주었다.삼계탕을 마신 후 차강남이 말했다.“동하국에서 공격을 했다고 들었다. 나도 도우러 가겠다.”강여는 단번에 차강남을 의자에 앉히고 말했다.“적은 이미 지고 물러갔습니다. 지금 도우러 가도 죽일 적이 없습니다.”“그냥 박소와 함께 치료하십시오.”“제사장족과 현학서원에서 도우러 왔으니, 일손은 부족하지 않습니다.”“담 신의를 찾으러 가야 하니, 이만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리고 강여는 담 신의가 지내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은 아주 큰 진전이 있었다.서월은 독을 복용한 후 책자에 수십종의 독을 적었다. 그리고 수십종의 해독약을 복용해 보았고 모두 효과가 있었다.담 신의가 감탄했다.“아가씨, 그렇게 약을 마시니 몸이 걱정되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해독약을 먹으면 몸이 견딜 수 없을 것이오. 천천히 하시오.”서월은 몸이 불편한 것을 애써 참으며 독약과 해독약을 적는 붓을 내려놓지 않았다.“이 독은 강한 독은 아니지만 종류가 다양합니다. 증상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제때 기록하지 않으면 해독약 약재를 놓쳐 해독약의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줄곧 독을 쓰던 터라 이미 습관 되었습니다. 괜찮습니다.”강여도 그 말을 듣고 감탄하며 방해하지 않으려 옆에서 조용히 바라보았다.-막사에서 부진환은 낙요의 서신을 받았다.편지에는 일상적인 문안도 있었고 대제사장이 알아낸 동하국의 위치와 지도도 첨부되어 있었다.편지를 다 읽자마자 강소풍이 빠르게 달려왔다.“태사! 방금 서신을 전하는 비둘기 한 마리를 쐈습니다!”강소풍은 감격에 겨워 전서를 들고 왔다.부진환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비둘기를 건네받았다. 역시 편지 하나가 있었다.편지
상황을 보고 고옥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바로 명을 내렸다.“공격하거라!”“어서 광풍이 몰아친 곳에서 벗어나거라!”고옥서는 비록 술법을 쓸 줄 모르지만, 알아본 적 있었다. 사람의 힘은 어디까지나 제한이 있으니, 비바람을 잠시 조종할 순 있어도 오랫동안 술법을 쓸 수 없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공격은 멈출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이번에 배에 탄 사람이 두 배로 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동하국 배가 애써 광풍이 몰아치는 구역을 벗어나면 청주 배들이 다시 맹렬한 공격을 퍼부어 그들을 광풍 구역으로 들어가도록 통제했다.폭탄과 화살의 공격으로 여러 척의 배가 빠르게 파괴되었다.배가 부서지자 다들 저도 몰래 바다로 뛰어들어 살길을 도모하려 했다.하지만 바닥에 뛰어들자마자 바다가 빠르게 얼어붙기 시작했다.바다에 뛰어든 동하국 사람은 수면 위로 떠올라 숨을 쉬지 못해 바다에 빠져 죽고 말았다.그 모습을 보고 고옥서의 안색이 변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보았다.“어찌...”제사장족 제자와 천궁도 제자의 호흡은 아주 잘 맞았다. 그들이 함께 힘을 쓰니, 그만큼 공격도 어마어마했다.다른 배들도 최선을 다해 그들이 타고 있는 기관선을 지켜주었다. 비록 적군의 공격을 받았지만 다치거나 죽은 자는 없었다. 그들은 빠르게 전술을 바꾸고 상황을 역전시켰다.부진환은 해안에 가까운 배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수시로 진형과 전술을 바꾸게 지휘했다.날이 어슴푸레 밝았을 때 동하국은 이미 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다.바다 위에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했다.고옥서는 이렇게 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부하가 철수해야 한다고 거듭 제안했지만, 고옥서는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조금 더 버티거라. 그들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시간을 끌면 분명 우리가 이길 것이다!”하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시간을 끌다 보니 동하국은 십여 척의 배를 잃었다. 배에 탄 사람들은 바다에 빠진 후 한 명
박가에서 사람을 데리고 기관선을 운전했다. 바닷가에 있던 투석차도 신속하게 반격을 시작했고 바다는 순식간에 포화가 끊이질 않았다.그러나 적군도 충분한 준비를 하고 기습했고 해상의 우세를 차지하여 공격과 동시에 물러설 수도 있어 전쟁은 한밤중까지 지속되었다.그들의 공격이 격하다 싶으면 적군은 빠르게 후퇴하고, 그들이 쫓아가지 않으면 적군은 신속하게 돌아와 그들을 공격했다.그렇게 끈질기게 공격을 반복했다.부진환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독이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오. 대부분 병사는 중독된 상황이라 체력이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힘을 소진할 것이오.”부소는 고개를 끄덕이고 무거운 말투로 답했다.“이렇게 시간을 끌면 사상자만 늘어날 것이오.”지금 비와 함께 작은 눈까지 내리고 있어 뼛속까지 시리게 추웠다. 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곰곰이 생각하다 방법을 떠올렸다.“제사장족 제자들을 데리고 오시오.”곧 유생이 제자들을 데리고 왔다.“부 태사, 저희에게 임무를 내주려 하는 것입니까?”유생은 매우 흥분하여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부진환은 그들을 보았다. 다들 기대에 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부진환이 물었다.“만약 바다로 가서 싸우게 한다면 할 수 있겠느냐?”다들 앞다투어 대답했다.“물론입니다!”“그럼요!”유생이 다급히 말했다.“얼마든지 명을 내려 주십시오!”부진환이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바다의 독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적군도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체력과 정력을 소진하려 하고 있다.”“천궁도 제자들과 함께 바다의 풍향을 조절하거라.”그 말을 듣고 유생이 바로 답했다.“문제없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부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좋다. 부소와 함께 배에 오르거라. 안전에 유의하거라. 박가의 기관선이 너희들을 지켜줄 것이다.”“될수록 적군의 배에 가까이했을 때 손을 쓰거라.”“예!”이내 유생과 낙현책 등이 부소를 따라 배에 올랐다.지금도 적들은 여유롭게 청주 병사들의
서월은 늘 이 점을 염려해 왔기에 단호하게 심면을 거절했고 청주에 남아 독을 없애는 것을 도우려 하지 않았다.그녀는 독을 없앤 후 심면이 여전히 그들을 죽이려 할까 봐 걱정되었다.하지만 오늘 부 태사를 만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부 태사는 말을 번복하지 않을 것이다. 부 태사의 약속을 듣고 나니 그들은 마음이 놓였다.부모님 얘기를 꺼내니 심면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띠고 있던 미소도 점점 사라졌다.하지만 그녀는 화를 내지 않았다.“물론 원망스럽습니다. 당신들이 우리 부모님을 죽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두 사람을 산산조각 내고 싶었습니다.”“하지만 침착하게 생각해 보니 정말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은 당신들이 아닙니다.”“당신들이 우리 부모님을 죽이지 않았다면, 또 다른 자객이 그들을 죽이려 했을 것입니다.”“내가 미워해야 할 사람은 부모님을 죽이려 한 사람이지, 칼을 들고 앞장선 망나니가 아닙니다.”“두 사람의 실력이 뛰어난 것을 알고 있기에 이번 전쟁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죽이는 것보다 공을 세워 죄를 갚게 하는 것도 좋은 일 아닙니까?”“만약 나한테 빚진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십시오.”이 말을 듣고 심면의 심성에 서월과 엽순은 자괴감을 느꼈다.심지어 심면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서월이 단호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꼭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맙구나.”이내 서월과 엽순은 방으로 돌아갔다.다음날 제사장족 제자들과 현학서원 학생들은 함께 바다로 향했다.엽순과 서월도 찾아왔다.바다의 상황을 알아내기 위해 각자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서월은 신의가 지내는 곳에 가서 함께 해독약을 만들었다.신의가 적은 기록을 본 후 서월은 어느 정도 마음속으로 추측하는 점이 생겼다.그녀는 주동적으로 제안을 했다.“중독돼 보려 합니다.”“독의 증상을 알아봐야 합니다.”신의는 의아했다.“직접 독을 시험하려는 것이오?”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해야지 무슨 독인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