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341 - 챕터 2350

3017 챕터

제2341화

침서는 눈밭에 앉아 있었다. 눈꽃은 난희의 몸 위로 떨어졌다.잠시 뒤, 난희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짧은 순간, 생명력이 삽시에 빠져나갔다.침서는 난희를 안고 눈밭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토록 미안한 마음이 든 적은 처음이었다.그는 난희를 구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이름만 들어도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여국의 대장군이자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는 침서에게 그가 하지 못할 일은 없을 듯했다.그러나 그는 주변 사람들조차 지키지 못했다.난희조차 구하지 못했다.침서의 눈빛이 조금씩 날카로워졌다. 그가 주먹을 꽉 쥐었다.같은 시각 고묘묘는 마당 밖의 멀지 않은 곳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살짝 열린 문틈으로 침서가 난희를 안고 눈밭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한참이 지나도 꼼짝하지 않는 걸 보니 난희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그녀가 찾은 사람은 확실히 대단했다.그렇게 많은 돈을 들인 보람이 있었다.침서는 마당에 오랫동안 있었다.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건지 그의 어깨와 머리 위로 흰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침서는 마음이 무거웠다.마침내 그는 몸을 일으켜 난희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그리고 부하더러 난희의 시체를 장군 저택 밖으로 옮겨 산 위에 묻어주라고 했다.시체를 보고 의아함을 느낀 저택의 다른 여인들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묻기 위해 함께 침서를 찾아갔다.그러나 침서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호통을 쳤다.“다들 꺼지거라!”여인들은 화들짝 놀라서 서둘러 방을 나섰다.고묘묘는 몰래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우쭐했다.난희를 처리했으니 다른 여자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앞으로 천천히 처리해버리면 됐다.그 뒤로 며칠 동안 침서는 자신을 방 안에 가두고 먹지도, 미시지도 않았다.저택의 사람들은 침서는 기분이 아주 나빴기에 감히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했다.-객전에서 하루 묵은 뒤, 그다음 날 눈이 그쳤고 일행은 강화로 떠났다.강화에 도착한 뒤 크게 주목받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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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2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호신부를 목에 걸고 옷 안에 넣었다.낙요는 원래 두 사람은 밖에 있으라고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특수했기에 누가 거기에 남든 위험했다.그 때문에 결국 모두 함께 들어가기로 했다.그들은 곧 동굴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깊숙이 들어갈수록 음산한 기운이 뚜렷이 느껴졌다.촛불 하나가 전부 타들어 갈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그들은 등불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주위는 어두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낙요는 가장 앞에서 걷고 초경은 송천초를 보호하면서 맨 끝에서 걸었고 낙오되는 사람이 없게 그들을 지켜줬다.불빛 아래, 벽에서 금빛이 번쩍거렸다.안으로 들어갈수록 바닥에 새로운 흙이 보였다.김옥한은 멈춰 서서 벽을 살폈고 곧이어 바닥에서 고리 같은 걸 발견했다.그 위에는 부적이 그려져 있었다.김옥한의 표정은 심각했다.“예전에 저희 아버지께서는 여기까지 파셨습니다.”“그들은 어떻게 파고 들어간 걸까요?”낙요는 공기 속에서 피비린내를 맡고 대답했다.“안으로 들어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오.”“김량이 감히 안으로 들어갔다는 건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는 것이겠지.”역시나 계속해 앞으로 걸어가자 바닥에 쓰러져있는 시체가 보였다.그 시체는 머리가 없었고, 온몸은 피로 붉게 물들어 있어서 불빛으로 시체를 비춰 보았을 때 김옥한은 화들짝 놀랐다.“이건... 김죽?”낙요는 쭈그리고 앉아 힐끗 본 뒤 손가락으로 피를 톡 찍어 냄새를 맡아보았다.“이건 닭 피군요.”“그들은 김죽의 시체로 진법을 파괴했을 것입니다.”“김량도 참 잔인한 사람이군요. 죽은 아들까지 이용하는 걸 보면.”“갑시다, 다들 조심하십시오.”“앞에서도 피비린내가 납니다. 김죽의 시체는 있는 건 아닐 것입니다.”낙요가 귀띔했다.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로 바닥에 잔뜩 널브러진 시체들을 보았다.비록 각오는 했다지만 그래도 소름이 돋고 등골이 오싹했다.시체들이 전부 기괴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어떤 이는 바닥에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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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3화

시체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낙요가 부적을 상대방의 이마에 붙이고 분심검을 휘둘러 머리를 벤 뒤에야 움직임이 멈췄다.같은 방법으로 다른 시체들도 연달아 처리한 뒤에야 그들은 무사히 그곳을 통과할 수 있었다.안으로 들어갈수록 길을 막는 시체들이 계속해 나왔다.그러나 경험이 있었기에 그다음에는 더욱 순조로웠고 다친 사람도 없었다.“이상하군. 이 주검들은 다 길을 막고 있다. 마치... 우리를 막으려는 듯 말이다.”“김량이 그들을 조종해서일까? 아니면 동굴 안에 뭔가 있는 걸까?”부진환이 의아한 듯 묻자 낙요가 대답했다.“기운을 보니 동굴 안의 것이 그들을 조종하는 것 같습니다.”“그것은 왜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일까?”낙요는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보시지요.”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지세에 점점 낮아지고 깊어졌다.그리고 처음으로 갈림길이 나왔다.낙요 일행은 갈림길 앞에 서서 의아함을 느꼈다.“김 현령은 이렇게 깊은 곳까지 파지 못했을 것입니다. 김량은 사람들을 데리고 온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깊은 곳까지 팔 수 있었을까요? 게다가 갈림길까지 있다니.”주락이 의뭉스레 말했다.다들 의아하기는 마찬가지였다.부진환은 벽 쪽에 다가가 만져본 뒤 말했다.“이건 최근에 파놓은 것이 아닌 듯하군.”“벽이 비교적 매끈하고 이 주위로 새로운 흙들이 없는 걸 보면 김량이 파놓은 건 아닌 것 같소.”“만약 김 현령이 예전에 한 번 파보았을 때 이렇게 깊숙한 곳까지 파지 못했다면, 이 동굴이 이미 그가 오기 전에 이렇게 깊이 파였다는 걸 의미하오.”“그저 누군가 흙이나 돌로 막은 것이겠지.”그 말에 김옥한은 깜짝 놀랐다.“이 안을... 누가 팠을까요?”낙요가 물었다.“이 동굴이 어쩌다 생겼는지 알고 있소?”김옥한이 고개를 저었다.“모릅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제 어머니가 제 아버지에게 지도를 줬다는 것뿐입니다. 제 어머니께서는 이 일을 거론한 적이 없으십니다.”“예전에 제게 삼촌 둘이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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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4화

낙요는 순간 몸을 흠칫 떨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그러나 부진환만 보였다.“조금 전에 당신이 얘기했습니까?”부진환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래. 왜 그러느냐?”“환각을 본 것이냐?”부진환은 조금 걱정스러운 듯 그녀를 보다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말이다.낙요는 조금 전에 들었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것은 확실히 여자의 목소리가 맞았다.그녀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은 부진환이 맞았다.그러고 보면 그 여인이 꽤 대단한 듯했다.그러나 그들이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앞에서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엄청난 모래바람이 일었다.사람들은 손을 들어 코와 입을 막았다.바람이 멈춘 순간, 몸을 돌린 낙요는 아무도 없는 걸 발견했다.“부진환!”“계진!”“송천초?”낙요는 그들의 이름을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그녀는 황급히 걸어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 보았지만 한참을 달려보아도 송천초 일행은 보이지 않았다.낙요는 이내 냉정함을 되찾고 걸음을 멈추었다.정말 낙오되었다고 해도 이렇게 멀리 떨어질 리는 없었다. 그러니 함정에 빠진 걸 것이다.낙요는 눈을 감고 평정심을 되찾은 뒤 나침반을 들고 황급히 바람이 불었던 곳으로 향했다.반쯤 걸었는데 예상대로 나침반이 반응을 보이며 방향을 가리켰다.낙요는 손바닥에 피를 내어 부문을 적은 뒤 손바닥을 힘껏 내밀었다.그 순간 주위에 꼈던 안개가 천천히 흩어졌다.곧이어 낙요는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다들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낙요는 빠른 걸음으로 그곳으로 달려갔고 바람이 불었던 그곳으로 돌아갔다. 다들 제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낙요는 안도했다.부진환이 빠르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왜 갑자기 사라진 것이냐?”낙요가 의아한 듯 물었다.“언제 제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습니까?”부진환이 대답했다.“바람이 멈추고 나니 네가 보이지 않았다.”“우리는 감히 섣불리 움직일 수 없어 이곳에서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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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5화

고막을 찢을 듯한 소리에 소름이 끼쳤다.그 순간 부진환이었던 것이 천천히 녹아 바닥에 옷만 남았다.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라,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낙요를 바라보았다.“세자는 어떻게 된 겁니까?”계진이 놀라서 물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눈앞의 동료를 살폈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부적을 던지자 모든 이들이 검은 연기가 되었다.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을 본 낙요는 무척이나 곤혹스러웠다.환각에서 벗어난 줄 알았는데 왜 또 홀린 것일까?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걸까?이 동굴에 있는 것은 상당히 대단했다.곧이어 낙요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얼른 다른 사람들과 만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상대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낙요는 이내 부적을 몇 개 꺼내 피로 부적 하나를 그려서 쓰자 바닥에 있던 옷가지들도 사라졌다.곧이어 주변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며 덜 추워졌다.그러나 여전히 어두컴컴했다.이번에는 환각에서 빠져나온 듯했다.낙요는 계속해 앞으로 걸으며 다른 사람들을 찾았다.등불을 들고 양쪽 벽을 살펴보았지만, 기호 같은 건 없었다.어쩌면 다들 상황이 다른 걸지도 몰랐다. 만약 흩어지게 된다면 기호를 남겨서 동료와 연락해야 했다.낙요는 한참을 걸었지만, 갈림길은 없었다. 그래서 쭉 가다 보면 일행들을 찾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낙요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을 때 그녀는 어둠 속에서 부진환과 계진이 한창 싸우고 있는 걸 보았다.두 사람은 서로 원수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주 매섭게 공격했고 둘 다 피투성이였다.이 동굴은 넓지 않아 실력을 전부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한참을 싸웠지만, 여전히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낙요는 곧바로 부적을 붙여서 그들을 환각에서 꺼내주었다.두 사람의 눈빛이 또렷해졌을 때 그들은 그제야 서로 보고 깜짝 놀랐다.“왜 당신이지?”낙요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환각에 당했습니다.”“어디를 다쳤습니까? 빨리 치료하세요.”낙요는 허리를 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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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6화

그 순간 낙요는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송천초가 죽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그러나 두려움과 애통함 때문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럴 수가!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낙요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그런데 바로 이때 어둠 속에서 송천초가 눈을 번쩍 뜨고 씩 웃었다. 그녀는 아주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낙요를 향해 달려들더니 그녀의 목을 안고 물어뜯으려 했다.그런데 낙요의 목에 닿기도 전에 빛 한줄기 때문에 튕겨 나갔다.곧이어 낙요는 분심검을 휘둘러 그것을 반으로 갈랐다.그렇게 송천초의 몸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난 낙요는 싸늘한 시선으로 바닥에 누운 것을 살기 어린 눈빛으로 보았다.그것은 송천초가 아니었고 낙요는 여전히 환각 속에 있었다.그것은 몇 번이고 낙요를 농락했다.분심검을 쥔 낙요의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계속해 앞으로 걷던 낙요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초경을 보았다. 초경은 초조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송천초를 보았습니까?”낙요는 서늘한 눈빛을 띤 채 분심검으로 초경의 몸을 찔렀다.초경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쓰러졌다.낙요는 차갑게 검을 뽑았다.“초경인 척할 생각이었다면 그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 봤어야지.”초경이 그렇게 초조해했더라면 절대 그렇게 달려오지 않았을 것이다.계속 앞으로 걸어간 낙요는 또 다른 이들을 만났다.그러나 낙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휘둘러 상대방을 죽였다.그리고 마지막에 낙요는 부진환을 만났다.“괜찮으냐?”부진환이 다급히 달려왔다.그는 피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온몸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 그의 눈동자에서 보이는 걱정과 다급함 역시 진실해 보였다.그 순간, 낙요는 망설였다.다음 순간, 부진환은 그녀를 단번에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긴장한 듯 말했다.“무사하다니 다행이다. 다행이야.”“아무리 찾아보아도 네가 보이지 않아 정말 걱정했단다... 아요...”그 말을 들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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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7화

한참을 걸으니 앞이 탁 트였다. 이곳이 이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인 듯했다.바닥에는 금이 담긴 바구니들이 가득해서 동굴 안을 환히 비추었다.낙요는 공터 중앙에 서 있는 자를 본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부진환!부진환은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머리카락 같은 것이 그의 목을 둘러서 그가 그 자리에 서 있게 조종한 듯했다.“나오너라!”낙요가 매섭게 말했다.“나나... 줄곧... 네 곁에 있었는데...”차가운 여인의 음성이 낙요의 등 뒤에서 들렸다.낙요가 고개를 돌리자 음산한 바람이 쓱 지나쳐 부진환의 곁으로 향했다.그것은 점차 여인의 형태를 갖추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낙요는 처음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검은색 옷에 바닥에 닿을 만큼 검은 머리카락이 아주 길었다.어둠 속에 숨어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것 역시 머리카락인 듯했다.“내 친우를 놓아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낙요가 매서운 어조로 부적을 들었다. 그 순간 부적에 불이 붙었다.그러나 그 여인은 오히려 웃었다.“날 태운다면 네 친우도 다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하하하... 이 자들이 나와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하하하...”여인의 웃음소리는 아주 날카로웠다.낙요는 쓸데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곧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그런데 여인이 말했다.“네 나침반을 내게 주면 너희 모두를 살려주마.”“너희가 내 저택에 제멋대로 들어와 내 청수를 방해한 죄를 용서해 주마.”낙요는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저택? 청수? 몸조차 가지지 못한 혼백 따위가 큰소리치기는!”“수련하면 신선이라도 될 줄 알고?”낙요는 비웃었다.“날 얕보는 것이냐? 그러면 어디 한 번 내 실력을 보여주마!”말을 마친 뒤 그 여인은 손을 들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오며 머리카락들이 빽빽이 벽과 지면을 타고 와 낙요를 향해 덮쳐들었다.낙요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장검을 들었다. 동시에 부적을 몇 개 던지며 장검을 휘둘러 머리카락들을 잘랐다.부적은 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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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8화

낙요는 공기 속에서 향낭의 향기를 맡았다.아주 짙었다.송천초도 그 향기를 맡았다.“이 냄새는 그녀가 지닌 향낭의 냄새인 듯합니다. 보통은 향기가 이렇게 짙지는 않은데, 향낭이 터진 상황을 제외하면 말입니다.”그들은 등불을 들고 찾기 시작했다.예상대로 그들은 바닥에서 향분과 약재를 발견했다.송천초는 빠르게 다가가 향분을 주워들었고 또 벽에 남은 흔적은 발견했다.“여기서 싸운 흔적이 있습니다.”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이 향기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겠군.”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멈춰 서서 다른 이들을 보았다.“이 동굴은 아주 위험한데 밖에 나가서 기다리는 건 어떻소?”송천초가 다급히 말했다.“같이 들어왔는데 나가려면 같이 나가야죠!”다른 사람들도 같은 입장이었다.“맞습니다. 우리는 같이 들어왔으니 같이 나가야죠.”다들 이때 혼자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사람들을 데리고 계속해 앞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석벽에 대량의 부문과 황부를 발견했다.바닥에는 진법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이 바닥에도 향분이 있습니다... 여기 온 적이 있을 겁니다!”송천초가 말했다.사람들은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그들은 향기를 따라 미로 같은 동굴을 헤맸다.가는 길에 그들은 여러 차례 그 진법을 보았다. 벽에는 부문과 황부가 가득했다. 매번 지나칠 때마다 아주 강한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계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왜 우리는 계속 이런 것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는 걸까요? 설마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건 아니겠죠?”부진환이 나직하게 대답했다.“그럴 일은 없소.”“벽 위의 부문과 바닥의 진법은 다 다르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놀라워했다.“이것도 알아볼 수 있는 겁니까?”“알아보지는 못하오. 그냥 기억한 것이오.”낙요와 오래 같이 다니다 보니 그도 가끔 부문을 보았다. 비록 알아보지는 못해도 문양을 기억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우리가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게 아니라면, 이 아래에 있는 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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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9화

엄청난 양의 검은 머리카락이 부진환의 목과 사지를 졸라서 그를 가로 눕혔다.상황을 보니 그를 찢을 듯했다.낙요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자신이 본 부진환이 환각일지 아닐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진짜 부진환이라면 어떡한단 말인가?낙요는 검을 들어 부진환을 감싼 머리카락들을 잘랐다.그러나 아무리 잘라도 또 머리카락이 나타나 부진환을 감쌌다.그렇게 한참을 싸우니 부진환이 정신을 차렸다.그는 다급히 낙요를 향해 소리 질렀다.“구해줘! 날 구해달라고!”낙요는 흠칫했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 살기 어린 눈빛으로 허공에 떠오른 부진환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곧장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그 순간 부진환의 등 뒤에서 빛이 번쩍였다.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 낙요는 장검을 꼭 쥔 채 달려들지 않았다.“날 구해달라고! 구해줘!”허공에 붕 뜬 부진환은 여전히 다급히 외치고 있었다.낙요는 그가 부진환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부진환은 이렇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그 목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저 여인은 부진환을 이용해 낙요에게 나침반을 달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눈앞의 부진환은 너무 가짜였다.낙요는 자신이 온 길을 되짚어봤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은 가짜인 게 너무 티가 났고 말 한마디에 곧바로 가짜란 게 들통 났다.그 여인은 실력이 대단한데 왜 이렇게 허술하게 군 것일까?뭔가 이상했다.낙요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머리카락들이 부진환의 사지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부진환은 극심한 통증에 애원하기 시작했다.“구해줘! 구해... 구해줘!”“대제사장, 날 그냥 죽여줘!”아주 고통스러운 듯했다.낙요는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검을 들고 공격하지는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귓가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구해주거라. 왜 구하지 않는 것이냐?”“그를 고통에서 해방해주거라.”“네 검을 들어서 그를 죽이거라.”“죽여!”그 목소리는 계속해 그녀를 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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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0화

낙요는 그제야 깨달았다.머리카락은 그녀의 체내로 들어와 그녀의 몸과 의식을 통제했다.낙요는 분통이 터져서 곧바로 나침반을 꺼냈다. 금빛 진법이 나타나며 엄청난 힘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주변에 있던 머리카락들은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고 어둠도 그제야 사라졌다.낙요는 그제야 시야가 맑아졌다. 허공에 있는 남자는 부진환이 아니라 김량이었다.그는 팔 한쪽이 뽑힌 상태였다.그는 그녀의 앞에 있는 벽에 매달려서 꼼짝하지 못했다.“힘이 대단한 것 같군요. 당신까지 홀린 걸 보니 말입니다.”초경은 의아한 얼굴로 그곳을 살펴보았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고맙습니다.”조금 전 초경이 부르지 않았더라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다른 사람들은요?”초경이 대답했다.“다들 무사합니다.”낙요는 그제야 안도했다.“다행이군요.”그녀는 천천히 다가가 살펴보았다. 김량은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며 애원했다.“살줘...”낙요는 그를 무시했다. 그녀는 김량 뒤에 있는 것이 벽이 아니라 석문임을 발견했다.석문에는 피로 부문이 적혀 있었는데 아주 기괴했다.그것은 아주 큰 진법이었다.심지어 그 위에 사악한 것을 진압하는 거울이 있었다.거울에도 피로 부문이 적혀있었다.조금 전 그 빛은 아마 그 거울이 뿜었을 것이다.이내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부진환이 시야에 들어왔다.그 순간 낙요는 따뜻한 품 안에 갇히게 되었다.“놀라서 죽는 줄 알았다.”부진환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는 안도한 듯했다.낙요가 물었다.“다들 괜찮습니까?”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무사했고 심지어 아무것도 마주치지 않았다.“조카야, 날 살려줘...”벽에 매달린 김량이 살려달라고 했다.고개를 든 사람들은 김량을 발견했다.초경이 관찰을 마치고 돌아와서 말했다.“저 사람의 몸에 사슬이 묶여 있습니다. 그것은 석문의 기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그를 구하려면 사슬을 끊어야 합니다.”“그러나 그렇게 하면 진법이 파괴됩니다.”부진환의 안색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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