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831 - 챕터 2840

2989 챕터

제2831화

서신에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위치와 근처의 아름다운 풍경을 알렸다. 낙요는 마치 그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날은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고 어느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부진환은 천궐국 경내에 들어서고 있었다.점점 거리가 멀어지면서 서신이 도착하는데 점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부진환도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서신의 빈도는 점점 줄어들었다.낙요도 나랏일로 바쁘게 보냈기에 시간은 빨리도 흘렀다.이날 아침, 한풍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자 낙요는 추위를 느끼며 잠에서 깼다.창밖을 바라보니 눈이 흩날리고 있었다.“오늘은 눈이 내리네.”월규가 따뜻한 물을 내오고 옷 시중을 들었다.“그래요, 폐하. 어제 밤부터 눈이 내렸어요. 궁 안팎이 온통 하얀 눈으로 덮였어요.”“길도 미끄러울 테니 오늘 조회는 취소한다고 전하거라.”그녀도 하루 정도는 농땡이를 부리고 싶었다.“예, 폐하.”옷을 갈아입은 뒤, 낙요는 정원을 산책했다. 한 겨울에 핀 매화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꽃잎이 날리며 그녀의 어깨로 떨어졌다.“폐하, 손이 찹니다.”월규가 따뜻한 손난로를 건넸다.낙요는 손난로를 받아들고 하얀색으로 뒤덮인 궁 안을 느긋하게 걸었다. 밤새 내린 눈이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공기마저도 깨끗해진 느낌이었다.월규와 백소는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운무산.한풍이 오두막 안으로 불어들어오자 침상에서 거친 기침소리가 들려왔다.쿨럭!청희는 탕약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와 침상에 누운 사람을 일으키며 말했다.“장군, 어서 약을 드시지요.”침서는 인상을 쓰며 낯선 환경을 둘러보다가 그녀를 밀치고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청희는 다급히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장군, 밖에 아직도 눈이 내립니다. 지금 상태로는 바람을 맞지 않는 게 좋아요.”찬 바람이 그의 귀를 자극했다.침서는 그제야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꼈다.“여긴 어디지?”청희가 답했다.“운무산입니다. 예전에 장군께서 이곳에 오두막을 짓고 난희를 산에 묻었지요. 한적한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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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2화

침서는 바람을 맞으며 산으로 올라가 눈속에서 난희의 묘를 찾았다.그녀가 죽던 날을 떠올리니 그날도 오늘처럼 눈이 내렸던 것 같았다.그녀는 운무산으로 와서 설경을 감상하고 싶다고 했었다.그때는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같이 볼 수 있게 되었다.하늘을 맑았고 눈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침서는 조용히 묘비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주변에서 살기가 느껴졌다.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포위를 좁혀오고 있었다.화살 하나가 바람을 가르며 침서를 향해 날아왔지만 그는 피하지 않았다.화살은 그의 어깨를 관통했다.거대한 충격에 침서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모습을 드러낸 자객들의 검이 그를 향했다.침서는 피하지도 반격을 하지도 않았다.수장으로 보이는 한 여자가 손짓하여 부하들을 멈춰세웠다.침서는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역시 왕생방이 가장 빨리 도착했군.”기옥은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차갑게 말했다.“이 세상에서 가장 네 목을 치고 싶은 사람이 나니까!”“우리 사이에 원한이 있었던가?”말을 마친 침서는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하긴, 내가 죽인 사람이 그렇게나 많으니 날 증오하는 사람도 많겠지.”“구십칠의 복수를 하러 왔다. 그를 기억하느냐!”기옥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 말에 침서의 어깨가 움찔 털렸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피식 웃으며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내가 짓밟았던 벌레들 이름을 다 기억해야 하나?”기옥은 잔뜩 분노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그래. 넌 많은 사람을 죽였고 그들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할 테지! 네가 벌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는 전부였어! 오늘, 넌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을 거야!”기옥이 검을 들자, 침서는 담담한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죽기 전에 내 질문 하나만 대답해 주겠어?”“무슨 질문?”“낙요는 어떻게 되었지?”기옥은 대답할 생각이 없었지만 낙요의 이름이 나오자 생각을 바꾸었다.“그녀는 여국의 황제가 되었다.”그 말을 들은 침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눈을 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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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3화

낙요는 다급히 몸을 날려 검자루를 잡고 선혈로 부적을 써서 사악한 기운을 봉인했다.우유가 다급히 다가오며 물었다.“폐하, 이게 다 제가 무능한 탓입니다.”낙요는 착잡한 눈빛으로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잘못이 아니다. 이 검은 원래 침서만 통제할 수 있었다. 나중에 산굴에 있을 때 나도 통제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 아무도 이것을 통제할 수 없다.”우유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병기 창고에 고이 모셔둔 물건인데 왜 갑자기 이러는 걸까요?”낙요는 고심 끝에 말했다.“주인이 없는 검이 되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검에 든 악귀가 통제를 잃은 거야.”“그 말인즉….”침서가 죽었다는 의미였다.“그럼 이 검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낙요는 고개를 들고 통천탑을 올려다보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한 것을 준비해 오너라. 내 분신검도 가져와.”잠시 후, 모든 준비가 끝났다.낙요는 우유와 함께 통천탑의 최고층으로 향했다.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통천탑은 이미 재건을 마친 상태였다.45층 건물 위에 서 있으니 황궁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손을 뻗으면 별에 닿을 것 같은 높이였다.낙요는 이곳에 진을 치고 분사검과 분심검을 같이 중앙에 있는 상 위에 놓았다.검집에는 부적이 붙여져 있었다.낙요는 향로에 불을 피운 뒤, 부적을 태우며 말했다.“다음 생에는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 사랑받으며 평생 근심 걱정 없이 살아가기를 바란다.”모든 일을 끝낸 뒤에 낙요는 우유와 함께 통천탑을 떠났다.“오늘부터 통천탑의 최고층은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예.”두 사람은 함께 탑을 내려오며 가끔은 걸음을 멈추며 창밖의 풍경을 감상했다.“취혼산에 묘비는 다 세웠겠지?”우유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온심동과 10대 악인의 묘비도 다 세웠습니다.”“제사 일족은 천천히 질서를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새 제자를 받으려 하는데 폐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낙요는 웃으며 답했다.“이제 대제사장은 너야. 네가 판단하면 돼.”“그럼 날 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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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4화

목 승상은 잠깐 고민하다가 답했다.“아마 대부분 돈이 8대 가문 수중에 들어갔을 겁니다.”“그들의 산업은 여국 전체에 널리 퍼져 있지요. 모든 대형 상회는 그들의 소유입니다. 그들은 납세를 피하려고 많은 지방 관료들과 결탁하여 백성을 핍박하였지요. 그리고 대부분 돈은 그들의 주머니로 들어갔습니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생각했던 것과 일치하네. 그럼 문제는 그들을 어떻게 구슬려서 자발적으로 돈을 내놓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그 능구렁이들이 쉽게 돈을 내놓을 리 없지. 현지 상회에서 비리가 있었다 하더라도 차라리 상회와 관계를 단절할 놈들일세. 아마 한푼도 안 내놓으려 하겠지.”목 승상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힘든 문제이긴 합니다. 8대 가문은 견고한 상업 체계를 구축하였고 그들을 흔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돈을 내놓으라 하면 오히려 백성들을 선동할 놈들이지요.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예전에 진익은 강압적인 태도로 세금을 올렸기에 지방 관료들과 상인들이 결탁하여 백성을 핍박하는 결과를 초래했다.이로부터 알 수 있는 바, 8대 가문의 인맥은 깊게 뻗쳐 있으며 이대로 나가다가는 나라의 큰 우환이 될 거라는 점이었다.“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네. 8대 가문 중에서 가장 막대한 권력을 쥔 가문이 해씨 가문이라지.”“하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아. 귀비가 바뀌면서 가주도 바뀌었지. 이제 상비도 없으니 아마도 궁에 또 자기 사람을 집어넣으려고 할 거야.”“하지만 황위에 있는 사람이 여자가 아니니 그들도 고민이 많겠지. 그들을 유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네만.”그 말을 들은 목 승상이 눈을 반짝 빛냈다.“폐하의 뜻은 후궁을 들이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좋은 방법이긴 하네요!”낙요는 다급히 말했다.“아니. 이 일은 공개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네. 해씨 가문의 귀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소문을 퍼뜨리면 되네.”“그들은 상비를 잃었으니 해 가주는 조바심이 날 거야!”목 승상은 기쁨에 찬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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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5화

“죽은 제 딸만 생각하면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목 승상은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그에게 말했다.“지금 알현을 청해도 소용없네. 폐하는 자네를 만나주지 않을 거라니까!”“올해 겨울 폭설로 인해 산을 등진 만은 마을이 피해를 입었네. 하지만 국고가 텅텅 비어 있으니… 재난 물자도 발급하기 어려운 사정이네. 그러니 폐하께서 허구헌날 한숨만 짓고 계신 거지. 나 역시도 벌써 닷새째 욕을 먹고 있다네!”목 승상은 한숨을 쉬고는 걸음을 돌렸다.해양홍은 그제야 낙요가 금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리고 목 승상을 뒤쫓아갔다.“승상 나리, 잠깐만요. 재난 지원금이 얼마나 필요한 겁니까? 8대 가문 수장 일족의 가주로써 나라를 위해 힘쓰는 건 제 책임입니다.”“다른 건 몰라도 돈 문제는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목 승상은 짐짓 놀란 척 말했다.“해 가주,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번에 필요한 자금이 무려 10만 냥일세.”해양홍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적지 않은 금액이네요.”하지만 그는 이내 입술을 악물며 말했다.“제가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3일만 저에게 시간을 주시지요. 돈을 마련하면 바로 재난 지역의 백성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그러니 폐하께 꼭 좀 제 덕담 좀 해주십시오.”목 승상은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해양홍의 어깨를 다독였다.“해 가주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 폐하께 자네의 말을 꼭 전하지.”두 사람은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작별하고 궁을 나왔다.해양홍은 기회다 싶어 목 승상에게 말했다.“승상 나리, 우리 여국은 역사를 통틀어 여제가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황족이라면 후손 문제에 힘써야 하는데 폐하께서는 남자를 비로 들이실 생각이 있으신지요?”목 승상이 웃으며 말했다.“그러지는 않을 걸세. 예로부터 그런 선례는 없었고 듣기에도 불편하지 않나. 아마 남첩이면 몰라도.”그 말을 들은 해 가주는 얼굴에 화색을 띠며 물었다.“그럼 남첩을 들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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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6화

3일 후, 해씨 집안은 십만 냥 은자를 기부했다.도성 전체를 놀라게 했다!그리고 해양흥도 소원대로 여군을 만났다.계획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고 낙요는 매우 기뻤다.“해 가주가 십만 냥을 기부하여 이재민을 구제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이렇게 너그러운 도량을 가지고 있다니! 내가 예전에 해 가주를 잘 몰랐소.”해양흥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여군, 과찬입니다!”“저도 미약하나마 힘을 좀 보탰을 뿐입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듣자 하니 해 가주께서 여러 번 나를 만나고 싶어 했다던데 무슨 일이요?”해양흥은 다급히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상비는 이미 세상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상비 생전에 이 동생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는 지금 스무 살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비록 용모가 준수하고 문무 겸비했지만, 해씨 집안에 필요한 장사 재능은 하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그래서 혹시 궁에서 할만한 일이 없을까 해서요?”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요!”“유단청!”곧이어 밖에 있던 유단청이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여군!”“궁에는 당분간 중요한 직위가 없으니, 우선 유통령과 함께 일하시오.”해양흥의 안색은 살짝 변했지만, 해빈을 끌고 무릎을 꿇으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여군, 감사합니다!”보아하니 이 아이가 여군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하지만 괜찮다.그래도 내관 시위 통령과 함께 일한다.궁에만 있다면 분명 여군과 가까이할 기회가 많을 거다.혹시 어느 날, 여군이 술에 취해 해빈을 마음에 들어 할 수도 있다.곧이어 그들은 어서방에서 나왔다.해양흥은 해빈에게 재삼 당부했다.반드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여군에게 접근하고 유통령과도 관계를 잘 맺으라고 했다.그 외, 해양흥은 황급히 돌아갔다.그는 해씨 집안에서 새로운 사람을 물색하여 적당한 때를 골라 여군에게 바칠 생각이었다.--눈이 그치지 않았지만, 우유는 도성을 떠나기로 했다.“여국은 방금 안정되고, 적폐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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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7화

낙요는 서신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편지를 접어서 나무 상자 안에 넣었다.그리고 붓을 들고 회답 서신을 썼다. “당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으니, 일과 휴식을 적절하게 잘 조절해야 합니다. 날씨가 추우니 감기에 들지 않게 조심하세요. 제가 약 처방을 하나 드릴 테니 매일 복용하면 몸에 유익할 겁니다.”날은 갈수록 추워졌다.낙요도 점점 더 바빠졌고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렀다.백서가 귀띔하지 않았다면 낙요는 상원절이 곧 다가온다는 것마저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여군, 상원절 궁중 연회를 준비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은 여군이 황위에 오른 후의 첫 번째 상원절이니, 잘 준비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몰래 머리가 아팠다. “이 일을 준비해야 하지만, 내가 지금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없구나.”“도와줄 사람을 찾아야겠구나.”백서가 대답했다. “여군, 제가 일부러 가서 알아봤는데 왕년에는 모두 후궁들이 맡아서 했답니다.”“진익의 빈첩들이 아직 계시니 궁중 연회는 그들에게 맡기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잠깐 생각하더니 곧이어 분부했다. “월규를 시켜서 분부하거라. 이 일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은 절차와 종목을 준비하여 나에게 가져오라고 하여라. 내가 보고 그중에서 적합한 사람을 찾아 책임지게 할게.”“잘하면 상을 주겠다.”“예!”낙요는 원래 참가하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겨우 이틀 사이에 백서는 상원절 궁중 연회 기획서를 여섯 부나 들고 왔다.“이렇게 적극적이더냐?”백서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일입니다. 여군께서 황위에 오른 후부터 후궁들은 도 언제 궁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지금 기회가 생겼으니, 그녀들은 당연히 여군 앞에서 두각을 드러내려고 합니다.”낙요는 기획서를 보고 나서 그중 하나를 골랐다.“이건 누가 쓴 것이냐? 사비를 털어 상원절을 준비하겠다고 하는구나.”“절차가 간편하고 낭비가 없고 종목도 풍부하고 괜찮구나.”백서가 대답했다. “이것은 정비가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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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8화

낙요는 살짝 놀라 하며 저도 몰래 한 모금 더 마셨다. “정말 괜찮구나! 나만 있는 거냐?”월규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오직 여군에게만 정비가 빚은 과일주가 있습니다.”“정비가 마음을 썼구나.”낙요는 참지 못하고 몇 잔 더 마셨다.얼굴은 약간 발그스레해졌지만, 정신은 멀쩡했고 전혀 취기가 없었다.가무는 계속되었고 음악 연주도 끊기지 않았으며 가무는 계속 바뀌었다.뒤에는 남자들의 검무까지 있었다.초식이 깔끔했으며 늠름하고 씩씩한 자태가 멋있었다.낙요가 물었다. “이것도 정비가 안배한 것이냐?”월규가 대답했다. “예, 듣자니 특별히 공자 여러 명을 찾아 검술을 연마했고, 또 그중에서 특별히 검무를 잘하는 분을 뽑았다고 합니다.”“저분은 공부고 대인 집 도련님, 고인입니다.”낙요는 무슨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연회의 마지막에 궁중에서 불꽃놀이도 했다.밤하늘에 피어난 불꽃은 그야말로 현란했다.사람들은 일제히 궁전에서 나가 불꽃을 감상했다.낙요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신이었다!“나는 피곤하니 먼저 돌아가 쉬겠소. 여러분은 편한 대로 하시오.”사람들은 일제히 예를 행했다. “여군을 배웅하옵니다!”낙요가 나와서 아신이 날아간 방향으로 향했다.어화원에 도착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러가라고 하고 혼자 어화원으로 들어갔다.아신이 그녀의 팔에 날아와 앉아, 낙요는 아신의 깃털을 쓸어주었다. “이렇게 추운데 너는 춥지 않으냐?”아신은 두 걸음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얼굴에 비볐다.낙요는 아신 발목에 있는 서신을 보았다.서신을 가져와 보니, 역시 부진환의 서신이었다.그녀는 걸상에 앉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오늘은 상원절 궁연이 있는 날이구나. 아마 여국 궁중도 시끌벅적하겠구나! 불꽃을 보았느냐? 천궐국도 똑같은 불꽃이다. 오늘 밤은 너와 나 같은 곳에서 상원절을 보낸다고 생각하자꾸나.”“내년에는 함께 하기를 바란다.”낙요는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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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9화

“그렇습니다!”낙요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어쩐지 조금 전 연회에서 해양흥은 얌전하고 또한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더라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이런 우연이 있을 리가, 궁연에 참석하면서 붓과 묵까지 가지고 온다는 말인가?다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표정을 잘 그린 걸 보아하니, 그림 기술은 대단하다.“일어나시오. 이틀을 주겠소. 이 그림을 완성하시오. 만약 내가 만족하면 당신의 죄를 다스리지 않겠소.”이 말을 들은 해회조는 여전히 몹시 긴장했다. “예!”일어난 후, 낙요는 그 그림을 그에게 건넸다.“오늘 밤은 궁에 남으시오. 그림이 언제 완성되면 언제 출궁하시오.”해회조는 시종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예!”바로 뒤에 낙요는 사람을 시켜 해회조를 데려갔다.낙요는 혼자 어화원에서 잠깐 앉아 있다가 침궁으로 돌아갔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궁연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낙요는 부진환에게 회신을 쓰고 별로 할 일이 없자, 월규더러 해회조를 불러오라고 했다.원래는 뭔가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해회조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옷을 풀어 헤치더니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낙요는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만하시오!”“뭐 하는 거요?”해회조는 살짝 놀랐다. “여군 시중을 들라고 저를 부르신 거 아닙니까?”낙요의 미간은 더욱 쭈그러들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표정이요? 나의 시중을 드는 게 그리 억울한 일이요?”“그럼, 자신을 왜 이토록 괴롭히는 거요?”해회조는 겁에 질려 다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여군, 저의 죄를 용서하십시오!”해회조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대답했다. “여군, 저의 죄를 용서하십시오!”낙요는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누가 나를 섬기라고 하였소?”해회조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 “아무도 없습니다.”“그러나 저는… “낙요는 눈썹을 들썩이었다. “내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았소?”“오늘 밤 당신이 한 행동은 일부러 한 짓 아니요? 그런데 왜 억울한 표정을 짓는 거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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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0화

”그럼, 당신은 오늘부터 궁에 남아서 화공이 되시오.”“당신 부모님은 무사할 거요.”해회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다급히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여군, 감사합니다!”“그래, 그만 물러가거라.”곧이어 해회조는 침궁을 떠났다.잠깐 후, 월규가 다가와 보고했다. “여군, 정비께서 만나기를 청합니다.”낙요는 살짝 멍해졌다. “정비 오셨소? 어서 들어오시오.”잠깐 후, 낙요는 수수한 옷차림을 한 여인이 들어와서 인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여군.”“늦은 밤, 여군의 휴식을 방해하는 건 아닌지요?”낙요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오. 어서 앉으시오.”정비가 옆에 앉자, 낙요가 입을 열었다. “마침, 당신을 만나려던 참이었는데 먼저 찾아오셨군요.”“오늘 궁연은 아주 좋았소. 상을 드리겠소. 원하는 거 있소?”정비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여군께서 저희를 귀향시키지 않으신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입니다. 여군을 위해 근심을 나누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무슨 상을 바라겠습니까?”“최근 여러 곳에 재해가 발생하여 국고가 비었고 한창 돈이 부족할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침 저는 여군과 이 일을 상의하려고 찾아왔습니다. 후궁 사람들의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건 어떠하신지요?”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랐다.“이 생각은 혼자 결정이요? 아니면… “정비가 대답했다. “동생들과 상의했는데 모두 동의했습니다.”“그리고 이번 궁중 연회도 모두의 의견을 모아 만든 것이니, 모두 공로가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무척 기뻤다. “모처럼 당신들이 이런 마음을 가졌으니 허락하겠소.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지요.”“그러나 오늘 상원절 궁연은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참여자 전원 모두 상을 드리겠소.”“앞으로 후궁 일은 정비가 책임지시오. 명절 연회 같은 것도 모두 당신이 안배하시오.”정비는 희색을 띠며 다급히 일어나 감사의 뜻을 표했다.“신첩은 여군의 신임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일어나시오. 밤이 깊었으니,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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