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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1화

침서는 눈밭에 앉아 있었다.

눈꽃은 난희의 몸 위로 떨어졌다.

잠시 뒤, 난희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짧은 순간, 생명력이 삽시에 빠져나갔다.

침서는 난희를 안고 눈밭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토록 미안한 마음이 든 적은 처음이었다.

그는 난희를 구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여국의 대장군이자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는 침서에게 그가 하지 못할 일은 없을 듯했다.

그러나 그는 주변 사람들조차 지키지 못했다.

난희조차 구하지 못했다.

침서의 눈빛이 조금씩 날카로워졌다. 그가 주먹을 꽉 쥐었다.

같은 시각 고묘묘는 마당 밖의 멀지 않은 곳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그는 살짝 열린 문틈으로 침서가 난희를 안고 눈밭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고묘묘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한참이 지나도 꼼짝하지 않는 걸 보니 난희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그녀가 찾은 사람은 확실히 대단했다.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인 보람이 있었다.

침서는 마당에 오랫동안 있었다. 얼마나 오래 있었던 건지 그의 어깨와 머리 위로 흰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침서는 마음이 무거웠다.

마침내 그는 몸을 일으켜 난희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부하더러 난희의 시체를 장군 저택 밖으로 옮겨 산 위에 묻어주라고 했다.

시체를 보고 의아함을 느낀 저택의 다른 여인들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묻기 위해 함께 침서를 찾아갔다.

그러나 침서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호통을 쳤다.

“다들 꺼지거라!”

여인들은 화들짝 놀라서 서둘러 방을 나섰다.

고묘묘는 몰래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우쭐했다.

난희를 처리했으니 다른 여자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앞으로 천천히 처리해버리면 됐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침서는 자신을 방 안에 가두고 먹지도, 미시지도 않았다.

저택의 사람들은 침서는 기분이 아주 나빴기에 감히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못했다.

-

객전에서 하루 묵은 뒤, 그다음 날 눈이 그쳤고 일행은 강화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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