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낙요는 머릿속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송천초가 죽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그러나 두려움과 애통함 때문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럴 수가!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낙요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그런데 바로 이때 어둠 속에서 송천초가 눈을 번쩍 뜨고 씩 웃었다. 그녀는 아주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낙요를 향해 달려들더니 그녀의 목을 안고 물어뜯으려 했다.그런데 낙요의 목에 닿기도 전에 빛 한줄기 때문에 튕겨 나갔다.곧이어 낙요는 분심검을 휘둘러 그것을 반으로 갈랐다.그렇게 송천초의 몸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난 낙요는 싸늘한 시선으로 바닥에 누운 것을 살기 어린 눈빛으로 보았다.그것은 송천초가 아니었고 낙요는 여전히 환각 속에 있었다.그것은 몇 번이고 낙요를 농락했다.분심검을 쥔 낙요의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계속해 앞으로 걷던 낙요는 어둠 속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초경을 보았다. 초경은 초조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송천초를 보았습니까?”낙요는 서늘한 눈빛을 띤 채 분심검으로 초경의 몸을 찔렀다.초경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쓰러졌다.낙요는 차갑게 검을 뽑았다.“초경인 척할 생각이었다면 그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 봤어야지.”초경이 그렇게 초조해했더라면 절대 그렇게 달려오지 않았을 것이다.계속 앞으로 걸어간 낙요는 또 다른 이들을 만났다.그러나 낙요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검을 휘둘러 상대방을 죽였다.그리고 마지막에 낙요는 부진환을 만났다.“괜찮으냐?”부진환이 다급히 달려왔다.그는 피를 뒤집어쓰고 있어서 온몸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났다. 그의 눈동자에서 보이는 걱정과 다급함 역시 진실해 보였다.그 순간, 낙요는 망설였다.다음 순간, 부진환은 그녀를 단번에 품 안으로 끌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긴장한 듯 말했다.“무사하다니 다행이다. 다행이야.”“아무리 찾아보아도 네가 보이지 않아 정말 걱정했단다... 아요...”그 말을 들은 순
한참을 걸으니 앞이 탁 트였다. 이곳이 이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인 듯했다.바닥에는 금이 담긴 바구니들이 가득해서 동굴 안을 환히 비추었다.낙요는 공터 중앙에 서 있는 자를 본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부진환!부진환은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머리카락 같은 것이 그의 목을 둘러서 그가 그 자리에 서 있게 조종한 듯했다.“나오너라!”낙요가 매섭게 말했다.“나나... 줄곧... 네 곁에 있었는데...”차가운 여인의 음성이 낙요의 등 뒤에서 들렸다.낙요가 고개를 돌리자 음산한 바람이 쓱 지나쳐 부진환의 곁으로 향했다.그것은 점차 여인의 형태를 갖추었다.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낙요는 처음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검은색 옷에 바닥에 닿을 만큼 검은 머리카락이 아주 길었다.어둠 속에 숨어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것 역시 머리카락인 듯했다.“내 친우를 놓아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낙요가 매서운 어조로 부적을 들었다. 그 순간 부적에 불이 붙었다.그러나 그 여인은 오히려 웃었다.“날 태운다면 네 친우도 다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하하하... 이 자들이 나와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하하하...”여인의 웃음소리는 아주 날카로웠다.낙요는 쓸데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곧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그런데 여인이 말했다.“네 나침반을 내게 주면 너희 모두를 살려주마.”“너희가 내 저택에 제멋대로 들어와 내 청수를 방해한 죄를 용서해 주마.”낙요는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저택? 청수? 몸조차 가지지 못한 혼백 따위가 큰소리치기는!”“수련하면 신선이라도 될 줄 알고?”낙요는 비웃었다.“날 얕보는 것이냐? 그러면 어디 한 번 내 실력을 보여주마!”말을 마친 뒤 그 여인은 손을 들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오며 머리카락들이 빽빽이 벽과 지면을 타고 와 낙요를 향해 덮쳐들었다.낙요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장검을 들었다. 동시에 부적을 몇 개 던지며 장검을 휘둘러 머리카락들을 잘랐다.부적은 순식
낙요는 공기 속에서 향낭의 향기를 맡았다.아주 짙었다.송천초도 그 향기를 맡았다.“이 냄새는 그녀가 지닌 향낭의 냄새인 듯합니다. 보통은 향기가 이렇게 짙지는 않은데, 향낭이 터진 상황을 제외하면 말입니다.”그들은 등불을 들고 찾기 시작했다.예상대로 그들은 바닥에서 향분과 약재를 발견했다.송천초는 빠르게 다가가 향분을 주워들었고 또 벽에 남은 흔적은 발견했다.“여기서 싸운 흔적이 있습니다.”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이 향기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겠군.”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멈춰 서서 다른 이들을 보았다.“이 동굴은 아주 위험한데 밖에 나가서 기다리는 건 어떻소?”송천초가 다급히 말했다.“같이 들어왔는데 나가려면 같이 나가야죠!”다른 사람들도 같은 입장이었다.“맞습니다. 우리는 같이 들어왔으니 같이 나가야죠.”다들 이때 혼자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사람들을 데리고 계속해 앞으로 걸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석벽에 대량의 부문과 황부를 발견했다.바닥에는 진법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이 바닥에도 향분이 있습니다... 여기 온 적이 있을 겁니다!”송천초가 말했다.사람들은 계속해 앞으로 나아갔다.그들은 향기를 따라 미로 같은 동굴을 헤맸다.가는 길에 그들은 여러 차례 그 진법을 보았다. 벽에는 부문과 황부가 가득했다. 매번 지나칠 때마다 아주 강한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계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왜 우리는 계속 이런 것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는 걸까요? 설마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건 아니겠죠?”부진환이 나직하게 대답했다.“그럴 일은 없소.”“벽 위의 부문과 바닥의 진법은 다 다르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놀라워했다.“이것도 알아볼 수 있는 겁니까?”“알아보지는 못하오. 그냥 기억한 것이오.”낙요와 오래 같이 다니다 보니 그도 가끔 부문을 보았다. 비록 알아보지는 못해도 문양을 기억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우리가 계속 같은 곳을 맴도는 게 아니라면, 이 아래에 있는 건 분명
엄청난 양의 검은 머리카락이 부진환의 목과 사지를 졸라서 그를 가로 눕혔다.상황을 보니 그를 찢을 듯했다.낙요는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자신이 본 부진환이 환각일지 아닐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진짜 부진환이라면 어떡한단 말인가?낙요는 검을 들어 부진환을 감싼 머리카락들을 잘랐다.그러나 아무리 잘라도 또 머리카락이 나타나 부진환을 감쌌다.그렇게 한참을 싸우니 부진환이 정신을 차렸다.그는 다급히 낙요를 향해 소리 질렀다.“구해줘! 날 구해달라고!”낙요는 흠칫했다. 그녀는 시선을 들어 살기 어린 눈빛으로 허공에 떠오른 부진환을 바라보았다.그녀는 곧장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그 순간 부진환의 등 뒤에서 빛이 번쩍였다.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불쾌한 감각이 느껴졌다. 낙요는 장검을 꼭 쥔 채 달려들지 않았다.“날 구해달라고! 구해줘!”허공에 붕 뜬 부진환은 여전히 다급히 외치고 있었다.낙요는 그가 부진환이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진짜 부진환은 이렇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그 목소리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저 여인은 부진환을 이용해 낙요에게 나침반을 달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눈앞의 부진환은 너무 가짜였다.낙요는 자신이 온 길을 되짚어봤다.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은 가짜인 게 너무 티가 났고 말 한마디에 곧바로 가짜란 게 들통 났다.그 여인은 실력이 대단한데 왜 이렇게 허술하게 군 것일까?뭔가 이상했다.낙요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머리카락들이 부진환의 사지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부진환은 극심한 통증에 애원하기 시작했다.“구해줘! 구해... 구해줘!”“대제사장, 날 그냥 죽여줘!”아주 고통스러운 듯했다.낙요는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검을 들고 공격하지는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귓가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구해주거라. 왜 구하지 않는 것이냐?”“그를 고통에서 해방해주거라.”“네 검을 들어서 그를 죽이거라.”“죽여!”그 목소리는 계속해 그녀를 매혹
낙요는 그제야 깨달았다.머리카락은 그녀의 체내로 들어와 그녀의 몸과 의식을 통제했다.낙요는 분통이 터져서 곧바로 나침반을 꺼냈다. 금빛 진법이 나타나며 엄청난 힘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주변에 있던 머리카락들은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고 어둠도 그제야 사라졌다.낙요는 그제야 시야가 맑아졌다. 허공에 있는 남자는 부진환이 아니라 김량이었다.그는 팔 한쪽이 뽑힌 상태였다.그는 그녀의 앞에 있는 벽에 매달려서 꼼짝하지 못했다.“힘이 대단한 것 같군요. 당신까지 홀린 걸 보니 말입니다.”초경은 의아한 얼굴로 그곳을 살펴보았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고맙습니다.”조금 전 초경이 부르지 않았더라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다른 사람들은요?”초경이 대답했다.“다들 무사합니다.”낙요는 그제야 안도했다.“다행이군요.”그녀는 천천히 다가가 살펴보았다. 김량은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며 애원했다.“살줘...”낙요는 그를 무시했다. 그녀는 김량 뒤에 있는 것이 벽이 아니라 석문임을 발견했다.석문에는 피로 부문이 적혀 있었는데 아주 기괴했다.그것은 아주 큰 진법이었다.심지어 그 위에 사악한 것을 진압하는 거울이 있었다.거울에도 피로 부문이 적혀있었다.조금 전 그 빛은 아마 그 거울이 뿜었을 것이다.이내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리자 부진환이 시야에 들어왔다.그 순간 낙요는 따뜻한 품 안에 갇히게 되었다.“놀라서 죽는 줄 알았다.”부진환의 목소리는 낮았다. 그는 안도한 듯했다.낙요가 물었다.“다들 괜찮습니까?”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무사했고 심지어 아무것도 마주치지 않았다.“조카야, 날 살려줘...”벽에 매달린 김량이 살려달라고 했다.고개를 든 사람들은 김량을 발견했다.초경이 관찰을 마치고 돌아와서 말했다.“저 사람의 몸에 사슬이 묶여 있습니다. 그것은 석문의 기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그를 구하려면 사슬을 끊어야 합니다.”“그러나 그렇게 하면 진법이 파괴됩니다.”부진환의 안색이 달
“어찌 됐든 우리는 피를 나눈 사이인데 어떻게 그런 악랄한 말을 할 수 있느냐?”낙요가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당신이 김옥한과 피를 나눈 사이인 걸 알고 있었소? 그런데 당신이 언제 한 번 김옥한을 조카처럼 여긴 적이 있소?”“무슨 낯짝으로 이제 와서 혈연관계를 핑계로 구해달라고 하는 것이오?”“김죽을 이용해서 김옥한에게 겁을 주고 그녀를 모함하고, 그녀를 속여 지도를 빼앗아 갈 때는 자기가 친삼촌이라는 건 생각지도 않았겠지.”“이건 당신이 찾으려던 보물이니 여기서 그녀와 함께 계시오.”낙요는 차갑게 대꾸했다. 그녀는 김량을 구할 생각이 없었다.김량은 초조해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애원하려고 입을 열려는데 갑자기 검은 기운이 그의 미간을 파고들었다.곧이어 김량은 두 눈이 검게 물들어 흰자위가 사라졌다. 그는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다.“하하하... 이렇게 냉혈 하다니!”“날 구하지 않는다면 다들 여기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아라!”곧이어 바닥이 떨리기 시작하며 격렬히 흔들렸다.조금 전 그들이 걸었던 통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바위가 떨어져 그들의 돌아가는 길을 막았다.그들을 여기에 생매장할 기세였다.그럼에도 낙요는 꼼짝하지 않았다.“내가 앞서 봉인을 파괴하여 이것의 힘이 더욱 강해진 것 같습니다.”“이곳에서 봉인을 강화해야겠습니다.”“저것을 풀어주면 안 되니까요.”곧이어 낙요는 쭈그리고 앉아 호주머니를 열어 안에 들어있는 걸 전부 꺼냈다.다른 사람들은 그녀에게 협조해 그녀가 가리킨 방향대로 부적을 붙였다.이때 또 대량의 머리카락들이 석문 틈 사이로 쏟아져 나오며 그들을 공격했다.낙요는 분심검을 부진환에게 건넸고 초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잠깐 상대해 주세요.”초경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말고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시오.”곧이어 강렬한 음기가 초경의 주위에서 뿜어져 나왔다. 짙은 검은 연기 속에서 그는 진짜 정체를 드러냈다.그러나 사람들은 돌풍에 시야가 막혔다.이제 막 붙였던 부적도 날아갔다.
낙요도 무척 궁금했다.그것과 대치할 때 그녀는 거의 모든 힘을 소진해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당시 그녀는 자신이 그것을 제압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단번에 성공했다.낙요는 그것이 부진환의 피 덕분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부진환 또한 몰랐다.“자, 이제 제압했으니 나갈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떠나려는데 김옥한이 고개를 돌려 벽에 매달린 김량을 바라보았다.김량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조카야, 날 구해줘.”하지만 김옥한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의 고통을 끝내주는 것뿐입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낙요를 바라봤다.낙요가 동의하자 그녀는 비수를 꺼내서 김량을 향해 던졌다.비수는 김량의 가슴에 꽂혔고 김량은 이내 숨을 거뒀다.그들은 곧 동굴에서 나왔다.돌아오는 통로는 바위에 가로막혔다.주락과 계진이 앞으로 나서서 바위를 옮겨 길을 만들려는데 초경이 손을 뻗자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쿵.길을 막고 있던 바위들이 날아가서 길이 뚫렸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계진과 주락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은 뒤 선망 가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초경을 보았다.그들은 내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처음 보았다.평소 나른하게 잠만 자던 초경의 실력이 이렇게 강할 줄이야.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다.길이 뚫리자 그들은 계속해 왔던 길로 돌아갔다.낙요는 동굴에 길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미로처럼 얼기설기 얽혀있다는 걸 깨달았다.다행히 낙요의 향낭이 터져서 그녀가 가는 길에 향분이 떨어졌다. 이렇게 한기가 돌고 습한 동굴 안에서 향기가 아주 뚜렷했다.그들은 안전히 동굴에서 나왔다.밖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바닥에는 이미 눈이 소복이 쌓여 있어서 그들이 왔던 흔적을 감추었다.“이 동굴은 막아놓아야겠습니다.”“주락, 계진, 귀도에 연락해 이 동굴을 메울 사람들을 보내라고 해라.”“최대한 깊게 메워야 한다. 누군가 쉽게 팔 수 있다면 큰일이니까.”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
초경이 눈을 빛냈다. 그는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내 것뿐이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낙요도 없느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초경은 입이 귀에 걸렸다.“그래. 이래야지.”그는 다급히 구운 토끼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아주 맛있었다.다른 방 안에서 낙요는 부진환과 음식을 먹고 있었다. 방 안의 화로는 불을 피워서 무척이나 따뜻했다.낙요는 연탑에 앉아 창밖의 하늘하늘 내리는 큰 눈을 고요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렇게 조용히 차를 마시고 다과를 먹었다. 아주 따뜻한 풍경이었다.어느샌가 밤이 되어 저녁을 먹을 때가 되자 계진과 주락이 돌아왔다.그들은 사람들을 조금 데려왔다.그들은 이내 밤이 된 틈을 타서 금풍산으로 향해 동굴을 메꾸기 시작했다..낙요는 동굴을 다 메운 뒤에 돌아갈 생각이었다.요 며칠 큰 눈이 내려 길에 오르기에 적합하지 않아서 그들 일행은 당분간 강화현에 묵기로 했다.-도성.궁에서 7, 8번 재촉해서야 침서는 느긋하게 입궁했다.그는 야심한 시각 제사 일족의 약관에 도착했다.그는 풀이 죽어 있었다.약로는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왜 이렇게 늦게 온 것이오?”“무슨 일 있소? 기분이 나빠 보이는군.”침서는 덤덤히 대답했다.“아무 일도 아니오.”“날 왜 찾았소?”약로가 말했다.“낙요가 강화로 향한 걸 알고 있소?”침서는 놀랍지 않은지 덤덤히 말했다.“알면 어떻고 모르면 뭐 어떻소?”“낙요가 있으면 부진환은 안전할 텐데.”약로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부진환이 무사할 거란 걸 당연히 알고 있소.”“당신은 왜 강화로 가지 않았소? 무슨 일이 당신의 발목을 붙잡았소?”침서는 대답하지 않고 침묵했다.그가 대답하려 하지 않자 약로가 추측했다.“고묘묘 때문이오?”“됐소.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 나도 묻지 않겠소.”“내가 오늘 당신을 부른 건 이걸 알려주기 위해서요. 난 비록 당신에게 부진환을 다치게 하지 말라고 했지만 당신은 반드시 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