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후, 해씨 집안은 십만 냥 은자를 기부했다.도성 전체를 놀라게 했다!그리고 해양흥도 소원대로 여군을 만났다.계획은 생각보다 효과가 좋았고 낙요는 매우 기뻤다.“해 가주가 십만 냥을 기부하여 이재민을 구제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이렇게 너그러운 도량을 가지고 있다니! 내가 예전에 해 가주를 잘 몰랐소.”해양흥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여군, 과찬입니다!”“저도 미약하나마 힘을 좀 보탰을 뿐입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듣자 하니 해 가주께서 여러 번 나를 만나고 싶어 했다던데 무슨 일이요?”해양흥은 다급히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상비는 이미 세상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상비 생전에 이 동생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는 지금 스무 살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비록 용모가 준수하고 문무 겸비했지만, 해씨 집안에 필요한 장사 재능은 하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그래서 혹시 궁에서 할만한 일이 없을까 해서요?”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요!”“유단청!”곧이어 밖에 있던 유단청이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여군!”“궁에는 당분간 중요한 직위가 없으니, 우선 유통령과 함께 일하시오.”해양흥의 안색은 살짝 변했지만, 해빈을 끌고 무릎을 꿇으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여군, 감사합니다!”보아하니 이 아이가 여군의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하지만 괜찮다.그래도 내관 시위 통령과 함께 일한다.궁에만 있다면 분명 여군과 가까이할 기회가 많을 거다.혹시 어느 날, 여군이 술에 취해 해빈을 마음에 들어 할 수도 있다.곧이어 그들은 어서방에서 나왔다.해양흥은 해빈에게 재삼 당부했다.반드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여군에게 접근하고 유통령과도 관계를 잘 맺으라고 했다.그 외, 해양흥은 황급히 돌아갔다.그는 해씨 집안에서 새로운 사람을 물색하여 적당한 때를 골라 여군에게 바칠 생각이었다.--눈이 그치지 않았지만, 우유는 도성을 떠나기로 했다.“여국은 방금 안정되고, 적폐는 아직
낙요는 서신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편지를 접어서 나무 상자 안에 넣었다.그리고 붓을 들고 회답 서신을 썼다. “당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으니, 일과 휴식을 적절하게 잘 조절해야 합니다. 날씨가 추우니 감기에 들지 않게 조심하세요. 제가 약 처방을 하나 드릴 테니 매일 복용하면 몸에 유익할 겁니다.”날은 갈수록 추워졌다.낙요도 점점 더 바빠졌고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렀다.백서가 귀띔하지 않았다면 낙요는 상원절이 곧 다가온다는 것마저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여군, 상원절 궁중 연회를 준비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은 여군이 황위에 오른 후의 첫 번째 상원절이니, 잘 준비해야 합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몰래 머리가 아팠다. “이 일을 준비해야 하지만, 내가 지금 바빠서 준비할 시간이 없구나.”“도와줄 사람을 찾아야겠구나.”백서가 대답했다. “여군, 제가 일부러 가서 알아봤는데 왕년에는 모두 후궁들이 맡아서 했답니다.”“진익의 빈첩들이 아직 계시니 궁중 연회는 그들에게 맡기는 게 어떻습니까?”낙요는 잠깐 생각하더니 곧이어 분부했다. “월규를 시켜서 분부하거라. 이 일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은 절차와 종목을 준비하여 나에게 가져오라고 하여라. 내가 보고 그중에서 적합한 사람을 찾아 책임지게 할게.”“잘하면 상을 주겠다.”“예!”낙요는 원래 참가하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겨우 이틀 사이에 백서는 상원절 궁중 연회 기획서를 여섯 부나 들고 왔다.“이렇게 적극적이더냐?”백서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한 일입니다. 여군께서 황위에 오른 후부터 후궁들은 도 언제 궁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지금 기회가 생겼으니, 그녀들은 당연히 여군 앞에서 두각을 드러내려고 합니다.”낙요는 기획서를 보고 나서 그중 하나를 골랐다.“이건 누가 쓴 것이냐? 사비를 털어 상원절을 준비하겠다고 하는구나.”“절차가 간편하고 낭비가 없고 종목도 풍부하고 괜찮구나.”백서가 대답했다. “이것은 정비가 쓴
낙요는 살짝 놀라 하며 저도 몰래 한 모금 더 마셨다. “정말 괜찮구나! 나만 있는 거냐?”월규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예, 오직 여군에게만 정비가 빚은 과일주가 있습니다.”“정비가 마음을 썼구나.”낙요는 참지 못하고 몇 잔 더 마셨다.얼굴은 약간 발그스레해졌지만, 정신은 멀쩡했고 전혀 취기가 없었다.가무는 계속되었고 음악 연주도 끊기지 않았으며 가무는 계속 바뀌었다.뒤에는 남자들의 검무까지 있었다.초식이 깔끔했으며 늠름하고 씩씩한 자태가 멋있었다.낙요가 물었다. “이것도 정비가 안배한 것이냐?”월규가 대답했다. “예, 듣자니 특별히 공자 여러 명을 찾아 검술을 연마했고, 또 그중에서 특별히 검무를 잘하는 분을 뽑았다고 합니다.”“저분은 공부고 대인 집 도련님, 고인입니다.”낙요는 무슨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연회의 마지막에 궁중에서 불꽃놀이도 했다.밤하늘에 피어난 불꽃은 그야말로 현란했다.사람들은 일제히 궁전에서 나가 불꽃을 감상했다.낙요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신이었다!“나는 피곤하니 먼저 돌아가 쉬겠소. 여러분은 편한 대로 하시오.”사람들은 일제히 예를 행했다. “여군을 배웅하옵니다!”낙요가 나와서 아신이 날아간 방향으로 향했다.어화원에 도착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물러가라고 하고 혼자 어화원으로 들어갔다.아신이 그녀의 팔에 날아와 앉아, 낙요는 아신의 깃털을 쓸어주었다. “이렇게 추운데 너는 춥지 않으냐?”아신은 두 걸음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기울여 그녀의 얼굴에 비볐다.낙요는 아신 발목에 있는 서신을 보았다.서신을 가져와 보니, 역시 부진환의 서신이었다.그녀는 걸상에 앉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오늘은 상원절 궁연이 있는 날이구나. 아마 여국 궁중도 시끌벅적하겠구나! 불꽃을 보았느냐? 천궐국도 똑같은 불꽃이다. 오늘 밤은 너와 나 같은 곳에서 상원절을 보낸다고 생각하자꾸나.”“내년에는 함께 하기를 바란다.”낙요는 살짝
“그렇습니다!”낙요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어쩐지 조금 전 연회에서 해양흥은 얌전하고 또한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더라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이런 우연이 있을 리가, 궁연에 참석하면서 붓과 묵까지 가지고 온다는 말인가?다만 이렇게 짧은 시간에 표정을 잘 그린 걸 보아하니, 그림 기술은 대단하다.“일어나시오. 이틀을 주겠소. 이 그림을 완성하시오. 만약 내가 만족하면 당신의 죄를 다스리지 않겠소.”이 말을 들은 해회조는 여전히 몹시 긴장했다. “예!”일어난 후, 낙요는 그 그림을 그에게 건넸다.“오늘 밤은 궁에 남으시오. 그림이 언제 완성되면 언제 출궁하시오.”해회조는 시종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예!”바로 뒤에 낙요는 사람을 시켜 해회조를 데려갔다.낙요는 혼자 어화원에서 잠깐 앉아 있다가 침궁으로 돌아갔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궁연은 아직 진행 중이었다.낙요는 부진환에게 회신을 쓰고 별로 할 일이 없자, 월규더러 해회조를 불러오라고 했다.원래는 뭔가를 물어보려고 했지만, 해회조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옷을 풀어 헤치더니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낙요는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만하시오!”“뭐 하는 거요?”해회조는 살짝 놀랐다. “여군 시중을 들라고 저를 부르신 거 아닙니까?”낙요의 미간은 더욱 쭈그러들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이런 표정이요? 나의 시중을 드는 게 그리 억울한 일이요?”“그럼, 자신을 왜 이토록 괴롭히는 거요?”해회조는 겁에 질려 다시 무릎을 꿇고 앉았다. “여군, 저의 죄를 용서하십시오!”해회조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대답했다. “여군, 저의 죄를 용서하십시오!”낙요는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누가 나를 섬기라고 하였소?”해회조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 “아무도 없습니다.”“그러나 저는… “낙요는 눈썹을 들썩이었다. “내가 당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 줄 알았소?”“오늘 밤 당신이 한 행동은 일부러 한 짓 아니요? 그런데 왜 억울한 표정을 짓는 거요?”해
”그럼, 당신은 오늘부터 궁에 남아서 화공이 되시오.”“당신 부모님은 무사할 거요.”해회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다급히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여군, 감사합니다!”“그래, 그만 물러가거라.”곧이어 해회조는 침궁을 떠났다.잠깐 후, 월규가 다가와 보고했다. “여군, 정비께서 만나기를 청합니다.”낙요는 살짝 멍해졌다. “정비 오셨소? 어서 들어오시오.”잠깐 후, 낙요는 수수한 옷차림을 한 여인이 들어와서 인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여군.”“늦은 밤, 여군의 휴식을 방해하는 건 아닌지요?”낙요가 웃으며 말했다. “아니오. 어서 앉으시오.”정비가 옆에 앉자, 낙요가 입을 열었다. “마침, 당신을 만나려던 참이었는데 먼저 찾아오셨군요.”“오늘 궁연은 아주 좋았소. 상을 드리겠소. 원하는 거 있소?”정비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여군께서 저희를 귀향시키지 않으신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입니다. 여군을 위해 근심을 나누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무슨 상을 바라겠습니까?”“최근 여러 곳에 재해가 발생하여 국고가 비었고 한창 돈이 부족할 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침 저는 여군과 이 일을 상의하려고 찾아왔습니다. 후궁 사람들의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건 어떠하신지요?”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랐다.“이 생각은 혼자 결정이요? 아니면… “정비가 대답했다. “동생들과 상의했는데 모두 동의했습니다.”“그리고 이번 궁중 연회도 모두의 의견을 모아 만든 것이니, 모두 공로가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무척 기뻤다. “모처럼 당신들이 이런 마음을 가졌으니 허락하겠소. 지출을 절반으로 줄이지요.”“그러나 오늘 상원절 궁연은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참여자 전원 모두 상을 드리겠소.”“앞으로 후궁 일은 정비가 책임지시오. 명절 연회 같은 것도 모두 당신이 안배하시오.”정비는 희색을 띠며 다급히 일어나 감사의 뜻을 표했다.“신첩은 여군의 신임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일어나시오. 밤이 깊었으니, 다른
부진환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모님께서 주신 삶이니 혼인 같은 큰일도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야 하오.”소견당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왜 왕야님도 그리 말씀하세요?”“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죽겠습니다.”소견당이 단호하게 말하자 부진환이 담담하게 말했다.“극단적일 필요 없소. 몇 년이 지나면 그대 생각도 바뀔 테요.”소견당은 이해되지 않았다. “왜죠?”부진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왕야님! 왕야님!” 소견당은 뒤에서 애타게 부진환을 불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연회에서 나온 부진환은 아무도 없는 화원으로 왔다. 아신이 그를 향해 날아왔다.부진환은 아신이 가져온 서신을 발에서 떼어냈다.서신을 확인한 그의 눈가에 미소가 흘렀다. “불꽃놀이 봤어요? 이렇게 생겼어요. 우리 똑같은 거 본 거 맞죠?”서신 옆에는 불꽃놀이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부진환은 자기도 모르게 가볍게 웃었다.한참을 웃던 부진환은 서신을 품에 넣었다. 멀지 않은 풀숲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소견당은 당황했다.섭정왕과 알고 지내면서 저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부진환은 언제나 무표정했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세가 하늘을 찌르며 쉽게 친해질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저렇게 미소를 지은 적도 없었다.소견당은 부진환이 미소 지을 줄 모른다고 여겼다.-다음날.조정에서 조회가 끝난 뒤, 부진환은 소 승상을 불렀다.“소 승상!”소 승상이 살짝 놀라서 답했다. “네!”“어제 손녀를 데리고 궁중연회에 왔소?”소 승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왜 그러세요?”“어젯밤 손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죽는 게 낫다고 하더군.”“소 승상이 손녀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이오.”“무슨 일 생기지 않게.”소 승상의 얼굴이 굳었다. “감사합니다!”소 승상은 초조한 얼굴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한 소 승상은 소견당을 불러 심하게 훈계했다.“섭정왕에게 죽겠느니,
섭정왕이 소 승상에게 언질을 줬다는 건, 소견당의 얕은수를 눈치챘다는 것이다.“그럼 제가 승상부의 사람만 아니면 섭정왕의 부인이 될 수 있겠네요?”소견당은 화가 났다.이 말을 들은 소 승상은 화가 너무 나서 기절할 뻔했다.“안 된다!”“내 평소에 널 어찌 교육했는데 이리 천지분간 못 하고 날뛰느냐!”“방에서 한발도 못 나온다. 어디도 못 간다!”소 승상은 소매를 휘저으며 나갔다.때마침 유란희는 구슬프게 우는 자기 딸의 목소리를 듣고 황급히 달려왔다.“무슨 일이야? 왜 이리 울어?”소견당은 유란희 품에 와락 안겼다. “어머니, 섭정왕과 혼인하고 싶다고 했을 뿐인데 할아버지가 밖에 나가지도 말래요. 이건 제 일이잖아요.”유란희가 살짝 놀랐다.“섭정왕?”“울지마라, 너희 아버지와 상의해보마.”소견당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정말이세요?”“그래.”“할아버지 심기 그만 건드리고 얼른 방으로 돌아가.”소견당을 방으로 돌려보낸 뒤, 유란희는 남편을 찾아가기로 했다.정원에 창 연습을 하던 소전풍은 부주의 발을 살짝 삐었다.유란희는 재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다리가 나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훈련해요? 전쟁 나가는 것도 아니면서?”“몸이 습관 돼서 그러오. 평생을 이렇게 살았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소전풍이 한숨을 내쉬며 정자에 털썩 앉았다.유란희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소전풍의 상처를 확인한 뒤, 약을 발라 줬다.“이 다리 좀 보세요. 병 나서 전장에서도 물러났잖아요. 병권도 없이 남은 거라곤 쓸모없는 관직뿐이에요. 당신이 그간 세운 공이 있는데 어떻게 우리 아들에 좋은 관직도 안 주는지.” “이젠 온 가족이 집에서 허송세월 보내게 됐어요.”소전풍이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두 일은 다른 것이오.”“우리 아들이 벼슬이 되려거든 스스로 자격을 갖춰야 하는 법, 어디 내 공을 가지고 아들 관직으로 바꿀 생각을 하오?”“게다가 조정에 아직 아버지가 계시지 않소?”“섭정왕이 우리 하대하는 일은 없을 거요.”
“섭정왕부에 들어가는 게 그리 쉬운 것 같소?”“섭정왕은 현명하지만 좋은 사람이 아니오. 그래서 반대하는 것이오.”“그간 섭정왕에게 얼마나 많은 여인이 있었는지 아시오? 그들 중 섭정왕부에 들어간 사람이 있었소?”“그의 심기를 건드리면 3대가 망하오. 괜히 아버지까지 피해를 볼 수 있소. 문제 일으키지 마시오.”“견당이 혼인은 우리 가문 명세로도 매우 좋은 사람 고를 수 있소. 왜 굳이 섭정왕과 엮이려 하오?”유란희가 마음에 안든다는 듯 말했다. “시도라도 해보면 안 됩니까?”소전풍이 얼굴을 굳혔다. “교토에서 섭정왕에게 부인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소?”“죽지 않았습니까?”소전풍이 목소리를 낮췄다. “죽지 않은 것 같소.”“먼 여국에 있는 걸로 아오.”유란희는 깜짝 놀랐다.“그 머나먼 여국에 죽었을지도 몰라요.”“한번 시도해봐요.”“섭정왕이 우리 딸에게 정말 관심이 없었다면 어떻게 우리 애랑 대화했겠어요? 분명 마음에 든 거예요.”소전풍은 아직도 단념하지 않은 부인 때문에 마음이 조급했다.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아시오! 시도해봤자 안 되오! 괜한 소란 만들지 마시오!”유란희가 조급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 애들은 어찌합니까?”“내가 왜 하필 당신 같은 사람과 만났는지!”유란희는 화를 내며 나가버렸다.소전풍은 뒤쫓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다리가 심하게 아파 책상을 잡고 겨우 섰다.-여국.거리의 차루.“들었어요? 해씨 집안이 군주님 곁에 남자를 보냈답니다.”“정말이세요? 누구인지 알아요?”“궐에 있던 화사요. 상원절에 궁궐 연회에서 군주님을 만났다고 들었어요. 그분의 그림을 그리던 중, 그분 눈에 들어 궐에 머물기로 했답니다.”“해씨 집안 가주의 자루도 지켰고 해씨 8대 가문도 위치도 지켰네요.”“이런 방법으로 성공할 줄 누가 알겠어요.”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은 자리에 멈춰 서서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머지않아 이 소문은 도시 전역에 퍼졌다.여러 대가문이 불안에 휩싸였다.대제사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