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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7화

한참을 걸으니 앞이 탁 트였다. 이곳이 이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인 듯했다.

바닥에는 금이 담긴 바구니들이 가득해서 동굴 안을 환히 비추었다.

낙요는 공터 중앙에 서 있는 자를 본 순간 안색이 달라졌다.

부진환!

부진환은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머리카락 같은 것이 그의 목을 둘러서 그가 그 자리에 서 있게 조종한 듯했다.

“나오너라!”

낙요가 매섭게 말했다.

“나나... 줄곧... 네 곁에 있었는데...”

차가운 여인의 음성이 낙요의 등 뒤에서 들렸다.

낙요가 고개를 돌리자 음산한 바람이 쓱 지나쳐 부진환의 곁으로 향했다.

그것은 점차 여인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낙요는 처음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검은색 옷에 바닥에 닿을 만큼 검은 머리카락이 아주 길었다.

어둠 속에 숨어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내는 것 역시 머리카락인 듯했다.

“내 친우를 놓아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용서치 않을 것이다.”

낙요가 매서운 어조로 부적을 들었다. 그 순간 부적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그 여인은 오히려 웃었다.

“날 태운다면 네 친우도 다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하하하... 이 자들이 나와 함께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하하하...”

여인의 웃음소리는 아주 날카로웠다.

낙요는 쓸데없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아 곧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

그런데 여인이 말했다.

“네 나침반을 내게 주면 너희 모두를 살려주마.”

“너희가 내 저택에 제멋대로 들어와 내 청수를 방해한 죄를 용서해 주마.”

낙요는 그 말을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

“저택? 청수? 몸조차 가지지 못한 혼백 따위가 큰소리치기는!”

“수련하면 신선이라도 될 줄 알고?”

낙요는 비웃었다.

“날 얕보는 것이냐? 그러면 어디 한 번 내 실력을 보여주마!”

말을 마친 뒤 그 여인은 손을 들었다. 그 순간 바람이 불어오며 머리카락들이 빽빽이 벽과 지면을 타고 와 낙요를 향해 덮쳐들었다.

낙요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장검을 들었다. 동시에 부적을 몇 개 던지며 장검을 휘둘러 머리카락들을 잘랐다.

부적은 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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