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인데 그리 황급한 것입니까?”지초는 상대를 문 입구에 붙잡아 두었다.계집종은 문 앞에 서서 방 안에 있는 낙청연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왕비 마마, 낙씨 가문 둘째 아씨께서 갑자기 피를 토하셨습니다. 증상이 아주 심각한데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왕비 마마, 제발 한 번 가서 봐주시옵소서!”낙청연은 차가워진 눈빛으로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사람을 잘못 찾은 건 아니더냐?”계집종은 애타게 빌었다.“고 신의도 왕야도 저택에 계시지 않아 제가 둘째 아씨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둘째 아씨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왕야께서는 저의 목을 칠 것입니다! 왕비 마마, 부디 저를 구해주시옵소서!”계집종은 초조한 얼굴로 끊임없이 바닥에 절을 했다.낙청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일으켰다.“가자. 내가 너와 함께 가보마.”“감사합니다, 왕비 마마! 감사합니다!”계집종은 머리가 피범벅이 된 채로 몸을 일으켜 다급히 길을 안내했다.방 안에 들어서니 침대 위에서 피를 토하고 있는 낙월영의 모습이 보였다. 옷과 이불이 전부 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낙월영은 날붙이에 당한 듯했는데 상처가 깊지는 않아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피를 토하는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것일까?보고 있으니 정말 목숨이 위험해 보였다.낙청연은 낙월영의 손목을 들어 그녀의 맥을 짚었다.낙월영은 입가의 피를 닦으면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날 죽인다면 언니도 살 생각은 하지 마세요! 아버지께서 언니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왕야께서도 언니를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낙월영은 다 쉰 목소리로 분통을 터뜨렸다.낙청연은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힐끗 보고는 무시했다.낙월영의 맥을 짚어보니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독에 당한 듯했는데 그녀의 상처를 자극해 격렬히 피를 토하는 증상을 보이는 듯했다.조금 더 피를 토한다면 죽을 것이다.낙청연은 사실 낙월영이 죽어 모든 게 해결되길 바랐다. 그러나 낙월영이 진짜 죽는다면 부진환도, 고 신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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