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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2화

섭정왕이 소 승상에게 언질을 줬다는 건, 소견당의 얕은수를 눈치챘다는 것이다.

“그럼 제가 승상부의 사람만 아니면 섭정왕의 부인이 될 수 있겠네요?”

소견당은 화가 났다.

이 말을 들은 소 승상은 화가 너무 나서 기절할 뻔했다.

“안 된다!”

“내 평소에 널 어찌 교육했는데 이리 천지분간 못 하고 날뛰느냐!”

“방에서 한발도 못 나온다. 어디도 못 간다!”

소 승상은 소매를 휘저으며 나갔다.

때마침 유란희는 구슬프게 우는 자기 딸의 목소리를 듣고 황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왜 이리 울어?”

소견당은 유란희 품에 와락 안겼다. “어머니, 섭정왕과 혼인하고 싶다고 했을 뿐인데 할아버지가 밖에 나가지도 말래요. 이건 제 일이잖아요.”

유란희가 살짝 놀랐다.

“섭정왕?”

“울지마라, 너희 아버지와 상의해보마.”

소견당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정말이세요?”

“그래.”

“할아버지 심기 그만 건드리고 얼른 방으로 돌아가.”

소견당을 방으로 돌려보낸 뒤, 유란희는 남편을 찾아가기로 했다.

정원에 창 연습을 하던 소전풍은 부주의 발을 살짝 삐었다.

유란희는 재빠르게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다리가 나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훈련해요? 전쟁 나가는 것도 아니면서?”

“몸이 습관 돼서 그러오. 평생을 이렇게 살았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소전풍이 한숨을 내쉬며 정자에 털썩 앉았다.

유란희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소전풍의 상처를 확인한 뒤, 약을 발라 줬다.

“이 다리 좀 보세요. 병 나서 전장에서도 물러났잖아요. 병권도 없이 남은 거라곤 쓸모없는 관직뿐이에요. 당신이 그간 세운 공이 있는데 어떻게 우리 아들에 좋은 관직도 안 주는지.”

“이젠 온 가족이 집에서 허송세월 보내게 됐어요.”

소전풍이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두 일은 다른 것이오.”

“우리 아들이 벼슬이 되려거든 스스로 자격을 갖춰야 하는 법, 어디 내 공을 가지고 아들 관직으로 바꿀 생각을 하오?”

“게다가 조정에 아직 아버지가 계시지 않소?”

“섭정왕이 우리 하대하는 일은 없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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