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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1화

부진환이 담담하게 말했다.

“부모님께서 주신 삶이니 혼인 같은 큰일도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야 하오.”

소견당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왜 왕야님도 그리 말씀하세요?”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죽겠습니다.”

소견당이 단호하게 말하자 부진환이 담담하게 말했다.

“극단적일 필요 없소. 몇 년이 지나면 그대 생각도 바뀔 테요.”

소견당은 이해되지 않았다.

“왜죠?”

부진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왕야님! 왕야님!”

소견당은 뒤에서 애타게 부진환을 불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연회에서 나온 부진환은 아무도 없는 화원으로 왔다. 아신이 그를 향해 날아왔다.

부진환은 아신이 가져온 서신을 발에서 떼어냈다.

서신을 확인한 그의 눈가에 미소가 흘렀다.

“불꽃놀이 봤어요? 이렇게 생겼어요. 우리 똑같은 거 본 거 맞죠?”

서신 옆에는 불꽃놀이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부진환은 자기도 모르게 가볍게 웃었다.

한참을 웃던 부진환은 서신을 품에 넣었다.

멀지 않은 풀숲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소견당은 당황했다.

섭정왕과 알고 지내면서 저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부진환은 언제나 무표정했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세가 하늘을 찌르며 쉽게 친해질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

저렇게 미소를 지은 적도 없었다.

소견당은 부진환이 미소 지을 줄 모른다고 여겼다.

-

다음날.

조정에서 조회가 끝난 뒤, 부진환은 소 승상을 불렀다.

“소 승상!”

소 승상이 살짝 놀라서 답했다.

“네!”

“어제 손녀를 데리고 궁중연회에 왔소?”

소 승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네, 왜 그러세요?”

“어젯밤 손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죽는 게 낫다고 하더군.”

“소 승상이 손녀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이오.”

“무슨 일 생기지 않게.”

소 승상의 얼굴이 굳었다.

“감사합니다!”

소 승상은 초조한 얼굴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착한 소 승상은 소견당을 불러 심하게 훈계했다.

“섭정왕에게 죽겠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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