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평온하게 낙청연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다.”낙청연은 미간을 구기며 그를 보았다.“왜 저를 믿지 않는 것입니까? 제가 정말 기밀을 훔쳤다면 왜 다시 돌아왔겠습니까?”“사람을 시켜 청거현과 여산을 조사하면 되지 않습니까?”부진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유에게 물건을 가져오라고 눈치를 줬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기회를 주겠다.”“섭정왕부는 첩자를 남기지 않는다.”“네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것이니 남 탓을 하지 말거라.”곧이어 소서는 몇 명의 호위를 불러 낙청연의 어깨를 눌렀다. 낙청연은 힘껏 반항했으나 혼자서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낙청연은 억지로 약을 먹게 됐다.잠시 뒤, 낙청연은 더 이상 버둥거리지 않았고 옥 안도 고요해졌다.부진환은 몸을 돌려 떠난 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깨끗이 처리하거라.”“네.”묶여 있던 지초는 큰 소리로 외쳤다.“왕비 마마? 왕비 마마?”그러나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소서가 호위와 함께 누군가를 끌고 옥 앞을 지나치자 지초는 대경실색하면서 목청이 찢어지라고 외쳤다.“왕비 마마! 왕비 마마!”낙청연의 시체는 옥 밖으로 옮겨졌다.멀지 않은 곳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낙월영은 속이 통쾌했다.낙청연이 드디어 죽었다!그렇게 오랫동안 미워했는데 드디어 분이 풀리는 듯했다.죽은 자와 따질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의 시체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낙월영은 상쾌한 기분으로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갔다. 오늘 밤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신의도 시체를 보더니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였다.봄 사냥 때 낙청연을 죽이지 못했는데 그녀가 부진환의 손에 죽을 줄은 몰랐다.부진환이야말로 낙청연의 천적이었다.-다음 날 밤.왕부는 평소와 다른 점이 없었다.고 신의는 옷을 갈아입은 뒤 몰래 왕부를 떠났다.조용한 거리에 오직 그의 발걸음 소리만 들렸다.작은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강렬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손에 비수를 꽉 쥔 채로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고 신의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역시나 죽지 않았군!”“우리 형제 중 두 사람이 네 손에 죽었다. 이 복수는 다음 생에라도 할 것이다!”서늘한 눈빛을 한 고 신의는 이를 악물어 독을 먹으려 했다.그러나 이미 준비하고 있던 낙청연이 몸을 날려 그를 걷어찼고 이빨이 빠지면서 독약 또한 사라졌다.“죽으려고? 그렇게 쉽게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바닥에 쓰러진 고 신의는 그녀를 노려보더니 혀를 깨물어 자결하려 했다.낙청연은 그의 뺨을 잡으며 그를 내려다보았다.“다음 생을 바란다면 제대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과 당신의 두 형까지 무덤에서 파내 좌골양회(挫骨揚灰:뼈를 가루로 만들어 날려 버리는 것)할 것이니!”“그러면 다음 생 또한 없겠지!”고 신의 세 형제의 관은 특별히 짜인 것이다. 그들 모두 다음 생에 좋은 운명을 바라고 있었기에 이번 생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었다.낙청연의 말에 고 신의는 숨통이 조여오는 걸 느꼈다. 그는 몸을 움찔 떨더니 낙청연을 죽어라 노려보았다.“낙청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것이냐!”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냉소했다.“더욱 잔인한 것도 있지.”“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사람의 영혼을 통제해 영원히 가둬두고 평생 고통에 시달리게 만들 수 있는 사악한 술법이 있어.”“시험해 보고 싶지 않은가?”고 신의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서 놀란 얼굴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현재 고 신의는 더는 죽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죽는 것보다 영원히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더욱 괴로웠기 때문이다.이젠 죽음을 바라는 것마저 사치가 되어버렸다.고 신의는 더는 죽으려 하지 않았고 삶에 미련이 없는 듯한 그의 표정을 본 낙청연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소서에게 분부했다.“데려가거라.”“네.”소서는 곧장 앞에 나서며 직접 고 신의를 묶어 왕부로 끌고 갔다.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부진환은
부진환은 정신을 차린 뒤 뒤따라 왕부로 돌아갔다.늦은 시각, 왕부에서 큰 소란이 벌어지자 낙월영도 마당에 나왔다.낙청연과 부진환이 함께 돌아온 걸 본 낙월영은 안색이 창백해졌다.“언니!”낙청연은 싸늘한 시선으로 힐끔 보더니 낙월영을 무시하고 곧장 옥으로 향했다.낙월영은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 사람일까 귀신일까?낙청연이 설마 아직 죽지 않은 것일까?“왕야, 저...”낙월영은 황급한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부진환이 그녀를 위로했다.“네 언니는 죽지 않았다.”“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밤이 깊으니 얼른 돌아가 쉬거라.”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사람을 시켜 낙월영을 처소로 돌려보냈다.큰 충격을 받은 낙월영은 너무 화가 나서 방으로 돌아오자 피를 토했다.-옥 안.낙청연은 일부러 모든 호위들을 물렸고 굳이 고문할 필요도 없어 단독으로 고홍병을 심문했다.그리고 부진환은 옆 옥에서 차를 마시며 조용히 들었다.“청거현에 있는 관을 보았다. 당신이 뭘 하고 싶은 건지 알고 있어. 당신네 삼 형제는 아마 힘든 나날들을 보냈을 거야. 세 사람이 같은 신분을 사용해야 하니 셋 다 죽게 될 운명이지.”“평생을 살면서 이름 하나 가지지 못했으니 참으로 비통했을 거야.”“모든 일을 얘기해준다면 시신만은 온전히 남겨둬 당신이 준비해 둔 관에 넣어줄 것이다.”“때마침 내가 풍수가 좋은 곳을 알고 있는데 세 사람 모두 그곳으로 묘지를 옮겨주겠다. 그렇게 한다면 다음 생에는 좋은 운명을 타고나겠지.”고홍병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서서히 얘기를 시작했다.“큰형님 고홍갑은 이궁의난 뒤에 죽었다.”“사실 계획대로라면 부진환도 이궁에 남아야 했어. 그 또한 이궁의난에서 죽어야 했지.”“그런데 형님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여비의 은혜를 입어 우리를 배신했고 이궁의난이 있을 때 부진환을 구했다.”“그래서 주인이 그를 죽였지.”“둘째 형님 고홍을은 큰형님의 신분을 이용해 부진환의 곁에 남아 그의 믿음을 얻었다. 몇 년 동안 그의
고홍병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엄씨 가문이다.”“우리는 엄평소와만 연락하고 그의 명령에 따른다.”“우리는 명령만 받을 뿐, 다른 기밀은 전혀 모른다.”그 대답 역시 낙청연이 예상한 바였다.그는 고 신의가 엄씨 가문, 태후의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러면 이궁의난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지?”고홍병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기밀을 내가 알고 있을 리가 없지.”“큰형님과 둘째 형님은 조금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그들은 직접 임무를 접촉했으니 말이야. 하지만 난 몰라.”낙청연은 한참 동안 심문했고 더는 쓸모 있는 실마리를 얻지 못했다.고홍병은 엄씨 가문에 고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만 있을 뿐 본 적도 없고 아는 것이 없었다.낙청연은 그가 거짓말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그는 이미 주인을 배신했기에 굳이 무언가를 숨길 이유가 없었다.물어야 할 건 거의 다 물은 낙청연은 옆 옥에 가서 말했다.“또 물을 것이 있습니까?”부진환은 눈빛이 어두웠다. 그는 자신이 가장 믿었던 사람이 적이 일찍 그의 옆에 심어두었던 첩자라는 걸 전혀 예상치 못했다.“없다.”부진환은 몸을 일으켜 옥을 나섰다.낙청연은 고홍병에게 독약 한 알을 건넸다.고홍병은 약을 삼키기 전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너는 여국 사람이지?”“약속을 지켜줬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는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싶지 않거든.”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그녀는 어쩐지 세 사람이 불쌍했다.엄씨 가문이 언제부터 그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평생을 도구로 이용당했다.“약속은 지킬 것이다.”그녀의 대답을 들은 뒤 고홍병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약을 삼켰다. 독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곧 숨이 멈췄다.옥을 나선 낙청연은 소서가 그곳을 지키고 있는 걸 보자 말했다.“청거현에 사람을 보내 고홍갑의 관과 대나무 집 안에 있는 관, 그리고 여산에 있는 고홍을의 관까지 전부 옮겨오거라!”“세 사람을 한 곳에 묻을 것이다!”소서는 고개를 끄덕였
부진환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잡힌 장사꾼들은 전부 계양 풍도 상회의 사람들이었다.”“최근 한 달간 풍도 상회에서 적어도 천만 냥이 넘는 은냥이 유출됐다.“본왕의 사람이 계양을 조사해 보니 이 안건과 연루된 사람들은 전부 실종되었다. 산 사람도, 시체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 말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며 부진환을 보았다.“제가 왕야를 도와 안건을 조사하길 바라는 겁니까?”부진환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네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낙청연은 피식 웃더니 밀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저는 이렇게 많이 알려달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평소와 다른 왕야의 모습을 보니 무언가 속셈이 있는 듯하군요.”“전부 실종돼서 종적을 찾을 수 없다니, 참 괴이한 일이군요.”낙청연은 싱긋 웃고는 단호히 몸을 돌려 나갔다.부진환은 또 그녀를 낚아서 이용할 생각이었다.그녀가 똑같은 함정에 몇 번이나 당할 것 같은가?그러나 낙청연이 서방 문을 나서려 발을 내디뎠을 때 부진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범씨 가문 또한 풍도 상회 일가다.”낙청연의 발걸음이 돌연 멈췄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범씨 가문이요? 범산화 말입니까?”계양?낙청연은 순간 몸이 움찔 떨렸다.어쩐지 그 두 글자가 익숙하다 싶었다. 낙랑랑은 범산화와 함께 범씨 노부인의 친가인 계양으로 갔다.낙청연은 곧장 서안 앞으로 돌아왔다.“제가 기억하기론 범씨 노부인의 친가가 계양에서 장사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게 범씨 가문이랑 무슨 상관입니까?”부진환이 천천히 대꾸했다.“범씨 노부인의 친가는 설씨 가문이다. 설씨 가문과 진씨 가문은 풍도 상회에서 세력이 큰 편이지. 범산화와 진씨 가문이 사돈을 맺은 뒤로 설씨 가문은 범씨 가문이 풍도 상회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줬다.”그의 말 중 낙청연은 범산화와 진씨 가문이 사돈을 맺었다는 말만 들렸다.“잠시만요, 뭐라고요? 범산화가 진씨 가문과 사돈을 맺었다니요? 범산화가 누구와 혼인했단
낙청연이 동의하자 부진환은 곧장 말했다.“그럼 가서 준비하거라.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것이다. 낙랑랑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계양으로 향할 것이다.”낙청연은 넋이 나갔다.부진환은 분명 미리 모든 것을 계획한 게 틀림없었다!낙청연은 분통이 터져서 차가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쏘아보더니 문을 박차고 나갔다.부진환은 당황스러웠다. 그는 낙청연이 왜 갑자기 화를 내는 건지 알지 못했다.-낙청연은 너무 화가 나서 밤새 잘 자지 못했다. 분명 함정인 걸 알면서도 그곳에 발을 들이다니.분명 낙랑랑을 아껴서 그런 것인데 부진환은 미리 그것을 파악해 그녀가 계양으로 향할 것이라 확신하고 계획까지 전부 다 짜놓았다. 그는 낙랑랑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계양으로 향할 셈이었다.밖의 사람들은 부진환이 낙청연과 함께 낙랑랑을 보러 가 범산화를 혼쭐내주려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사실은 그 점을 이용해 몰래 풍도 상회에서 유출된 몇천만 냥의 은냥을 조사하러 가는 것이다.이렇게 주도면밀한 걸 보면 섭정왕이라는 자리가 무척 잘 어울리긴 했다.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는 점이 그랬다.그러나 낙청연은 항상 이용당하는 느낌이 싫었다.그날 밤, 낙청연은 잘 자지 못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소유가 그녀를 찾아왔다.“왕비 마마, 소유가 운예각의 새로 나온 봄옷을 가져왔습니다. 출발 준비를 위해 제가 환의와 세수를 도와드리겠습니다.”지초는 무척 기쁜 얼굴로 침상 옆에 다가왔다.낙청연은 침상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지초가 들고 온 옷을 보았다. 청색 바탕 위에 큰 모란꽃이 수 놓여 있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고급스러웠다. 수 놓여 있는 모란꽃은 엄청나게 아름다웠고 옷감도 가벼우며 햇볕을 비추니 반짝거렸다.역시나 운예각다웠다.그러나 낙청연은 다시 침상에 누워 몸을 돌리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고작 옷 한 벌로 날 매수할 생각인가? 그럴 바엔 차라리 운예각을 선물로 주지?”지초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허리를 숙이며 낙청연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왕비 마마!
낙청연은 마차를 타고 객잔 입구에 멈추어 선 뒤 객잔 안으로 들어갔다.객잔 안에서는 일꾼들이 탁자와 의자를 닦고 있었고 장궤는 계산대 뒤에서 주판을 탁탁 튕기고 있었다.“손님, 요기하시렵니까 아니면 하룻밤 묵으시렵니까?”장궤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낙청연은 객잔 안을 살피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렇게 외딴곳에 객잔이 있을 줄은 몰랐소.”그곳은 음기가 가득해 어떻게 봐도 이상했다.장궤는 그 말에 고개를 들어 낙청연을 보더니 놀란 눈빛으로 말했다.“낭자, 길을 잘못 들었군요.”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길을 잘못 들다니? 내가 어디로 가는 건지 아는 것이오?”장궤는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양인(陽人)은 저승길을 가지 않습니다. 낭자가 어디로 향하든 길을 잘못 든 건 사실입니다.”“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세요. 2리 정도 걸은 뒤 오른쪽으로 향하면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낙청연은 살짝 놀라며 눈썹을 까딱였다.“저승길?”객잔 밖에서 서늘한 밤바람이 불어왔다. 장궤의 의미심장한 미소에 낙청연은 어쩐지 등골이 오싹했다.여기가 저승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수상한 곳인 건 확실했다.낙청연은 얼른 계양으로 향하고 싶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떠났다.“알려줘서 고맙소!”그녀는 몸을 돌려 객잔을 나선 뒤 마차를 타고 돌아갔다.길은 다시 캄캄해졌고 오직 미약한 달빛 한줄기만이 보였다.장궤의 말에 따라 2리 정도 가니 갈림길이 나타났고 낙청연은 그중 한 길을 선택했다.그곳 또한 무성한 숲이었지만 조금 전보다 시야가 환했다.다시 돌아온 듯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등 뒤에서 마차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려 보니 마차 한 대가 그녀가 갔던 길로 향하고 있었다.낙청연은 그 마차를 불러 세우고 싶었으나 마차가 워낙 빨리 달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사라졌다.또 누군가 길을 잘못 들어선 듯했다.낙청연은 굳이 더 신경 쓰지 않았다. 길을 잘못 들어선 그 사람도 낙청연처럼 다시 나올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계속해 마차를 타고 길에 올랐다.
부진환!그리고 옆에서 그 점원은 밧줄을 잡고 죽을힘을 다해 당기고 있었다. 부진환을 높이 매달아 목 졸라 죽이려고 했다!낙청연을 보더니 점원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낙청연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돌연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허리춤에서 비수를 꺼내, 순식간에 목을 그어버렸다.단칼에 목숨을 잃은 점원은 쓰러졌고, 목에서 피가 뚝뚝 흘러나왔다.애초부터 저승길, 저승 객잔 같은 건 없었다. 이건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다!밧줄을 풀었더니, 부진환이 땅바닥에 넘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자기 목을 조르며 발버둥 쳤다.낙청연은 앞으로 다가가, 응신 해독환(凝神解毒丸)을 강제로 부진환의 입에 넣었다.“일어나보세요!”낙청연은 강제로 부진환의 손을 떼어내고, 힘껏 그의 뺨을 쳤다.잠깐 후, 부진환은 깨어나서, 낙청연을 보더니 멍해 있더니 말했다: “이건……”“당신 혼자입니까?” 낙청연이 물었다.부진환의 미간이 흔들리더니, 벌떡 일어나 말했다: “소소도 함께 왔다.”낙청연은 즉시 방에서 뛰쳐나가 옆방 문을 걷어찼다. 과연 소소가 있었다.마침 누군가 밧줄로 소소의 목을 졸라매고 있었다.기묘한 건, 그 밧줄은 책상 모서리에 감겨있고, 밧줄 입구가 매우 넓었다. 소소는 그저 밧줄을 잡고 위로 던지기만 하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소소는 죽을힘을 당해 목에 감겨있는 밧줄을 잡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낙청연은 즉시 그 점원을 죽이고, 밧줄을 끊어, 소소를 구해냈다. 그리고 소소에게 응신 해독환을 먹였다.소소도 아주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소소를 일으켜 세웠을 때, 밖에서 이미 격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낙청연이 방에서 뛰쳐나가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부진환을 포위 공격하고 있었다.낙청연은 만월 비수를 잡고, 몸을 날려 앞으로 다가가, 부진환 곁에서 싸우기 시작했다.부진환은 아직도 조금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웠다. 두 눈은 벌겋고 핏발이 섰지만, 여전히 검을 들고 적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빠르고 맹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