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331 - 챕터 2340

3017 챕터

제2331화

“감히 공주를 건드리다니요!”다들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하지만 낙요는 말이 없었다.그날 밤 난희에게 일이 생겼다.여기까지 생각하니, 낙요는 낙요의 상황이 몹시 궁금했다.하지만 침서가 난희를 구하러 갔으니, 그는 분명 난희 편을 들어줄 것이다.정신을 가다듬은 낙요는 물었다. “김량 손에 어떤 장사들이 있느냐?”온연이 대답했다. “김씨 집안은 장사를 거의 다 말아먹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가게도 많이 팔았습니다.” “제 기억으론 이젠 주루 몇 개와 작은 가게 몇 개 남은 것 같았습니다.”낙요는 김옥한을 쳐다보더니 물었다.“예전에 네 어머니가 하던 가게는 아직 남아있느냐?”김옥한은 유감스럽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해 김량은 단지 저의 어머니를 내쫓으려고 한 것뿐입니다. 그는 애초부터 어머니의 장사를 관리할 능력이 없었습니다.”“제가 알아본 바로는, 어머니의 가게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반년도 되지 않아 망했다고 합니다.”“지금 그 거리는 매우 스산하고, 가게도 오랫동안 비어 있었기 때문에 팔리지도 않습니다.”낙요는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요 며칠 온연과 함께 있는 걸 보니, 너도 장사에 흥미가 있는 것 같더구나.”“만약 원한다면 그 가게를 사서 장사를 좀 해보는 게 어떠하냐?”“어쨌든 그건 너의 어머니 물건 아니냐?”“김씨 집안은 원래부터 장사 능력이 없으므로 언젠간 8대 가문에게 먹힌다. 그럴 바엔 우리가 방법을 생각해서 그 장사를 뺏어오는 것이 낫다.”온연의 눈동자가 반짝이었다. “저도 그 생각이었습니다!하지만 저는 규모가 큰 것 같아서 감히 모험할 수가 없었습니다.”낙요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괜찮다. 내가 책임질 테니, 하고 싶은 건 마음껏 하여라.”온연은 듣더니 기뻐서 어쩔 줄 몰랐으며, 기옥한도 매우 기뻐했다.두 사람은 술잔을 들고, 낙요에게 술을 올렸다.--눈이 펑펑 쏟아지는 깊은 밤이었다.그 어두운 방 안에, 검은색 두봉을 걸친 손님이 찾아왔다.김량은 흰 눈이 뒤덮인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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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2화

다음날, 김씨 집안을 주시하던 온연은 김량이 주루를 내놓는 걸 보았다.온연은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즉시 돈을 들여 주루를 샀다.다만 직접 거래하지 않았고, 돈을 주고 중개인을 통해 거래를 마쳤다.하지만 김량은 배후의 구매자가 누구인지 묻지도 않았고 돈을 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그리하여 온연은 김옥한 어머니의 예전 가게를 사들였다.그날 밤, 그녀는 김옥한에게 뜻밖의 기쁨을 안겨주려고 했다.김옥한은 온연의 서신을 받고 살짝 멈칫했다.무슨 일인데 만나서 얘기하지 않고, 복녕서길로 오라고 하는 걸까?어두컴컴한 거리에 들어서자, 앞길은 어두웠고, 찬바람은 살을 에는 듯 휘몰아쳤으며 약간 섬뜩했다.다행히 행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김옥한은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하지만 가다 보니, 왠지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주위는 고요했고, 찬바람은 휘몰아쳤으며 야간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다.앞길은 순간 손을 내밀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거리의 모든 가게 문은 닫혀 있었고, 문 위에 걸려있는 등롱은 바람에 휘날려 약간 기이한 분위기를 조성했다.여기는 어디인가?김옥한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설마 잘못 들어선 건가?그녀는 즉시 빠른 걸음으로 되돌아갔다.점점 더 빨리 걸었으며 거의 달리다시피 돌아갔다.하지만 시종 일종 그 어둠을 벗어나지 못했고 앞길도 손을 내밀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그녀는 당황했으며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바로 이때, 전방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김옥한이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사람 그림자는 약간 괴이했다.그 사람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는 순간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그 사람은… 머리가 없었다!“누이, 이렇게 늦은 밤에 왜 큰길에 혼자 있습니까?”그 음랭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김옥한은 머리털이 곤두섰다.김죽!김죽이었다!김죽은 죽어도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것인가?복수하러 돌아왔다!김옥한은 즉시 되돌아서 달렸다.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김죽은 여전히 그녀 뒤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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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3화

낙요의 목소리였다!김옥한은 순간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즉시 낙요를 따라갔다.등 뒤에도 더 이상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낙요는 그녀를 데리고 한참 달려 끝내 그 어둠을 벗어나 복녕서길에 도착했다.비록 거리에 사람이 없었지만, 분명 조금 전과 같은 어둡고 음산한 느낌이 아니었다.옆에 아직 영업 중인 주관이 있었다.낙요는 그녀를 데리고 들어가 점원에게 따뜻한 술 한 주전자를 시켰다.점원은 술을 올린 후 바로 후원으로 갔다.낙요는 그녀에게 술 한 잔을 따라주었다. “따뜻한 술 한 잔 마시고 몸을 좀 녹여.”김옥한의 놀란 가슴은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고, 안색은 새하얗게 질렸다.술을 한 모금 마셨지만 목구멍이 전혀 따갑지 않았다.“대제사장, 어떻게 여기에 계십니까?”“네가 여기 왔다는 소리를 듣고 이 늦은 밤에 위험할 것 같아서 찾으러 왔다.”“네가 한 곳을 계속 빙빙 도는 진법에 갇혔더라고.”이 말을 들은 김옥한은 살짝 놀라더니 다급히 말했다. “하지만 제가 김죽을 보았습니다! 그는 귀신이 되어 저를 찾아왔습니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몸에 그가 특별히 원하는 물건이 있느냐? 그렇지 않으면 그는 절대 너를 따라다니지 않을 텐데.”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기 몸의 지도를 말해주었다.김죽 부자는 모두 이 지도를 무척이나 갖고 싶어 했다.김옥한의 말을 듣고 낙요가 말했다. “혹시 내가 이 지도를 보관해도 괜찮겠냐?”“김죽은 분명 다시 돌아올 것이다. 만약 네 몸에 그가 집착하는 물건이 없다면 그는 너를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을 것이다. 그는 너를 찾지 못한다.”“그가 나를 찾아오면 내가 그를 죽인 후 지도를 다시 돌려주마.”김옥한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습니다.”김옥한은 지도를 낙요에게 건넸다.낙요는 지도를 받아 넣더니, 또 그녀에게 술을 따랐다. “잠깐 쉬다가 돌아가자꾸나.”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술 한 잔을 들이켰다.하지만 왠지 술을 마시고 나니 갑자기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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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4화

부에서, 식사가 준비되었으나 온연과 김옥한은 돌아오지 않았다.낙요는 곧바로 육단청에게 남월거에 가서 두 사람을 찾아보라고 분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육단청은 곧바로 달려왔다.“대제사장, 큰일 났습니다!”낙요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고 밖으로 나섰다.그러자 온연이 김옥한을 업고 빠른 걸음으로 정원에 들어서는 모습이 보였다.“무슨 일이냐?”곧바로 일행은 김옥한을 방에 눕혔다.낙요는 김옥한의 맥을 짚어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육단청에게 약재를 준비해 약을 달이라고 했다.온연은 옆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금일 김씨 가문이 가게와 주루를 팔고 있어서 제가 주루를 샀습니다.”“김옥한 어머니의 가게였던 점포를 사서 오늘 저녁에 약속을 잡아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찾아보았더니 어느 작은 주점에서 약을 탄 술을 마신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그래도 무사히 찾아서 다행입니다.”낙요는 김옥한을 진찰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발목에는 벌레에게 물린 흔적이 있었으며, 주위에는 시퍼런 멍과 독까지 보였다.이 모습을 본 온연은 긴장하며 물었다.“괜찮은 겁니까?”낙요는 고개를 저었다.“목숨에는 지장이 없다.”“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거다.”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주점의 심부름꾼에게 물어보니 어떤 중년 사내와 함께 왔다고 하더군요.”“나이가 있는 모습이었다고 하니, 설마 김량이 아직도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닙니까?”“그래서 나쁜 짓을 꾸민 것 같습니다.”낙요는 살짝 놀라며 말했다.“그럴 수도 있겠구나.”“눈을 뜨면 자초지종을 물어보자.”김옥한에게 약을 먹인 후, 일행은 방에서 나왔다.그렇게 각자 밥을 먹은 후 방에 돌아가 휴식했다.겨울밤은 여전히 추웠고, 차가운 바람이 싸늘한 기운을 타고 불어왔다.잠을 자던 낙요는 급박한 문소리에 눈을 떴다.“대제사장!”낙요는 깜짝 놀랐다. 김옥한의 목소리가 아닌가?낙요는 급히 몸을 일으켜 신발을 신고 방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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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5화

“그래서 저는 몸을 숨겼고, 김죽에게 발견되기 전에 마침 대제사장이 나타나 저를 구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대제사장이 저를 주점으로 데려갔습니다.”말을 마친 김옥한은 낙요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대제사장, 제가 함정에 빠진 것 같습니다!”“김량의 짓이 분명합니다!”낙요는 위로하며 말했다.“우선 침착하게 생각해 보아라. 김량이 이런 짓을 벌인 건 분명 목적이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건 없느냐?”엊저녁 김옥한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미 쓰러진 상태여서 나쁜 짓을 꾸미려면 이미 김옥한을 데려갔을 것이다.그러나 김량은 김옥한을 그곳에 두었다.김옥한은 중독된 것 외에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그렇다면 김량은 무언가를 빼앗은 후, 김옥한을 풀어줬을 것이다.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대제사장, 지니고 있던 지도를 잃어버렸습니다.”“무슨 지도 말이냐?”낙요가 궁금한 듯 물었다.그러자 김옥한이 설명하기 시작했다.“제 외할머니는 강화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장사를 빼앗긴 후, 집에 빚을 많이 져 돈을 갚기 위해 어머니가 저에게 지도를 주었습니다.”“그 지도에는 금맥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우리 집은 오랫동안 광맥을 파면서 안에 있는 금으로 빚을 갚았습니다.”“하지만 그 안에는 무서운 것도 있습니다.”“훗날 아버지께서 사람을 찾아 점을 쳐 봤더니, 안쪽은 파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하지만 김량은 금맥의 존재를 알고 지도를 내놓으라며 협박했습니다.”“그는 수년간 사람을 보내 저와 아버지를 괴롭히며 이 지도를 얻으려고 했습니다.”“대제사장, 저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십니까? 저를 마차에 납치하려던 그자들이 바로 김량의 사람들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깜짝 놀랐다.“월아진에 나타났던 산적들도 같은 편이란 말이냐?”김옥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강화는 빈곤한 동네라 산적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곳에 출현하는 도적이라면 김량의 사람이 분명합니다.”“그들은 시간이 날 때면 금맥을 찾고, 강화진에서 아버지에게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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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6화

이 말을 들은 김옥한은 한시름 놓은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예, 대제사장의 말대로 합시다.”그렇게 다음 날, 일행은 강화로 출발했다.이번에는 며칠을 있어야 할지 모르니 송천초와 초경도 유람 삼아 함께 떠났다.-장군부.침서는 아직도 밀실에서 전력으로 난희를 부활시키고 있었다.난희의 혼백을 온전하게 뽑아내 적합한 몸을 찾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연속 며칠 동안 침서는 몇몇 사람에게 실험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그러다 닷새째 되는 날, 몸과 혼백이 완벽하게 융합되었다.밝은 촛불 아래에서, 침상에 누워있던 여인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침서의 눈은 순간 반짝였다.“장군…”침상에 누운 여인은 허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비록 새로운 얼굴이었지만, 목소리는 분명 난희였다.“어디 불편한 곳은 없느냐?”침서가 물었다.난희는 고개를 저었다.난희는 아직 정신이 흐리멍덩하고, 기억이 혼란스러웠다.침서는 죽 한 그릇을 가져오며 말했다.“우선 좀 먹어라.”그러고는 난희를 부축해 앉혀 한 숟가락씩 떠먹여 주었다.그러자 수많은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난희는 놀라운 표정으로 침서를 바라보았다.“장군… 저는 죽은 게 아니었습니까?”난희의 반응을 본 침서는 깜짝 놀랐다.“기억난 것이냐?”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침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보통 혼백과 몸이 융합하면 일부의 기억을 잃게 되는데, 어찌 난희는 이렇게 빨리 기억을 되찾은 걸까?하지만 난희가 기운을 차린 모습을 보니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아마도 운이 좋아서 그렇겠지.“요 며칠은 밖에 나가지 말고 방에서 요양하거라.”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장군이 다정하게 대해주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그렇게 난희는 죽 한 그릇을 모두 먹어 치웠다.“배가 덜 부른 것이냐?” 침서가 물었다.이렇게 큰 그릇의 죽을 다 먹으니 침서도 살짝 놀랐다.난희는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한 그릇 더 가져오겠다.”침서는 방에서 나갔다. 그릇과 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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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7화

난희는 장군의 다정함이 그저 잠시일까 봐 항상 조마조마했다.그랬던 적이 있으니, 난희는 장군이 자신을 싫어할까 봐 무서웠다.하지만 장군은 처음으로 낙요가 아닌 그저 보잘것없는 계집종인 자신을 부활시켰다.그렇다는 건, 자신도 장군에게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일까?그렇게 생각하다 어느덧 날이 밝았다.방문이 열리자, 밀려오는 향긋한 냄새에 난희는 겉옷을 걸치지도 않고 침상에서 일어났다.침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곧바로 두꺼운 망토를 입혀주었다.“아직은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이 몸까지 망가지면, 더 적합한 몸을 찾을 수가 없었다.침서의 행동에 난희는 더욱 감동했다.침서가 떠나려고 하자, 난희는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장군… 저와 함께 식사를 해주시겠습니까?”난희는 이런 기대를 품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욕심이 났다.침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못 이기는 척 돌아와 탁자 옆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먹어라.”난희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이전에도 침서와 함께 밥을 먹었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이번에는 단둘이 술도 없이 간단한 반찬 몇 가지와 함께 먹으니 더욱 오붓한 느낌이 들었다.밥을 먹은 후, 난희는 얌전히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그녀는 구리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지만, 자세히 보면 낙요와 비슷한 구석을 찾아볼 수 있었다.이때, 침서가 서적을 가득 들고 들어와 탁자에 놓았다.“책을 좀 가져왔으니 심심풀이로 읽어라. 밖에 나가지 말고.”난희는 몸을 돌려 침서를 보며 말했다.“장군, 저를 살리느라 많은 심혈을 기울이셨지요?”“저 같은 사람은 장군 옆에 수도 없이 많은데… 어찌 저를 힘들게 살리신 겁니까.”“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습니다.”침서는 멈칫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렇게 한참을 침묵하다가, 침서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습관이 돼서 그렇다.”“장군부의 일은 모두 너에게 맡겼으니, 다른 사람으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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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8화

침서는 멈칫하더니 침묵했다.이 모습을 본 난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런 헛된 희망을 품으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침서는 덤덤하게 답했다.“시간이 나면 보자꾸나.”난희는 순간 두 눈을 반짝이며 깜짝 놀란 얼굴로 침서를 바라보았다.“장군…”침서는 무심하게 시선을 옮기고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난희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장군, 마침 겨울이니 시간이 있지 않습니까?”“봄이 되면 다시 바빠지지 않습니까.”그러나 침서는 단호하게 말했다.“지금 네 몸으로는 외출할 수 없다.”이 말을 들은 난희는 멈칫하더니 더욱 흥분했다.침서의 이런 대답은 정말 난희와 운무산을 찾아 떠날 생각이 있다는 뜻이었다.“그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봄? 봄이면 장군께서 바쁘지 않습니까? 그때 정녕 운무산을 찾는다고 해도 어떻게 다른 계절도 따뜻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까?”난희는 진지하게 침서를 바라보았다.침서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가 덤덤하게 답했다.“내가 떠나려면,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냐?”“봄에 찾으면 여름, 가을, 겨울까지 그곳에서 살아보는 거다. 그렇다면 운무산이 정녕 사계절 모두 봄처럼 따뜻한지 알 수 있겠지.”이 말을 들은 난희는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을 흘렸다.침서는 한 번도 다정하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고개를 돌리자, 침서는 눈물을 흘리는 난희의 모습을 보았다.“어찌 눈물을 흘리는 것이냐?”침서는 살짝 놀랐다.“운무산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느냐? 어찌 우는 것이냐?”이 말을 들은 난희는 가슴이 더욱 벅차올랐다. 침서는 난희가 했던 말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침서는 난희가 운무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난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침서의 품에 와락 안겼다.“장군…”“우리 함께 이곳을 떠나면 안 됩니까?”“장군은 너무 오랫동안 낙요 한 사람만 바라보면서 힘들게 살아오셨습니다.”“낙요는 장군을 연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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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9화

침서도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하지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를 잡고 있는 건, 낙요 뿐만이 아니었다.침서는 눈보라를 무릅쓰고 정원을 나섰다.멀지 않은 곳에서, 고묘묘는 침서가 정원을 떠날 때까지 몰래 지켜보았다.그녀는 눈빛에는 증오가 가득 담겨 있었다.침서가 밥과 반찬을 들고 방에서 오랫동안 있었으니, 난희가 깨어난 게 분명했다!낙요를 어떻게 떼어냈는데, 지금은 또 난희와 침서를 빼앗아야 한다니!이제는 그 고인의 방법이 효력이 나타나길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묘묘는 정원을 흘겨보더니 이를 악물고 떠났다.-눈보라가 끊임없이 몰아치고, 앞길은 새하얀 눈으로 뒤덮였다.차가운 바람이 눈을 타고 불어오자,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마차를 가득 채웠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녀는 마차 문을 열고 소리쳤다.“눈을 피할 곳을 찾는 게 어떻소? 여기는 너무 춥소.”마차 밖에서 말을 몰던 부진환은 눈사람이 될 정도로 눈에 뒤덮였다.“시간은 충분하오?”“넉넉하오. 금풍산은 백성의 거처와 멀리 떨어져 있으니 백성이 다치진 않을 것이오. 눈이 내려 산길을 오르기 힘들 테니 채굴 속도도 늦어질 것이고.”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렇다면 주위에서 객잔을 찾아보겠소.”뒤의 마차에서, 송천초는 꾸벅꾸벅 졸고 있는 초경을 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렇게 송천초는 초경을 옆에 두고 지금까지 마차를 끈 계진을 대신하려고 했다.송천초가 몸을 일으키자, 초경은 다시 송천초를 감싸 안으며 어렴풋이 말을 내뱉었다.“가지 마…”송천초는 초경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으나, 불쌍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 다시 앉았다.그러고는 두꺼운 망토로 초경의 몸을 감싸고, 자신의 망토까지 자리에 겹쳐 초경을 눕혔다.그러나 잠이 든 초경은 여전히 송천초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가지 마, 지켜줄게…”송천초는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지금 아주 안전하니, 지켜주지 않아도 됩니다.”“손을 놓고 푹 주무세요.”송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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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0화

침서는 초조한 얼굴로 급히 달려와 난희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러고는 난희를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그러나 난희의 안색은 매우 창백했다.침서는 곧바로 난희의 맥을 짚었다. 그러나 침서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난희는 허약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장군의 말을 어기고 밖에 나가서 죄송합니다…”난희는 점점 힘이 빠졌고, 손조차 무겁게 느껴져 들지 못했다.침서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어찌 생명력이 이렇게나 빨리 사라지고 있단 말인가.엊저녁에도 멀쩡하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되었다니.찬 바람을 맞았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다.침서는 곧바로 사람을 불러 뜨거운 물을 들고 왔다. 물 온도를 느껴본 후, 침서는 곧바로 난희를 안고 목욕통에 앉혔다.침서는 이런 방법으로 몸과 혼백을 계속 융합시키려고 했다.난희는 물속에 들어가더니 안색이 점점 돌아오기 시작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창백해지면서 핏기가 전혀 돌지 않았다.난희는 힘없이 목욕통에 기댄 채 입을 열었다.“장군…”“저… 죽는 겁니까…?”“사람을 부활시키는 방법이… 이렇게 쉬울 리가 없지 않습니까…”난희는 눈꺼풀이 무겁다 못해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 같았다.난희는 몸에 힘이 다 빠져 말을 하는 것조차 버거웠다.침서는 어두운 안색으로 다시 맥을 짚어보았으니, 전혀 호전이 없었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걸까!침서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보통 이런 상황은 일어날 수가 없었다.이틀 동안 난희의 몸을 살펴보며 몸과 혼백이 매우 잘 융합된 것을 확인했는데, 대체 어디에 문제가 생긴 걸까!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소용이 없으니, 침서는 초조하게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이때, 난희가 침서의 손을 잡고 말했다.“장군…”“눈을 보고 싶습니다…”“조금 전에 장군께 춤을 춰 드렸습니다.”“보셨습니까?”침서는 멈칫하더니 대답했다.“보았다.”“우선 쉬고 있어라, 내가 약을 달여 오겠다.”말을 마친 침서는 곧바로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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