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941 - 챕터 2950

3111 챕터

제2941화

“만약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혼사를 올릴 수 없다면, 차라리 평생 혼약을 하지 않겠습니다.”부원뢰는 불만스러웠다.“그럼, 어디 말해보거라. 대체 어느 집안 아가씨를 좋아하는 것이냐? 네가 말해야 내가 혼사를 정할 것 아니냐?”부소는 다시 침묵을 지키며 한참 망설이다 답했다.“아직 없습니다.”“쓸데없는 소리구나! 감정을 천천히 키워야 하는 법이다. 먼저 아가씨들을 만나고 상대를 더 알아가야 감정을 키울 것 아니냐? 만나기도 전에 거절부터 하면, 어떻게 좋아하는 아가씨와 혼사를 정한다는 말이냐?”부원뢰는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부소는 미간을 찌푸리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부원뢰도 결국 한참 얘기를 하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옆에 있는 부진환도 마음이 착잡하여 혼자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같은 남자다 보니 서로의 적의를 더욱 예민하게 알아채는 법이다.보아하니 그는 서둘러야 한다.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술을 마시고, 고기를 구워 먹으며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밤을 보냈다.여제인 낙요가 다시 돌아가 나랏일을 처리해야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떠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다음 날 산에서 내려갈 때, 그들은 여전히 많은 물건을 받았다. 도화냥도 7, 8단지나 선물 받았고 양고기를 말린 육포도 여러 포대였다.부소는 사람을 데리고 그들을 산 아래까지 마중했다. 그래서 하산하는 길이 올라올 때보다 훨씬 순조로웠다.마차에 오른 낙요는 부진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가림막을 열고 뒤돌아, 부진환과 부소가 단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분위기가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아 보였다.숲속을 지나는 도중, 부소가 퉁명스럽게 말했다.“여제와 그동안 겪은 일들을 알고 있소. 그러나 멀리 떨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은 여제에게 도움이 되지 않소. 만약 천궐국의 권력을 포기할 수 없다면 여국에 와서 여제를 건드리지 마오.”“여제에게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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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2화

부진환이 마차로 돌아오자, 낙요는 궁금한 듯 물었다.“방금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이오? 분위기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소.”부진환은 신비로운 웃음을 지었다.“아무것도 아니오. 어젯밤 그의 아버지께서 천궐국에 부소에게 어울리는 아가씨가 있는지 물었소. 다음에 여국에 올 때 데리고 와서 부소에게 소개를 시켜주라 했소.”“그래서 방금 부소에게 함께 천궐국에 가지 않겠느냐 물었소.”그의 말을 듣고, 낙요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부소의 아버지는 혼사를 참 조급해하오.”“만약 어울리는 아가씨가 있다면 잘 소개해 주오.”부진환은 흔쾌히 대답했다.“알겠소. 신경 써서 알아보겠소.”그들은 도성으로 돌아갔고, 부진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천궐국으로 돌아갔다.이번에 반달 넘게 머무른 것도 충분히 드문 일이다.낙요도 그를 남겨둘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떠나고 난 뒤 조영궁은 다시 평소의 적막을 되찾았고, 그녀는 못내 마음이 허전하였다.다행히 강여가 매일 궁으로 들어와 그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낙현책도 자주 찾아와 인사를 올렸고, 그녀에게 새로 배운 무예를 보여 주었다.그렇게 어느덧 봄이 찾아왔다.모든 것이 생기를 되찾고, 마당에 있는 복숭아나무의 꽃잎도 창안으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바람도 따뜻하게 살살 불어왔다. 좋은 날씨는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제사장족도 새로운 한 달의 심사를 맞이하게 되었다.이번 심사에 심면도 관전하러 왔다.낙현책은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되자, 고개를 돌려 보았다. 인파 속을 힐긋 보니 심면의 모습이 보였다.심면은 그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고, 그들은 서로 마주 보며 환히 웃었다.낙현책은 이내 훌쩍 뛰어 무대 위로 올랐다.이번의 상대는 여전히 유생이었다.유생은 그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반드시 이기려는 결심을 가지고 말했다.“이번에는 더 이상 너한테 지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가볍게 웃었다.“어디 한 번 네 실력을 보겠다.”그는 유생이 그를 이기려고 아주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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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3화

유생은 깜짝 놀랐다. 어쩐지 한참을 맞붙었지만, 낙현책의 허점을 찾을 수 없었다.그제야 그녀는 자기와 낙현책의 차이점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다.그녀에게는 이렇게 모든 무예와 수법을 뒤섞는 재능이 없었다. 이러한 능력은 아주 드물다.낙현책은 확실히 무학 천재였다.“그래서 스스로 만들어 낸 수법은 아직 쓰지 않은 것이냐?”낙현책은 통천탑 1층의 공법만 사용했을 뿐이다. 통천탑 1층은 그녀도 들어갈 수 있다.낙현책이 답했다.“공평을 위해서 그러했다.”유생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낙현책은 아직 모든 실력을 사용하지 않았다!그녀는 내키지 않는 듯 낙현책을 보며 말했다.“다시 겨루자! 네가 만든 검법으로 다시 겨루어 보자!”그녀는 낙현책의 실력이 대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심사와 연관 없는 시합이니, 장소를 바꾸어 겨룬다면 승낙하겠다.”“좋다.”두 사람은 무술을 연마하는 곳으로 향했다. 이미 시합이 끝난 많은 제자가 그들의 시합을 보러 왔다.물론 심면도 그들을 따라왔다.모든 사람이 이번 시합을 기대하고 있었다. 분명 아주 볼거리가 많을 것이다.유생은 낙현책이 만든 검법을 상대하기 위해 검으로 겨루기로 했다.낙현책은 식골검을 사용했다.공평을 위하여, 낙현책은 유생에게 식심검과 벽혈검을 고르게 했다.그가 식골검을 사용하고 있으니, 유생이 연습으로 쓰고 있는 검을 사용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유생은 벽혈검을 선택했다.두 사람이 겨루기 시작하자, 날카로운 검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번쩍이는 검과 살벌한 공격에 분위기는 숨 막히도록 긴장되었다.유생의 검술은 확실히 강했다. 검을 쥔 그녀는 물 만난 고기처럼 가벼운 몸짓으로 살기를 뿜고 있었다.낙혁책과 그녀는 수십 수를 겨루었고 낙현책이 등운검법을 쓰자, 열 수를 넘기지 못하고 유생은 지고 말았다.주위에서 간간이 감탄이 흘러나왔다.유생은 무거운 마음으로 벽혈검을 낙현책에게 돌려주었다.“방금 그 수는 무엇이냐?”“운락삼식이다.”유생은 검을 돌려주고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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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4화

심면이 진지하게 답했다.“전에 몰래 제사장족에 몇 번 온 적 있습니다. 매번 사저께서 검을 연습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볼 때마다 실력이 늘었고, 이번 시합에는 더욱 뛰어났습니다.”“비록 낙현책에게 졌지만, 전체 제사장족에서 사저의 상대가 될 사람은 몇 명 없습니다.”유생은 신경 쓰지 않았다.“그럼 어떠하냐. 결국 낙현책에게 지지 않았느냐.”심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승패는 일시적입니다. 아무도 천하무적일 수 없습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것 아닙니까? 만약 매사에 승패를 따지려 한다면 얼마나 피곤하겠습니까?”“그리고 이기는 것에 익숙해진 자가 실패를 한다면, 타격을 받고 폐인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사저의 검술은 아주 대단합니다. 충분히 뛰어나셔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저처럼 되기를 바라는지 아십니까?”유생은 멈칫했다. 심면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네 말도 맞는 것 같구나.”“천하무적인 사람은 없다. 너무 승패에 연연하면 승부에 눈이 멀어 자신을 망칠 수도 있다.”“하지만 승패를 잊을 수 없다. 적어도 제사장족에서는 승패를 다투어야 한다.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실력이 가장 강한 자만이 차기 대제사장이 될 기회가 있다.”“난 이 목적 하나를 위해 제사장족으로 들어왔다.”그녀의 말을 듣고 심면은 생각이 많아졌다.“태자의 자리를 노리고 현학서원에 들어간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오를 사람은 한 명 뿐이지요.”“마지막까지 아무도 결과를 모릅니다.”“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입니다.”유생은 살짝 놀라 고개를 돌려 심면을 바라보았다.“현학서원에 들어갔으니, 너도 귀한 집안 자식이겠구나. 집안의 명예를 짊어지고 있으니, 낙현책에게 무공을 배워달라고 할 법도 하구나.”심면이 웃으며 답했다.“아닙니다. 귀한 집안 출신은 아닙니다. 할아버지께서 과거 조정에서 벼슬을 하셨지만, 물러나셨습니다. 그 후 저희 집안도 그저 평범했습니다.”“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저와 할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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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5화

심면은 굳센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를 키워주신 분은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전 벌써 죽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 걸리든, 할아버지의 심혈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유생은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할 수 있을 것이다!”“네가 이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지도 못했구나. 비록 너와 다르지만, 모두 어려움이 있구나.”“우리 집안은 큰 집안이라 집안싸움이 많았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나를 아껴주셨지만, 집안에서 늘 괴롭힘을 당해왔다. 내가 출세해야, 그들이 편히 지낼 수 있었지.”심면이 웃으며 위로했다.“할 수 있습니다!”“유생 사저, 현학서원의 해회조 선생을 알고 있습니까? 여제를 모시게 바쳐진 사람이었지만, 여제를 모시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재능으로 현학서원의 선생이 되신 분입니다.”“선생이라는 신분으로도 그의 가족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저도 굳이 대제사장의 자리만 얻으려 할 필요 없습니다.”“사저의 능력으로, 앞으로 무엇을 하든 반드시 출세할 수 있을 것입니다!”유생은 그녀를 향해 웃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맙구나.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좋아졌다.”“하지만 낙현책을 이기는 것은 늘 나의 목표 중 하나이다!”하지만 승패에 대한 유생의 집념은 더 이상 과거처럼 강하지 않았다.심면이 웃으며 답했다.“그럼 제 목표는 유생 사저를 따라잡는 것입니다!”유생이 웃으며 말했다.“말도 참 예쁘게 하는구나. 어쩐지 낙현책이 너를 좋아하더라니.”그녀의 말을 듣고 심면은 넋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몰라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무슨 말씀입니까.”유생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심시몽은 두 사람의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부럽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했다.낙현책과 가까워진 것도 모자라, 이젠 유생에게 아부하다니. 심면은 그 덕에 앞으로 점점 순조롭게 지낼 것이다.뛰어난 심면의 곁에 있으면, 아무도 그림자에 묻힌 그녀를 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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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6화

낙현책은 멈칫했다. 그리고 이내 어두웠던 표정이 밝아졌다.“맞는 말입니다.”“제사장족에서 유생은 나의 가장 강한 상대입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틀림없이 태만했을 것이고 이렇게 빠르게 실력이 늘지 않았을 것입니다.”심면이 웃으며 말했다.“예. 줄곧 졌으니, 사저께서 마음이 불편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안쓰러워하는 것도 정상입니다. 하지만 자신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낙현책은 기분이 좋아졌다.“그동안 여제에게 떳떳하고 싶어 그렇게 노력했습니다. 실력이 계속 강해지면 여제께서 좋아하시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그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고려한 적 없었습니다. 오늘 다들 쓴소리를 하니, 너무 모질게 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유생과 1등을 다투려는 것이 아니라 여제를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고맙습니다.”심면이 웃으며 답했다.“그런 말 하지 마십시오.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며칠 후면 바로 현학서원의 심사입니다. 무술에 관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꼭 보러 오십시오!”낙현책이 고개를 끄덕였다.“꼭 힘이 되게 보러 가겠습니다.”-낙현책은 심면과 무예를 연마하는 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심면이 오기 전, 다른 서원 제자가 자리로 왔다.심시몽이었다.“오라버니, 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오늘 몸이 안 좋아서 못 온다고 하니, 기다릴 필요 없습니다.”심시몽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나긋했고 얌전한 모습이었다.낙현책은 살짝 멈칫했다.“넌... 심면의 동생인 것이냐?”“예. 저를 아십니까?”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심면이 네 얘기를 한 적 있다.”“심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 몸도 아픈데, 어의를 불렀느냐? 심한 것이냐?”심시몽은 그의 말을 듣고 못내 부러웠다.“오라버니께서 이렇게 관심을 해주시니,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오라버니는 참으로 좋은 분이십니다.”낙현책은 조금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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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7화

여군도 그의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그를 궐에 들여 양자로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낙현책이 미소를 거두며 진지하게 말했다.“맞습니다. 무공과 재능이 없었다면 여군께서 저를 봤을 리 없겠죠.”“다른 누구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자기를 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를 입양한 게 잘못된 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생각입니다.”말을 마친 낙현책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다.낙현책의 태연한 뒷모습에 심시몽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여군이 낙현책을 눈여겨 본 것은 그의 천부적인 재능이었다.가슴이 울적해진 그는 심면 때문에 가슴 한구석이 심란해졌다.낙현책은 검 연습을 하러 갔다.최근 새로 만든 검술이 손에 익지 않아 조금 더 연습한 뒤, 여군에게 보여줄 생각이었다.등운검법은 쌍검을 사용하는 검술로 그가 직접 만든 수법이었고 여군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늦은 밤, 심면은 낙현책을 만나기 위해 그곳에 왔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한동안 기다렸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심면은 실망한 기색으로 돌아갔다.며칠 뒤 현학서원의 시험이 시작됐다.심면은 여러 시험에서 계속 1등을 했고 서원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샀다.심면은 오늘에서야 멀지 않은 곳에서 낙현책을 발견했다.긴장했던 가슴이 점점 안정을 되찾았다.심시몽도 낙현책이 이곳에 나타날 줄 몰랐다. 그래서 살짝 놀랐다.'두 사람 화해한 것인가?'시험이 시작되었다.체술, 승마, 사술 등 세 가지 과목을 차례로 평가한다.심면은 소우청과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심면과 소우청이 대련을 시작하자 지켜보던 낙현책은 심면보다 훨씬 긴장했다.소우청은 장군의 아들답게 무공 실력이 좋았고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고 매섭게 공격했다.몇 번이나 공격당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장면이 많았다.심면을 지켜보는 낙현책은 주먹을 불끈 쥐며 식은땀을 흘렸다.다행히 심면이 아슬아슬하게 이겼다.심면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되자 낙현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소우청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심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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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8화

보다 못한 낙현책이 화를 내며 소리 질렀다."저자는 장님인가?"유생이 말했다.“현학서원의 무학 사부님들 모두 소우청 아버지의 사람이라 들었어. 그러니 소우청의 편을 봐주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지.”낙현책이 분노했다.“현학서원이 소씨 가문의 것도 아닌데!” 낙현책이 달려들었다.“모든 이들이 소우청이 패배한 것을 봤습니다. 그런 자가 승리했다고 판정하는 것은 명백한 부정행위입니다!”“현학서원의 시험이지 소씨 가문의 대련이 아니란 말입니다! 사리사욕을 위해 나쁜 짓을 눈감으면 안 되지요!” 낙현책이 갑자기 뛰쳐나오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 곽천이 호통을 쳤다. “여기가 현학서원인 것을 알고 있군요. 여기가 현학서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제사장족은 그만 물러가시지요!”낙현책이 곽천의 팔을 움켜쥐며 말했다.“저랑 군주님을 만나러 가시죠!”곽천이 노발대발해서 말했다.“여봐라!”시위대들이 달려들어 낙현책을 잡으려 했다.낙현책은 그들과 싸울 생각이 없었다. 이곳은 현학서원이었고 그가 나서면 낙현책만 손해이다.그러나 낙현책이 몇 번 얻어맞자 심면이 고함을 질렀다.“미쳤느냐? 감히 누구한테 손을 대!”옆에서 지켜보던 유생도 합세했다.“아무리 현학서원이라도 제사장족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손 놓으시죠!”유생이 달려들었지만 곽천은 상대가 여성인 것을 발견하고 바로 대응했다.참다못한 낙현책이 곧장 달려들어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바닥에 엎어뜨렸고 곽천과 소우청은 코가 시퍼렇게 멍들 정도로 얻어맞았다.현학서원의 사람들도 얼굴을 찌푸리며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조영궁 정원으로 유단청의 다급한 걸음 소리가 들려왔다.“낙현책과 현학서원 사람들이 싸웠습니다.”낙요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들을 데려와.”곧이어 서방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끌려들어 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들의 얼굴에 마다의 상처가 있었다.“싸운 이유에 대해 말해 보시오.”낙요가 평온한 말투로 말했지만, 그녀의 목소리에는 위화감이 담겨 있었다.바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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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9화

소우청이 반박했다.“쓰러지지 않았는데 졌다니? 자네가 방심한 것이잖소! 졌으면 졌다고 인정을 해야지. 언제까지 1등을 할 것 같았소?”낙요는 현학서원의 다른 제자들에게 물었다. 심시몽이 답했다.“자세히 보지 못했습니다.”현장에 있던 다른 제자들도 비슷한 대답을 했다.싸움을 한 당사자들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은 이 일에 관해 명백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곧이어 누군가 보고했다.“군주님, 소 장군께서 만나 뵙기를 청합니다.”낙요는 소진오가 생각보다 빨리 와서 놀랐다.“안으로 들여.”소진오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소우청을 발로 차서 쓰러뜨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백서가 호통을 쳤다.“소 장군, 군주님 앞에서 무슨 실례인가!”소진오가 황급히 무릎을 꿇었다.“군주님, 용서하십시오! 부족한 아들놈이 군주님의 양자께 큰 죄를 저지른 것을 알고 화를 참지 못했습니다.”“소신이 아들 대신 군주님과 공자님께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그는 낙현책에게 몸을 돌려 사죄했다.낙현책에게 예를 갖추는 그의 모습에 낙현책은 반박하고 싶어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낙요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그려졌다.소진오가 들어서자마자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그는 낙현책이 그녀의 양자라는 것을 잊지 않은 것 같았다.여기서 낙요가 계속 추궁한다면 결국 자기 아들을 돕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이 일이 소문 나면 낙요는 결국 소씨 가문 부자가 사과했는데도 불구하고 죄를 묻는 쪼잔한 사람이 될 것이다. “소 장군, 사죄는 급하지 않소. 두 아이의 싸움으로 치부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오.”“사건의 전말은 나도 알고 있소. 현학서원 심사 규칙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소. 현학서원은 미래의 왕세자를 양성하는 곳으로 부정행위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왕세자 후보를 조작하려는 심산일 터, 결코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오.”낙요의 말에 소진오는 등골이 서늘해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렀다.“여국의 사직과 관련된 일이니 사죄로 끝날 문제가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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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0화

사람들이 모두 물러갔다.조영궁을 나온 소우청은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아버지에게 끌려갔다.마차에 오른 소진오가 소우청을 호되게 꾸짖었다.“간이 부었지? 감히 현학서원 시험을 조작해?”“군주님께 각인되려고 작정을 했느냐?”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우청이 머뭇머뭇해서 입을 열었다. “군주님께서 정말 추궁하신다면 정말 절 죽일실 겁니까?”소진오가 불쾌한 듯 말했다.“내가 그러지 않았으면 군주님께서 쉽게 놔줬겠느냐!”“군주님께서 우리에게 엄포를 놓은 것이다. 더 나서지 말라고 경고를 한 거야! 그랬다간 우리 가족이 멸족했을 거야!”“현학서원에서 다른 학생들과 어떻게 싸우든 상관없지만, 사적으로 소씨 가문을 이용하면 안 된다! 현학서원처럼 사람들 이목을 끄는 곳에서는 쉽게 약점을 잡힐 수 있단 말이다.”“자칫 잘못하면 가문에 큰 재앙이 닥칠 수 있어!”소청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이번 일은 교훈으로 삼거라. 앞으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거야.”소우청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낙현책은 몇 명의 제사장족과 돌아갔다.심면은 상처약을 구해 낙현책에게 발라주며 자책했다. “저 때문에 곤란해졌지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에 끼어들게 했습니다.”낙현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아무도 이 일을 그냥 넘길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도 그리했을 겁니다.”“아.”심면이 황급히 손에 입을 뺐다.“살살 하겠습니다.”유생이 다리를 꼬고 의자에 앉아 찻잔에 차를 부으며 물었다.“낙현무, 군주님의 양자가 일을 이리 키웠는데 군주님께서 소우청 그놈에게 죄를 묻지 않은 게 이상하지 않아?”낙현책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심면이 입을 열었다.“군주님께서 저희를 지켜 주신 겁니다.”“소 장군께서 군주님 앞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자기 손으로 소우청을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기어코 아들을 죽이게 할 순 없잖아요.”“하물며 현학서원의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돕지 않는 마당에, 소우청이 부정행위를 했다는 증거도 부족하지요. 그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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